컴퓨터를 통해 특정 웹 페이지 접속과 동시에 나타나는 별도의 창을 팝업(pop-up)창이라 부른다. 이 팝업창에 요즘 이런 안내 문구가 뜬다. ‘옥션 해킹사고로 정보가 유출되어 인증서 및 개인정보 보안을 검증해야 합니다. 인터넷뱅킹 이용고객께서는 아래 내용을 참고해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공인인증서가 본 PC에 설치되었나요? 보안카드를 이용 중이신가요? 보안관련 인증절차를 받으면 더욱 안전하게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원장 최수현.’ 얼핏 보면 정보 보호를 위한 정부 당국의 믿을 수 있는 안내문구 같다. 하지만 가짜다. 금융감독원 보안관련 인증절차 진행을 사칭해 피싱 사이트로 유도되는 팝업창이다. 새롭게 진화한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정보 편취 수법이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기관 인터넷뱅킹용 홈페이지 접속 시 피싱 사이트로 연결되는 기존의 파밍 방식과 달리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 인터넷 실행과 동시에 피싱 사이트 유도용 팝업창을 게시한 신종수법이라고 밝히고 28일 주의보를 내렸다. 금융감독원을 도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도 있었다. 이때도 유도 문자가 아주 교묘했다. 「금융은 믿음가득, 국민은 희망가득 - 금융감
한적한 오전이다. 이제 막 배회를 시작한 햇살을 거느리고 나만의 여유를 만나러간 공간. 나는 친숙한 메뉴판을 검색하고 오늘의 데이트 상대를 고른다. 깔끔하고 진중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주한 나. 나는 오늘 또 다른 소박한 행복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이다. 행복은 간혹 의외의 공간에서 보너스로 얻어질 때도 있고, 전혀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잔잔한 감동으로 또는 폭죽처럼 쏟아지는 희열로 찾아오기도 하는 것. 지난여름 터키 여행 중의 일이다. 우리가족은 밤새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이스탄불에서 전철을 타고 이동하여 아침 아홉시, 문을 열자마자 아야 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를 관람했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밤 열두시부터 시작될 열두시간의 버스여행을 위한 차표를 구하고 나니 몇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그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다시 이스탄불로 들어와 터키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을 땐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순간이었다. 더 이상은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우리가 두렵지 않게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은 아무 데도 없었다. 섭씨 40도를 향하고 있는 터키의 여름 날씨를 야외에서 견뎌내기란 너무나 힘들었다. 정말 간절히 쉴 공간이 필요했던 그 순간, 우리 눈에
다가오는 6월 6일은 현충일(顯忠日)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충일은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모하는 한편 그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보는 뜻 깊은 날이다. 현충일을 앞두고 우리 역사의 몇 장면을 돌이켜보고자 한다. 1 천안함 피격 사건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대한민국 해군의 초계함인 PC-772 천안함이 조선인민군 해군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되었다.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 해군 46명이 전사하였다. 2 연평도 포격 사건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은 서해 연평도의 우리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해안포와 곡사포로 추정되는 포탄 100여발을 발사했다. 이 도발로 해병대 대원 2명이 사명했으며,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한편 10명이 부상당하는 등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후 민간인을 상대로 한 대규모 군사 공격이었다는 점이다. 3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정전협상 백지화 선언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과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그리고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그리고 2013
길잡이 늑대(Guiding wolf), 북미 대륙의 원(原) 주인인 인디언들이 믿는 숲의 정령(精靈)이다. 인디언들은 숲에서 사냥하다 길을 잃으면 그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한다. 그러다 눈을 뜨면 앞에 늑대가 앉아 있는데 그 늑대를 따라가면 길을 찾게 된다. 누구나 인생에 ‘길잡이 늑대’ 한 사람쯤은 품고 산다. 길잡이 늑대는 때론 부드러움으로, 때론 죽비(竹扉)로, 때론 할(喝)로, 때론 묵언(默言)으로 삶을 인도한다. 시인 윤동주에게 길잡이 늑대는 청년 문사(文士) 송몽규다. 중국 연변 용정시 명동촌에 있는 윤동주 생가도 사실은 송몽규 생가이기도 하다. 송몽규가 1917년 9월 28일, 윤동주가 같은 해 12월 30일에 태어났으니 송몽규가 3개월 빠른 고종사촌 형이다. 송몽규의 모친인 윤신영이 동주의 부친 윤석영의 누이동생이니. 당시 명동학교 조선어교원이던 몽규의 부친 송창희가 처가에서 살았던 까닭에 둘은 같은 집에서 태어나는 운명을 함께한다. 두 소년이 문학에 뜻을 둔 건 명동소학교 시절부터다. 4학년 때 몽규는 월간잡지 ‘어린이’를, 동주는 ‘아이생활’을 구독한다. 당시 몽규의 학급은 문학소년반으로 유명했다. 담임교사의 지도로 월간잡지 ‘새명동’을 자체
바야흐로 21세기는 이벤트의 사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각 지역에서는 각종 축제를 비롯한 전시회, 박람회, 공연, 각종 회의 및 스포츠경기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협의적인 측면에서도 의미 부여된 사적인 이벤트로 즐거움을 추구하며 감동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이벤트 산업은 무형의 수출산업으로서 국내관광산업의 발전을 주도하며 명실상부한 이벤트 강국으로 그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우리는 대규모 국제적 행사들의 유치 및 개최운영에 따른 노하우의 축적으로 전방위적 분야에서 우리의 경제적 문화적 역량을 한껏 상승시켜 왔다. 이것은 회의 이벤트와 메가급 이벤트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제기구의 세계 3대 정상회의를 비롯해 올림픽, 월드컵 및 박람회를 모두 개최함으로써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듯 성장가능성이 있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아직 이벤트 산업은 정확한 산업분류군으로 자리매김 못하는 것도 작금의 현상이다. 특히 이벤트 산업에 대한 전문 인력 부족으로 하나의 독립된 지식산업임에도 통합적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연관 산업과의 연계성 부족으로 인한 부분 간의 협력이…
정치권이 독일에 대해 열공(熱功)중이다. 여·야 모두 경쟁이라도 하듯 연구모임도 만들었다. 활동도 활발하다. 이름 하여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 ‘혁신과 정의의나라포럼’. 여권은 남경필(수원팔달) 의원이, 야권에서는 원혜영(부천 오정) 의원이 모임의 투톱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4월 11일 비주류의원 20여명 규모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60여명이 매주 목요일 모여 전문가를 초청, 독일의 권력 구조, 통일 과정, 중소기업의 경쟁력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야권은 참여폭이 조금 넓다. 여권보다 늦은 오늘(29일) 출범예정이지만 민주당을 비롯 진보정의당·통합진보당 의원까지 아우른다. 민주당 74명과 통합진보당 3명, 진보정의당 3명 등 무려 81명의 현역 의원이 참여한다. 야당 의원의 절반 이상이 독일 학습에 매진할 예정인 셈이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모여 독일의 경제 민주화, 지방자치, 환경·노동정책 등을 공부할 계획이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정치권의 많은 의원들이 스웨덴을 우리나라 미래의 모델로 삼고 연구 했었다. 2010년, 당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요즈음 중소기업에서는 생태계 이야기를 자주 한다. 벤처 생태계, 중소기업 생태계, 창업 생태계라고 부른다. 왜 ‘생태계’라는 단어를 썼을까? 소기업, 중기업, 대기업이 공존하는 산업계가 마치 크고 작은 나무가 어우러진 생태계 같아서 이렇게 비유하고 있다. 경제학자 마샬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산업 생태계를 숲에 비유하였다. 숲에는 작은 나무, 큰 나무, 오래된 고목 등 수종이 모여 커다란 생태계를 만든다. 나무 하나하나가 독립적이지만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다. 씨가 떨어져 어린 나무가 되고, 어린 나무가 커서 큰 나무가 되고, 고목이 되면 퇴출된다. 나무가 생성하고 소멸하며 숲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처럼, 기업도 창업하고 성장하고 퇴출하는 과정을 밟는다. 창업을 통해 새로운 기업이 들어오지 않으면 생동감이 떨어지고 생태계가 마를 것이다. 큰 나무만 있으면 하위 생태계가 없어 숲이 허약해지고, 혼자만 살겠다고 하늘을 뒤덮고 있으면 그 밑에는 햇빛 한줄기 들지 않아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한다. 같이 살아야 더욱 건강한 숲이 되며, 이것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동반성장하는 생태계이다. 3不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 정부로부터 기술개발자금을 지원…
젊은 영화감독 문병곤이 단편영화 <세이프>로 칸 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30세인 문 감독은 고작 세 번째 연출 작품으로 칸 영화제 최고상을 거머쥔 최초의 한국인 감독이 됐다.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 못지않은 쾌거다. 문 감독의 <세이프>는 제작비 800만원으로 나흘 만에 찍은 영화라고 한다. 그나마 500만원은 신영균 예술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고, 300만원은 문 감독 자신이 영화사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이다. 불법 게임장 환전소에서 일하는 여성을 그린 이 13분짜리 필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두운 궁지에 몰리는 사람들의 현실을 극적 긴장감을 더해 날카롭게 꼬집었다”는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았다. 장편 상업영화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 젊은 영화감독들이 단편 부문에서 보여주는 성과는 눈부시다. 지난해 윤가은(31) 감독은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손님>이라는 작품으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클레르몽페랑과 더불어 세계3대 단편영화제인 핀란드의 탐페레 영화제나 독일의 오버하우젠 영화제에서도 한국의 젊은 감독들을 해마다 초청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2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튜브아이막 에르덴솜 지역이 나온다. 그곳에 ‘좀모드’라는 곳이 있다. ‘100그루나무 숲’이란 뜻이다. 몽골에선 ‘100’이란 숫자는 엄청 많다는 뜻이다. 이처럼 이 지역은 예전엔 나무들로 울창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숲엔 이제 60그루 정도의 고목만 남았다. 몽골인들은 이곳을 신성시 한다. 몽골인들은 때가 되면 여기서 제를 지낸다. 하지만 바로 뒤쪽에 사막이 밀려들어오고 있어 머지않아 이마저 사라질 듯하다. 몽골인들에게 나무는 하늘과 땅, 사람을 연결시키는 신성한 존재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이에 수원시민들이 나섰다. ‘좀모드’ 지역에서 날아오는 황사를 차단하고 사막화를 막기 위한 방풍림과 유실수 단지 조성을 위해 총 1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는 것이다. 이름 하여 ‘수원시민의 숲’이다. 이곳은 사막화 방지를 위한 방풍림 조성이 가장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정됐다. 한국으로 밀려오는 황사의 진원지에 나무를 심어 황사와 사막화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몽골 에르덴솜 지역에 나무를 심는 일은 작지만 커다란 일입니다. 오늘 심은 나무가 10년 후면 몽골은 물론 주변국 환경 개선에 큰 기여를 하
7년만이다. 그 세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중국 연변은 상전벽해(桑田碧海), 그 자체였다. 공항은 국제화를 위해 확장 중이었고, 벌판은 온통 아파트와 상업 건물로 산을 이뤘다. 그 중심에 연길(延吉)이 있었다. 조선족 자치구의 중심으로 우뚝 서기 위한 몸부림이 그냥 맨눈에도 보였다. 사람들도 이념보다 경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특히 중앙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던 구습(舊習)에서 벗어나 자력경제의 날갯짓을 펼치려는 의지가 강했다. 우리 식으로 하면 공사(公社)의 성격을 지닌 조직들의 예산도 지난 시절에는 100% 국가지원이었지만 이제는 30%를 자체적으로 해결한다고 하니, 새로운 방식의 경제토대를 구축하려는 몸부림이 시작된 듯 보였다. 연길시 외곽에 경제특구 형식을 빌린 투자 공간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혔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과 조직의 관심은 투자유치에 쏠려 있었다. 자연스레 ‘~박람회’가 대세였다. 호텔 로비에서 만난 연변일보에도 5월 한달 동안 박람회 기사만 여러 건이었다. 중국 조선족의 이해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1948년 창간된 연변일보는 소수민족이 발행하는 신문 가운데 구독률과 신뢰도에서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