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가 지난 10년간 100억원에 이르는 누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의회 권용진 의원이 지난 8일 밝힌 바에 따르면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도로부터 해마다 수십억원의 지원을 받고, 200억원대 위·수탁사업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손실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고 한다. 권 의원은 특히 경기관광공사가 누적 손실을 털기 위해 2009년 경기도로부터 현물출자 받은 안산 선감도 도유지 31만㎡를 매각하려는 데 대해 ‘꼼수’라며 강하게 질책하고 나섰다. 바다레저타운을 조성해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넘겨받은 땅을 임의로 팔아 빚이나 갚는 것은 얄팍한 편법이라는 것이다. 권 의원이 제기한 편법 매각 여부는 앞으로 철저히 따져보아야 한다. 도유지가 산하 공기업의 부채나 해결하자고 이처럼 멋대로 팔려나가는 일을 묵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행정의 하자가 발견되는 즉시 매각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도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설령 이 땅을 팔아 100억원 누적 손실을 청산한다 해도 문제가 남는다. 적자 누적의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 바로잡지 않는 한 이런 방식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어느 정도 지나면 또 다른 자산을 매각해 구멍을 메우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수원시가 무단으로 투기하는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수원시가 ‘쓰레기 무단투기 제로화’를 위해 종량제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무단투기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 등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원시내 곳곳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있다. 이 쓰레기들은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요즘 급속히 부패, 심한 악취와 해충까지 발생시켜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일부 지역의 경우 밤중에 몰래 내다버리는 쓰레기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국어까지 병기해 경고문을 붙여 놓은 곳까지 있지만 별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지동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특히 중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가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푸념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계도와 단속이 시급하다. 물론 외국인 노동자들만 쓰레기 무단투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국민들 가운데도 이런 몰지각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원시가 지난 8일 시정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은 심각하다.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지 18년이 지났지만 종량제 봉투 사용률은 60% 미만이라는 것이다. 나머지 40%가 쓰레기를 몰
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쓱 내민 종이에는 ‘제9회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2013 수원 화성돌기’라고 적혀 있었다.3월 30일 오전 9시 화성행궁에서 출발하여 사대문을 돌아 다시 행궁이라는 문구와 함께. 근무지에서 우연히 행사 팸플릿을 보고는 내가 좋아할 것 같아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수원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부산에서 수원으로 이사 온 지 1달. 태어나서 줄곧 부산에서만 살았던 내게 수원은 설렘의 도시다. 처음 수원에 와서 길을 가다가 보이는 화성과 사대문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던 기억이 있다. 그런 화성과 사대문을 봄바람 맞으며 걷는다니 솔깃할 수밖에. 게다가 주말마다 어디 놀러갈 곳 없나 기웃거리는 신혼부부에게는 더욱 좋은 기회였다. 남편이 점심으로 수원왕갈비를 쏘기로 하고 그 날을 기약했다. 드디어 3월 30일! 유난히 아침잠이 많은 우리 부부가 기적과도 같이 오전 7시에 일어나 화성행궁으로 출발했다. 꽃샘추위로 날씨가 조금 쌀쌀했지만 너무도 맑고 화창한 하늘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 행궁에 도착하니 엄청나게 많은 수의 학생들이 행사장을 꽉 메우고 있었다. 여기저기 물어 등록을 하고, 경품행사에 참여할 응모권도 받은 후 출발
미국 방문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타고 간 전용기 내부가 공개됐다고 해서 작은 화제다. 공개된 내부가 여느 여객기와 똑같은 그야말로 ‘비행기속’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과연 대통령이 타는 비행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또 무언가 특별한 게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상상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보안상 이유로 가려져 왔던 비밀의 공간을 일부나마 눈으로 확인했다는 자족감이 화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제에 비해 내용은 빈약하다. 기내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것과 박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회의하는, 좌석이 개조된 장소가 전부여서 그렇다. 사실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높이는 데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한몫 했다. 나는 백악관, 위성통신,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을 갖춘 하늘의 요새, 공중급유기능이 있어 원하는 만큼 비행할 수 있는 전천후비행기 등등 붙는 수식어만도 수십 가지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대통령 전용기 하면 모두 이와 같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우리나라 대통령 전용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전용기는 에어포스원과는 태생부터 다르다. 에어포스원은 연간 유지비가 2억 달러를 넘는 전용기인 반면, 우리의 비행기는
실언(失言)은 국어사전엔 “하지 않아야 할 말을 실수로 잘못 말함, 또는 그 말”이요, 영어사전엔 “부적절한 말(an impropriety in speech) 혹은 혀의 미끌어짐(a slip of the tongue)”으로 풀이되어 있다. 정언(正言)은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바른말을 함, 또는 그 말”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언보다는 실언을 헤아릴 수 없이 허다하게 하는 것을 보고 나 자신이 깜짝 놀란다. 그만큼 바른말하며 살아가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바른말을 하려면 우선 양심이 정의롭게 서야 하고 그래야만 올바른 행동으로 귀결될 수 있다. ‘정언정행’이란 정(正)으로 ‘언행일치’이어야만 명분을 얻을 수 있으며 모든 길로의 소통이 가능한 법이다. 거침이 없고 막힘이 없는 사통팔달(四通八達)한 시원한 정직이다. 그것이 정도(正道)다. 그러나 실상, 현실을 놓고 볼 때 실언을 통한 자기 과오를 은근히 면하려고 한다. 영어로 ‘혀의 미끌어짐’이 아주 적절할 것이다. ‘혓바늘이 돋아서, 혀에 상처가 나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화두는 ‘복지’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지의 가장 큰 역할이기에 경기 침체로 인한 저소득층 증가와 갈수록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복지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복지가 화두가 되고 팽창되면서 일선에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복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상해 사건과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자살은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회복지 현장의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비해 사회복지사들의 임금수준과 복리후생은 최저 수준이다. 특히 사회복지 예산이 지방으로 이양된 탓에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처우개선은 각양각색이다. 2012년 1월부터 시행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과 2012년 5월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 처우 및 지위 향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다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한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은 전무한 현실이다. 서비스 이용자들을 위해…
여야가 공정거래 관련 법률 2건의 처리를 6월 임시국회로 넘겼다. 엊그제 본회의 상정이 점쳐졌던 일명 ‘프렌차이즈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금융정보 관련법과 연계되면서 다음 회기로 미뤄진 것이다. 공정거래 관련 두 법안, 특히 ‘프렌차이즈법’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는 ‘갑의 횡포’로부터 ‘을의 눈물’을 닦아줄 최소한의 법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현금거래정보를 금융정보분석원이 국세청과 공유하도록 한 법률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럼에도 여야는 이들 법률을 묶어 연기하자는 데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에서 이들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결정이다. 법안 처리 연기는 시간 끌기 꼼수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도 있다. 이른바 ‘라면상무’, ‘빵회장’으로 촉발된 ‘갑의 행태’에 대한 비판여론은 현재 남양유업의 대리점 횡포로 곪아터진 상황이다.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명절 떡값을 강요했다는 본보의 보도도 사실로 드러났다. ‘갑의 횡포’는 유제품 업계만이 아니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고질적인 관행이라는 고발도 나왔다. 당초 ‘프랜차이즈법’ 개정을 발의케 한 편의점들만이 아니라 갑
그럴 줄 알았다. 6일 열린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 과제심사소위원회에서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폐지방안을 논의했다. 그런데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게 대두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혀를 찰 수밖에 없다. 물론 예상 못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이미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비공개로 열린 소위에서는 많은 수의 의원들이 무작정 폐지에 반대한다면서 ‘신중론’ ‘속도조절’ ‘시기상조’를 주장했다고 한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물 건너가는 건가? 말이 좋아 ‘신중론’이지 하지 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진보세력도 마찬가지였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여성의원 비율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폐지 논의에 앞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민주당 김태년 의원) ‘정당공천 폐지보다 비례대표 확대를 통해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의견수렴 등을 위한 속도조절 필요성’(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등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 되면 지난 대선 때의 공약은 이미 무의미해졌다고 봐도 된다. 다시 한번 확인하자면 기초단위 선거…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때는 울고 웃을 때이다. 영화 ‘송포유(Song for You)’를 보면 우리는 마음껏 울고 웃을 수 있다. 영화 송포유는 입소문을 타고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송포유는 누적 관객수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다. 이는 박스오피스 순위가 무려 3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송포유는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합창 오디션에 도전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자녀들의 엄마이기도 한 메리언과 그녀에게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노래로 사랑을 고백하는 아서의 모습은 자연스레 우리들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하며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적시게 한다. 마치 한국사회의 흔한 아버지와 아들 관계를 보는 듯 무뚝뚝한 성격 탓에 애정표현이 어색한 아서와 제임스의 부자 관계는 흔히 느껴봤음직한 부모-자녀 간 소통의 부재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관객들에게 더욱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 송포유는 가정의 달인 5월에 어울리는 영화로 등극했다. 이 영화를 부모님과 함께 보고 싶은 관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송포유의 주인공
중국과 일본을 방문할 때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재미는 ‘간판’이다. 의미는 분명히 같지만, 한자 모양은 엄연히 다르다. 우리나라의 한자와는 같음과 다름을 명확히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한국, 중국, 일본, 북한은 한자문화권에 속한다. 여기에 대만과 홍콩의 경우도 포함되고 더 나아가 베트남, 싱가포르까지도 확대된다. 한자는 이미 중국에서만 통용되는 언어가 아니다. 중세시대 이래 공동문자로 우리 고유의 자산이다. ‘한자’와 ‘한문’의 차이를 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자’가 모여 문장이 된 것을 ‘한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통적 한자의 교수법은 ‘글자’에서 ‘어구’로 학습하고 이를 ‘문장’으로 완성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지금도 외래의 학문을 비롯한 여러 새로운 학술어를 받아들이는 경우, 흔히 두세 자의 한자로 번역한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좀처럼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결국 고유어는 일상어나 감탄어에 국한되고, 한자어는 관념어와 학술어로 확장된다. 단적인 예로 우리말 70% 이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