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중교통은 참 극적으로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 직후부터 60년대에 이르기까지는 2.5t 군용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버스가 대중교통의 중심역할을 하다가 6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버스다운 버스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생산된 시내버스는 조악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일반시내버스도 에어컨과 히터가 제대로 달려서 나오고, 버스의 엔진도 출력이 좋아지고, 여러 가지 안전장치들이 부착되어 훨씬 안락하고 편안한 대중교통이 되었다. 60년대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내버스의 서비스가 과연 우리 국민들의 소득에 맞춰서, 그리고 기대에 부응해서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었는지는 의문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버스 기사들은 승객 입장보다는 자신의 운행 편의를 바탕으로 거친 운행을 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질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차량은 선진국 시내버스에 비하면 턱 없이 싸구려이고 수준에 못 미친다. 비록 저상버스를 개발하여 운행하고 있다고 하나 선진국 버스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그 중에서도 조금만 투자하면 기술적으로 훨씬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분야가 실내 온도조절시스템
‘줄여 잡아도 은퇴 후 8만 시간’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먼 미래 남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 곁에 이미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는 100세 시대의 화두이다. 우리는 이제 이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응답해야’ 한다.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 최고령 현존 인물인 일본 오사카의 ‘오카와 미사오 할머니’는 올해 115세를 맞았다. 할머니는 지난달 생일을 맞아 아침 7시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나 롤빵과 배추요리 그리고 후식으로 젤리를 먹고 산책까지 즐기셨다 한다. 생존 인물은 아니지만 122살 87일을 기록한 프랑스인 루이즈 칼망씨도 있었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뉴스거리였을 일들이 요즘엔 별로 새롭지 않다. 100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일컬어 ‘호모 헌드레드(백세인)’ 또는 ‘호모 센테나리안(세기인)’이라 부른다. 해방 직후인 1948년만 해도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은 고작 48.6세였다. 그래서인지 60세만 넘어도 꽤나 오래 살았다고 온 동네가 북적 북적 환갑잔치를 벌이곤 했다. 그런데 반세기 조금 더 지난 오늘날 우리의 평균 수명은 8
야호! 드디어 한 고비를 넘겼다. 사무관 의결을 통과하고 새삼 학생으로 돌아와서 부담백배의 첫 시험을 무사히 끝낸 뒤 민생체험 현장학습 길에 오른 것이다. 흔히들 사무관 의결을 통과했는데 교육에 무슨 부담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막상 접해보면 그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대부분 50을 전후한 나이지만 행여 질세라 열심히 앉아서 강의를 듣는 모습은 오히려 초롱초롱한 초등학생들보다 더 열의 있고 활기에 차 있었다. 첫 번째 도착지는 청렴문화의 고장 전남 장성이다. 사무실에서 무수히 접한 청렴교육을 여기서 또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의 기대감조차 없이 전라남도기념물 제198호인 장성 박수량 백비 앞에 서게 되었다. 박수량은 38년간 공직에 머무르면서 명예와 재물에 관심이 없는 청렴한 공직자로, 그가 세상을 뜨면서 묘도 크게 쓰지 말고 비석도 세우지 말라는 유언에 사후 명종이 크게 감동하여 백비를 하사했다고 한다. 이 백비는 왕이 내려준 비신에 비문이 없는 우리나라 유일한 비(碑)라고 한다. 우리들은 백비 앞에서 고개를 숙여 바르고 청렴한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다짐했다. 공직자로서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서 유혹의 순간 말없이 서있는 저 백비를 한번 떠올리며
안전행정부가 지방의회 의정비 결정방식을 바꿀 방침이라니 반갑다. 매년 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현행 방식을 4년마다 정하는 것으로 변경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대신 해마다 공무원 봉급인상률만큼 자동 인상토록 하겠다고 한다. 의정비 결정주기 조정은 그동안 지방의회 의정비 인상을 둘러싸고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었던 논란과 잡음을 잠재울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 판단된다. 경제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민들은 아랑곳 않고 해마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던 꼴을 보지 않을 수 있게 됐으니 시원하다. 안전행정부에서 할 일은 아니나 국회의원 세비도 이런 변경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방의회 의정비는 각 지자체의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지역주민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도록 하는 게 기존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지역의 의회가 설문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꼼수를 쓰는가 하면, 시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높은 인상률을 관철시키려고 무리수를 두는 일이 해마다 되풀이되곤 했다. 그렇지 않아도 하는 일 없이 세금만 축내는 지방의원들이라는 부정여론이 팽배한 터에 이런 행태는 더욱 큰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모든 지방의회가 그런 건 아니다. 지난해
본보가 기획물로 연재하고 있는 ‘수원, 관광에서 길을 찾다’ 기사를 보면 답이 나온다. 관광산업이야말로 국가와 각 지자체가 더욱 정성을 들여 키워나가야 할 효자상품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관광거리가 없다’고 한탄할 일도 아니다. 관광거리는 만들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부산의 달동네인 감천마을이나 통영 동피랑마을 등은 지역민들조차 외면하는 낙후된 마을이지만 이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전통시장도 관광거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수원 팔달문 인근 시장들이다. 특히 순대타운이나 못골시장, 통닭거리 등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한번쯤 들르는 명소로서 지역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고 있다. 실제로 수원시가 2011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관광수입은 수원시 1년 예산의 2.7%에 달하는 총 493억여원이나 됐다. 이는 274억여원을 올린 2010년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관광수입이 이처럼 늘어난 것일까? 사실 예전에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은 반나절이나 몇 시간 정도 화성 일부만 휙 둘러보고 인근의 놀이시설이나 서울, 또는 유명관광지로 떠났다. 따라서 수원에서는 소변만 보고 간다는 한탄도 나왔었다. 그런데 이제 사정이 달라졌
오는 4월 24일에는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서울 노원구병, 부산 영도구, 충남 부여·청양군을 포함하여 총 12개 선거구에서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통합선거인명부와 투표용지발급기의 도입을 통하여 투표구의 개념을 전국으로 확장시키는 첫 무대가 된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 시 제기되었던 투표시간 연장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통합선거인명부의 도입은 국민의 참정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선거인명부란 각 선거 시마다 구·시·군별로 각각 작성하던 종이 선거인명부를 전산화하여 하나의 명부로 통합·관리하는 선거인명부를 말한다. 이를 도입하면 기존에 자신의 주소지의 투표구에서만 투표할 수 있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나 투표할 수 있게 된다. 전국투표소를 도입하기 위한 가장 큰 난점은 중복투표 방지문제인데, 선거인명부를 전산화하고 이를 전국의 통합선거인명부와 실시간으로 연동시킴으로써 중복투표를 막을 수 있다. 또 하나의 난점은 투표용지인쇄의 문제였다. 각 선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강력한 지도력을 선보였던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87세의 고령에 치매를 앓던 그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10년이 넘는 집권기간 동안 ‘영국병’을 치유한 것으로 각광을 받았다. 타협 없는 소신으로 무장한 채 무기력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모든 분야에 경쟁체제를 심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가스, 상수도, 전기, 석유, 전화, 항공사 등의 정부 독점사업을 민영화했다. 한때 그의 리더십은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선봉장이던 그에게 모두가 너그럽지는 않다. 무엇보다 살인적 실업자 양산과 강압적 정책, 그리고 확대된 빈부격차 등은 재임 당시부터 반발을 샀다. 특히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의 단면이라는 광산노조 와해는 긴 그림자를 남겼다. 강성노조와 대립 끝에 타협 없는 승리를 이끌어 냈으나 영국에서 광산업은 사라졌다. 또 빈틈없는 민영화는 수백만 명을 거리로 내몰았다. 10년 권세를 끝장낸 것은 내분이었다. 강성으로만 치닫는 그에게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자 집권당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죽음이 알려진 날에도 영국 일부에서는 축배소리가 나올 정도로…
영국에서는 투자자의 수익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회혁신채권(Social Impact Bond)’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여타 유럽국가 및 미국, 일본에서도 그 도입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회혁신채권’의 기본 원칙은 국가 또는 지역사회 차원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사회적기업 또는 시민단체에게 해결하도록 하고, 이들의 관련 사업성과에 관한 정량적 평가를 토대로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정부 또는 지자체가 지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자체가 투자자에게 채권을 발행하여 모은 재원으로 NGO에게 청년취업 지원사업을 위탁한다고 하자. 이 사업을 통한 신규 고용은 청년들의 수입과 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등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또 이와 같이 정량적으로 계산한 사회적 편익이 처음 투입한 재원 규모를 상회하게 되면, 지자체가 채권매입자인 투자자에 대해 투자 수익을 지급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지자체가 투자 수익을 지급하지 않아 투자자가 손해를 입게 된다. 즉 ‘사회혁신채권’은 실효성 있는 사업에만 비용을 지불하는 사회서비스 공급 방식을 가능케 한다. 사회문제 해
900만명이 죽은 1차 세계대전은 참혹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을 대규모로 학살하는 신무기들이 등장했다. 탱크는 시체 위를 질주하고, 기관총은 난사됐으며, 독가스가 뿌려졌다. 국내에서도 전시회를 가진 독일 화가 ‘오토 딕스’는 참호 속에 널린 인간의 팔다리와 해골, 피범벅인 시체 등을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가스에 질식되어 죽은 사람들’이라는 섬뜩한 작품도 있다. 그는 작품이 너무 끔찍하다는 질문을 받으면 “바로 저랬다. 나는 보았다”고 답한 1차 세계대전 참전군인이었다. 엘리엇의 시(詩) ‘황무지’는 이런 전쟁이 끝난 후 사회상을 배경으로 한다. 영혼까지 파괴하는 전쟁의 공포와 절망, 그리고 모순된 세상에 대한 혼란이 점철된 사회였다. 시는 난해하다. 20세기 현대문학의 대표작이며,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했다는 설명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기념비적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황무지(荒蕪地)에 등장하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만은 친근하다. 속사정은 모르지만, 4월이면 숱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2013년 4월이 지나고 있다. 사회 전체에 전쟁에 대한 공포가 드리운 채. 웬만한 만성적인 충격으로 끄떡
요새 사람들이 모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한다. 지지율이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후보시절부터 본래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일정 수준이하로 지지율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일정수준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지율이 순식간에 치솟는 일도 없다. 이런 것은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때에도 관찰됐던 현상이고, 그래서 지역에 기반하거나 아니면 고정 지지층이 있는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상당한 지지율 상승이 있었다. YS의 경우는 최초의 문민정권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DJ의 경우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적 요인이 지지율의 급격한 상승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지만 그것이 문민정부나 외환위기와 같은 드라마틱한 반전 혹은 반전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후보 시절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