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가 지방의회 의정비 결정방식을 바꿀 방침이라니 반갑다. 매년 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현행 방식을 4년마다 정하는 것으로 변경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대신 해마다 공무원 봉급인상률만큼 자동 인상토록 하겠다고 한다. 의정비 결정주기 조정은 그동안 지방의회 의정비 인상을 둘러싸고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었던 논란과 잡음을 잠재울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 판단된다. 경제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민들은 아랑곳 않고 해마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던 꼴을 보지 않을 수 있게 됐으니 시원하다. 안전행정부에서 할 일은 아니나 국회의원 세비도 이런 변경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방의회 의정비는 각 지자체의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지역주민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도록 하는 게 기존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지역의 의회가 설문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꼼수를 쓰는가 하면, 시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높은 인상률을 관철시키려고 무리수를 두는 일이 해마다 되풀이되곤 했다. 그렇지 않아도 하는 일 없이 세금만 축내는 지방의원들이라는 부정여론이 팽배한 터에 이런 행태는 더욱 큰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모든 지방의회가 그런 건 아니다. 지난해
본보가 기획물로 연재하고 있는 ‘수원, 관광에서 길을 찾다’ 기사를 보면 답이 나온다. 관광산업이야말로 국가와 각 지자체가 더욱 정성을 들여 키워나가야 할 효자상품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관광거리가 없다’고 한탄할 일도 아니다. 관광거리는 만들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부산의 달동네인 감천마을이나 통영 동피랑마을 등은 지역민들조차 외면하는 낙후된 마을이지만 이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전통시장도 관광거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수원 팔달문 인근 시장들이다. 특히 순대타운이나 못골시장, 통닭거리 등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한번쯤 들르는 명소로서 지역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고 있다. 실제로 수원시가 2011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관광수입은 수원시 1년 예산의 2.7%에 달하는 총 493억여원이나 됐다. 이는 274억여원을 올린 2010년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관광수입이 이처럼 늘어난 것일까? 사실 예전에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은 반나절이나 몇 시간 정도 화성 일부만 휙 둘러보고 인근의 놀이시설이나 서울, 또는 유명관광지로 떠났다. 따라서 수원에서는 소변만 보고 간다는 한탄도 나왔었다. 그런데 이제 사정이 달라졌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강력한 지도력을 선보였던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87세의 고령에 치매를 앓던 그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10년이 넘는 집권기간 동안 ‘영국병’을 치유한 것으로 각광을 받았다. 타협 없는 소신으로 무장한 채 무기력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모든 분야에 경쟁체제를 심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가스, 상수도, 전기, 석유, 전화, 항공사 등의 정부 독점사업을 민영화했다. 한때 그의 리더십은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선봉장이던 그에게 모두가 너그럽지는 않다. 무엇보다 살인적 실업자 양산과 강압적 정책, 그리고 확대된 빈부격차 등은 재임 당시부터 반발을 샀다. 특히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의 단면이라는 광산노조 와해는 긴 그림자를 남겼다. 강성노조와 대립 끝에 타협 없는 승리를 이끌어 냈으나 영국에서 광산업은 사라졌다. 또 빈틈없는 민영화는 수백만 명을 거리로 내몰았다. 10년 권세를 끝장낸 것은 내분이었다. 강성으로만 치닫는 그에게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자 집권당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죽음이 알려진 날에도 영국 일부에서는 축배소리가 나올 정도로…
영국에서는 투자자의 수익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회혁신채권(Social Impact Bond)’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여타 유럽국가 및 미국, 일본에서도 그 도입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회혁신채권’의 기본 원칙은 국가 또는 지역사회 차원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사회적기업 또는 시민단체에게 해결하도록 하고, 이들의 관련 사업성과에 관한 정량적 평가를 토대로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정부 또는 지자체가 지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자체가 투자자에게 채권을 발행하여 모은 재원으로 NGO에게 청년취업 지원사업을 위탁한다고 하자. 이 사업을 통한 신규 고용은 청년들의 수입과 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등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또 이와 같이 정량적으로 계산한 사회적 편익이 처음 투입한 재원 규모를 상회하게 되면, 지자체가 채권매입자인 투자자에 대해 투자 수익을 지급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지자체가 투자 수익을 지급하지 않아 투자자가 손해를 입게 된다. 즉 ‘사회혁신채권’은 실효성 있는 사업에만 비용을 지불하는 사회서비스 공급 방식을 가능케 한다. 사회문제 해
900만명이 죽은 1차 세계대전은 참혹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을 대규모로 학살하는 신무기들이 등장했다. 탱크는 시체 위를 질주하고, 기관총은 난사됐으며, 독가스가 뿌려졌다. 국내에서도 전시회를 가진 독일 화가 ‘오토 딕스’는 참호 속에 널린 인간의 팔다리와 해골, 피범벅인 시체 등을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가스에 질식되어 죽은 사람들’이라는 섬뜩한 작품도 있다. 그는 작품이 너무 끔찍하다는 질문을 받으면 “바로 저랬다. 나는 보았다”고 답한 1차 세계대전 참전군인이었다. 엘리엇의 시(詩) ‘황무지’는 이런 전쟁이 끝난 후 사회상을 배경으로 한다. 영혼까지 파괴하는 전쟁의 공포와 절망, 그리고 모순된 세상에 대한 혼란이 점철된 사회였다. 시는 난해하다. 20세기 현대문학의 대표작이며,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했다는 설명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기념비적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황무지(荒蕪地)에 등장하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만은 친근하다. 속사정은 모르지만, 4월이면 숱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2013년 4월이 지나고 있다. 사회 전체에 전쟁에 대한 공포가 드리운 채. 웬만한 만성적인 충격으로 끄떡
요새 사람들이 모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한다. 지지율이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후보시절부터 본래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일정 수준이하로 지지율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일정수준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지율이 순식간에 치솟는 일도 없다. 이런 것은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때에도 관찰됐던 현상이고, 그래서 지역에 기반하거나 아니면 고정 지지층이 있는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상당한 지지율 상승이 있었다. YS의 경우는 최초의 문민정권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DJ의 경우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적 요인이 지지율의 급격한 상승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지만 그것이 문민정부나 외환위기와 같은 드라마틱한 반전 혹은 반전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후보 시절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
매주 일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수원시 시장통인 지동교 위에서는 지동 상인회가 마련한 어린이 보부상체험과 장금이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7일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불고 기온이 차가운데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팔달문 인근 전통시장을 찾았고 체험 행사장도 둘러봤다. 최근 수원화성과 수원 팔달문 지역 시장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전통시장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참으로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 효과가 반짝 현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날 체험장에서 만난 지동 상인회장 최극렬 씨의 말이다. 그런데 한껏 고무된 그의 표정에서는 걱정도 엿보였다. 수원역에 들어서는 롯데백화점 때문이다. 모처럼 시장에 훈풍이 도는데 이 매머드급 백화점이 들어서면 지역상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업체가 변종 기업형슈퍼마켓(SSM)을 만들어내며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금치 못했다. 최 회장의 고민은 본보 8일 23면 ‘상생법·유통법 강화를… 목청 높인다’ 제하의 기사와 같다. 상인들은 중소상인과 상생할 수 있는 법의 강화를 요구한다. 본보 보도에…
4월 임시국회가 8일 개막해 이달 말까지 열린다. 이번 임시국회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심화되는데다 경제 상황마저 악화하고 있는 시점에 열리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런 관심을 의식해 국민의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는 ‘민생 국회’를 가동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여야가 이번 국회에서 다뤄야 할 법안도 적게는 60건, 많게는 80건에 이른다. 특히 ‘4·1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추가경정 예산 편성은 하루빨리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다뤄야 할 시급한 민생 현안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4월 임시국회는 민생안정과 국민과의 약속 실천을 위한 중요한 국회”라면서 “여야 간에 다소 이견이 있지만 4·11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추경예산에 대한 논의를 잘 마침으로써 새 정부가 민생안정과 국가 위기 극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적극 화답해 정파를 떠나 민생을 챙기고 위기극복에 일사불란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같은 당 박기춘 원내대표도 그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민에
미래를 알고 싶으면 과거를 살펴라(欲知來者察往)는 말이 있는데 과거 없는 미래도 없다는 말도 된다. 또 千歲(천세) 후를 알려고 하면 곧 오늘을 살피면 된다(欲觀千歲 卽審今日)라는 말도 있다. 공자는 옛것을 되새겨 새 것을 살필 줄 알면 가히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라고 했는데,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 것을 아는 것, 즉 옛 학문을 연구해 기본으로 삼고 현재를 궁구할 수 있는 새로운 학문을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남의 스승이 될 자격이 있다는 뜻이다. 온고(溫故)라는 뜻은 적극적으로 찾아들어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고(故)가 옛것을 말함인데 익히거나 들었던 옛것을 나타내고, 신(新)이라 함은 이를 통해서 새로이 터득한 것을 말함이니 고전을 통해서 올바른 지식을 얻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단지 옛것만을 익혀서 남을 가르치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되고, 자기 수양과 소양 그리고 오늘날 학문의 다양한 자기전공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한 다음에 남을 지도할 수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옳은 것이다. 정조대왕이 어느 신하에게 ‘온고지신이 무슨 말인가’ 하고 물으니 신하는 ‘옛글을 익혀 새 글을 아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溫故書而知新書之謂也).
독일 유학시절, 5살이었던 다나가 10대가 될 때까지 베이비시터를 했다. 다나가 10살이 되기 전 어느 날 가방에서 바나나와 콘돔이 나와 지레 혼자 놀라서, 뭐냐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었다. 다나는 태연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학교에서 배웠다고 했다. 당시 성교육을 순결교육으로 대체했던 우리와 매우 대조되는 교육이었다. 이후 다나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0살 이후 어느 날 조별과제라고 보여준 종이를 보며 또 다시 놀라게 되었다. 거기에는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권리 및 노조에 대한 설명 이후 단체협약 사항으로 이야기될 수 있는 것에 대한 조별토론과제가 제시되었다. 토론을 위해 사업장이 처한 상황이 예시로 제시되었다. 이것은 연방정치교육원(Bundeszentrale fur politische Bildung)에서 작성된 자료였다. 중등교육 과정에서 독일의 아이들은 노동자 권리에 대해 배우고, 그 내용의 상당부분은 연방정치교육원 자료에 의존한다. 이곳은 국가가 재정을 지원하되 교육내용에 대해서는 국가가 관여할 수 없으며 철저하게 독립적이다. 2차 대전 중 나치체제에 대해 침묵하고 동의했던 독일인들은 전후 밝혀졌던 전쟁의 참상에 충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