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기습적인 3차 핵실험 후 국민들이 보여준 침착한 태도는 높이 평가되어 마땅하다. 일각에서는 안보 불감증을 염려하지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핵실험 소식이 알려지자 대부분이 즉각 뉴스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식시장도 잠시 출렁거렸다. 그러나 곧 평온을 회복했다. 2006년과 2009년에 이미 충격을 경험한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민들은 북한의 국제사회 규범 무시와 위험한 도박을 한 목소리로 강도 높게 규탄했다. 그 후 국민들은 유사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대상이자, 가장 앞장 서 안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질 주체이지만 일단 냉정하게 사태를 지켜보자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북한의 무모한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는 정전 60년 만에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은 즉각 최고 강도의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미국도 핵실험 자체를 도발로 간주하고 추가 도발 예상지점 선제타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또한 강도 높게 북한을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은 이에 맞서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경우 제2, 제3의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적반하장 으름장을 놓고 있
과천시가 큰일이다.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 영향 때문이다. 과천 정부청사의 입주기관들이 세종시로 이전하면 이곳은 도시 공동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실업률 증가, 아파트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 공동화 심화 등 문제가 속출할 것이 뻔하다. 이에 따른 시민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과천시는 참 살기 좋은 도시다. 도시계획이 잘 되어 있고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산림지대와 전원이 펼쳐져 있으며 도시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이어져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서울 출퇴근도 용이해 직장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큰 난관이 닥친 것이다. 과천시에 닥친 위기의 해법은 없을까? 과천시의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 이전 규모가 인구대비 7.4%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경기개발연구원 김태경 연구위원의 ‘과천청사 이전, 과천시와 경기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 발표 내용이다. 김 연구위원에 의하면 지난해 과천시에 있던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6개 기관의 총 3천308명이 세종시로 이전했다. 올 하반기 지식경제부 등 8개 기관이 이전을 끝내면 인구 4천714명이 줄어들게 된다
소년 프란츠는 헐레벌떡 학교로 뛰어간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교실 분위기는 차분하고 엄숙했다. 정장으로 차려입은 아멜 선생님은 지각한 프란츠를 자상하게 대했다. 심지어 교실 뒤편에는 마을사람들이 슬픈 표정으로 수업을 참관하고 있었다. 그 지역을 점령한 프러시아(독일)가 프랑스어 수업을 금지했기 때문에 이날이 프랑스어 마지막 수업이었던 것이다. 나라 잃은 애잔한 슬픔이 가슴에 와 닿은 프란츠는 그날처럼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프랑스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대해 후회하고 또 후회하였다.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 아멜 선생님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칠판에 “VIVE LA FRANCE!(프랑스 만세)”라는 글을 남기고 수업을 마쳤다. 알퐁소 도데(Alphonse Daudet·1840∼1897)의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이다. 알자스로렌(Alsace-Lorraine) 지방은 AD 1세기경 로마제국의 일부로 편입된 후 독일과 프랑스가 10여 차례나 번갈아 가며 통치하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알자스로렌 지방을 프랑스에 깨끗이 양도했다. 하지만 당시 알자스로렌 지방의 주민
고향을 떠나 수원에서 산 지 25년이 된 필자에게는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 기쁨은 함께 나누면 커지고 슬픔은 함께 나누면 줄어든다 했던가.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 마련인데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실로 막막하기만 할 터이다. 문·사·모 친구들은 그런 막막함을 말끔히 없애주는 이들이다. 수원에 살면서 문화예술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모임’, 일명 ‘문·사·모’를 만들게 되었고,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문·사·모 친구 중에는 김영호가 있다. 김영호는 정조대왕의 정신이 깃든 도시인 수원에 무예24기의 기초를 심어준 사람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연구에 힘쓴 그는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이 보냈고, 겨울에는 난방시설도 없이 연구실에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던 친구가 화성행궁 주변에 한국병학연구소를 마련했다. 후배인 김준혁 교수와 함께 마련한 연구소는 홍재연구소로 명칭하고 자리를 잡았다. 어느 날, 한동안 전화가 뜸했던 친구는 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사·모 친구들 중에서 가장 바쁘게 지내고…
소설가 김진명이 1993년에 발표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박정희 대통령시절, 우리나라도 핵무기개발에 나섰다는 소설의 배경부터 그렇다. 소설 속 주인공인 ‘이용후 박사’는 핵무기 개발 중 강대국의 첩보작전으로 사망하는데, 천재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가 모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정부관계자나 이휘소 박사의 가족들은 ‘허구(fiction)’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왜 허구인 소설이 300만부가 팔리는 대박을 터트렸을까? 1993년은 북한이 ‘핵확산 금지조약’의 탈퇴를 위협하면서 북핵문제가 처음으로 현실감 있게 다가온 해이다. “아! 잘못하면 끔찍한 일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불안감이 조성됐다. 여기에 일본의 군사무장이 기름을 부었다.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수개월 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미확인 외신보도는 국민감정을 자극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 재미 물리학자가 핵무기 개발을 완성시키는 단계에서 살해됐다는 소설은 타이밍이 절묘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허구일지 몰라도 우리나라가 핵무기개발을 시도했음은 사실이다. 1970년 미국 국무장관 로저스가 ‘주한 미군 2만명 철수’를 언급하자 위기감을 느낀 박정희정부는 핵개발
지난 5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필자가 발의한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조례가 재석 80명에 찬성 40명으로 단 한 표 차이로 부결된 바 있다. 이 조례가 언론과 도민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았음에도 부결된 데는 이 조례에 대한 도의원들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 따라서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를 하지 못한 필자의 잘못이 일차적으로 크다고 본다. 경기도의원들이 해외연수나 공무로 국외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한 심사는 이미 존재해 왔다. 그런데도. 조례를 발의한 것은 무엇보다도 규칙으로 시행되어 법적 근거가 약하고 의회 내부에서 규정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정할 수 있는 것을 벗어나 이 제도를 공개된 장소로 이끌어내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물론 도의원이 도의원의 사안을 심사한다고 하는 비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심사요건을 좀 더 까다롭고 객관적이며 투명하게 강화한 측면도 있었다. 처음 제안한 안에는 예외 없이 모든 공무국외여행을 심사대상으로 했으며 9명의 위원 중 현재 4명인 도의원의 수를 한 명으로 제한했고 위원장도 도의원이 아닌 외부인사로 정하도록 했다. 그리고 의결정족수를 과반수에서 3분의 2로 강화했다. 또한 서면심사도 못하도
외환위기 이후 단행된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과 미국적 스탠더드에 맞춘 금융개방 및 규제완화 등으로 인해 금융기관이 대형화되고 금융시장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새마을금고나 신협과 같은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또 지역금융시장에서 이들의 역할도 줄고 있다. 우리사회 전역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에 의해 각 지역사회의 중소기업이 갖는 신용위험 역시 크게 늘어났고, 또 영세자영업자가 증가하는 등 ‘지역금융’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금융시장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의 규모 및 경영여건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과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종사자 비중이 모두 80%를 상회해 경기침체가 심화되거나 수출경쟁력을 상실한 중소기업이 증가할 경우 심각한 신용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보의 비대칭성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여신심사 능력 향상이 신용취약 계층의 신용위험 자체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 존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지역사회에 있
한국납세자연맹이 주도하는 국민연금 폐지운동 서명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서명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보니 이 운동이 폐지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연금은 1988년 시작 이래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빚은 전례가 있다. 이번 운동이 그 연장선상에서 갈등이라고 부를 수준으로 발전할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국민연금 가입자수 1천870여만명에 비하면 아직은 서명자수가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3만명은 적은 수가 아니다. 게다가 일단 흐름이 형성되면 눈덩이효과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들 서명자를 ‘내 돈’에 집착하는 이기적 젊은이로 치부하는 것은 옳은 관점이 아니다. 국민연금이란 원칙적으로 뒷 세대가 앞 세대를 부양하는 사회부조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이들이 이해하지 못해서 폐지를 주장한다고 간주해서도 곤란하다. 입장을 단순화하기는 어렵지만, 폐지론자들도 나의 노후 못지않게 사회 전체의 노후를 걱정하는 건전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문제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 불안, 불만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데 있다. 도입 초기에 ‘적게 내고 많이 받는다’는 원리만 고집한 나머지 설계 자체가 근시안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거허르만 라이씨는 네팔사람이다. 10여 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갖은 고생을 하다가 수원역 앞에 ‘카삼’이라는 네팔 인도식 레스토랑을 차렸다. 네팔과 인도사람들은 물론 한국인들도 이 가게를 많이 찾아와 음식을 즐긴다. 그는 항상 싱글벙글 웃으며 손님을 맞는다. 당연히 손님들의 발길이 잦다. 음식 맛도 좋지만 그게 사업의 비결인 것 같다. 그의 가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역전시장에 다문화 푸드랜드(푸드랜드)가 있다. 다문화 가족을 위한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고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2011년 7월 조성했다. 수원 역전시장 지하의 빈 점포를 고쳐 만든 곳으로 경기도와 수원시의 예산도 3억5천여만원이나 투입됐다. 베트남, 태국, 중국, 러시아, 몽골, 방글라데시 등 각국의 음식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푸드랜드는 그 나라를 방문하지 않고는 먹을 수 없는 고유한 음식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 시장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당초의 기대와 달리 푸드랜드는 손님들의 발길이 한산하다. 개업 당시만 반짝 손님들이 왔을 뿐 현재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진 상태다. 평일에는 거의 찾는 사람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사람의 마음이란 한결 같지가 않아 다른 것이 마치 얼굴이 똑같이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러니 입은 화근이 드나드는 문이므로 절대 조심해야 하고(口是禍之門), 혀는 자기 육신을 동강내는 칼과 같으므로 잘 놀려야 한다(舌是斬身刀). 사람들은 남의 재능을 질투하고(妬人之能) 남의 실수를 퍽 다행으로 여긴다(幸人之失). 남은 삶이 이제 얼마나 되랴(一生復能幾), 번개 치듯 흘러가니 빠르기만 하구나( 如流電驚). 죽고 태어남은 밤과 낮이 물 흐르고 꽃피는 소식이니(死生晝夜水流花開) 오늘에서야 콧구멍이 아래로 향한 도리를 알겠네(今日乃知鼻孔向下). 백성들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면 백성들도 그의 즐거움을 즐거워한다(樂民之樂者民亦樂其樂)라는 말이 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고, 자기와 다른 사람을 싫어한다(世俗之人皆喜人之同乎己而惡人之異乎己也). 어진 사람을 사귀지 못하고 악한 사람을 멀리하지 못하면 위태로운 것이다(善人不能戚惡人不能疏者危).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나와 같고 또 같아야 한다고 생각 말라. 겉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내 마음과 같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