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즈음에 발표되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직업에는 ‘도선사(導船士)’라는 낯선 직명이 눈에 띈다. 올해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밝힌 146개 면허형 국가자격취득자 연봉 순위에 따르면 도선사는 평균 월 소득 878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요즘 각종 사고에다가 원자력발전 계속여부로 관심을 끌고 있는 원자력사업 관련으로 원자로조종감독자(799만 원)가 차지했고, 3위는 조종사(795만 원)의 몫이었다. 이어 전문의(766만 원), 항공기관사(750만 원), 변호사(738만 원), 치과의사(685만 원), 의사(583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또 새롭게 각광받는 호텔경영사(580만 원)와 공인회계사(571만 원)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도선사의 고수익은 2010년 노동부가 발표한 직업별 연봉에서도 1위를 차지해 무게감을 더하는데, 이러한 발표 때마다 “도선사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면허 따기는 얼마나 어렵기에 연봉이 그리 높아?”라는 의문을 가질 뿐이다. 도선사는 쉽게 말해 항만의 주차요원이자 안내자이다. 다만 수천t에서 수십만t에 이르는 선박들을 정확히 항구 내외로 인도하는 전문가다. 만약 수심이나 지형지물에 대한 오판으로 사고
밤에 대문을 닫지 않아도 도둑이 들 염려가 없다는 뜻으로, 이상적 사회를 비유하는 내용이다. 고대에는 사람들이 착하고 순해서 네것 내것 없이 사는, 도둑이 없는 세상이 있었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으니 예기(禮記)에 이런 말이 있는 게 아니겠는가. 참으로 꿈같은 얘기다. 그런 시대엔 음모가 일어나거나 협잡이 없고 도둑이 없으며, 따라서 전쟁도 일어나지 않는 세상, 즉 문을 잠그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우리는 그려보는 재미일 뿐이다. 우리가 이상적 치세를 상징적으로 말할 때 요순시대에나 있었음직한 일이다. 이후엔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유관념이 생겨서 세상은 차츰 사적인 사유물이 늘어나고, 네것 내것을 따지게 되면서 경계가 생겨나 집단화되고, 군대가 생기고 성곽을 쌓아 도적을 막는 데 이르게 된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그것이며 개인 재산을 인정하고 보장해주는 제도가 마련되었으나 철저하게 지키는 길밖에는 없는 것 또한 현실의 문제다. 이제는 닫힌 문을 열고 도둑이 들어온 것도 다반사가 되었고 CCTV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세상에 노출되어 사는 것마저 당연시 돼버린 오늘 우리들의 삶에서 문을 열어놓고 살아보는 사회를 아련히 그려 볼 뿐이다. 옛말에 도불습유(道不拾
커피향 가득한 힐링콘서트 바흐 커피칸타타 시작 연주 합창단원 무대 자신 상처 치유 연속성 공연 자리매김 하길 노랑 단풍잎이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매우 분주하게 옷을 갈아입는 자연심포니의 색(色)의 향연이 우리에게 감성을 느끼게 한다. 이 계절에 커피라는 단어가 주는 여유, 행복과 아련한 추억의 회상 등을 담은 ‘커피향 가득한 힐링 콘서트’라는 주제로 수원시립합창단의 휴먼콘서트가 열렸다. 계절의 낭만에 항상 우리에게 삶의 친구 같이 함께하여온 그 향기는, 특히 갈바람이 옷깃에 스며드는 입동(立冬)지제의 계절인 요즘 우리의 코끝에 더욱 맴돌곤 한다. 커피는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열대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학명이 Coffea arabica인 커피나무 열매의 씨를 볶아 갈아서 만든 가루가 이제 우리의 삶에서 떨어질 수 없는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 신체의 일부를 카페인과 기타 알칼로이드의 작용으로 신체의 순환계·신경계에 생리적 효과도 발휘한다. 또한 대뇌와 심장 활동을 촉진시켜 이뇨작용을 돕기도 한다. 그래선지 따뜻함이 그리운 이 계절, 그 향기는 잊을 수 없는 오랜 친구가 되어 사람의 마음을 끌리게 하는 묘한…
사람은 누구나 행복(幸福)해지길 원한다. 그러면서 늘 위를 쳐다보며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런데 부러운 대상 중에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오히려 행복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 가운데 환한 미소로 행복하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혼란스럽다. 행복을 과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결과가 최근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과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은 미국 온라인 뉴스사이트인 ‘라이브 사이언스’는 행복해지는 6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문화생활을 즐기면 행복해진다. 예술, 문화, 스포츠, 신앙생활, 봉사활동 등을 활발히 하면 행복감을 느끼며 두 번째는 강아지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소유감과 자부심으로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전문학술지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과 관련된 51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좋은 일을 더 많이 생각하고 매사에 감사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이 행복하다니 놀랍다. 네 번째는 돈을 자신을 위해 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눠줄 때 행복이 커진다고 하며, 다섯 번째는 외향적인 성격이 행복한 것을 많이 기억하거나 나쁜 기억도 낙관적으로 받아들여 행복해 한다. 마지막은 덴버대학 심리학과 이리스 마우
현직 교사로서 몇 년 전부터 독도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독도관련 강의를 듣기도 하고, 관련 문헌 등을 기회가 되는대로 수집하고 있다. 나의 관심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당연한 믿음과 애정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 하나를 인식하게 되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인 증거가 곧바로 국제법적으로 우리 땅임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실적 문제가 여기에 있다. 역사적 사실이 곧 국제법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청된 강사가 1998년 11월 23일에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에 대한 사실을 언급하자 학생들의 분위기에 일대 반전이 일어났다. 학생들은 이 협정으로 독도가 한일 ‘공동관리구역’으로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었으며, 그 동안 역사적으로 당연히 우리 땅이라는 사실만을 알고 있던 학생들은, 독도 침탈을 위한 일본의 국제적 노력, 그리고 역사적 사실이 곧 국제법적인 인정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다문화시대에 즈음하여 본교에도 다문화가정 출신 몇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이 중 한…
유치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데 교육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5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내년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때 아닌 자녀 입학 고통에 시달린다고 본보가 보도한 바 있다(11월 27일자). 학부모들은 경기도 유치원 정책을 등한시한 교육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요즘은 내년 3월 입학할 유치원 원생모집이 한창이다. 실제로 최근 마감한 분당 공립 S유치원의 경우 원아 130명 모집에 726명이 신청,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원 광교신도시 산의초등학교 병설유치원도 54명 모집에 96명의 어린이가 입학 원서를 제출해 입학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생 130명을 모집한 오산 세교유치원에도 716명이 지원해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입시도 아니고 유치원 입학이 이렇게 고통의 관문이 된 데는 사태파악을 못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경기도 교육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 같은 현상은 우선 경기도내 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한 데 기인한다. 도내 유치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설 및 병설 공립유치원 1천46곳, 사립유치원 988개 곳에 16만6천여 명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만 3~5세
국회는 지난 22일, 성폭력범죄에 대한 친고죄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형법 일부개정안 및 아동·여성대상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성폭력특위)에서 심사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5개 법률 개정안을 모두 가결했다. 친고죄(親告罪)는 피해를 당한 사람의 고소가 있어야만 검찰이나 법원이 죄를 판단할 수 있다. 고소 전에는 개입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고소가 취하되면 검사는 기소할 수 없다. 기소됐더라도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 성폭력범죄 중에서 강간, 강제추행 등 상당수 범죄가 ‘친고죄’이다. 친고죄는 그동안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개인 간의 문제’라는 사회적 편견을 만들었다. 즉 친고죄로 인해 ‘성폭력은 개인 간의 합의로 해결될 수 있는 사적인 문제’라는 그릇된 인식이 생긴 것이다. 또한 친고죄 조항으로 인해 그동안 성폭력피해자들은 가해자 처벌의 책임과 부담까지 피해자 개인이 떠맡아야 했다. 성폭력피해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명분의 친고죄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성범죄자 처벌과 이를 통한 재범 방지는 국가 형사사법시스템의 당연한 역할이자 의무이다. 성폭력피해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경제 및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롭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하지만 시간과 능력 그리고 자원상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세계가 융합이라는 화두 아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이유이며, 변화는 새로운 것들에 의한 것이 아닌 기존 산업이나 기술 간 결합뿐 아니라 문화, 예술까지 결합해 산업, 개인, 사회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융합에 기반하고 있다. 세상은 ‘1+1=2’가 아닌 ‘1+1=무한대’도 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일명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변신이다. 이런 변신은 자동차, 조선, 항공, 의료, 섬유·의류, 건설, 철강, 농업 등 산업 전반에서 나타난다. 그 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산업이 선진국의 앞선 기술을 받아들여 가격과 뛰어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면 이제는 이런 기반 하에 앞선 IT기술과 문화콘텐츠, 한국적 창의력을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상대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흑색선전이 난무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안철수 전 후보의 퇴장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엎치락뒤치락 박빙승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흑색선거를 일삼는 후보는 정책검증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봐도 된다. 이런 후보는 뽑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들이 이 점 명심해야 한다.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각각 충청과 부산을 첫 유세 지역으로 정했다. 두 후보는 첫 유세의 주목성과 파급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세종시를 찾기로 했다. 이는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맞서며 원안 고수를 강조해 결국 판정승을 이끈 박 후보의 ‘원칙과 신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곳이 세종시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전략적 요충지와 전통적 텃밭을 동시에 공략하는 차원에서 부산을 첫 유세지역으로 정했다. 부산은 문 후보의 연고지라는 지역적 장점이 있는 데다 이명박 정부 들어 반여(反與) 정서가
영국 맨체스터는 축구의 고장이기도 하지만 ‘협동조합의 고향’이기도 하다. 170여 년 전인 1840년대에 맨체스터 로치데일 주민들은 ‘조합원의 재정, 사회적 여건을 개선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손수 협동조합 가게를 차렸다. 이들이 협동조합을 만든 것은 기존의 사업자들이 버터를 팔면서 눈금을 속이거나 설탕에 모래를 섞어 팔면서도 ‘사기 싫으면 관둬라’는 식으로 부당한 횡포를 부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로치데일의 직물공장 노동자 28명은 1년에 1파운드씩 출자금을 걷어 직접 식료품을 구입한 다음 이를 조합원에게 공급했다. 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3층짜리 작은 가게가 바로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인 ‘로치데일 공정 선구자 조합’이다. 세계 협동조합의 모태가 된 것이다. 그리고 UN은 2009년 12월 총회에서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UN이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한 것은 협동조합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모두 추구할 수 있다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12월 1일부터는 협동조합기본법도 발효된다. 5명만 모이면 누구나 금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