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며칠 전 마무리됐다. 1994년도부터 실시되고 있는 수능은 그 동안 적지 않은 입시제도 변화에 의해 사회적 파장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로 인해 교육평가시스템이 더욱더 선진화한 방법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실제로 여러 차례나 입시제도가 크게 바뀌는 과정에서 학교는 물론 학생, 그리고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혼란의 시기도 있었다. 그리고 매년 되풀이 되는 얘기이지만 수능의 난이도 조절 실패 및 관리 미흡에 따른 여러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개선책도 매년 강구됐다. 그러나 교육개선 제도는 그 누구도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이며, 그 중심에는 항상 대학의 입시제도가 가로막고 있었다. 현재 수능제도에 소요되는 예산은, 직접적인 예산 외에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물론 대학별 수준에 따라 점수별로 적절히 수학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투자라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구조가 아직은 학력 지향주의를 추구하다 보니 수능 당일만큼은 모든 것이 수험생에게 집중된다. 특히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 있는 가정의 경우 온 가족이 수험생이 된 듯한…
학교현장에서 여교사들이 학생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성호(새누리당) 의원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로부터 제출받은 ‘여교사 성희롱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이상 경력의 교직원 3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6%(161명)가 5년 전보다 학생들의 교사 성희롱이 심해졌다고 답했다. 한국교총이 최근 전국 여교사 381명을 대상으로 벌인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0%(75명)가 지도 중 학생으로부터 불쾌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언어나 소리(64건)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신체접촉(34건), 문자(7건), 사진 촬영(3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학생들의 여교사들에 대한 성희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현장에는 남교사보다는 여교사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6만9천200여 명의 공립학교 교사 가운데 여교사는 77.5%인 5만3천683명이다. 학교급별 여교사 비율은 초등학교가 81.6%, 중학교가 80.5%, 고등학교가 66.4%다. 경기도내 공립 초·중·고교 여교사 비율이 지
부천시가 비흡연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금연아파트 운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는 아파트 공동 공간에서의 간접흡연 피해를 보다 효율적으로 예방하여 쾌적하고 건강한 삶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금연아파트로 지정되면 단지 내 주민들이 계단, 복도, 지하주차장, 어린이 놀이터, 엘리베이터, 동 출입구, 경로당 등 공동 생활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하고 자율 운영단 구성 및 지속적인 흡연계도, 캠페인 등을 추진하게 된다. 부천시는 선정된 금연아파트를 대상으로 금연아파트 인증 현판을 설치, 이동금연클리닉 운영, 금연 캠페인을 위한 홍보물, 이동건강버스 건강검진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우리나라 15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은 44.3%로 2009년 OECD 회원국 평균흡연율 27.5%보다 크게 높다. 흡연은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에 대한 간접적인 피해도 크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간접흡연 피해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아파트에서는 이웃 간의 다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인 아파트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른 공중이용시설이 아니므로 뚜렷한 법적인 규제가 없었다. 그러다가 2007년부터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
시인이란 고귀한 신분이다 가난은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이름 석 자는 보배로 안다 문인이 정치권에 뛰어 들면 결코 순탄하지 않은 것을 많이 보았기에 안타깝다 ‘이런 사람 직접거리면 안 되는데….’ 이런 제목의 글을 10년 전에 쓴 적이 있다. 작고한 분이지만 우리나라를 철강왕국으로 발전시킨, 영웅반열에 들 만한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을 정계(政界)에서 집요하게 유혹할 때 안타까워서 쓴 글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때 묻지 않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들이 절실히 필요하겠지만 오만 요설(妖說)로 유혹해 놓고는 결국 용도폐기(用途廢棄)해 버렸다. 사리분별(事理分別)이 참으로 대단한 분인데…. ‘마지막 여생을,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를 정녕 외면하시겠습니까?’ 이런 거절할 수 없는 명분으로 마음을 흔들어 놓고, 끝내는 평생을 욕되게 하고야 마는 염치없는 사람들 굿판에 무엇을 얻으려고, 결국 역사는 노욕(老慾)으로 간주한다. 요즘 대선(大選)이란 도매 시장판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지하(金芝河), 신경림(申庚林). 우리가 존경하는 시인들이다. 시인(詩人)이란 자연과 인생, 그리고 여러 현상
창룡문은 딱 6개월 전에 엄기영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문화라고는 문화방송에 근무한 것밖에 없는 엄기영 씨가 경기문화재단으로 내려왔다”는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엄기영 대표의 문화관련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러한 창룡문의 의견에 동의했지만 일부 엄 대표를 좋아하는 네티즌들로부터는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제 엄기영 대표가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어느 정도 업무에 자신의 능력과 철학을 접목할 시간은 지났고, 자신의 특장을 나타내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경기도 문화계는 현재, 엄 대표의 전문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취임 후 방송가와 정치권에 잘 알려진 인물이어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아니라는 결론이다. 6개월 전, 엄 대표의 본사 방문으로 얼굴을 마주한 적이 있다. 이때 엄 대표는 창룡문이 앞서 지적한 모든 내용을 순순히 시인했다. 자신은 강원도 사람이어서 경기도와 인연이 없으며, 문화에는 비(非)전문가임을 자인했다. 말미에 엄 대표는 “하지만 제가 그동안의 활동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다른 사람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그것으로 경기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다짐을 했다
원래 명장이나 명필이란 훌륭한 사람은 어떤 도구나 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진정한 달인은 종이나 붓 같은 재료를 가지고 트집부리거나 탓하지 않는다. 그래서 불택지필(不擇紙筆)이라고도 한다. 속담에도 서투른 무당이 장구 탓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 말은 중국 서예가들에 관한 기록이다. 우리 서예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있는데 구양순(歐陽詢)이란 사람이다. 그는 왕희지의 법을 배워 자기의 독보적 해서체를 완성한 사람으로, 동양 서학도들에게 최고의 규범이 되었으며 당나라 태종을 지도하기도 하였다. 그는 붓과 종이를 가리지 않고 어떤 종이든 붓이든 간에 자기 뜻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를 비유해서 생겨난 말이 불택지필(不擇紙筆)인 것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데 종이나 붓 따위의 재료나 도구를 가리는 사람이라면 서화의 달인이라 할 수 없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반면 당시 동등하게 명필로 불렸던 저수량(楮遂良)은 붓을 만들 때 붓의 속은 너구리털을 넣고 토끼털로 겉을 싸서 상아나 코뿔소 뿔로 자루를 한 붓이 아니면 절대로 쓰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니 구양순과 정반대로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반드시 붓을 가린다(能書必擇筆)
최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제주도편을 펴낸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남도편에서 신석정 시인을 소개한 바 있다. ‘호남정맥 줄기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를 향해 내달리다 우뚝 멈춰 선 변산, 그 산과 맞닿은 고요한 서해, 전나무 숲길이 깊은 그늘을 만드는 단정한 내소사, 울금바위를 병풍 삼아 아늑하게 들어앉은 개암사, 켜켜이 쌓인 해식 단애가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하는 격포 채석강, 드넓은 곰소염전과 소박하고 평화로운 갯마을의 서정…. 지금도 부안의 자연은 이토록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곳엔 아름다운 자연이 낳은 시인, 신석정(1907~1974)의 발자취가 남아 있다.’ 경기시인협회는 얼마 전 전북 부안 신석정문학관을 다녀왔다. 경기시인협회는 1995년 임병호 시인을 비롯한 홍신선 시인, 김우영 시인 등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번 문학기행은 국제 PEN 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 임원진을 포함한 경기시인협회 회원들이 함께 참여한 가을 문학기행이었다. 자연과 역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신석정 시인은, 일제 강점기를 살아온 민족시인이었다. 경기시인협회는 신석정 시인의 삶을 돌아보고 부안의 문화답사지 서외리 당간, 동
어제는 ‘빼빼로데이(Day)’로 초콜릿 막대과자를 먹는 날이라고 한다. 언제부터인지 ‘1’이 4번 겹치는 11월11일이 ‘빼빼로데이’라며 친구나 연인들이 서로에게 빼빼로라는 초콜릿 막대과자를 선물하는 날로 굳어졌다. 부산의 중학생들이 “막대과자처럼 날씬하라”며 선물을 주던 것이 시초라고 하는데 확인할 방법은 없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이 과자를 많이 받는 것이 인기의 척도처럼 여겨진다. 40~50대의 중년들도 과자의 사진을 찍어 휴대전화로 주고받는 것을 보면 그만큼 보편화됐다는 이야기리라. 그런데 뉴스를 통해 접하는 막대과자의 값이 장난이 아니다. 연인용 선물세트는 보통 5만 원을 전후하고 심지어 10만 원이 넘는 제품이 팔린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원래 11월11일을 선점한 것은 ‘농업인의 날’이었다. 1964년 제정되고 1996년 당당히 국가기념일이 됐지만 일부 단체와 농민들의 잔치로 퇴락했다. 오죽하면 농민단체와 관련 기관들이 ‘빼빼로데이’에 대항하기 위해 ‘가라떡데이’를 만들었을까. ‘1’이 가래떡과 형상이 같은 점에서 착안, 농업인들의 애환도 나누고 가뜩이나 줄어든 쌀소비도 촉진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빼빼로’ 앞에서는 역부족이다. ‘빼빼로데이’에
일본의 전통연극 <노>(能)의 이론과 실제를 정립한 제아미(世阿彌 1363~1424)는 배우가 도달한 경지를 9단계로 분류한 바 있다. 운동으로 치면 갓 검은 띠를 딴 초단에 해당되는 배우는 다섯 가지 재주를 가진 다람쥐에 비유하고 있다. 나무를 기어오를 수 있고, 물속에서 헤엄칠 줄 알며, 나무에 구멍을 뚫을 줄 알고, 나뭇가지 사이를 날아다니고, 땅위를 걸어 다닐 수 있는 재주를 가진 것이다. 그러나 다람쥐는 자신이 사는 자연의 좁은 경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즉 다람쥐급 배우의 연기는 세련된 동작이 결여되어 있고, 거칠고 무딘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4단 배우의 연기는 석양에 붉게 물든 산봉우리처럼, 또 골짜기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안개처럼 유려하고 아름다운 연기를 보여준다. 고단자급에 속하는 7단 배우의 경지는 한가롭고 여유 있는 꽃(閑花風)이라 칭하면서, 은그릇에 쌓이는 흰 눈에 비유했고, 8단 배우는 깊이 있고 그윽한 꽃(寵深花風)으로, 만산이 눈에 덮였으나 오직 희지 않은 한 봉우리에 비유하였다. 최고수인 9단 배우는 오묘한 꽃(妙花風)이라 불렀는데, 그 비유에는 놀랍게도 우리 통일신라가 언급되고 있다. 제아미는 최고의 배우가 도달한 경
경기도에서는 급식조리원을 포함해 총 2천800여 명의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가 총파업을 벌여 도내 212개 학교에서 9일 전면적으로 급식이 중단됐다. 급식을 중단한 학교 가운데 93곳은 단축 수업을 하고, 119곳은 학생들에게 점심도시락을 챙겨 등교토록 했다. 나머지 차질 학교 중 147곳은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 등 대체식품을 제공했으며, 27곳은 식단을 간소화한 것으로 도교육청은 파악하고 있다. 경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과부와 도교육청에 호봉제 도입, 교육공무직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파업 참석자들은 연두색과 분홍색 등 노조별 색을 맞춘 조끼를 입고 ‘20년을 참아왔다. 학교에서의 차별을 멈추게 하라’, ‘연봉제 폐지, 호봉제 시행’ 등의 피켓을 들고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 쟁취’ 등 구호를 외쳤다. 연대회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도교육청에 호봉제 도입, 교육공무직 특별법 통과, 전 직종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교육감 직고용, 2012년 임금·단체 협상안 전면 수용, 정원기준 하향 조정 등을 요구했다. 급식조리원을 비롯한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파업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