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의 시 <광야(曠野)>가 있다.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중략-- 지금 눈 내리고/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다시 천고(千古)의 뒤에/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시간으로는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고 공간으로는 원시의 광야에서 암흑의 현실공간을 지나 자유가 도래하는 미래의 공간인 광야를 애타게 그려내고 있다. 작품 ‘광야’는 신성한 공간에 구국(救國)의 초인을 열망하며 지조 있는 어조로 단호하고 강직한 군살이 없는 말끔하고 정갈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작품에선 광야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특성보다는 사회적 역사적 상징성을 추적하며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광야와 의미적인 면에서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는 사막(沙漠)이 있다. 사막은 황무지이다. 물 한 모금도 찾을 수 없는 바위와 모래, 자갈뿐이다. 물은 생명을 살린다. 따라서 물은 생명이다. 그런데 사막은 생명이 없는 곳이다. 아주 깊고 고요한 사막 한 가운데로 가더라도 아마 생명을 가진 나무는 전혀 찾을 수 없
가을 전어가 돌아왔다. 집나간 며느리까지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 굽는 냄새가 벌써 코끝을 감돈다. 조선시대 서유구는 ‘임원경제지’에서 “전어는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파는데 귀천이 모두 좋아했다. 사는 사람은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고 유래를 적었다. 조선시대부터 맛에 관한한 공인을 받은 셈이다. 정약전은 그의 저서 ‘자산어보’에서 전어를 한자로 전어(箭魚)라고 썼지만 “기름이 많고 맛이 좋고 짙다”라며 맛에 관해서는 이론을 달지 않았다. 9~10월 사이 가장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 전어는 학계에서도 전어의 지방 함유량이 봄보다 가을에 3배 가량 증가한다는 연구로 뒷받침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며 소변기능을 돕는다고 해서 중장년들에게 권하고 있다. 여기에 학습능력을 끌어올리는 DHA가 많아 아이들이 먹어도 좋고, 요즘 뇌혈관 예방효과로 인해 인기절정인 오메가3의 주성분인 EPA가 풍부해 누가 먹어도 건강해질듯 싶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전어를 전어답게 하는 것은 그 맛이다. 우선 전어는 뼈를 통째로 먹을 수 있어 식감좋게 듬성듬성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먹거나 회덮밥을 만들어 먹으면 일품이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세간에 안철수 교수는 똑똑하다는 얘기가 돈다. 언론에서 계속 안 교수를 띄우고 일부 교수들과 야권 원로들이 대선 얘기를 하다보니까 어느새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 같다. 대다수 국민들이 알기로는 컴퓨터계의 권위자요, 융합과학기술분야의 백미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근래에 대선 후보가 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 국민들도 앉으면 이런 저런 정치 얘기를 즐긴다. 들어보면 학자는 학자로서 일을 해야지 무슨 정치냐고 말들 하는 것을 종종 듣는다. 물론 대학교수가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공 분야에서 인재 양성에 몸 바치는 것도 애국하는 길이라 본다. 하기야 개인의 진로 문제를 말하는 것은 실례이나 그래도 중단 없는 과학기술 강국,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힘써 줄 분은 아직도 안철수 교수뿐이라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후학 양성에 힘쓰는 것도 애국 사람마다 달란트가 있다고 한다. 자기 분야에서 매진하는 것도 성공의 길이 아닌가. 물론 마슬로의 이론처럼 사람은 상승 욕구가 있어 권력도 영예도 잡아보고 싶어 한다니 누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특강 시에는 ‘경제 사범은 반쯤 죽여야 한다&rsqu
주5일 근무제는 이제 사회전반에 걸쳐 시행되고 있다. 학교에서도 지난 학기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적으로 이행되고 있다. 지난 2011년 10월 주5일 수업제 관련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 공포돼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토요일에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공부를 좀더 시켰으면 하는 학보모들은 그게 아니었다. 교육당국은 주5일 수업이 전면 실시됨에 따라 학생이 학교를 중심으로 토요일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받는데는 실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학생들이 토요일에 학교 밖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토요체험 프로그램을 발굴·개발하여 학생·학부모들에게 제공하기를 바랬지만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학생들의 불만은 다른곳에서 폭발했다. 토요일에 수업을 받지 못한 일수를 평일에 나눠 시행함으로써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휴업에 맞춰 수업시간을 줄이는 등 계획을 수정했어야 하나 교육당국은 년간 수업일수를 조정하지 않은채 토요일에 하지 못한 수업을 평일에 갖다 꿰어 맞추는 방식을 써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로부터도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본보 6일자 보도) 경기도교육청에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과 이른바 ‘묻지마 범죄’, 그리고 중국인 우위엔춘 등의 끔찍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형집행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 사형은 분명히 또 다른 살인이다. 법에 의한 집행이라고는 하지만 ‘죄 없는 살인자’를 또 만들어 낸다. 사형을 선고하는 법관과 집행하는 교도관이 살인자가 된다. 이들은 범죄자가 아니지만 평생 씻을 수 없는 죄의식에 시달려야 한다. 그리고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에 범죄가 줄어든다는 통계도 없다. 오히려 인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확산될 수도 있다. ‘네 딸이 흉악범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됐어도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할 수 있겠다. 미국의 9세 소녀 성폭행 살인범이 오는 10월말에서 11월초 사이에 사형집행을 한다고 한다. 사건발생 22년만이다. 그런데 장애인 보조금을 받으며 어렵게 살고 있는 소녀의 부모가 주위의 도움으로 형장으로 가서 사형집행 장면을 지켜보고 딸의 원혼을 위로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부모의 원한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된다. 자식이나 가족을 잃은 부모들이 마음은 이와 같은 것이다.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흉악범에게 자식을 잃고
당신은 학생이 아니다 졸업한 지 오래됐다 당신은 노동자다 주민이다 시민이다 국민이다 아버지다 가정에서 존경받는 남편이고 학부모며 집주인이다 환자가 아니고 죄인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당신은 이 모두다 아침이면 건강쎈터로 달려가 호흡을 측정하고 저녁이면 영어강습을 받으러 나간다 노동자가 아니기에 구조조정엔 찬성하지만 임금인상투쟁엔 머리띠 묶고 참석한다 집주인이기에 쓰레기매각장 건립엔 반대하지만 국가 경제를 위한 원전과 운하 건설은 찬성이다 한 사람의 시민이기에 광우병 소는 안되지만 농수산물 시장개방과 한미FTA는 찬성이다 /학부모로서 학교폭력은 안되지만, 한 남성으로 원조교제는 싫지 않다 사람이기에 소말리아 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나고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는 반대하지만 북한에 보내는 쌀은 상호주의에 어긋나고 미군은 절대 철수하면 안된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인가? - 송경동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2009년/창비 시는 이 세계에 던지는 질문이다. 나는 누구이며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어떤 곳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시인은 질문하는 자, 그 질문을 미학적으로 완성하는 자. 나는 누구인가. 경우와 시간과
현재 사용하는 지번주소는 1918년 일제 강점기에 도입돼 지금까지 거의 100년간 사용해 왔다. 그동안 도시화, 산업화 등 각종 개발로 인해 지번의 순차성이 훼손돼 위치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도로에 도로명을 부여하고 건물에 번호를 표기하는 도로명주소를 쓰고 있다. 도로명주소는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주소로 본격 도입될 경우 연 800만명의 방문 외국인들의 길 찾기가 편리해지고 경찰, 소방 등 응급 구조기관의 현장 대응력이 지번주소에 비해 순찰차 5분 이내 현장출동율 7% 향상되며 물류비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대폭 줄어들게 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연간 4조3천억원의 비용절감효과가 난다는 연구 용역결과가 나와 있다 따라서 행정안전부는 국민생활 선진화를 위해 현행 지번 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전환 추진해 오고 있다. 2008년 1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3여년동안 추진해 왔으나 도로명새주소 쓰기가 낯설어 사용이 불편하다는 민원에 따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3년 12월 31일까지 지번주소와 도로명새주소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14년 1월 1일부터
공연기관의 진정성이 확보돼야 건전한 문화 예술 지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기부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예술과 문화,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가 이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담 스미스는 예술, 문화에 있어 경제적인 딜레마에 대한 연구는 시장의 논리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체계화된 이론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경제학에 있어서 예술,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 계기가 된 것은 1966년 미국의 경제학자 보몰과 보웬(Baumol and Bowen)이 ‘공연예술: 경제적 딜레마’(Perfoeming Arts: The Economic Dilemma, 1966)을 저술한 이후이다. 그들의 분석에 의하면 경제적 곤란을 일어나는 사유는 ‘보물의 병(病)’이라고 하는 비용질환(Cost Discase)이다. 공연예술은 예술가가 직접 참여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인데, 신기술개발로 노동력을 절감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만성적인 적자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연예술 단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입장료를 인상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소수의 부자들 외
거세(去勢)는 소, 개, 말, 고양이 등 일부 동물의 사육상 필요에 의해 실시되는 것이 보통이다. 사육상의 필요나 생식선에 이상이 생긴 동물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주로 시술된다. 말의 경우 고환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난폭한 성질을 다스려 수송용이나 경주용으로 사용한다. 또 돼지, 양, 닭 등은 고환을 제거하면 맛이 좋다는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거세되기도 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애완동물의 고환이나 난소를 제거해 시끄러운 소리를 사전에 방지하기도 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고환제거는 고래(古來)부터 전해지나 남성에게 가해지는 최고의 형벌에 속했다. 알려진대로 한(漢)나라 사람 사마천은 죽음과 고환을 제거하는 궁형이 선택적으로 주어지자 스스로 고자가 돼 동양 최대 명저(名著) 중 하나인 사기를 남겼다. 반면 17세기 ‘신을 감동시키는 목소리’로 유명한 ‘카스트라토’들은 변성기를 막아 소년기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고환을 제거하기도 했다.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궁중에서 ‘왕의 여자’들을 접촉하는 내시들은 기본적으로 고자였음이 불문가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환을 제거하는 거세는 강력한 형벌로 시행됐다. 남성의 상징이자
잔혹한 나주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 학생 성폭력, 잇단 묻지마 범죄 등이 사회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경찰청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범죄 건수는 175만2천598건으로 전년보다 3만2천778건(1.8%) 감소했다. 그러나 음주와 무면허운전 등 교통분야 범죄가 지난해 26만6천561건으로 전년 대비 5만9천386건이나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강력 범죄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연설에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성범죄자의 행위를 엄격히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제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성범죄자 사형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약물치료 등 전 대책을 검토하겠다”며 “성폭력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높아 적극적으로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기용 경찰청장은 “범죄 예방 활동 측면에서 경찰이 국민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경찰은 주어진 모든 권한과 역량을 총동원해 성폭력 범죄 및 강력범죄 예방 활동을 할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