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울 줄 아는 짐승’으로 그린 시구에 깊이 끌린 적이 있다. 얼마 전 타계한 백수(白水) 정완영 시인의 표현인데, 여느 시구보다 여운이 길었다. 사람은 대부분 울 줄 아는 짐승임에 틀림없으니 새로울 것 없는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다. 보통 짐승들도 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웃음 보기가 더 어렵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실 우리는 ‘새가 운다, 귀뚜라미가 운다’고 예사로 말해왔듯 ‘노래한다’보다 ‘운다’가 몸에 더 배어 있는 표현이다. 그렇게 보면 ‘울 줄 아는 짐승’에 감동하는 게 과잉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 놀라운 수사처럼 끌렸는지 짚어보면 고구마줄기처럼 생각을 줄줄이 매달고 나온 함축 때문이다. 운다는 행위 자체를 자기감정에 충실한 몸의 즉각적 반응으로 보면 울음은 일종의 무장해제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필수품처럼 되어버린 가면 따위를 벗어내는 눈물의 분출은 카타르시스 효과도 크다. ‘남자는 일생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느니 자기 검열을 가해온 사회적 억압 등을 생각하면 그런 힘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런
요즘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 보면 횡단보도 옆에 눈에 확 띄게 들어오는 곳이 있다. 바로 어린이 보호구역에 있는 ‘옐로카펫’이다. ‘옐로카펫’이란 국제아동인권센터가 고안한 디자인으로 횡단보도 근처에 눈에 확연히 들어오는 밝은 노란색으로 표시해 둔 곳으로 대체로 삼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길을 건너려는 아이들이 이곳에 서있을 경우 운전자의 눈에 잘 띄기 때문에 그만큼 사고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1만1천728건, 2014년 1만2천110건, 2015년 1만5천192건으로 아동교통사고의 수가 적지 않고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동사망사고의 44%가 교통사고이고, 그 중 81%가 횡단보도 사고인 점을 미뤄볼 때 그 수치가 심각할 정도이다. 하지만 ‘옐로카펫’을 통해서 사고예방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을 설치함으로 인해 운전자의 시인성이 50~6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필자가 한눈에 이 노란 삼각형구역의 목적을 알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옐로카펫’ 위에 아이들이 서있다면 몇 명의 아이들이 서있는지,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이
우리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범죄 예방을 위해 밤낮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강력범 검거, 순찰활동이 아닌 ‘주취자’를 상대하는 것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주취 상태로 파출소에 찾아와 욕설을 하며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고 이로 인해 부족한 치안 인력이 주취자를 상대하는 데 낭비되고 있다. 경범죄처벌법이 강화되면서 관공서 주취소란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공서 주취소란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법질서 경시 풍조는 술 취한 사람에게 관대하게 대하는 음주 문화와 공권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국민들의 의식이 자초한 일인지도 모른다. 법 규정만으로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를 해결할 수 없다. 강력한 처벌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이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로 경찰 인력이 낭비되고 있을 때 치안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긴급하게 경찰관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치안서비스가 선량한 국민에게로 향할 수 있도록 관
새벽 공기가 제법 쌀쌀하다. 밖으로 나가려면 덧옷이 필요할 것 같아 서랍을 뒤지는데 불을 켜지 않아 어둑한 방에서 손대중으로 더듬어 찾다보니 마땅한 옷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벽에 걸어 놓았던 옷을 걸치고 나서는데 한 쪽으로 쏠리는 느낌이다. 손을 넣어 보니 무언가 단단한 덩어리가 손에 잡힌다. 집히는 생각이 있어 얼른 꺼내보니 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 받았던 햇밤이 두 알이 나온다. 대녀로부터 늘 바쁜 나를 생각해 몇 톨 되지 않는 알밤을 맛이나 보라며 건네받은 일이 생각난다. 다른 사람보다 지능도 떨어지고 덩치답게 먹성이 좋아 할 줄 아는 일이라고는 먹는 일이 유일하다며 시집살이도 호되게 하고 살았는데 지금은 시부모를 차례로 잃고 남편과 둘이 토닥거리며 살고 있는 불쌍한 사람이다. 나중에 울타리가 되어줄 자식도 못 낳았으니 다투지 말고 서로 아끼고 살라고 타이르기는 하지만 다툴망정 둘이 붙어 다니며 사는 모습이 그래도 대견하다. 난전에서 파는 싸구려 반지나 팔찌 같은 잡살뱅이를 사도 자랑을 하고 매니큐어만 새로 발라도 보여주러 오는 대녀를 신랑이 연달아 핀잔을 준다. 하도 뚱뚱해서 어울리지도 않는다, 다리통이 웬만한 허리만 하다느니 얼굴이 수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한정동의 동시 ‘따오기’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읊었다. ‘동요 따오기’는 여기에 윤극영이 곡을 붙여 태어났다. 그러나 일제는 이 노래가 조선민족의 애환을 읊었다며 금지시켰다. 해방과 더불어 해금돼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됐고, 1960년대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의 주제곡으로도 사용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하지만 따오기는 한동안 노랫말처럼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새가 됐었다. 1979년 판문점 근처에서 관측된 것을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는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사실 따오기가 사라진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최다 서식지였던 중국 러시아에서는 물론 ‘따오기’를 길조로 여기던 일본에서조차 멸종위기에 처해 1급 보호조류로 지정받을 정도였다. 지구상에서 사라질 뻔한 따오기가 ‘부활’한 것은 1979년 중국이 전국을 뒤져 찾아낸 7마리의 따오기를 인공번식 등을 통해 대대적 복원사업을 벌인 결과다. 지금은 약 1500마리까지 증식 시켰다. 중국은 희귀새 따오기를 ‘판다’와 함께 외교동물로 곧잘 이용한다. 1998년 장
0시-우주 /김길나 그가 내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내가 대답했다 물방울 한 알이 지금 막 사라지려 한다고 그가 또 물었다 그러면, 너 있는 곳이 어디냐고 내가 말했다 이곳은 물방울 밖이라고 팽창한 우주 하나가 사라지는 순간에 나는 신처럼 우주 밖에 서서 - 김길나 시집 ‘시간의 천국’ 경건한 상상을 해보자. 외계 생명체의 존재 유무에 대하여 인류는 끊임없이 궁금해 한다. 달이나 화성 탐사선들의 첫 번째 임무는 그곳에 물이 있느냐 없느냐를 탐색하는 것. 물의 존재 유무가 곧 생명체의 존재 유무와 직결된다. 생명의 원천은 물이다. 인간을 중심에 놓고 볼 때, 물의 몸인 ‘나’가 없으면 지구도 우주도 없다. 그러므로 하나의 물방울은 하나의 우주다. 우리는 신(神)이 우주를 보듯이, 우리가 물방울을 보듯이, ‘나’라는 우주를 ‘나’의 밖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시작=끝이며, 끝=시작인 0시의 관점에서, ‘나’의 팽창과 압축의 사건들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을까. /김명철 시인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위치에 있는 일선 학교의 교사나 대학 교강사들에게 이따금씩 학생의 위치에서 생활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경험이다. 지난 여름, 필자는 학생의 신분으로 공부해보는 경험을 가졌다. 학생으로 돌아가 공부해 본 소감을 적어보고자 한다. 필자는 이미 10년여 간 대학에서 학과장(카자흐국립대 극동학과)으로 근무해 오고 있다. 필자가 속한 극동학과는 대단위 통합학과로, 한국학과와 일본학과가 속해있는데, 한국학과는 특히 늘 학생수가 제일 많은 학과로 주목을 받아왔다. 즉 한국어는 현재도 동방학부 8개 언어 중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려오고 있다. 카자흐대 한국학과를 조금 더 소개하자면, 매해 12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 내 30여개 대학과 협력 및 학생교류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고 있고, 매해 30여명의 2~3학년 학생들은 한국 내 여러 대학들에서 동양학, 어문학, 통번역 분야에서 언어실습을 위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6개월 동안 한국에서 생활해 본 학생들은 다시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기간을 연장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한국이 우리를 부르고 있어요.…
Q: 연금도 압류가 되나요? A:150만 원 이하의 연금수령액은 압류할 수 없다. 특히 국민연금 전용 ‘안심계좌’를 이용하면 압류로부터 보호된다.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압류가 불가능합니다. 국민연금은 노후생활의 기본적 수단으로 국가에서 보장하는 연금급여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받을 권리를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도록 국민연금법에서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급권자에게 지급된 급여 중 일정금액 이하의 금액에 대해 압류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금을 지급받고 있는 은행계좌는 타인에 의해 압류될 수 있습니다. 연금지급계좌가 압류되었다 하더라도 ‘압류명령취소신청’ 또는 ‘압류명령범위변경신청’ 절차를 통해 월 150만원 이하의 금액에 대해서는 압류대상 금액에서 제외시킬 수 있습니다. (압류금지금액인 150만원은 민사집행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압류금지액 변경시 연동 변경) 이 또한 지금 당장 연금 급여가 필요한 일부 수급자들에게는 번거로움이 될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민연금 급여지급 전용계좌인 ‘안심(安心) 계좌’ 제도가 운영 중입니다. ‘안심(安心)계좌’는 현재 총 23개 금융기관에서 개설이 가능합니다. 이 계좌는 금융기관의 압류로부
축산업은 국민들에게 양질의 단백질원을 공급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늘어나는 가축분뇨의 처리와 이로 인한 축산냄새의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는 역기능도 지니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축분뇨 발생량은 2015년 기준으로 약 4천700만 톤에 해당하며, 그 중 90% 이상이 자원화 방침에 따라 처리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원화 방식이 퇴적송풍식, 기계 교반식 시스템 즉, 퇴비단 바닥부에서 공기를 공급해 퇴비화를 유도하는 ‘양압’식 퇴비화 시스템으로 이는 유기물의 분해과정에서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의 각종 축산냄새 물질이 대기 중으로 자연스럽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물론 시군 단위의 공공처리장 및 공동자원화 시설에서는 냄새를 포집한 후 화학적 처리 등을 통해 냄새를 저감하는 장치를 구비하고 있지만, 일반 농가에서는 이런 장치가 없이 공기 공급만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공기흡입식 퇴비화 시스템은 기존의 공기 주입식 방식과는 반대로 공기를 흡입해 퇴비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공흡입 펌프를 이용해 퇴비단 특정위치에서 공기를 흡입하고, 흡입된 공기 내에 암모니아를 회수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