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할 것 없이 힘들다는 소리는 이번 설 연휴 기간 고향을 찾은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부자들만 챙기는 정권, 서민들을 외면하는 정권, 특정 종교에 치우친 정권이란 비난도 단골메뉴처럼 펼쳐졌다. 이번 ‘총선 때 재미있을 것’이라는 말로 집권여당의 몰락을 점치는 사람도 많았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하지만 이 정권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는 극에 치달은 느낌이다. 거기다 더욱 심각해져 가는 학교폭력과 정치권의 돈봉투 비리, 한미 FTA 갈등, 소 파동, 다이아몬드게이트 등 한 시도 조용한 날이 없다. 그 와중에 흐뭇한 소식도 있었다. 그것도 도내의 외진 지역 가평군 얘기다. 가평군이 지난 6일부터 개최한 ‘제3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방문객을 중간 집계한 결과 지난 축제 때보다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가평군에 따르면 개막일인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무려 40만7천700명이 축제장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 추세대로 라면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9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지난 제2회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에 79만700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갔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에
이 세상에 살아남는 것은 가장 힘이 센 것도 아니다. 가장 지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변화와 혁신의 물결에 가장 적응을 잘 하는 것만이 살아남는다. 격변의 조화를 일으킬 것이라 예견되는 임진년 설날이 지났다. 사실 기대보다는 불안감을 더 불러일으킨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거기에 예술인과 예술단체도 예외일 수 없다. 예술의 원점은 예술인이다. 예술인의 인격이 바로 예술이라는 가치를 창조하는 근원이다. 예술인 자신이 자기계발에도 힘써 질 높은 예술작품 창작을 도모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좋은 예술작품은 사람의 마음을 넓히고 끌어 올린다. 인간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뻗은 다리가 예술이다. 그 다리를 얼마만큼 건너느냐에 따라 예술향수자 마음 속의 내용이 결정된다. 예술의 힘은 수수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노래 한 곡이 지닌 힘의 크기는 때로는 헤아릴 수 없듯이 말이다. 예술을 통한 소통으로 시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그러한 변화와 혁신이 되어야 한다. 예술인만의 끼리끼리 문화가 아니라 시민을 위로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 예술의 존재이유다. 예술인은 세상의 독성, 부정적 에너지를 제거해 좀 더 좋
어린이를 상대로한 범죄는 엄히 다스려야 한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성범죄자가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모습에 경악하기도 한다. 천륜을 저버린 어린이 성범죄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감형을 받고 사회에 복귀해 정상인으로 살아가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대부분의 어린이 성범죄자는 또다시 성범죄의 구렁텅이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성범죄를 당한 어린이는 물론이고 그 부모들은 이들이 우리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되기를 원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의 생각도 그 피해자 가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리 국민은 아동 대상 성범죄를 살인죄 이상으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이기수 위원장)는 지난해 11월 14일~12월 9일 국민 1천명과 판사, 검사, 변호사, 형법학 교수 등 전문가 900명을 대상으로 양형기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 대상 강간범죄와 보통 동기에 의한 살인범죄 중 어느 쪽이 더 중하게 처벌돼야 하는지’를 묻는 문항에 응답자의 26.1%가 ‘아동 대상 강간이 더 높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전국 최대의 기초자치 단체로서 110만 인구가 사는 수원시 염태영 시장의 최대 불만사항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수원시 공직자들의 청렴도이다. 수원시는 지난 2009년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꼴찌를 기록한데 이어 최근 3년간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시행한 ‘2011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68개 기초자치단체(시) 가운데 종합청렴도 8.03점으로 4등급, 58위를 기록했다. 수원시는 염태영 시장 취임 이후 ‘공무원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개방형 감사당당관제 도입, 징계 강화 등 청렴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펼쳐왔다. 그런데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당연히 염 시장은 당혹했을 것이다. 오죽하면 지난 1월 13일 열린 수원포럼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의 업적 중 청렴도 1위를 달성한 것이 가장 부럽다. 임기 내 청렴도 1위를 이루는 것이 소원이자 꿈”이라고까지 말했을까. 전기한대로 염 시장의 청렴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수원시의 청렴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한 구청 직원은 교통유발부담금 4억여 원을 몰래 빼돌렸다 적발돼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유흥주점 업주에게 단속정보를 제공하고 수천만
제일먼저 두부굽네 다섯가지 나물볶네,냄비꺼내 탕끓이네 친정엄만 생각나네, 부추전은 쉬운거네 스물댓장 구워냈네, 배추전은 만만찮네 이것역시 구웠다네, 동그랑땡 차례라네 돼지고기 두근이네, 김치전도 굽는다네 조카놈이 먹는다네, 기름냄새 진동하네 머리카락 빽빽하네, 허리한번 펴고싶네 한시간만 놀고싶네, 명절되면 죽고싶네 일주일만 죽고싶네, 이십년을 이짓했네 사십년은 더남았네, 몇 해 전부터 인기리에 유포되고 있는 ‘명절 며느리를 위한 시’라는 작품이다. 그 작품성보다 구절구절 마다 담긴 사연이 명절이면 이 땅의 며느리들이 치러야 할 고통을 대변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자연스레 자리 잡은 절기성 질병인 ‘명절증후군’의 파생과정을 그림그리듯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명절증후군은 명절 때마다 받는 정신적 혹은 육체적 고통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며느리들이 겪는 질병이다. 장시간의 귀향과 귀성, 그리고 명절 음식을 준비하기 위한 가사노동, 시댁 식구와의 갈등 등으로 며느리들의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명절 뒤끝이면 며느리들은 나이의 고하를 막론하고 두통, 소하불량에 이어 심하면 우울증과 호흡곤란 등의 심각한 고통을 호소한다
和光同塵 빛을 부드럽게 해 더러움과 함께 한다 화기광 동기진(和其光 同其塵) 이라고도 한다. 자기의 뛰어난 재덕(才德)을 나타내지 않고 세속(世俗)을 따르는 일, 또는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속인과 섞여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불교가 중국에 들어갔을 때 당시 중국인들이 추구하던 노자사상과 불교의 대승사상이 맥락을 같이하자, 중국인들은 부처를 설명하면서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화광동진’의 뜻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화광동진은 태양을 뜻하기도 하는데, 태양은 높게 떠서 밝고 고운 빛을 비추지만 그늘지고 더러운 그 무엇도 가리지 않고 다 비추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더러운 것도 멀리하지 않는다고 하는 부처의 자바정신과도 상통한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진정한 깨달음은 자기가 무엇을 깨달았다고 해서 세상과도 멀리하지 않고 사람들과도 거리를 두지 않는 것을 말함일 것이다. 논어에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 했다. 군자는 서로가 다르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는 반면 소인은 서로 같은 듯 무리지어 다녀도 결국 어울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임진년 설날이 지났다. 해마다 돌아오는 설이지만 일을 하면서 준비하느라 마음도 분주하고 몸도 피곤했다. 별로 준비하는 건 없다고는 하지만 모처럼 식구들이 모이니 혼자 준비하다 힘이 들면 내년에는 음식부터 줄이리라 생각해 보지만 막상 닥치면 맛있게 먹어주는 식구들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거기에 자식 기다리시는 어머님 생각을 해서라도 이것저것 준비하게 된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물가는 비싸고 늦은 시간에 가서 없는 게 많아 마땅치 않아 망설이는데 쇼핑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장을 보던 젊은 새댁이 조심스레 말을 걸어온다. 예전에는 과일 정도만 준비하면 됐는데, 지난 추석에 신랑이 시댁 식구들 앞에서 음식 솜씨가 좋다고 자랑을 하는 바람에 이번에는 갈비를 재 오라는 손윗동서의 연락을 받고 그러마 하고 대답은 했지만 부담이 된다는 말을 하면서 얼굴에는 벌써 걱정을 가득 담고 있었다. 나는 식구 숫자와 식성 그리고 준비되는 다른 음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적절하게 준비하라고 했으나 새댁은 더 걱정이 돼 양념을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 역시 기본양념에 생밤을 넣으면 맛도 좋고 더 격이 있어 보인다고 했더니 정확하게 계량된 레시피를 묻는다. 그러나 내가 지
교장선생님. 저 모르시겠죠? 늘 조용히 지내는 아이니까 모르시는 게 당연하죠. 요즘 많이 힘드시죠? 저희들도 마찬가지에요.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까? 노는 아이들도 이젠 좀 조용해질까? 그러면 학교가 더 좋아지는 걸까? 이러다가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요? 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아도 되겠죠? 전요, 우선 ‘무서운 초딩들’ ‘무서운 중딩들’ ‘10대안의 악마’ 같은 표현이 구역질이 날 만큼 싫어요. 제 자식에게도 그럴까요? 우리 집 애는 그렇지 않은데 다른 집 애들은 모두 비정상이란 뜻이잖아요? 그게 아니라면 아직 그런 나쁜 짓을 할 나이가 되지 않았다는 뜻인가요? 그게 말이나 되나요? 더구나 악마라니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그럼 어른들은 뭔가요? 10대들을 악마로 만드는 우리 사회의 어른들은 얼마나 더 무서운 악마들인가요? 교장선생님. 지난해 12월 어느 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중학생을 떠올리면 정말로 진저리가 쳐져요.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 그 고통 속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냈을지, 그 고난의 시간이 얼마나 험난했을지, 그런 생각을 해보면 제 몸이 움츠러
세상을 살다보면 기념해야 할 일들이 많고 많다. 생일, 결혼기념일, 기일 등 이름 지어진 무수한 사건과 사연이 우리를 지나쳐가고 또 다시 돌아온다. 형제가 많고 대가족인 우리 집 또한 달력을 넘길 때마다 군데군데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남편과 내 생일은 불과 열흘 차이라서 생일을 챙기는 사람들이 부담이 될 것이다. 물론 내색은 안하지만 고만고만한 살림에 일주일이 멀다하고 돌아오는 이름 지어진 날들이 뭐 그리 반갑겠는가. 덕분에 부모자식, 형제 간에 얼굴 한 번 더 보고 식사 한 끼니 나누니 좋기도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모든 것을 챙기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며칠 전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 초등학생 조카에게 받은 빨간 내복이다. 사내 녀석이 장난도 심하고 개구지기가 세상에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아이다. 슬며시 다가와 “고모 생일 축하해요”하며 상자를 내민다. 너무나 뜻밖의 선물이다. 단돈 1천원도 마음대로 쓰지 않는 아이, 아니 쓸지 모르는 녀석이다. 학용품이며 장난감 등 모두 부모가 사주면 사주는 데로 사용하고 아직은 돈에 대한 개념도 돈을 쓸 줄도 모르는 녀석이 주는 선물이라 더욱 반가웠다. 평소에 모아놓은 용돈 1만7천800원과 은행에
설날이 왔다. 명절이 되면 그 누구보다 바빠지는 이들이 있다. 많은 이들을 고향까지 안전하게 수송하는 직업을 지닌 기관사와 운전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경찰이라는 직업도 마찬가지다. ‘민족의 대이동’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는 귀성길에 누구 하나 사고 없이 안전하게, 그리고 꽉 막힌 교통체증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끔 경찰관들도 바빠진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후 첫 명절을 맞이했을 때, 참으로 이 생활이 얄궂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 한가운데 교통체증으로 꼼짝없이 서 있는 차들을 원활히 소통시킨 후 차 안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손으로 건네는 감사의 인사를 받은 뒤 드는 뿌듯함도 잠시 뿐이었다. 너무나 보고 싶은 가족과 친지들 생각에 틈 날 때마다 고향녘 하늘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온통 차들로 꽉 막힌 도로 속이지만 조금만 고생하면 보고픈 가족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차 안의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평온해 보였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그 평온함을 나도 함께 누리고 싶다는 생각을 머리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곤 했다. 이제 경찰이라는 옷을 입은 지도 강산이 두 번도 더 지났다. 명절이 되면 늘 시골 고향집이 아닌 도로 위와 밤거리에 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