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강국인 우리나라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성장 동력을 잃게 되었다며 정부가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게임문화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18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청소년보호법에 규정돼 있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게임 마이스터고 설립 등을 골자로 한 ‘게임문화 진흥계획안’을 심의 의결했다. 나아가 정부가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청소년들의 심야시간대 인터넷 게임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4년만에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대신 부모가 청소년 자녀의 게임 이용을 요청하면 게임 접속 제한을 풀어주는 ‘부모 선택제’로 바꾸기로 했다. 부모 선택제가 시행되면 16세 미만의 청소년이라도 부모의 허락 절차를 거쳐 당국에 신청하면 미성년자의 ID로도 심야시간대에 온라인 게임에 접속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논란의 여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와 청소년 보호 단체들은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건강을 지키는 수면권을 보장해 주고, 게임으로 인한 부모와 아이들 간 갈등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
루트, 푸르른 기호 /박현수 그렇지, 더 이상 웅크릴 수 없을 때까지 웅크리다가 나무로 솟아오르는 개암 열매를 닮았지 많은 수의 제곱근은 별무리처럼 모호한 무리수, 그러나 제 자신을 한 번 더 곱하면 비로소 별자리처럼 명쾌한 유리수가 된다지 어느 과학자가 루트를 보며 새로운 식물학을 꿈꾼 것은 당연한 일 어둠 속의 뿌리가 루트의 각질을 벗어나면 햇살 속의 가지가 된다는 거지 그렇지, 어둠 속에서 싹을 틔워 영혼의 키를 곱으로 키울 때 비로소 형상의 제국이 팝콘처럼 터진다는 것이지 √어둠이 바로 저 환한 숲이라는 것이지 저 숲 속에 푸르른 초월의 약도가 있다는 것이지 - 박현수 시집 ‘겨울 강가에서 예언서를 태우다’ 나무껍질이 열매가 되고 무질서한 별무리에서 별자리가 탄생하며 뿌리가 가지가 되는 비밀, 어둠 속 무형(無形)의 세계가 팝콘처럼 터지는 형상의 제국이 되는 비법이 있다. 그것은 무리수를 유리수로 만드는 방법! 우리의 生活은 무리수처럼 아무리 읽어가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불확실과 불안정의 연속이다. 더욱이 그것이 어둠 속에서라면 읽어보려는 시도조차 두렵게 된다. 그러나, 각질을 벗기듯 어둠을 제곱해보자. 그것은 나의…
내가 청계천 빈민촌에서 선교를 시작한 것은 1971년 여름부터였다. 그때 내 나이 30세로 빈민선교에 아무런 경험 없이 몸으로 부딪쳐 바닥에서부터 시작하였다. 먼저 실업자로 빈둥빈둥 놀고 있는 마을의 실업청년들을 모아 넝마주이 일을 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였다. 새벽기도모임을 마친 후 망태 메고 집게 들고 뚝섬지역 공장지대와 주택가를 돌며, 밤사이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뒤져 쓸 만한 물건들을 모아 저녁나절 분류하여 고물상에 넘기는 일이 주업이었다. 그렇게 살아가니 차츰 소문이 나기 시작하여 의식(意識) 있다는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그런 대학생들로 교사 팀을 짜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마을 아이들을 위해 야학(夜學)을 세웠다. 학교 이름이 배달학당(倍達學堂)이었다. 배달학당이란 이름은 배달민족에서 딴 이름이긴 하지만 성경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 야곱의 베델광야(Bethel Desert)와 통하는 이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정구라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학생이 찾아왔다. 박정희의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데모를 주동하다 제적당한 신분이었다. 정직하고 유능하고 지도력이 뛰어나기에, 넝마주이단의 총무를 맡기고 배달학당의 교감을 맡겼다. 그가
지난해 말, 연천군과 포천시의 한탄·임진강 일대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인증받은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뛰어난 지역으로서 교육, 관광 등에 활용하기 위해 자연공원법에 따라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 공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지질공원을 비롯, 한탄·임진강 지질공원까지 모두 7개의 지질공원이 운영되고 있다.이에 수도권 유일의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연천군의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이유와 지질명소에 대해 살펴봤다. 연천군과 포천시 한탄·임진강 일대 수도권 유일 국가지질공원 인증받아 연천 10개소의 지질명소 활용가치 커 19억년전부터 형성된 지질역사 간직 재인폭포 18m 주상절리 절벽 장관 차탄천 주장절리, 트레일 코스로 각광 농촌마을·역사 등 결합해 차별화 나서 ■ 세계지질학계가 주목하는 연천 연천 지질공원에 위치한 총 10개소의 지질명소는 각양각색의 지질학적 역사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경관이 아름다워 교육적 가치뿐 아니라 관광명소로서의 활용가치가 크다. 연천에는 약 19억년 전에 형성된 변성
교통법규를 위반했거나 불법 주정차 단속에 걸려 누구나 한번 쯤은 스티커를 발부받아본 경험이 있다. 법을 위반했으니 당연히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납부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단속의 대상이 된 시민들로서는 형평성을 따지게 된다. 법 집행에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천 지역 일부 경찰서가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단속하면서 버스나 택시 등 영업용 차량에 대해서는 관대한 반면 자가용 차량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높다는 보도다. 대중교통 수단에 대해서는 이에 종사하는 이들의 업무의 특성상 단순 교통법규 위반에 관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일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에서 단속이 형평성을 잃었다면 스티커를 발부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태적 박탈감이 큰 것이다. 지난 12일 오후 6시께 원미구 중동의 한 사거리에서 부천소방서 방향으로 좌회전하던 운전자 이모(46)씨의 사례다. 앞서 있던 버스에 가려 신호를 볼 수 없었으나 버스가 움직이자 따라갔지만 신호위반이었다. 같이 신호를 위반했지만 버스는 보내고 이씨만 스티커를 발부받았다. 심지어 경광봉으로 버스를 가도록 유도한 경찰에게 항의하자 “앞으로 버스도 단속하면 될
장애인 단체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복지확대를 요구하며 경기도청에서 한달 간 점거 농성을 벌였다. 6월20일 경기도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관련한 예산을 올해 추경예산에 반영키로 합의함으로써 농성을 풀었는데 이들의 요구사항 중 하나는 저상버스 확대다. 당시 도는 저상버스 운영비의 도비 분담률을 기존 10%에서 20%로, 저상버스는 차량 1대당 운영비손실부담금을 연간 2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 2월26일자 본란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장애인 저상버스는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은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다. 장애인 저상버스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차체가 아래로 내려가 장애인이 휠체어에 앉은 채로 탑승하기 쉽게 만든 차량이다. 버스 내부에는 휠체어 전용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런데 연합뉴스에 따르면 저상버스 도입율이 2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게다가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예산집행도 저조하다니 한숨이 나온다.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하루도 쉴 날 없이 일어나는 이 땅에서 나와 우리 가족, 이웃은 잠재적인 장애인이다. 그런데 장애인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하다. 지난해…
정조는 창덕궁 후원에서 아름다운 전경을 10곳을 뽑아 시를 남겼는데 6경이 희우정(喜雨亭)으로 희우상련(喜雨賞蓮)을 지었다. 꾸밈없이 자연 그대로인데(不須雕飾乃全天)/ 좋은 빗속에 수시로 향기를 풍겨 오누나(時透香來好雨邊)/ 천고에 염옹만이 사랑할 줄을 알았으니(千古濂翁惟解愛)/ 화사에 엮어 넣어서 오래도록 전하고 싶네(欲編花史壽其傳) 비와 연꽃 향기의 느낌을 노래한 것으로 첫 구절은 희우정의 주변이 자연을 묘사하였고, 두 번째 구절은 제목이 되는 것으로 건물 명칭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즉 가뭄 속에 내리는 고마운 비와 비 사이로 부용지에서 흘러나오는 연꽃 향기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궁궐지’에 의하면 희우정은 원래 ‘인조 23년(1645)에 초가로 만든 취향정(醉香亭, 향기에 취하다)인데 숙종 16년(1690) 가뭄이 이어져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자, 비가 바로 내려 숙종은 기쁜 나머지 당호(堂號)를 희우정이라 고치고, 초가를 기와로 하였다’라고 적고 있다. 희우정은 현재 주합루 구역의 서북쪽 구석에 위치하나, 이 지역은 정조가 즉위한 후 주합루와 서향각 등을 건축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어 원위치가
소방관 자녀로서 ‘소방관’이라는 세 단어는 언제나 제 가슴을 울립니다. 길을 걷다 소방서를 볼 때도 싸이렌을 울리며 달려가는 소방차를 볼 때 저도 모르게 긴장되고 아빠 생각이 납니다. 아빠는 25년째 소방관으로 재직 중 입니다. 매년 학기초 부모님의 직업을 적을 때마다 ‘소방관’이라고 자랑스럽게 적었고 학교에서 소방훈련을 할 때 주황색 제복을 입은 아빠의 모습은 너무 멋져 보였어요. 간혹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빠의 직업을 알면 놀란 눈을 하며 대단하시다고 칭찬을 할 때마다 마치 저의 지위가 올라가는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한 적도 많았죠. 하지만 평생 옆에서 지켜본 가족으로서 고충도 많았습니다. 조용한 집안에서도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시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처음엔 왜 소리를 지르시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알고보니 난청으로 인해 작은 소리는 잘 들리지가 않았던 거죠. 화재현장 같은 곳에서 늘 큰소리가 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방관들이 갖고 있는 직업병이라네요. 그동안 짜증만 냈던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눈물이 났어요. 어른이 되면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많은 무게를 진 직업인지 깨닫게 됐어요. 자신의 생명과…
밤이 오면 /노혜경 하루를 사용한 무릎 관절은 뻣뻣한데 마음은 오히려 부풀어 오르고 영혼은 집 밖으로 나간다. 도시가 이토록 밝지만 않다면 아마 달이 반겨주겠는데, 달도 별도 은폐된 밤. 어딘가에서 살인이 일어나고 또 어딘가에선 비명과 유혹의 시간이 깊어가는데. 밤새 여는 카페의 소파 구석에 파묻혀 나는 졸다 깨다 밤고양이들의 외출을 반기고, 구석에선 탱고가 낡은 육체들을 수선하는 그런 장소, 환하다. 무거운 영혼이 가벼워진다. - 노혜경 시집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중에서 멀다. 오랫동안 걸었다. 오래 걸어가야 한다. 빛과 어둠이 섞이고 빛은 어둡고, 어둠이 깊어질수록 도시는 환하고 무릎 관절은 뻣뻣하다. 쉼이 필요하다. 카페의 소파 구석에라도 파묻히고 싶다. 그러나 탱고의 유혹은 얼마나 짜릿한가. 당신을 안고 낡은 육체가 달그락거리면 어떤가. 무거운 영혼이 가벼워질 텐데. 도시의 밤은 범죄의 온상지. 붉은 하이힐이 욕망을 유혹하는 동안 어디선가 비명이 들리고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우리는 무사히 이 밤을 건너갈 수 있을까. 잊고 잊히고 어두우니까 달이 환해야할 텐데 더듬는 손가락들, 살아남았다. 기적이다. /김명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