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두 명이 순직했다. 이재만(40) 소방위와 한상윤(32) 소방장은 지난 3일 평택 가구전시장에서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작업을 하다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야간근무 교대를 30분 앞두고 있던 이들은 불이 나자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동료 소방관 3명과 함께 불이 난 전시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열기가 너무 세 일단 철수하기로 하고 빠져나오다 변을 당한 것이다. 베테랑인 이들은 불 속에서 대원들을 먼저 대피시키느라 시기를 놓쳐 숨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상윤 소방장의 부인은 빈소에서 “쌍둥이 아들과 막내는 어떡하라고 바보야”라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한 소방장은 4살짜리 쌍둥이 아들과 아내 배 속에 5개월된 아이를 두고 있었다. 언제나 가정적이던 한 소방장이 숨지고 3시간쯤 지난뒤 그가 주문했던 캠핑용 테이블이 배달돼 동료들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함께 순직한 이재만 소방위는 형제 소방관이다. “아비는 사람들의 영혼을 구할테니 너희는 생명을 구하는 사람이 되라”는 아버지 이달희 목사의 말에 따라 소방관이 됐다고 한다. 그는 최근까지 경기도 소방학교 화재현장팀 전임교관으로 신임 119대원의 교육을 맡아온 베테랑이었다
이제 수원천 전 구간이 시민의 산책로로 개방된다는 기쁜 소식이다. 이렇게 되면 광교산부터 비롯되는 하천을 따라 세류대교 공군비행장까지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로 달릴 수 있다. 수원천은 고(故) 심재덕 시장과 당시 시민운동을 주도했던 현 염태영 시장이 앞장서 수원천 살리기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덕분에 죽음의 하천에서 생명이 숨쉬는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서울 청계천이 시멘트 덩어리인 인공적인 하천으로 조성됐다면 수원천은 흙과 수초, 우리 들풀과 꽃, 물고기 등 생태계가 살아있는 옛 시절의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것이다. 수원천은 1994년 매교~지동교 780m 구간이 도심 교통난 해소를 명분으로 콘크리트로 복개됐다. 그나마 화홍문 앞까지 복개하려던 시의 움직임이 시민운동으로 중단된 것이 다행이었다. 그리고 이 구간 역시 수원의 역사와 환경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뜻에 따라 지난 2009년 7월 철거공사에 들어갔다. 이달 중순이면 복개구간을 뜯어내고 도심속의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공사가 마무리 된단다. 이에 앞서 10일 경 그동안 복개와 복원공사로 막혀있던 산책로가 일반시민들에게 개방된다는 것이다. 체증이 뚫리는 것처럼 속이 다 시원하다. 지난 2009년 7월 공사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여론과 학계에서 많은 관심이 주어지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는 1955~1963년에 출생한 49~57세의 사람들로, 그들은 전 인구의 14.5%를 차지하는 695만명의 인구거대집단이다. 이들은 5.16군사 쿠데타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지나온 사람들이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의 주춧돌이 됐던 산업일꾼으로 불리우기도 했다. 지방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도시의 공장이나 서비스 업종에 취직하기 위해 대규모 이동을 주도했던 세대이며, 소수의 사람들은 대학에 진학해 학생운동 등 반체제 운동에 가담하면서 대학 문화를 형성했던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산업화와 도시화의 핵심에 있었으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 외환외기,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세대이다. 이들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경제성장의 주동력으로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동안 정작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할 시간적, 경제적, 정신적 여력이 없었던 상태로 은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족관계, 여가활용, 노동에 대한 태도, 노후소득, 건강상태, 가치관 등에서 현 노인 세대와는 많은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의 욕구에
도심 공동화와 지역 산업 슬럼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도시 기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부지에 산업시설이 입주해야 한다. 시장에 취임하고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 나 혼자만 가는 길이라면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는데 100만 시민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앉고 보니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고 현재뿐 아니라 성남시의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국토 경제 불균형과 지방 거주자의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균형 발전정책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나 영국, 일본 등도 수도권 과밀문제와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지방분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주택가격 상승, 환경오염, 교통 혼잡 등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지방에 빈집이 늘어나는 것을 볼 때 지방 분산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혁신도시 이전을 앞두고 있는 성남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5개의 공공기관 임직원과 그 가족이 떠나게 되면 발생하게 될 도심 공동화와 지역 산업 슬럼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남시가 계획하고 있는 이전부지의 최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은 12월로 접어들고 눈마저 내리게 되면 거리에는 연말의 정취가 물씬 풍기게 된다. 또 종교의 유무나 의미와 상관없이 성탄절이 축제가 된지 오래고 불경기라는 경제지표와 상관없이 연말연시 분위기는 들뜨기 마련이다. 이맘때 거리에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자선냄비가 등장하는데 그 역사가 120년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28년 시작됐다고 하니 거의 100년에 이르고, 이제는 연말의 거리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 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자선냄비를 구세군이라는 특정종교와 연결해 마뜩찮게 여기는 경우도 있어 대안으로 거리에 등장한 것이 ‘사랑의 온도탑’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사랑의 온도탑’은 매년 목표액을 설정하고 적립액에 따라 온도탑의 온도계가 올라가는 형식으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다. 특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정부가 관리하는 자선단체로 모인 성금의 투명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강조돼 왔다. 모금에 동참한 남녀노소에게 나눠주는 빨간 잎사귀의 나무모양 배지는 ‘사랑의 열매’로 불리며 나눔실천의 상징이 돼 왔다. 이 같은 상징성에 기부액의 5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세법에 따라 일반시민은 물론 기
見利而忘其眞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의 참다운 입장을 잊고 있다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히게 되면 자기의 참다운 입장을 알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장자가 어느 날 이웃 정원에 놀러갔는데, 큰 까치 한 마리가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활로 쏘려고 해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먹이인 버마제비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자세히 보니 버마제비는 나무 그늘에 붙어 울고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 또한 매미를 잡으려는 생각에 빠진 나머지 아까 그 까치가 자신을 잡으려고 노리고 있는 것을 모를 만큼 자신을 잊고 있었다. 까치 또한 사마귀를 잡을 욕심에 자신을 잊고 있었다. 이와 같이 살아있는 모든 생물들은 눈앞에 당장 이익이 보이면 그것에 빠져 자기의 처지를 잊어 버리고 어떤 위험한 상황이 닥치고 있다는 것을 모른 것이다. 장자는 이를 목격하고 이치는 다 이런 것이라 깨닫고 서 있는데, 밤나무 농장 관리인이 나타나 농장 안에 왜 와 있느냐고 호통치듯 내 쫒았다. 이 때의 기분을 장자는 ‘밤나무 밭 관리인이 나를 도둑으로 알고 욕 보였으니 그래서 나는 기분이 좋지가 않다’(栗林虞人以吾爲戮吾所以不底也, 율림우인이오위육오소이부저야)라고 적고 있
지난 주에는 옛 서울역에 방문할 일이 있어 모처럼 서울에 다녀왔다. 2004년에 KTX가 개통되면서 옛 서울역은 ‘철도’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한 동안 방치돼 있었다. 문화재보호법상 ‘사적 제284호’로 지정된 옛 서울역사는 2007년 8월이 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를 맡게 됐다. 그러면서 옛 서울역사를 복원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논의가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작됐다. 이후 여러 연구와 다양한 행사의 시범적인 개최를 통해 문화공간으로서의 운용가능성에 대해 타진한 끝에 공연과 전시, 이벤트를 목적으로 올해 8월 11일 ‘문화역 서울 284’란 이름으로 시민에게 개방됐다. 서울역 뒷편(서부역)으로 넘어가는 육교로 가기 위해서는 옛 서울역 부속건물을 지나가야 했는데, 예전에는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서 건너가려면 마음을 잡고 건너가야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깨끗하고 환한 공간으로 바꿨고, 그 부속건물에서 국제심포지엄이 열릴 정도로 인상이 달라졌다. 그렇게 감탄하면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녔는데, 어느 순간부터 실망스런 기분을 갖게 됐다. 부속건물이라서 급하게 공사를 완공한 것은 아닐텐데, 복원공사를 하면서 새로 설치한 문과 창문, 기존의 옛 붉은 벽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서울시 택시운전 자격증을 거머쥐고 교통회관을 당당히 나서는 사진이 언론에 일제히 실렸다. 김 지사는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서울시 택시운전 자격증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김 지사는 이미 경기도 택시면허를 소지하고 있어 전체 4과목 가운데 서울시 지리와 교통법규 등 2과목에 대해서만 시험을 치렀다. 여권의 ‘잠룡’으로 꼽히는 김 지사가 경기도를 넘어 서울시로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 그 첫걸음으로 김 지사는 서울시 택시운전자격을 택했다. 택시를 몰고 서울시내는 맘껏 달려보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어느 광역자치단체장도 흉내를 낼 수 없는 김 지사만의 뚝심과 의욕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왜 김 지사는 서울택시를 선택했을까. 김 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만남이 있었던 지난달 2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박 시장에게 경기도는 버스요금을 인상할려고 하니 서울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지만 박 시장은 “서울시는 고민, 검토 중이다”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김 지사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설치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지만 박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한다. 김 지사와 택시
제주도에 가면 감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부분 자연풍경들이다.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비자림과 사려니 숲길, 368개에 달하는 오름, 용머리해안 등 제주도가 아니면 보기 힘든 장관들이 많다. 특히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원시림 숲길은 신비롭다.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데 이어 세계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것은 이런 자연이 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수도권에도 가볼 만한 숲이 있다. 포천시 소흘읍 광릉임업시험장 안에 있는 광릉숲 국립수목원은 연구·관상·학습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각종 식물을 수집해 세운 학술보존림 및 시험림이다. 광릉임업시험림에는 한국에 자생하는 1천900여 종과 외국에서 들여온 수종을 합해 2천775종의 식물이 심어져 있다. 광릉에서만 자라는 광릉물푸레나무·광릉갈퀴나무를 비롯해 대전 이남에서만 자라는 금송(金松), 완도에서 옮겨온 300년 된 동백나무도 있고, 네덜란드 이북에서만 자라는 수종인 자작나무와 외국에서 들여온 수종도 있다. 맹인들을 위해 촉감과 맛과 냄새로 나무를 식별할 수 있도록 마련된 맹인식물원도 있다. 학술연구의 장으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건강한 휴식 산책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중략)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설야(雪夜) - 김광균> 세상을 하얀 꿈나라로 만드는 ‘눈’은 시인들의 시심(詩心)을 홀려 무엇이든 토해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겨울문턱에 내리는 첫 눈은 시인뿐 아닌 누구라도 하얗게 들뜨게 한다. 강아지들마저 눈밭에 뒤엉켜 어지럽게 자국을 만든다. 겨울이 다가오니, 어김없이 눈 소식이 들려온다. 올 겨울도 폭설을 예고한다. 올 초에는 100년 만에 큰 눈이 내렸다. 그동안 강원도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한해 겨울에 몇 번, 적설량도 한 번에 10㎝를 넘지 못했다. 눈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은 적도 없었으며 눈은 언제나 환타지를 연출하는 낭만이었다. 그러나 근년에 내리는 눈은 야누스 얼굴을 유감없이 들어내고 있다. 자동차와 여객선, 비행기가 눈을 가득 뒤집어쓰고 멈추어 섰고, 시민들이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에 몰려 아수라장을 이뤘다. 교통사고로 자동차들이 뒤엉켜있는 모습도 보였다. 생명을 잃거나 다친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고 한다. 비닐하우스가 주저앉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