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신념을 가지고 꼭 지키도록 노력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십계명중 도둑질하지 말라고 하여도 하루에 적지 않은 절도 사건이 발생하고, 간음하지 말라고 하여도 강간이 만연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해도 각종 시기와 이해의 부족으로 고소·고발 등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 112종합상황실 요원으로 근무하다 보니 위와 같이 십계명에 어긋나는 일들을 수 없이 접하게 된다. 112신고자는 본인의 입장에서 모두가 급하고 절박한 상태라 생각한다. 우리 경찰은 각종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경찰관을 출동시켜 그 절박함을 해결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절박함과는 달리, 긴급전화임에도 불구하고 술 취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사람, 사소한 시비인데 경찰이 늦게 올까봐 살인사건이 났다고 하는 사람, 운전 중 앞차가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음주운전이 의심된다고 신고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일단 신고를 받으면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이 출동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머피의 법칙은 존재해서 그 사이 촌각을 다투는 사건이 벌어져 경찰대응이 수월치 않을 때가 종종 있다. 112는 생명산업이다. 내가 내 욕심을 채우고자 허위 신고하지 않
“그림 그리는 게 제일 좋아요” 유치부 대상 김유건 화성 이자유치원 “제가 좋아하는 바다친구를 그려서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제4회 화성 전곡항 전국청소년사생대회 그림그리기 부문에서 유치부 대상을 수상한 김유건(7·화성 이자유치원 용기반) 군은 지난 24일 화성 유앤아이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학원에서 미술을 배운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김 군은 지난 5월 제60회 전국학생미술대제전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평소에 동물이나 곤충을 보고 스케치북에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본격적으로 미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학원에 보냈다는 김 군의 부모님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을 타오는 아들이 기특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사생대회에서 김 군은 ‘커다란 보드가 바다를 날아간다’ 작품으로 유치부 대상을 거머줬다. 배와 부딪쳐 파도가 이는 바다 풍경을 실감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새우깡을 물고 배를 따라오는 갈매기와 상어 등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을 더한 바다를 그려냈다. 김유건 군은 “바다를 보고 내가 좋아하
그때 나는 무엇을 했나 /이미산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아버지의 숨소리가 불러 모은 어깨들 둘러앉아 하나의 언덕이 될 때 좁은 구멍을 빠져나가기 위해 아버지는 길고 가느다란 길이 되었다 단추를 만지작거리고 벽지에 핀 꽃 속으로 걸어가고 눈 감은 구름이 되거나 초침 위에 앉아 새로운 규칙을 꿈꾸며 우리는 함께 넘어온 언덕을 등진 채 각자의 행위에 몰두하는 방식으로 이 낯선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때 나는 무엇을 했을까. 눈조차 뜰 수 없었던 쇠잔한 기력 온 우주의 힘을 다해 버티고 있던 우리 모두의 아버지 불러 모은 어깨들은 감은 눈 속에 갇혀있고 그 좁은 구멍을 빠져나갈 때 가느다란 온기의 손가락을 잡아드렸을 뿐 이름을 불러보았다가 화장실에 다녀오기도 하면서 빨리 이 지루하고 고통스런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도한 것은 아닐까. 그때 전화벨이 울렸고 친구는 눈이 내린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난 아버지를 등지고 창가로가 눈 마중을 한 것도 같고 떨리는 나목의 눈썹을 본 것도 같다. 그렇게 누군 바쁘다고 먼저 자리를 뜨고 누군 달려오고 있고 숨 방울은 점점 더디게 맺히고 떨어지고 /정운희 시인
장마 시작이라더니 아침부터 추적추적 빗발이다. 베란다 창틀에 멈칫멈칫 매달리다말고 뚝뚝 떨어지는 빗물을 보고 있자니. 시골 지붕 처마 끝에서 둥글게 둥글게 떨어지던 빗물의 잔상이 자꾸 생각났다. 잿빛 하늘에서는 구름이 어디론가 끊임없이 오고가고, 막연히 떠다니는 구름의 자유가 부럽기도 해서 우산 받치고 현관문을 나섰다. 빗물 흠뻑 머금은 이들 듬성듬성 앉아 웅성거리는 버스 안. 속내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이웃인 듯 그림인 듯, 함께인 그들이 있어 나는 또 마음 푸근함을 느낀다. 통복시장이라는 말에 별 생각도 없이 버스에서 내리고 말았다. 꽁꽁 얼어붙은 러시아산 갈치 전을 지나 쪽파, 오이가 순서도 없이 나뒹구는 야채전도 지났다. 지붕을 씌어 비오는 날도 부담 없이 뽀송뽀송하게 변해있는 재래시장. 오백 원짜리 믹스커피를 배달하는 아주머니의 스트라이프 난방 소매를 보다말고 퍼뜩 스치는 무언가. 신발 전 앞에 물국수 돌돌 말아 밀가루 솔솔 뿌리고 손님을 기다리는 백발 할머니.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물국수 두 덩이만 주세요. 역시, 이 물국수는 비오는 날 먹는 게 최고지요?” “그럼유, 물국수는 빗물에 말아야…
“지금 우리는 지나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로 더욱 유명해진 이세돌 기사가 공익광고에 나와서 물었다. 경쟁으로 일관한 신산한 삶에서 우러난 강한 설득력을 느꼈다. 이 광고의 시사점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기도 전에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학생들과 그 가족들부터 떠올랐다. 그야말로 고질이 된 ‘지나친’ 입시경쟁 속에서 다시 일어서기가 어려울 정도로 지치거나 회복이 쉽지 않을 상처를 입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지낸다는 학부모는 흔히 만나고,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라고 애원하는 경우, 매 순간의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끊임없이 주입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엉뚱하다고 할지 모를 생각도 했다. ‘그래, 맞아! 이건 분명히 지나친 경쟁이야! 뭘 하겠다고 이러지?’ 그런 생각을 할 학생이나 학부모, 교사가 있을 것 같고,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덕목은 ‘지나친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걸 순순히 인정하는 태도’인지 자문(自問)해보기도 했다. 그건 아
뇌물은 선물에서 유래됐다고 하지만 둘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선물과 뇌물 모두 인류역사와 함께 시작됐고 성격을 규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영어로 뇌물은 ‘브라이브(bribe)’다. 미국 연방법원 판사를 지낸 존 누난은 자신의 저서 ‘뇌물의 역사’에서 적은 것처럼 ‘브라이브’는 원래 자선이나 자비심을 베풀 때 쓰는 선의의 물건을 일컫던 말이어서 더욱 그렇다. 영국에서는 뇌물을 ‘해트(hat)’라고도 한다. ‘집에 가다가 모자나 사서 쓰라’며 공무원들에게 푼돈을 쥐여 주던 관습에서 생겨났다. 우리도 ‘명절에 떡이나 사 먹으라’는 의미의 ‘떡값’이란 게 있다. 이도 역시 뇌물을 뜻한다. 촌지(寸志)도 비슷한 말이다. 당초 촌심(寸心) 또는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 이라했지만 떡값과 같은 의미로 통한다. 정성을 드러내기 위해 건네는 돈이라 흔히 선생이나 기자에게 주는 것이 통례다. 모두 대가성이 있는 것이라 선물보다는 뇌물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뇌물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에서 공정한 재판을 왜곡한다며 단속했을 정도로 매우 오래됐다. 우리나라도 신라의 김춘추가 고구려의 연개소문에게 억류됐다가 푸른색 베를 뇌물로 주고 풀려났다는 얘기부터 고려 조선시대 왕
벼랑 끝 청년들을 위한 변화의 움직임이 청년형 따복공동체 프로젝트로 시작… 청년들의 공동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기반 닦는 데 충실할 것 19세기 러시아의 사실주의 문학을 창시한 니콜라이 고골리는 청년을 “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존재”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2016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미래는 ‘고달픔’ 그 자체다. 실제로 올해 청년실업률은 지난 1월 9.5%를 시작으로, 2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12.5%까지 올랐다. 실업자 수 역시 40만명을 넘어서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34.2%에 육박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취업난은 직장·결혼·아이 등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채 생활해야 한다는 이른바 ‘3포세대’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고, 청년들은 점점 자괴감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청년들을 위해 경기도가 작은 움직임을 선보인다. 경기도가 내세우고 있는 ‘따복(따뜻하고 복된)공동체’의 일환인 ‘청년형 따복공동체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아이디어 회의·사업 구체화·멘토 시스템 3단계 추진… 사회적경제기업가 육성 박차 31개 도내 시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규제가 시작된지 2년이 지났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영업시간이 줄어든 대형마트의 매출이 줄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통시장 매출도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한다. 대형 유통3사들이 낸 유통법 위헌심판제청도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과 근로자의 건강권 등 공익달성의 필요성이 크다”며 각하됐다. 그럼에도 아직도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전통시장에 담겨진 스토리가 없고, 이용에 불편하다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이러한 전통 재래시장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수원에서 시작됐다. 경기신문과 시장상인회 그리고 수원시, 수원시의회가 특화된 전통시장을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20~22일 장안구 거북시장에서 ‘제6회 새숱막 막걸리 축제’가 시작된 이후 수원의 재래시장들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멋과 정이 넘치는 수원의 전통시장을 홍보하고 시장 상인과 주민들의 화합의 장을 마련코자 마련된 이 행사는 파장동 시장, 조원시장 등 4곳의 전통시장에서 지금도 성황리에 펼쳐지고 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이벤트성 축제를 넘어 동네 주민들의 한마당 잔치
정부가 왜 이러나?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내년 예산에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주선 의원(국민의당)이 여가부에서 제출받은 내년도 예산안에 의하면 기록유산 등재를 비롯, 위안부 기념사업 관련 5개 항목 예산 11억5천만원이 편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편성된 예산 4억4천만원도 지금까지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체결 이후부터 추진을 멈췄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김경협 의원(더민주)은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사업 예산 삭감과 관련한 외교부의 공식 입장을 물었다. 여가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오던 등재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삭감한 까닭은 지난해 12월 28일 두 나라 간의 위안부 문제 합의 때문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질의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 문제가 위안부 합의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민간 차원’에서 이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삭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면합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