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흐름을 표로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10.26 재·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보선에서 민심은 기존의 정치질서 대신 시민정치란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 여야와 시민사회세력이 한데 엉켜 사생결단식 대결을 벌인 선거에서 시민단체 출신의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꺾은 것이다. 시민단체 후보가 여야 후보를 차례로 제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기성 정치지형이 재편되고 내년 총선과 대선의 구도도 달라지는 등 메가톤급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한국정치가 대전환기의 초입에 들어선 것이다. 박 후보의 승리는 시민사회세력이 기존 정치권을 대신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또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염증에서 비롯된 ‘안철수 바람’(안풍)이 더 거세질 것임도 예고한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이름으로 후보조차 내지 못한 민주당으로선 박 후보의 승리에 마냥 환호할 수만도 없는 어정쩡한 처지다. 특히 안 교수가 기존 정치권의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그를 중심으로 한 제3정당이 출현할 것이란 관측
언젠가는 이룩해야 할 민족의 숙원인 남북의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주 만나는 일 밖에 없다. 현재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측이 저지른 도발에다가 이명박 정부의 경색된 대북 정책으로 관계가 악화돼 있지만 민족사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악재들을 극복하고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 강성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남북이 자주 만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남북 접경지역에 국제적 경제자유구역인 ‘DMZ 경제특구’를 만들어 평화통일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통일동북아연구센터 김동성 센터장이 ‘이슈&진단’ 23호에 발표한 ‘DMZ 경제특구 구상’은 한반도 통일을 위한 남북경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DMZ 경제특구’를 제안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남북경제협력을 위해 개성공단과 연계되는 산업단지를 남측 접경지역에 건설하려는 이른바 ‘통일경제특구’를 구상 중이다. 이 계획은 경기서북부와 인천 일부지역에 개성공단과 연계된 통일경제특구를 세우고 궁극적으로 개성공단과 특구를 통합하
병원 밖에서의 사회적인 관계에서 사람들을 만날 경우 필자가 정신과 의사인 것을 알게 됐을 때 상대방들이 보이는 공통된 반응 중 하나는 ‘나한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니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한 사람들 중 아직까지 아무도 나의 진료실에 따로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던 걸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이런 저런 심리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으면서도 선뜻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정신과 상담 중에는 너무나도 사적인 이야기들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마련이므로 사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 데에는 부담이 있기 마련이다. 나의 진료실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각가지 사연들을 듣다보면 세상엔 참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두통을 주 증상으로 찾아왔던 삼십대 후반의 남자는 결혼 7년이 지나도록 부부간의 성생활이 없었다 하고, 손 씻기 결벽증이 있는 돈 만지는 직업의 이십대 은행원 아가씨는 병원에 오기 얼마 전에 자신을 기르고 키운 어머니가 생모가 아닌 걸 알게 됐다. 또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서둘러 결혼한 신부에게 성충동이 일어
박영석은 산을 오르는 산악인이다. 그것도 세계 최초, 국내 최초 등의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스타 산악인이다. 그는 히말라야 8천m급 14좌를 세계 최단 기간내 등정했다. 그 가운데는 1년동안 8천m급 봉우리 6개를 정복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도 있다. 또 아시아 최고이자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천848m)를 비롯 남미 아콩카구아(6천962m), 북미 매킨리(6천194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천895m), 유럽 엘브루즈(5천642m), 오세아니아 칼스테츠(4천884m), 남극 빈슨매시프(4천897m) 등 7대륙 최고봉에도 차례로 오르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세계 3극점이라는 에베레스트산에 이어 남극과 북극을 찾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고 역시 성공했다. 2005년 박영석은 인류최초로 ‘산악그랜드슬럼’을 달성해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로써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그의 도전은 계속됐다. 이듬해 그는 단일팀 세계최초 에베레스트 횡단등반에 도전해 성공을 이루었으며 2009년에는 이미 올랐던 에베레스트산의 남서벽 코리안 신(新)루트를 개척했다. 이제는 멈출만도 했지
有慾則無强 유욕즉무강:욕심이 있으면 굳세지 못하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는 곳에는 참다운 강직함이 있을 수 없다. 사람은 욕심이 있으면 반드시 그 욕심에 끌려서 지조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욕심이 깊은 자는 마음이 얕다’(嗜慾深者 其天機淺, 기욕심자 기천기천)라는 말이 있으며, 욕심이 깊은 인간은 그 깊이에 반비례해 양심이 얕다는 말도 되는 것이다. 어느 날 공자가 나는 아직 강직한 자를 보지 못했다고 탄식을 하자, 어떤 신하가 이렇게 물었다. “고정(高廷)’이라는 자는 어떠합니까?”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고정은 욕심이 있다. 그런데 어찌 강하다 할 수 있겠느냐.” 이처럼 천하에 욕심이 없다고 힘줘 말하고 말해줄 수 있는 이가 과연 있겠는가. 동양 사람들의 좌우명 가운데 ‘오유지족(吾唯知足)’이란 말이 있다. 스스로 만족하다고 살아간다는 뜻이다. 문신 송익필은 “족하면서도 부족하다고 느끼면 부족한 것이요, 부족하면서도 족하다고 느끼면 족한 것이다”라고 했다. 욕심의 그 원천은 바로 나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데 있다. 남보다 내가…
플라스틱 머니로 불리는 신용카드는 현대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 줄지는 몰라도 한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결재기간이 되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수반한다. 절제된 경제활동에 숙달된 현대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편리한 도구이겠지만 대부분의 외상 인생들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 신용카드의 특징인 누구나 발급받기가 쉽다는 점이다. 카드사의 카드발급 경쟁이 치열해지면 그만큼 발급카드도 늘어날 뿐더러 신용카드로 인한 국가경제적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 지난해 하나은행에서 하나SK카드가 분사한 데 이어 올해 국민은행에서 KB국민카드가 독립하면서 카드 발급이 ‘무한경쟁’ 양상이다. 적정 마케팅비용을 넘어서 카드를 마구 뿌려대고 있는 것이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 수는 1억2천230만장을 기록했다.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의 1억480만장 보다 1천750만장이 늘어난 규모다.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1인당 신용카드 수는 카드대란 당시 4.6장에서 4.9장으로 증가했다. 더 기막힌 것은 이들 카드 4개 중 1개는 사용되지 않고 서랍에서 썩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발급비용만 최대 3조원에 달한다. 카드사들의
지난 2009년 1월 전 수원시장이자 국회의원,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이었던 심재덕 씨가 타계하자 많은 사람들과 언론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많은 이들이 그와의 이별을 슬퍼하고 안타깝게 생각했던 것은 생전에 그의 업적이 컸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더 큰 활동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흔들었던 일들, 심지어는 웃기는 일이라고 언중들이 냉소를 보내기도 했던 일들을 뚝심과 혜안으로 이루어냈다. 이를테면 회생의 가망이 없어 보이던 수원천 자연형 하천 되살리기, 서호 개방, 월드컵 수원유치와 월드컵 축구경기장 건축, 화성행궁 복원, 그리고 세계 최고의 화장실문화운동... 이런 것들이 모두 그에 의해 이루어졌고 수원은 크게 변화됐다. 수원은 문화와 역사의 도시, 축제와 관광의 도시, 축구의 도시, 화장실문화의 메카도시로 전세계에 이름을 날리게 됐다. 따라서 심재덕의 가치에 대한 본격적인 재조명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는 죽음을 맞은 이후에도 지역에 이바지했다. 시장과 국회의원에서 물러난 뒤 화장실 문화운동에 전념하면서 자신의 집을 화장실 변기모양으로 재건축했고 사후에 이를 수원시에 기증한 것이다. 유지를 이어 수십억원
대중음악의 정체를 말해본다. 20세기 음악은 대중음악, 미국음악, 흑인음악이라는 특징을 갖는다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전음악보다는 대중음악이 득세한 건 100년이고, 그 대중음악을 따지고 보니 미국음악이었고 그 미국음악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흑인음악이라는 얘기다. 모든 나라에 민속음악이 있었지만 20세기에 와서 세계인들은 미국이 만들어낸 대중음악을 듣게 됐다. 이탈리아도, 브라질도, 일본도, 한국도 따지면 주류의 대중음악은 민요가 아니라 모두 미국음악이다. 18~19세기에 걸쳐 정치적인 이유로, 종교적인 이유로 또 경제적인 이유로 많은 유럽 이주민들이 ‘기회의 나라’ 미국으로 이주해 왔다. 그 중 농업 자본가들은 남부의 광활한 농지에서 대규모 플랜테이션을 통해 밀, 쌀, 사탕수수 그리고 미국을 대표하는 농작물 목화를 수확했다. 하지만 농사를 지을 인력은 태부족이었고 비싼 백인 노동력으로는 턱도 없었다. 그들은 잔혹하게도 아프리카에 가서 흑인들을 노예로 끌고 들어오기에 이른다. 흑인들은 아무런 죄 없이 백인들의 총칼 아래 노예 신분으로 전락했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노예들이 미국 땅에 도착한 순간, 미국은…
늘 그랬듯이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주민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또 많은 민원을 약속노트에 빼곡이 적어놓았습니다. 시급한 민원부터 사업의 우선순위 타당성 공무원님들의 의지와 예산이 투입돼야될 민원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첫 번째 행사로 쌍봉그린공원에서 제4회 화성청소년 통일축구대회가 개최됐고 청소년들의 통일문제에 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며 갈수록 약해져가는 고등학생들의 체력을 키우기 위한 더 나아가 건강한 정신과 체력으로 통일의 역군이 되기를 희망하며 추진한 매우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두 번째 행사는 화성시 감리교 4개 지방 체육대회가 비봉인공습지에서 개최됐고 잠깐 들려 오랫동안 인사를 드리지 못했던 존경하는 목사님과 장로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더욱 반가운 것은 축구의 황제 화성시의 펠레 금종학 선수를 만나 행복했습니다. 예상대로 금종학 선수가 속해 있는 화성동지방이 3-1 승리로 게임은 끝이 났습니다. 게임시작 후 승리를 예감하는 화성시 펠레 금종학선수의 멋진 첫 골.(행사 후 들려온 뒷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 행사는 송산면 고정초등학교 제2회 총동문회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체육대회에 참석해 마음껏 축하의 말씀을 전하고 고정초등학교 조남수 교장선생님
오늘은 10월 26일이다. 여야 모두가 내년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을 앞두고 사활을 걸고 뛴 서울시장 선거일이다. 그동안 여야는 서울시장 선거를 마치 전쟁하듯 전력투구하며 ‘10월 26일’을 각인시켰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은 서울시민만이 아니라 온 국민의 관심을 서울시장 선거로 이끄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우리 역사에 있어 ‘10월 26일’이 주는 의미는 서울시장 선거를 넘어서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우선 지난 1979년 10월 26일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이 신임하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다. 아직까지도 사건 실체에 대한 갑론을박이 심해 필설로 논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나 소위 ‘10·26사태’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극적인 변혁을 가져왔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장기집권에 나섰던 박정희 대통령의 폭압정치가 사라지면서 서울의 봄이 찾아왔고 다시금 전두환 정권으로 대표되는 군부독재의 시기를 거쳤으나 도도한 역사의 흐름은 민주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최근 아랍권에 거세게 불고 있는 민주화가 이 땅에서는 지난 1979년 10월26일을 계기로 시작됐던 것이다. 또하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10월 26일은 1909년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