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은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3월 6일부터 ‘노지원 · 김혜윤 기자 우크라 접경지대를 가다’ 라는 타이틀을 걸고 매일같이 현지 취재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를 다시 가다’ 라는 타이틀로 20회 이상 연재중이다. 기자에게 현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사들이 진실을 전달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한겨레신문이 현지 취재라며 전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관련 보도는 객관적 진실을 담고 있는가? 아니라고 본다. 다른 모든 언론이 편향적이더라도 한겨레신문은 진실을 추적해 보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언론학자들은 대개 언론이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면서 객관적 보도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형용모순이다. 객관적이라는 말은 이성적이라는 말이며, 그 안에 진실이 있다는 의미다. 주관적 감정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가운데 오로지 이성의 판단으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객관성이다. 한겨레신문의 우크라이나 전쟁보도는 이 본령에서 벗어나 있다. 6월 20일자 기사 ‘죽어서야 집으로…가족들은 관 위로 무너졌다 [우크라 현지]’는 이렇게 방향을 잡았다. “군복을 입은 병사 여럿이 삽을 들고 새로
옥주현 사태로 헤겔의 변증법을 깨치다. 옥주현이 등장하는 뮤지컬 동네 논쟁에 ‘지양’이라는 말이 고개 들었다. 어떤 문제의 시비를 가리는 도구로 쓰인 이 말,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 ‘샤워기 물 낭비 사태’였다. 옥주현은 공연 날 ... 수증기가 목 관리를 위한 것으로 ... 배우와 관계자들이 ‘물이 낭비되니 지양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물을 쉬지 않고 튼다고... - ‘모든 허위 사실 작성, 유통 등에 대하여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당사 및 배우와 관련해 추측성 보도는 지양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하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그 단어를 썼다. 다른 기사지만 느낌이나 어색한(서툰) 어휘 전개가 흡사하다. 의도가 불결한, 낚시성 기사로 의심된다. 여러 매체가 약속이나 한 듯 이 기사를 실은 걸 보니 ‘대박’을 기대한 어떤 세력의 작전 아닌가 생각도 든다. 요즘 기자, 언론사들은 참 여러 가지 한다. 독자의 신뢰는 망가지겠고. 한자로 止揚이다. 止는 ‘멈추다’ 揚은 ‘오르다’의 뜻. 옳고 그름 시비(是非)처럼 ‘하지 말자’는 止와 ‘하자’는 揚의 서로 어긋나는 속뜻 단어가 함께 붙었다. 한자는 하나하나가 한 단어다. 한 글자만 써도 되고, 몇 개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5호). 근로의 대가로 받는 돈이다. “근로”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말한다(동조 제3호). 그렇다면 임금은 노동의 대가다. 노동(勞動)은 힘들여 일하는 것이다. 노동자는 돈을 받고 “힘들여 일함”을 판다. 사용자는 돈을 주고 “힘들여 일함”을 산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시간을 들여 일한다는 것은 삶의 한 부분을 내어주는 것이다. 노동자는 자신의 삶을 임금과 교환한다. 인간의 삶이 시장에서 상품으로 거래되는 것이다. 상품으로써의 노동은 산업화의 산물이다. 물론 농경사회에도 노동과 임금은 존재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정해진 가격(임금)과 규격(시간)에 따라 하나의 상품으로써 거래되는 노동은 존재하지 않았다. 노동이 상품이라는 주장은 사실이지만 불편하다. 인간의 삶이 조각조각 나뉘어 상품으로 거래된다는 것이 편할 수는 없다. 애초 성립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는 상품일 수 없음에도 상품이 되어버린 노동에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다. 덤핑으로 팔려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최저임금을 만들었다. 과도하게…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교권’을 찾아보면 ‘교사로서 지니는 권위나 권력’이 나온다. ‘보호하다’를 검색하니 첫 번째 뜻으로 ‘위험이나 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보다’가 나온다. 교권 보호를 국어사전 뜻풀이대로 해석하면 ‘교사로서 지니는 권위나 권력을 위험이나 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봄’이 된다. 권위나 권력을 잘 보살펴 돌본다는 게 어불성설이지만 교사들이 처한 상황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권위를 보살펴야 하는 게 말이 되는 시대가 됐다. 교사가 아닌 사람들에게 교사들의 고충을 이야기하면 공감받기 어렵다. 힘들겠구나-라는 반응보다는 ‘라떼는 말이야’가 먼저 튀어나온다. 20년은 족히 넘었을 옛 시절의 이야기들. 그때는 학생들이 교무실 청소를 도맡아 하고, 체벌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던 시절이었다. 나 또한 교사들에게 종종 맞았고, 일정한 주기로 교무실과 화장실 청소를 했고, 학생은 중앙현관을 사용하지 못했던 시절에 학교를 다녔다. 그런 시절을 보내고 교사가 되었더니 이제 학생이 이틀에 한 번꼴로 교사에게 욕이나 폭언을 하고, 가끔은 때리는 게 당연한 일이 된 세상이 펼쳐져 있다. 교사가 폭언 및 폭행을 당해서 신고된 사안만 5년…
도어스테핑(doorstepping). 윤석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대통령실 청사에서 행해지는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이다. 대통령이 기자가 묻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한다. 간단한 형식이지만 국민은 대통령의 발언내용이나 생각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특정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극명한 매체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뉴스의 최종 소비자인 국민은 언론의 축소나 과장보도가 없는 팩트를 접할 수 있어 반가운 일이다. 오죽하면 대통령실의 한 참모가 “정권교체 후 거의 유일하게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사례”라고 말할 정도다. 대통령도 본인의 생각을 여과 없이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집권 초기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언론접근 방식이라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관건은 지지율이 내려가고 여론의 비판을 받는 때가 와도 초심을 잃지 않겠느냐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퇴임 때까지 지금과 같은 방식의 언론접촉방식을 지속한다면, 어떤 대통령도 실현하지 못한 ‘소통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도 홍보수석, 대변인 등 고위관계자가 전하는 일방적인 말이…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이후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재벌은 재벌대로 참여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위축된 세계 경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정경제는 식량과 에너지 가격을 비롯한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신음하고 있고, 선진국의 긴축 재정정책은 부채비율이 높은 국가와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이미 디폴트 상태에 있고 몇몇 국가는 디폴트 직전이다. 과연 한국 경제는 이로부터 자유로운가? IPEF 참여는 작금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까? 아니면 상황을 악화시킬까? 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또 다른 결과는 ‘지경학적 분열’ 현상이다. 세계는 러시아에 경제적 제재를 부과하는 진영과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유지 또는 강화하는 진영으로 양분화되고 있다. 설상가상 IPEF의 출범은 지경학적 분열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IPEF가 러시아 진영에 속해 있는 중국의 고립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난 30년간 ‘통합’의 힘으로 생산성을 향상하고, 경제 규모를 3배로 늘렸으며, 십 수억 명의 극빈층을 구제하
공동체가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하는 사회적 자본은 신의가 첫째로 꼽힐 터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 신의이다. 우리 사회는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신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이는 곧잘 사회적 갈등과 불신을 키운다. 예부터 왕과 신하, 백성 상호 간, 스승과 제자, 부부 사이, 부자 관계, 친구 사이에서 가장 중시된 덕목은 가장 중요한 도덕적 기준이자 판단 근거이었다. 춘추전국시대 秦 나라의 실력자 公孫 앙(鞅)은 위 나라에서 사이좋게 지냈던 公子 앙(卬)을 전쟁터에서 상대국 장수로 맞는다. 하지만 공자 앙에게 과거 인연을 미끼로 서로 싸우지 말고 동시에 병력을 철수시키자며 거짓 화친을 제의한다. 그는 이에 속은 공자 앙을 불러내 붙잡아 죽이고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신의는 무너진다. 새로 등극한 왕이 ‘믿음이 안가는 인물’이라는 최종 판단을 내린 것이다. 위기를 직감한 그는 다시 위 나라로 피신했으나 하급 현령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한다. “그대는 친구를 배신한 사람이니 내가 당신을 챙겨주어야 할 도의란 찾을 수 없다”고 내쫓은 것이다. 속임수로 권력에 오른 자의 배신행위가 낳은 인과응보이다. 권력자들은 주
가족 이기주의는 개인 이기주의보다 훨씬 더 맹렬하다. 자기 한 사람을 위해 다른 사람의 행복을 희생시키기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가족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불행과 곤경까지 이용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여긴다. 인색, 뇌물, 노동자의 탄압, 부정한 상술, 이러한 것들은 모두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고 있다. 가족이니 조국이니 하는 것이 우리의 영혼을 제약할 수는 없고, 또 제약해서도 안 된다. 인간은 태어난 날부터 몇몇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데, 그 사람들의 사랑이 그의 마음속에 인간에 대한 사랑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가족애와 조국애가 배타적인 것이 되어 그것 때문에 인류의 보편적인 요구를 물리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의 마음의 양육자가 아니라 그 무덤이 되고 만다. (채닝) 가족에 대한 사랑은 결국 자기애의 감정이며, 그렇기 때문에 부정하고 나쁜 행위의 원인은 될 수 있어도 결코 그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내 사람이 될 자격이 없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내 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 (예수) 가족에 대한 사랑 속에는 자아에 대한 사랑과 마찬가지로 도덕적인 의미의 선악이 들어
애견 간식이 배달됐다. 가격은 종전과 같은데 크기가 줄었다. 점심시간, 1만 원 미만으론 제대로 된 한 끼 식사가 쉽지 않다. 휘발유 1리터 가격이 2100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고속도로엔 시속 80~90km의 ‘정속’ 주행 차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고(高)물가 시대, 일상의 한 모퉁이다. 한편, 주가 급락에 따라 증시엔 신용반대매매 리스크가 커졌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가계엔 이자 부담에 비상이 걸렸다. ‘빚투’에 나섰던 젊은이들의 곡소리가 심상치 않다. 전기요금도 인상될 예정이다.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부에선 ‘최저임금 동결’을 주창한다.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인지, 이기주의적 발로의 주장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28일, 경제수장인 추경호 부총리는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임금을 올리기 시작하면 물가가 연쇄 상승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과도한 임금 인상’은 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한다. 십분 이해하더라도, 정부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물가상승에 걸맞은 임금인상이 확보돼야 경제도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는 ‘최저임금 인상’
장마철에 열대야가 겹쳤다. 비 소식이 그치지 않고, 연일 6월 최저 기온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장마철에는 식중독, 신경통, 호흡기 질환 등이 늘고 건강에 이상이 없는 사람도 신체 조절 능력이 떨어져 실수가 잦아진다. 꿉꿉한 공기와 제대로 마르지 않아 퀴퀴한 냄새가 나는 옷, 조금만 움직여도 끈적끈적해지는 습도에 불쾌지수도 올라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게 되고, 일조량이 부족해 불면증과 우울증도 짙어진다. 모두가 인상을 찌푸리고 다닐 만한 시기다. 그러나 장마철에도 여행은 계속된다. 삶의 모퉁이에서 연속된 불행이 잠시 멈추고 숨 고를 시간을 주지 않듯 날씨도 사람들의 사정을 봐주며 잠시 쉬었다 가라고 맑은 날을 안겨주진 않지만, 삶처럼 여행도 끊이지 않고 지속된다. 비가 내리는 날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실내관광지다. 미술관, 박물관, 과학관, 식물원, 온실, 실내 물놀이장, 찜질방, 실내 동물원, 아쿠아리움에 카페, 원데이 클래스 체험, 영화나 공연까지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는 여행은 얼마든지 있다. 이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실내관광지에서 실내관광지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실내형 여행’은 쾌적하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송보송하고 청량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