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2일) 수원시 제1야외음악당에서는 수원시민과 세계인의 나눔과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다문화 한가족 축제'가 열렸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가 주관하는 행사로 5천여 명이 몰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외국인들은 주로 노동자와 다문화가족들로서 수원시는 물론 인근 화성, 오산, 용인, 안산, 평택시 등에서도 소문을 듣고 모여들었다.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각 국가별 장기자랑, 문화체험, 세계음식체험, 축하공연, 다문화명랑운동회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 이날은 명실상부한 지구촌 축제였다. 거창하게 ‘세계’니 ‘국제’니 하는 이름을 내걸고 소득 없이 혈세만 축내는 일부 지자체의 축제나 대회보다 오히려 알찼으며 글로벌시대에 걸 맞는 실질적인 국제 행사였다. 우선 참가국가 수만 해도 20여 개 국에 달하는데다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열의 또한 뜨거워서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됐기 때문이다. 모듬북 공연, 태권도시범, 에어로빅 시범단 공연, 공군군악대 등 축하공연과 각기 다른 문화가 어울려 새롭고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2011인분의 다문화 비빔밥 비비기도 인기가 높았다. 세계의상 패션쇼와
중학교까지의 길은 멀었다. 매산리, 양벌리 벌판을 지나 경안천 섶 다리를 건너 읍내 안 20리가 훨씬 넘는 길을 우리 동네 여섯 명은 하루도 빠짐없이 줄기차게 걸어 다녔다. 아침저녁 왕복 네 시간을 길에다 버리고 나면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공부 할 시간이 없었다. 자연히 공부는 길에서 했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일이 먹을거리를 찾는 일이었다. 한참 클 때이니만큼 먹고 싶은 게 얼마나 많았겠는가? 이른 봄 둑길 위로 올라오는 삐리를 시작으로 찔레, 시엉풀, 버찌, 오디, 살구, 자두 등등…. 아직 채 익기 전 퍼런 밀과 보리이삭을 잘라서 불에 그슬린 다음 손으로 비벼서 입에 털어 넣고 손과 얼굴이 시커멓게 된 채 씹어 먹는 맛은 그야말로 일미였다. 장마철이 되면 비도 많이 오지만 서리할 기회도 많았다. 양벌리 길가에 있는 자두 밭을 지날 때에 비가 오고 있으면 밭으로 살금살금 들어가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의 가운데에다 자두가 줄줄이 달려 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잡아 죽 훑어 넣고 밖으로 뛰어나와 천연스레 그 곳을 지난 후 먹을 만한 것을 대충 추린 다음 익지도 않고 시고 떫은 자두를 잘도 먹으며 집으로 갔다. 마지막 먹을거리는 재래종 배추뿌리 다. 가을걷이가 끝나
며칠 전 조카의 결혼식이 있었다. 여동생이 집사람에게 전화로 “언니, 오늘 예식에 꼭 한복입고 오세요.” 라고 말했다. 하는 수 없이 치마저고리 싸들고 인근 세탁소를 찾았지만 하필 가는 곳마다 휴일이다. 시간적 여유도 없고 해서 집에서 다려주기로 마음먹고 다시 돌아왔다. 아내는 얼마 전 넘어져 오른손 팔목이 부러졌다. 3개월 간 깁스를 한 상태로 있어야만 하기에 왼손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식사 외에 다른 일들은 무리다. 하는 수 없이 다리미를 꺼내어 마누라 한복을 다림질 하는 남자가 됐다. 그리 몸집이 크지 않았기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막상 치맛자락을 펼치고 분무기로 물을 뿌리다보니 여인네 치맛자락이 그리 넓은 줄 미처 몰랐다. 주름 주름마다 꼼꼼하게 물을 뿌리고 나서 다리미의 열 수치를 ‘씰크’라고 표시 된 지점으로 조정한 다음 아래 폭부터 다림질을 했다. 난생 처음 여인의 한복치마를 다림질 하고 저고리까지 구김진 이곳저곳을 다리다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으니 두해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님 생각이 난다. 나 어릴 적 다듬이나 다림질 한번 하려면 보통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화로에 숯을 피워 다리미에 넣고 다려야 하는데 그 당시에는 세탁소도 없어 온갖
용인시가 프로야구단 창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용인시가 프로야구단을 창단하려는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완공 후 운행을 못하고 있는 용인경전철의 관광 상품화는 물론 경기남부 거점도시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야구장 건립에 1천200억원이 투자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의 재정여건과 시의회를 포함한 관련 기관 및 단체와 협의 등을 통해 본격 추진 여부를 결정하게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용인시의 이같은 프로야구단 창단 검토에 대해 시 일부에서는 야구장 건립과 야구단 운영비 지원 등을 위한 시의 재정여건과 시의회의 동의 불확실성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더욱이 용인시는 모두 22개 직장운동부 가운데 절반인 11개를 해체키로 하고 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프로야구단 창단은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기도는 최근 프로야구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지자 야구단 창단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창원을 연고로 한 9구단 창단에 이어 수원, 성남, 용인 등을 대상으로 10구단 창단을 구상하고 있다. 수원은 과거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로, 야구장
퇴직을 앞둔 공직자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산하기관에 있을 법한 빈 자리를 알아보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할 경우 소위 끗발로 자리를 챙기는 경우도 흔하다. 이렇게 산하기관은 퇴직공무원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이러한 경우는 전직 공무원들의 일자리를 책임져 주는 경우에 해당하지만 전관예우는 그들의 막강파워를 이용해 보자는 것이다. 퇴직한 판·검사가 마지막으로 재직한 법원과 검찰청의 사건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전관예우 금지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군사법원·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경찰에서 근무했던 변호사도 마찬가지로 퇴직 전 1년간 재직한 국가기관의 사건 수임이 퇴직일부터 1년간 금지된다. 이 법은 지키지 않았을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데다 우회 수임 가능성 등의 허술한 곳이 있어 미흡하긴 하지만 반사회적 병폐를 제거하려는 노력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본다. 또 행정안전부도 변호사 출신이 아닌 고위공직자가 로펌의 고문 등으로 취직해 재직했던 기관에 관련된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신 전관예우’를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해 곧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관예우는 판·검사와 고위공직자가 퇴직후 로펌에 가서 변호사나 고문으로 일하면
우리나라처럼 문인이 많은 나라도 드물 것이다. 아마 인구비례로 따지자면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할 지도 모른다.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고 삶의 질을 판단하는 이 황량한 시대에서 그나마 정신세계를 추구하고 우주와 지구의 모든 생명체 무생명체에 눈길을 주는 문인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문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이를테면 ‘함량 미달의 문인’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그것이다. 사실 그런 면이 아주 없지는 않다. 어느날 갑자기 시인과 수필가가 돼 있는 사람들이 많다. 대낮에 강남의 어느 아파트 앞에서 ‘시인님~’또는 ‘작가님~’ 하고 부르면 창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주부들이 전체의 반이나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전국에서 발행되는 문학잡지도 어림잡아 100종은 넘는다. 이 문학잡지들이 신인을 양산시키고 있다. 일부는 등단을 미끼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책을 구입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전엔 문단 데뷔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웠다. 그래서 문단에 나서기까지 끝없는 독서와 사색, 치열한 습작의 과정을 거쳤다. 이시간에도 이렇게 문학에의 천착(穿鑿)을 멈추지 않는 문학도들은 있다. 그 중의 한 사
통계청의 ‘경제활동연구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2000년에 전체 인구의 7.2%에 달해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음을 알게 한다. 또한 2010년에는 11.0%를 차지했고, 2018년쯤에는 14.3%에 달해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며, 2026년쯤엔 20.8%를 넘게 돼서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6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9년도의 경우 30.1%를 시현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사회의 고령인구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반면 많은 어르신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계신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려가 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출생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들의 재취업에 대한 문호가 심각히 왜곡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르신들을 부양하고 자녀들을 양육해야 하는 샌드위치 세대임에도 심지어 공공기관에서조차도 나이를 의식해 일자리 제공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성은 출중하지만 조직의 위계관리상 부담이 된다는 논리를 편다고 한다. 너무도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의 판단으론 이런 사고를 갖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공공기관의 개혁이 서둘러 추진돼야 하는 당위성을 갖
어제는 늦은 저녁에도 달이 어찌나 밝던지 산책을 나섰다. 모내기를 위해 써레질을 마친 무논에 산이 내려와 잠기고, 보름달이 뜨고 오랜만에 들어도 개구리는 귀에 익은 소리로 울었다. 내 어릴적 고향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집성촌을 이루고 있었다. 어른들은 농삿일과 집안 대소사를 함께 모여 공동으로 했다. 이집 저집에서 태어난 고만 고만한 아이들도 다 같이 모여 학교를 다니고 모여서 숙제를 하고 방학 숙제로 곤충채집이나 식물채집을 하고 다니며 자연스럽게 학용품도 같이 쓰곤 했다. 코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모듬살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터득하며 자라났다. 우리 집엔 예쁜 꽃들이 늦은 가을까지 피고 갖가지 유실수도 심어 특히 복숭아나무가 많아 봄에는 꽃으로 덮이고 여름에는 복숭아가 탐스럽게 익어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먹을 게 부족하던 시절이라 제삿날이면 친구들이 서로 책가방도 들어주고 청소 당번도 거들어주며 졸음을 참고 어른들 틈에 끼어 제사가 끝나길 기다렸다. 요즘은 내 컴퓨터, 내 방은 기본이고, 내 자동차에, 내 집을 갖고 있다. 군것질을 할 때도 각자 하나씩이고 나눠 먹는 것은 피자밖에 없다는 말이 그냥 지나치기에는 저으기 염려가 된다. 별 그리울 것 없
칼레는 프랑스 북부지역의 작은 항구도시다. 프랑스의 유명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칼레의 시민’으로 널리 알려진 도시지만 축구 하나로 전 세계에 저절로 홍보가 됐다. 지난 2000년 프랑스 FA컵에서 수리공, 정원사, 슈퍼마켓 점원 등의 직업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된 4부리그 팀 칼레가 칸, 스트라스부르, 보르도 등 상위팀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아쉽게 낭트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칼레(Calais)의 기적’은 이후 하위리그 팀이 1부 리그 팀을 꺾는 이변의 대명사가 됐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을 가리는 한국의 FA컵에서도 종종 이변은 있었다. 지난 2003년 인천 소재 공작기계 제조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봉신클럽이 2라운드에서 실업팀(현 내셔널리그) 강호인 할렐루야를 승부차기로 누르고 32강에 올랐다. 2004년에는 재능교육이 32강에서 건국대를 1-0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챌린저스리그(K3리그)팀으로서는 유일하게 2011 FA컵 32강전에 오른 포천시민축구단이 18일 지난해 우승팀인 수원 삼성과의 첫 경기에서 ‘칼레의 기적’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1-3으로 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포천시민구단은 1라운드에서 고려대를 4-1로
최근 2달 동안 대한민국은 대형 국책사업과 선정 논란으로 전국이 갈갈이 찢어졌다. 지난 3월 30일 동남권신공항 백지화를 시작으로, 5월 13일 LH공사 진주 일괄이전, 5월 16일 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선정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깔끔하게 처리된 것이 없다. 동남권 신공항은 이명박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집권 3년이 넘은 시점에서야 유력 후보지였던 밀양과 부산 가덕도 두 곳 모두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부산과 경남북, 대구, 울산이 나뉘어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정부의 최종판단은 아무런 대안도 없이 백지화였다. LH공사의 진주 일괄이전은 정부가 마지막까지 거짓말을 하다가 정치적 판단을 내린 사례다. 당초 LH공사는 전북으로 이전키로 했던 토지공사와 경남으로 이전키로 했던 주택공사가 2009년 졸속으로 통합하면서 문제가 빚어졌다. 정부는 두 공공기관의 통합 당시 본사이전 문제가 붉어지자 ‘양 지자체의 합의가 안된다면 분산배치가 원칙’이라는 입장을 수십차례 표명을 했다. 그러나 2년 동안 변변한 협의가 없다가 동남권신공항이 백지화되면서 LH공사를 경남 진주로 일괄이전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배치는 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