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헌법1조에 민주공화국이라고 떳떳하게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민주(民主)란 말을 빼고 그때그때 사회의 관심되는 말로 대체시키면 재미난 공화국이 된다. 서울의 지역이기주의를 비아냥거릴 때는 서울공화국, 도박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는 도박공화국, 이 것과는 좀 다르지만 요즘 대한민국을 커피공화국으로 부른다. 우리나라 현재 다방을 제외한 매장 수 기준 8개 브랜드 커피전문점이 지난해 말 2만개가 넘었다고 한다. 이러니 커피공화국이라고 불릴만하지 않은가…. 여담이지만 며칠 전 휴일 한가한 시간이라 재래시장 장터 국밥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 그야말로 옛날 시골다방 분위기가 그리워 들렀다. 커피 2천원, 생과일주스 3천원, 요구르트 2천원…. 참 쌌다. 인구 3만 규모 읍 단위 다방인데 주인보고 장사 잘 되냐고 물어 봤더니 “아휴! 말 마세요. 다방이 17개랍니다” 다방(茶房)공화국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것 같다. 딱딱한 글, 이야기, 모두 싫어하는 편이라…. 아마 1950년대쯤 군 소재지 마을에 다방이 문을 열었단다. 본시 지방에서 유지(有志)로 행세하자면 모름지기 새로운 문물을 남보다 일찍 경험해야 하는 법!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뤘는데 모두 안
지난 3월 30일 인천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국내 첫 ‘노인들의 공개적인 만남의 장 <합독>’행사를 가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중 ‘혼자 사는 노인들이 함께 지내면서 서로 의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뜻의 ‘합독’에 근거해 외로운 노년을 보내고 계신 홀로된 노인들이 새로운 만남과 인연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이날 행사에는 100명의 신청자가 모두 참석해 이중 50명, 25쌍이 커플로 탄생했다. 참석자 모두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많은 연구와 정책, 제도가 나오고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회가 책임져야할 피부양자’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정작 노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면적 욕구, 특히 이성교제나 성 문제 등은 관심 밖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80세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몇 살부터 ‘늙었다’라고 명확히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건강상태도 좋아지고 의식도 바뀌었으며, 욕구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감정’이라는 부분은 몇 세를 기준으로 늙었
구제역 파동과 일본 원전의 방사선 누출 등을 겪으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그 여느 때 보다 뜨겁다. 제9회 ‘친환경 유기농 무역박람회 2010’ 자료에 따르면, 친환경 유기농 식품 소비량이 전년대비 45%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구매 선호도는 ‘가격’ 보다는 ‘보다 안전한’ 식품으로 변화하고 있다. 동물 식품의 안전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바로 ‘사료’이다. 따라서 사료의 원료가 무엇인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이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축산농가는 배합사료를 사용하고 있다. 배합사료는 말 그대로 각종 영양원을 적정 비율로 배합해 만든 사료이다. 배합사료의 구성성분에 따른 배합비율은 생산업체의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높을수록 고급사료로 분류한다. 단백질의 경우 통상적으로 25~30%이상이 들어있으면 고단백 사료라 할 수 있겠다. 지방의 경우 가축의 종류에 따라 지방 요구도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젖소 사료에는 전체 사료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4~8%로 낮은 편에 속한다. 실질적으로 지방은 사료에 들어있는 총 지방 함량보다 어떤 지방산이 얼마나…
북향, 문풍지 빗장을 열고 나를 비우러 가는 봄 날. 묵직한 빨랫감을 이고 봄볕을 따라나선 동네어귀 빨래터도 이리 설레었을까. 매주 금요일, 다월산방을 찾아가는 날은 늘 그랬다. 가슴 한 켠이 싸-하게, 작정이나 한 듯 부풀어 오르는 기대와 설렘이 중첩되는 느낌. 안성 하정다회에 있는 다실(茶室), 동·서·남 삼면으로 유리문을 만들어 낮엔 햇살을 불러 앉히고 밤이면 달님 더불어 차향을 즐긴다 하여 다월산방이라 부른다. 도래도래 내려앉은 햇살이 수반(水盤)위 산수유 노란 꽃잎을 파고들고 수줍어 비껴 앉은 다구들이 친정에 온 듯 푸근한 그곳엔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 젊음을 충전해주는 스승,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시는 여든일곱의 마음이 젊은 스승님이 계시다. “이 나이에 뭘 또 배우니?” “이 나이에 그게 말이나 되니?” 갓 마흔 넘어서부터 ‘이 나이, 이 나이’ 타령을 하는 친구를 볼 때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얘기를 하면서도 문득 나이에 어울리는 행동의 기준이 무엇일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마음 속 생각에 따라 더디게 먹기도 하고 급하게 먹어 체하기도 하는 그 나이라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가늠하는 숫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날로그 시대를 살
터무니 없는 문자메시지가 하루에 적게는 서너건에서 많게는 십수건에 달한다. 어떻게 내 휴대전화 정보를 알아냈을까 하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면 아찔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개인정보가 개인의사와는 관계없이 사회전반에 널리 퍼져 흘러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개인정보가 뭉터기로 유출되는 사례도 종종 보아왔다. 현대캐피탈 수십만 고객의 정보가 해킹당했다는 소식이다. 현재까지 정보가 유출된 고객 수는 42만명으로 전체 고객 180만명의 23% 수준이라고 한다. 이들 고객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이 유출됐다. 또 고객 1만3천명은 신용등급과 비밀번호 등 금융거래에 사용되는 정보까지 유출됐다고 한다. 고객들이 유출된 자신의 신용정보가 범죄에 이용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져서야 되겠는가. 현대캐피탈은 지난 7일 수억원을 요구하는 해커의 협박 메일을 받고서야 해킹 사실을 알아챘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경찰은 아직 뚜렷한 용의자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2월부터 인지가 어려울 정도로 고객정보가 조금씩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현대캐피탈 관계자의 전언이다. 해커의 지능적인 수법에 당한 측면도 있지만 보안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최근 신산(辛酸)한 모습으로 늦은 밤까지 손수레를 끌면서 파지를 줍고 다니는 할머니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작은 손수레를 가득 채워야 2~3천원 밖에 되지 않는 벌이인데도 요즘에는 그나마 경쟁이 더 심해져서 수입이 줄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생계가 정말 어려워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더욱 딱한 경우는 서류상에 부모를 봉양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자식이 있는 경우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돼 있다. 이른바 ‘파지할머니’들은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녀나 부양가족이 있더라도 노후생활이 힘든 노인들이 주변에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도내 노인인구가 전국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들을 위한 노후대책 마련은 지금쯤 정착단계로 접어들어 있어야 함에도 정부의 실버대책은 아직도 근시적인 공공근로사업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형편에서 경기도가 지난해 수립한 ‘건강 100세 프로젝트’는 눈여겨볼 만한 계획이다. 도는 지금까지 해왔던 공공형 노인일자리뿐 아니라 민간분야 일자리도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도가 발행하는
최근 상생을 위한 대·중소기업 간의 소통이 경제계에 화두가 되고 있지만 경기도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맡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소속 기관 간의 소통은 되레 역행하고 있다. 경기도 경제계에는 ‘경기중소기업지원기관장 협의회’(경중회)라는 정기모임이 있다. 중소기업지원기관장 간 협력 모임은 경중회가 유일하다. 경중회는 도내 중소기업 지원서비스를 단일화시켜 지원기관 간 이견차를 좁히고 효율적인 네트워크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협의회로 지난 2009년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의 주도로 발족됐다. 한국은행, 노동청,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등 도내에서 활동하는 정부 소속 기관을 비롯해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중기센터),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 등 도 산하 기관과 민간 경제단체 등 총 26개 기관장이 매월 1회 만남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모임이 결성된 이후 단 한차례도 참석하지 않은 특정 기관장들이 있다.이들은 홍기화 경기중기센터장과 박해진 경기신보 이사장, 경기도경제투자실장 등으로 간간이 대리인만이 모임에 참석, 타 기관장들과의 소통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모두 도와 도 산하기관의 핵심 인물이라는…
앤디 라일리의 카툰집 ‘자살토끼’는 포식자에게 먹히느니, 스스로 죽음을 택한 토끼를 다루고 있다. 토스터 안에 들어가 있기, 할복하는 일본 병사 등 뒤에 붙어 함께 칼에 찔리기, 부메랑에 수류탄 묶어 던지기 등등. 무표정한 토끼들은 온갖 기발한 방법으로 죽는 방법을 선택하면서 냉소적이고 뒤틀린 블랙코미디를 보여준다. 죽기 살기로 자살하려는 토끼를 보면 ‘저렇게 죽으려고 애를 쓰느니, 차라리 그 힘으로 살고 말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열네 번의 인생수업’이란 부제가 붙은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죽음을 앞둔 노교수와 그의 제자가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1997년에 처음 출간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에서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모리 교수는 차분히 죽음을 관조하고 지나간 삶을 되새긴다. 저자는 대학시절 은사인 모리 교수에게 “20대 젊은 나이로 되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이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을 한다. “여기까지 씩씩하게 왔는데 왜 다시 시작해야 하나. 이제 50m만 더 올라가면 산의 정상인데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네.”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난 1월 27일 성남시 판교 주민센터에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한 한 여인이 들이닥쳤다. 이 여인은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여직원에게 무릎을 꿇고 빌라고 소리쳤다. 지난해 9월에는 단골 미용실에서 자신의 돈이 없어졌다며 경찰에 신고해 직원들을 절도범으로 몰았다가 경찰 조사 결과 무혐의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성남시의회 민주노동당 소속 이숙정 의원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자신이 몸담고 있던 민주노동당에서조차 사실상 퇴출을 당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사건발생 두달 보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도 두 차례의 제명절차에도 아직까지도 시의원으로 남아 있다. 성남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동료 시의원이자 무소속인 이숙정 의원의 제명을 무산시켰기 때문이다. 소속정당에서는 쫓겨나고도 이웃정당 민주당의 보호를 받으며 보수까지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의 행패 장면이 세상에 알려지자 민주노동당은 서둘러 대표 명의로 사과하고 경기도당 당기위원회에 이 의원을 제소했다. 그러나 민주당 시의원들은 2월 25일 이 의원 제명 안건 표결에서 반대와 기권표를 던져 부결시켰다. 지난 3월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다시 제명 요구안을 상정하자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방식으로 표결을 무산시켰다. 민주당…
경기도교육청은 세계사적인 교육의 흐름과 변화에 대응해 더불어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즐거운 미래학교로의 교육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하고자 지난 2010년 9월 경기 혁신교육정책 설명회를 개최한바 있다. 세계화시대의 치열한 경쟁과 변화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길은 질 높은 교육으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기교육이 추진하는 혁신교육은 시사하는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혁신교육의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혁신교육지구 및 혁신학교 지정과 운영을 들 수 있다. 혁신교육지구는 공교육 혁신모델 구축을 위해 추진해 왔으며 안양시, 광명시, 구리시, 오산시의 지자체가 선정됐다. 안양시의 경우 만안구의 6개교 평촌지역 학교공동화 현상이 있는 지역의 6개교 등 11개교에 도교육청과 지자체에서 2011년에 66억 8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며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혁신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도 25명 내외로 편성되며, 교당 1억원에서 2억원의 재정지원과 함께 사서, 상담교사, 보건 교사, 인턴교사 등 인적자원을 지원하는 등의 행정적 지원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막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받은 혁신교육지구와 혁신학교가 그 근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