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건설 포기는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0조 이상의 국민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을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선거에서 표를 얻자고 공약을 했고 당선됐다. 물론 이런 일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들의 이러한 무분별한 공약 남발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물론 꼭 이런 공약(空約) 때문에 당선된 것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은 당선시켜줬으니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 한다. 만약 비난 받기 싫다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하겠다”는 말만 하면 됐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조금은 늦었지만 자신의 양심에 따라 올바른 선택을 했다. 국민의 비난과 대통령의 체면을 버리고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었고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용기 있는 고백을 했다. 공약(公約)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사업성이 없는 사업을 추진하여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면 그것은 무책임한 공약(空約)을 넘어 범죄다. 박수를 보낸다. 동남권 신공항 논란을 보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우리 사회의 정치권과 여론주도층의 각성을 바라며 몇 가지 문제점을 제시한
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겨우내 닦아 놓은 하얀 지상위로 화사한 봄의 색상들이 뿌려집니다. 웅크렸던 생명들이 앞 다퉈 피어납니다. 무거운 얼음장 밑으로 숨 죽였던 물의 흐름도 경쾌한 소리로 내리 닫습니다. 노란 산수유 피어난 은하수 위로 개나리꽃, 진달래꽃이 흐릅니다. 남녘을 출발한 빨강, 파랑, 노랑꽃들의 북상길이 순결한 소년들의 소풍길 처럼 우렁찹니다. 색색 꽃들의 화려한 피어남을 따라 우리네 마음들도 덩달아 무지개처럼 피어납니다. 눈길 가는 곳마다 현란한 색들의 향연으로 세상사에 쫒긴 눈이 부끄러워집니다. 지금, 부신 눈을 조용히 감고 생명의 솟아오름을 가만히 들어봅시다. 자연의 소리, 그 웅혼한 거룩함에 어찌 살아있음에 감읍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봄의 자연이 우리에게 경청의 엄숙함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하늘로부터 흐드러진 벚꽃들의 함성을, 너른 벌판을 박차고 오르는 아지랑이 이글거림의 소리를 조용히 들어 봅시다. 눈으로 보이는 봄의 소리를 마음속까지 깊이 마셔 봅시다. 조용히 들어 봅시다. 가만히 들어 봅시다. 그리하여 평화의 심연으로 이 봄을 경건하게 맞이합시다. 그 경건한 경청의 평화가 우리를 행복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로 인해 한국인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이미 방사능물질은 국내에서도 검출된 바 있어 일본 원전누출 방사능 물질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편서풍 운운하면서 한국이 ‘안전지대’라고 발표하던 당국은 최근 말을 바꾸고 있다. 기상청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오늘쯤 방사선 물질이 한반도 남쪽을 돌아 우리나라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보를 했다. 거기다가 비까지 내린다고 한다. 당연히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관계기관은 기류에서 유입되는 방사성 물질 역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인체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본보(4월 5일자 23면) 보도에 따르면 수원 대형할인매장과 재래시장 수산물 코너에는 미역, 다시마 등의 판매가 일본 지진 이전보다 최소 3배에서 최대 10배 이상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방독면과 마스크를 판매하는 안산의 한 도매상도 최근 2주 사이 급격히 늘어난 주문으로 현재 재고 물량이 동난 상태다. 반면 여행사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 일정 취소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식경제부가 수도권 기업 입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산업 집적(集積)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을 일단 유보키로 했다. 비(非)수도권 여야 국회의원들의 개정안 시행 철회 및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요구 때문이다. 지경부는 지난 4일 “최중경 장관이 내부 대책회의를 연 뒤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산집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관보 게재를 늦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지경부는 첨단업종의 집적효과를 위해 추가적인 품목을 수도권 내 공장입지 규제 대상에서 풀어주는 내용의 산집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1일 관보에 게재하고 시행할 예정이었다. 개정안은 수도권에 들어설 수 있는 첨단업종을 현행 99개에서 94개로 줄이지만 허용품목은 156개에서 277개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에 경기도는 “수도권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고 기업들이 원하는 곳에 일자리를 만들고 투자할 수 있도록 숨통을 틔우자는 것인데 다시 유보한다면 국가적인 손해”라는 입장이다. 개정안이 시행돼도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으로 인해 크게 실효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런데도 이들 비수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외국에서 개발된 약들의 법적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서 이를 합성하여 판매하는 이른바 카피약의 판매가 주류를 이뤄 왔다. 일부 제약회사가 개량신약이라는 것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이는 선진국의 기업들이 만든 약의 구조를 약간 변형시킨 것에 불과했다. 다만 몇몇 제품은 정식으로 외국 기업과 라이선스를 맺고 생산 판매하거나 판매 유통만을 전담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제약회사의 약이라면 일단 카피약의 이미지가 강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오래된 약이라고 하여 성능이 떨어진다고 하기는 곤란하나 우리나라 연구진의 노력으로 개발되어 그 회사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약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1999년 SK케미컬이 국내신약 1호인 위암 치료제 ‘선플라주’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LG생명과학이 개발한 항생제 ‘팩티브’가 미국 FDA승인을 받아 세계에서 10번째 신약 개발국이 되는 개가를 올리는 등 2008년까지 14종의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신약은 없다. 다만 ‘팩티브’가 외국 협력사의 문제로 판매가 부진하지만 뛰어난 약효 때문에 희망의 여지가
며칠 전 딸아이가 시집을 갔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하얀 드레스에 아빠 손을 잡고 평생 동행할 사람에게 간 딸인데 자꾸 찾아드는 이별이란, 헤어짐이란, 단어가 나를 괴롭히는 건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자식이건, 가까운 친지이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살면서 겪어야 하는 일이거늘, 하루 이틀 지나도록 일상을 지키는 일이 힘들어 진다는 것은 내면의 나약함에서 오는 일이라 생각이 든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안 동료가 변산바람꽃을 만나러 가자는 제안을 했다. 다섯 시간이나 달려야하는 변산이지만 그리 하지 않고는 그 어두운 늪을 헤어 나올 길이 없을 것만 같다. 인터넷에 의하면 변산 골짜기에서 을씨년스런 긴 겨울을 이기고 가랑잎 아래 삐죽이 얼굴 내밀고 누군가 기다린다고 한다. 이제 그 녀석들을 만나면 내 안의 작고 여린 마음을 다 불러내 무언의 애정을 퍼부으리라. 그러고 내마음의 휘장을 활짝 열고 뛰어 나오리라. 무작정이듯 달린다. 멀리 차창 밖으로 굽이굽이 능선들이 그림처럼 휙휙 지나간다. 멀리 보리밭이며 나뭇가지에 푸른빛이 어리기 시작하고 있음은 분명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음이다. 변산 어딘가 찻길이 끝나는 곳에 차를 세워놓고 외딴집을 향해서 걸었
경기도는 지난달 28일 광주시를 방문, 일반 시민과 공직자들을 상대로 경기도 종합계획(안)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장에는 500여명의 광주시민과 공직자들이 참가 할 만큼 경기도 종합계획(안)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기대는 매우 컸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광주시민들은 경기도의 종합계획(안)에에 대해 경기도민으로서 만족할 수 없었다. 경기도가 도민을 상대로 종합계획(안)을 설명한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경기도의 미래비전을 보여줌으로써 ‘경기도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함이 목적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경기도는 경기도의 각 지방자치단체의 사회통계적 변화를 충분히 검토하고 각 지역민의 자부심을 고취할 수 있는 특성화 전략을 먼저 세웠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경기도의 종합계획(안)의 경기도를 환황해권의 중심, 더불어 사는 사회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4대 목표로 ▲ 대한민국 성장의 선도지역 ▲ 참살이가 보장되는 복지공동체 ▲ 건강한 녹색사회 ▲ 살고 싶은 문화생활공간으로 그 방향과 목적을 정했다. 광주 예를 들어보자. 경기도가 주장하는 목적에도 “10년 전 광주의 통계를 근거로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
지난 2월 영화제작사들이 국내 4대 메이저 극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CGV 등 4대 영화상영사들의 무료 초대권 발급 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영화상영사들은 배급사와 협의 없이 개점 초대권과 마일리지 초대권, 상품권 등으로 무료로 고객에게 발급했지만 상영 요금 중 배급사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없다고 주장했다. 극장문화가 정착된 유럽은 물론 가까운 일본도 ‘초대권’을 아예 발행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초대권은 하나의 문화가 돼 버렸다. 특히 공연 문화에서 심각하다. 정도를 넘어설 때가 많다. “영화표 좀 구해줘”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지만 “공연표 좀 구해줘”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으례 ‘공연은 공짜’라고 생각을 정도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초대권을 주고 모시려는 문화도 버려야 할 때다. 초대권 남발은 결국 공연예술의 품격을 낮추면서 질적인 성장을 가로막는다. 한편으론 공연 주최 측의 ‘고액 마케팅’도 문제다. 어차피 팔리지 않을 초대권이라면 가격이라도 올려 그럴듯하게 보이려는 속셈이
광교산의 원래 이름은 광옥산이었는데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 광교산으로 바뀌었다. 서기 928년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을 정벌하고 돌아가는 길에 광옥산 행궁에서 머물면서 군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었는데 이 산에서 광채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산 이름을 친히 ‘광교(光敎)’라고 했다는 것이다. 광교산은 수원 근교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날씨가 좋은 날 광교산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 멀리 여주·이천, 서쪽으로는 경기만의 서해 5도, 남쪽으로는 용인·평택·안성, 북으로는 서울의 북한산이 시야에 들어 온다. 광교산은 사시사철 삼림이 울창해 주민들이 땔나무 걱정없이 살았다고 한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야생돌물이 인근 마을가지 내려와 가축을 잡아가곤 했다고 원주민들은 증언한다. 광교산에서는 냉이, 씀바귀, 두릅, 취, 더덕, 고사리, 도라지, 머루, 다래, 버섯, 대추, 감, 약초 등 임산물이 늘 풍부했다. 광교산 보리밥 얘기를 해보자. 광교저수지 상류가 시작되는 곳, 유소년 축구장은 오래전 예비군 훈련장이었다.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온 장병들이 점심을 해결할 곳이 없자 한 할머니가 우시장에서 우골을 사다 가마솥에 푹 끓여 선지를 잔득 넣고 내놓은 술
이런 가정(假定)을 해본다. 내가 만일 김문수 지사라면 말이다. 손학규 민주당대표가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를 발표했을 때, 이에 맞서 과감하게 출마를 선언했을 것이다. 선거에서 손 대표를 이겼을 경우 대권주자로서 김 지사의 지지도는 엄청나게 오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직 대권주자로서 지지율이 미미한 그로서는 이것은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에 이어 손 대표마저 이긴다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들을 모두 제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호기(好機)도 이런 호기가 없다. 매도 일찍 맞는 것이 낫다고, 어차피 중도에 그만둘 것이라면, 일찌감치 지사직을 사퇴하고 보궐선거에 나서 당선되면 1년쯤 국회의원 하다가, 자연스럽게 대선 출마를 준비하면 된다. 손 대표가 나오니 명분도 있다. 그런데도 주위의 참모들 가운데 김 지사에게 이런 조언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을까. 손 대표가 분당을 출마를 선언하고 난 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유시민-김문수’ 순이던 지지도가 ‘박근혜-유시민-손학규’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처럼 여론은 이슈에 민감하다. 현재 대선구도는 여전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독주하는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은 그야말로 ‘도토리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