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을 세워 학생들에게 점심을 그냥 주느니 마느니 한창 시끄러운 판에 교육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요즘 한창 정치인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무상급식, 무상복지는 들어 봤어도 ‘무상교복’이란 말은 다소 생소하게 들린다. 교복을 그냥 무료로 나눠 준다는 말인듯 한데 한달에 2만여원 하는 무상급식도 어렵다고 싸우는판에 20만원을 넘어가는 교복을 무료로 준다니 선뜻 믿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이다. 교복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화성시에 소재한 한 사립 중학교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신입생 전원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 학교는 이미 지난해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해 주변의 학교들로부터 부러움을 한몸에 받아 왔다. 서신육영학원이 운영하는 화성 서신중학교(교장 최근희)는 2011학년도 신입생 50명 전원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하고 최근 학부모와 학생 대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복지원증서 전달식을 가졌다. 신입생에게 제공된 교복은 동복과 하복 2벌로, 1인당 30만원씩 1천500만원을 학교법인에서 부담했다. 서해에 인접해 있는 서신중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입는 교복이 농어민과 저소득층 가정에 적지않은 경제적 부담이 되는 현실을 감안해 신입생들이 입
끊이지 않는 구타와 가혹행위로 논란이 일고 있는 ‘전·의경’은 대간첩작전 수행을 위해 육군훈련소에서 차출되는 작전전투경찰과, 치안업무 보조를 위해 현역병 대상자의 지원을 받아 임용하는 의무경찰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동안 시위진압시 긴장감을 조성하여 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전·의경 부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가 용인돼 왔지만, 최근 강원도에서 상습적인 구타를 견디지 못한 부대원들이 집단으로 탈영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현오 경찰청장은 “구타와 가혹행위가 고질적으로 이어진 부대를 해체시킬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지난 28일 구타와 가혹행위로 물의를 빚은 강원의 307전경대가 전격 해체됐다. 또한 경기지방경찰청 감찰계에서도 최근 도내 전·의경부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를 신고한 부대원 40여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도내 전·의경 부대 역시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전·의경 부대 내 구타 악습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순환보직으로 결정되는 부대 지휘관 등 조직적인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경찰조직에서 이들 부대 지휘관(소대장)들에게 대원 관리가 부차적인 임무에 속하는데다 지휘관 역시 보직상 그 자리를 한번 거쳐가는 것으로 인식하
‘七月七日長生殿 어느 해 칠월칠석 장생전에서/夜半無人私語時 깊은 밤 아무도 모르게 하신 말씀/在天愿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在地愿爲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자던/天長地久有時盡 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 있는데/此恨綿綿無絶期 이 한은 끝없이 이어져 다할 날이 없으리라’.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양귀비에 대한 현종의 사랑을 읊은 ‘장한가(長恨歌)’의 마지막 연(聯)이다. 여기 나오는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는 남녀간에 지극한 사랑을 의미한다. 물론 비익조는 날개와 눈이 하나밖에 없어 암수가 몸을 합쳐야 날 수가 있다는 상상 속의 새다. 연리지는 두 나무의 가지가 연결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데 충남 외연도 동백나무 연리지와 충북 괴산 선유동과 용추계곡, 그리고 경북 청도 운문면의 소나무 연리지가 유명하다. 김시습(金時習)은 ‘금오신화(金鰲新話)’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연리지에 열린 꽃은 해마다 붉건마는/ 서럽다 이내 삶은 나무만도 못하구나’. 우리나라 기혼 남녀의 절반 정도가 시부모나 장인·장모를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제
초등학교 졸업식은 그동안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진다고 생각해서인지 슬픈 분위기가 감지된다. 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구성원을 바꿔가며 고학년으로 올라가지만 대부분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이가 많다. 호랑이 선생님이 평소에 무섭게 대해주긴 하지만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이 앞서는가 보다. 반세기가 흐른 요즘도 초등학교 졸업식은 운동장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곤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공부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강압적인 학교 분위기에 숨을 죽이며 지내온 탓인지 중.고등학교 졸업식은 사못 다르다.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결단을 내고 말겠다는 막장 분위기다.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3년동안의 고독과 폐쇄, 복종, 강제 분위기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만끽하려는듯 모든 것을 던져버린다. 밀가루 흩날리는 교정에서 머리에 토마토 케찹을 뒤집어 쓴 졸업생을 목격하는 일은 쉬운 일이 되었다. 요즘은 일탈의 강도가 점점 더해간다. ‘알몸 뒤풀이’와 ‘폭력 뒤풀이’가 추가됐다. 본격적인 졸업 시즌을 앞두고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일탈 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졸업식 직후 해당 학교 교사 전원을 주변지역 순찰에 투입키로 하는 등 즐거워야 할 졸업식이…
최근 한 포털 사이트의 아고라 토론방에는 족발집을 한다는 사람의 글이 올라와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merong’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필자는 이글에서 음식업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족발가게를 시작했다는 그는 구제역에 AI까지 겹치면서 폐업의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시급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구제역이 창궐한 지 4개월이 지난 지금 오랫동안 젖소를 기르던 부친은 폐업을 했고 자신도 언제까지 버텨야할지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축산업자들도 힘들겠지만 음식업 자영업자들은 더욱 힘듭니다. 중간 유통업자들도 힘에 부칩니다. 특히, 소, 돼지, 닭 관련 음식업자들은 이 상황이 앞으로 한 달 이상 계속되면, 폐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제발 심각성을 인식하시고 불쌍한 서민들을 측은하게 여기사 지금 당장 대책을 세워주십시오!’라고 끝나는 이 글을 읽다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구제역도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AI까지 겹치면서, 실상 국내산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오래전부터 가격이 급등을 했다고 한다. 국내산 뿐 아니라 수입산 역시 폭등을 하였고 심한 경우 지역별로는 물량자체의 수급자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
‘아덴만 여명 작전’ 도중 소말리아 해적에게 총상을 입고 오만에서 치료를 받아온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29일 밤 서울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에 들어갔다. 석 선장의 귀국은 지난 21일 인도양 해상에서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도중 해적으로부터 총상을 입은 지 8일 만이다. 아주대병원은 석 선장이 도착하자 수술이 가능한지 살피기 위해 정밀검진에 들어가 수술이 가능한 몸 상태로 확인되면 곧바로 수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검진에 들어간 병원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혈에 필요한 혈액을 확보하고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일반외과·성형외과 등 11개과 의료진 20여명이 석 선장의 몸 상태를 살피며 수술 시기와 치료 방향을 협의하고 있다. 복부 3곳과 왼쪽 팔 등 최소 6곳 이상 총상을 입은 석 선장은 범발성 혈액 응고 이상증(DIC), 패혈증과 함께 중증 외상환자의 70%가 겪게 되는 합병증인 괴사성 근막염이 진행되고 있는 위독한 상태다. 아덴만 구출작전이 성공한 뒤 군 당국은 석 선장이 부상은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위독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석 선장 상태는 매우 위독한…
일제 강점기에 사할린으로 강제로 끌려간 한인동포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부터이니 벌써 20년이 넘었다. 특히 2008년부터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 국가에서 살던 동포 3천여명이 대거 입국했다. 대부분 고령인 이분들은 현재 국내 19개 지역에서 분산생활을 하고 있다. 경기도 내에는 1천200여명의 사할린 동포들이 안산의 고향마을과 파주 우정마을을 비롯해 화성, 김포, 오산 등의 정착마을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생활하고 있다. 우리는 이분들을 통해 국가가 위기에 처하거나 외세로부터 지배를 당했을 때 국민들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는가를 배울 수 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5일 파주시 문산읍 우정마을 경로당에서 ‘우정마을 행복학습관’ 개관식을 가졌다. 우정마을에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사할린동포 102명이 정착해 살고 있는데 이날 행복학습관이 개관됨으로써 사할린동포 노인들은 노후의 여가를 즐기고 배우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인근의 노인들과 함께 어울려 친교를 나누는 사랑방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행복 학습관이 다른 사할린 동포 정착촌에도 세워지길 희망하며 아울러 정부와 정치권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의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인도 출신으로 현재 부산외국어대 부교수로 재직 중인 로이 알록 꾸마르(55)씨가 24일 10만번째 귀화자로 법무부의 허가를 받은 것이다. 1957년 2월 8일 당시 대만 국적을 갖고 있던 손일승씨가 첫 귀화자가 된 이후 54년만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징표라 할 수 있겠다. 귀화자의 수는 최근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34명에 불과했으나 2001년부터 2010년까지는 연평균 9천816명에 달했다. 최근 10년 동안 귀화한 숫자가 전체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어서 이러한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귀화자 수는 향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귀화자의 급증은 국제결혼에 따라 결혼 이민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정부의 동포 포용정책으로 중국 동포의 입국 문호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귀화자 수의 괄목할 만한 증가를 보며 세심하고 구체적인 다문화사회 정책을 세워 대비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귀화자가 아닌 한국 거주 외국인의 숫자만도 125만여명에 이르고 있음을 생각하면 더
전국이 구제역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구제역 발생 60일째를 맞은 26일 현재 살처분·매몰 가축이 272만 마리를 넘어섰고 경기도에서만 소 6만2천303마리와 돼지 140만4천921마리가 살처분됐다. 방역과 축산 관련 공무원을 비롯해 관련되지 않은 공무원들도 작은 도움이나마 보태기 위해 현장으로 급파됐고, 경기도의회도 이에 질세라 현장에 뛰어들었다. 많은 도의원들이 자기 지역구, 남의 지역구 할 것 없이 피해가 많은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피해 농민들과 관련 공무원을 위로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한파에 몸을 떨면서 몇일씩 밤을 세기도 하고, 연찬회 시간을 쪼개며 방역작업을 하기도 했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들을 뽑아준 도민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의에 빠진 피해농민들과 쉴새없이 이어지는 업무로 지친 공무원들에게는 크나큰 힘일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비상사태에서 도의원들이 해야할 일이 봉사활동 외에도 참 많다는 사실을 잠시 잊은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지금 피해농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봉사인력이 아닌 대책마련이다. 도의회에서는 구제역과 관련한 회의는 지난 19일 열린 농림수산위원회의 대책회의가 전무한
제주도 유배 길에 추사(秋史)는 해남 대흥사에 들러 초의(草衣)를 만났다. 귀양살이 가는 처지임에도 추사는 그 기개는 살아 있어 대흥사의 현판글씨들을 비판하며 초의에게 하는 말이 “조선의 글씨를 다 망쳐놓은 것이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인데, 어떻게 안다는 사람이 그가 쓴 대웅보전 현판을 버젓이 걸어놓을 수 있는가”라며 짜증을 냈다. 초의는 그 극성에 못 이겨 원교의 현판을 떼어 내고 추사의 글씨를 걸었다. 햇수로 9년 만에 유배가 풀린 추사는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다시 대흥사에 들렀다. 초의를 만나 회포를 풀던 자리에서 추사는 말했다. “옛날 내가 귀양길에 떼어내라고 했던 원교의 대웅보전 현판이 지금 어디 있나? 있거든 내 글씨를 떼고 그것을 다시 달아주게. 그때는 내가 잘못 보았어.” 수도 서울의 심장부에 서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이 광화문이다. 따라서 광화문의 현판을 가리켜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명함’이라고 부른다. 이 광화문의 현판글씨가 한글로 돼있었다. 1968년 광화문을 복원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다. 그리고 이 글씨는 어느덧 40여 년의 세월속에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그런데 지난 해 광복절에 새롭게 복원한 광화문 현판은 다시 한자로 돌려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