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은 “물가 상승은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처음 이 말을 전해 들었을 때는 아무래도 믿기지가 않아, 분명 무슨 전후사정이 있을 것이라 예상을 했다. 국정의 총책임자가 불가항력을 토로할 만한 일이라면 이는 여야의 당리당략을 떠나서 비상대책을 수립해도 시원찮을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인식과는 다르게 물가상승 문제는 정책실패의 결과물이지, 이상기후나 국제환경에 비롯된 일시적이고 불가항력적인 현상이 결코 아니다. 대표적으로 석유가격 상승만 하더라도 국제 유가 상승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110달러 수준인데,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의 140달러에는 70~80%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막상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2008년 수준인 리터당 2천원을 넘나들고 있다. 정부는 정유사들의 폭리구조를 파헤치느라 장관까지 나서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양이지만, 정작 가장 큰 원인은 고환율정책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이 지속적으로 고환율 정책을 취함에 따라 완충장치가 사라졌다. 국제유가 상승의 원인은 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달러가치가 하
명심보감의 <언어편>에 ‘입과 혀는 화와 근심의 근원이며, 몸을 멸망하게 하는 도끼와 같은 것(口舌者 滅身之斧也)이니 말을 삼가야 할 것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솜과 같이 따뜻하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가시같이 날카롭기에 한마디 말은 무겁기가 천금과 같고 한 마디 말이 사람을 중상모략함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다물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다.’는 문장이 있다. 성경(聖經)의 <야고보 서간>에서는 ‘사람의 혀는 아무도 길들일 수 없다. 혀는 쉴 사이 없이 움직이는 악한 것으로 사람을 죽이는 독이 가득하다.’며 말조심을 강조 한다. 불경(佛經)에서도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입안에 도끼를 갖고 세상에 나온다. 또한 조선시대 실학자이자 문장가인 이덕무 선생은 선비들의 수양서로 지은 사소절(士小節)에서 말을 할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팔불가(八不可)로 정리해 신중한 언어 사용을 강조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도 목민심서의 <율기(律己)>편에서 목민관이 자신을 규율하면서
수원도심에 산소를 공급하며 110만 수원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등산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광교산이 신음하고 있다. 무분별한 도시정책으로 인해 광교산을 파고드는 건축허가 면적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용인 수지지역은 주택허가를 남발해 광교산 허리까지 녹지를 갉아 먹었다. 여기에 민간자본으로 건설돼 민자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 그린벨트지역인 광교산 일대가 또 파헤쳐질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개발 우선주의가 후대에게 물려줄 우리의 자연보전 의지를 후순위로 미룬채 마구 파헤쳐지고 있지만 이를 제지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 수원 장안구 파장동과 용인 수지구 상현동을 잇는 가칭 ‘북수원 민자고속도로’(총연장 7.7㎞, 왕복 4차로) 건설이 그것이다. 이미 기존의 영동고속도로 노선과 연계해 추진될 공사에 대해 광교주민들은 한숨만을 토해내고 있다. 축사하나 고쳐도 용납하지 않는 당국이 민자고속도로 건설이라는 미명아래 그린벨트 녹지축을 마구잡이로 훼손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 29일 수원경실련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이에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소음공해와 환경파괴는 물론 민자사업의 타당성 여부, 30년간 유료고속도로로 운영되는 통행료 문제, 영동고속도로와 중복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도시농업의 모범이 되는 나라는 쿠바다. 쿠바의 도시농업은 1989년 소련의 붕괴 이후 본격화 됐다. 왜냐하면 소련에 의존했던 경제가 단절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까지 해상을 봉쇄하자 사탕수수 밖에 없었던 쿠바는 먹을 것과 생필품이 고갈됐다. 그러니까 도시농업은 극심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이 때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가는 1991년 카스트로가 한 연설에서 드러난다. “쌀은 이미 바닥났고 콩은 50%, 식물성 기름은 16%, 분유는 22%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당시 쿠바 국민의 80% 정도가 도시인구였다고 한다. 따라서 도시는 특히 식량으로부터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도시농업은 필연이었다. 스스로 먹거리를 가꾸며 자급자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쿠바는 현재 전체 농지의 약 15퍼센트인 125만 8천 헥타르에 유기농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유럽 유기농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특히 수도 아바나시는 도시 전체 면적의 40퍼센트가 농지이고 이 중 60퍼센트가 유기농이다. 이를 통해 아바나 시민 200만 명이 매일 신선한 유기농채소를 먹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유기도시농이 붐을 이
얼마 전 매화 향 따라 남도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해에도 비슷한 여행을 다녀왔지만 올해 느낌은 많이 달랐다. 국내외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유난히 많았던 최근, 여행을 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큰 사안들은 뒤로 하고 개인적으로 묶었던 겨울의 어눌한 감정을 정리하고 싶었으나 여전히 한구석엔 아픈 사연들과 고통들이 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있었다. 그냥 걷기에는 영하를 오르내리며 쌀쌀했지만 차안에서 느끼는 차창 밖의 따스한 햇살은 영락없는 봄빛이었다. 남도의 바닷가는 살랑대는 바람 따라 순천만 갈대숲은 이리저리 군무를 추는 듯했고, 야트막한 산들이 이어진 산등성이는 부처의 얼굴로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세상의 기운이 동쪽으로, 동쪽으로 몰려와 반도의 끝 남도의 바닷가와 맞닿으며 마지막 기운을 부처의 자비로움에 기대었나 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자니 침침하고 어눌했던 몸과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더불어 부처의 마음을 닮고자 하는 은밀함까지 올라왔다. 자비로운 마음이 온몸으로 번져 나갈 즈음, 금전산 금둔사에 있는 홍매 앞에 섰다. 향기가 주변을 감싸고 함께 하던 이들은 홍매의 정취에 흠뻑 취했다. 스님이 손수 덖으신 수제차를 내주시며 뜰 앞의 백매와 홍매를…
우리는 가끔 나이가 많은 이들에게 버릇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십년 이상 연상인 분들에게 예절 없이 대하는 경우를 목도한다. 당하는 쪽은 기분을 짐작을 해보지만, 곁에서 보는 사람들 역시 떫은 감을 씹는 것 같은 느낌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내 어렸을 때는, 그런 일도 보기 힘들었지만 어쩌다 어른들의 비위를 상하게 하면 어른들은 대발 노발했다. “야, 너는 애비 에미도 없냐?” 이 정도로 호령이라도 치면, 기가 팍 죽어버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쳤다. 어떤 경우는, "이런, 후레자식이!“ 이렇게 극심한 표현을 쓰는 노인들도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 역시 어린 시절 얼굴을 홍당무로 만들며 화를 낸 노인에게 사죄를 하곤 했다. 요즘은 어떤가? 내 경우는 직업이 사건과 사고의 현장 목도가 잦다보니, 여러 일을 만나고 겪게 된다. 장유유서(長幼有序)가 부재한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일들이 주변에서는 많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 직접 겪은 일이다. 그날은 꽃샘추위가 닥친 날이라 아침 바람이 쌀쌀했다. 잡지사에 넘겨야 할 글을 쓰느라 출근 시간이 늦어 집을 나서 택시를 급히 잡았다. 택시의 운전기사는 머리칼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 관계 당국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없다고 자신만만하게 발표했다. 그런데 이제 그 방사능 물질은 지구를 돌아와 우리나라 곳곳에서 검출되고 있다. 편서풍을 따라 동쪽으로 퍼진 방사성 물질이 지구를 한 바퀴 돈 것이거나, 캄차카반도를 타고 시베리아로 들어가는 기류를 타고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는 원전공포에 휩싸여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국민 건강과 안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지만 과연 그런가? 일본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라는 한국이다. 그리고 바람은 여러 가지 영향에 의해서 국지적으로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런데도 바람만 믿으며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는 당국의 태도에 국민들은 더 불안함을 느낀다. KINS에 따르면 이미 우리나라에는 지난 23일부터 강원도에서 방사성 제논이 검출됐다고 하는데 이번에 확인된 방사성 제논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에도 유출됐던 물질이라는 것이다. 일본發 방사성 물질은 일본에서 9천㎞ 떨어진 독일 흑림지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풀려난 피의자들이 잇따라 살인 등 강력사건을 저지르자 이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의 영장발부는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기각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최근 법원의 영장발부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검찰과 법원간에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풀려난 뒤 살인사건을 저지른 피의자에 대해 법원이 사안의 경중과 구속의 상당성 등을 이유로 든데 대해 검찰은 도대체 사안의 경중은 무엇이고 구속의 상당성은 무엇이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담당형사로부터 부장검사에 이르기까지 최소 4단계를 거쳐 판단하는데 법원은 뚜렷한 기준도 없이 기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장발부와 관련한 검찰과 법원의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급심에 판단을 맡길 수 있는 영장항고제와 배심원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검찰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불구속재판 원칙은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처벌해서는 아니된다’는 일반적인 법원칙을 반영한 것으로 불구속 재판 원칙의 강화로 인해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최근 국제동향이 심상치 않다. 중동發 정치위기로 유가는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웃 일본에서는 지진해일과 원전사고로 나라 전체가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국내 경제사정 또한 만만치 않다. 현 정부 출범 후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 경제순위 10위로 도약하고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돼 중소기업의 경영 상황도 나아질만 한데 아직도 상당수 중소기업은 경기지표 호전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은 모양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기양극화로 나타난 이러한 현상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내수시장에 치중하는 기업특성과 상승하는 원자재값을 제품단가에 즉시 반영할 수 없는 가격구조, 그리고 대기업이 영위하는 전자제품, 자동차 일부업종에 국한된 경기호전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예전에는 대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외화를 벌어오면 그 과실이 시차를 두고 중소기업에게 전파됐지만 지금은 예년과 달리 전파 범위와 속도가 매우 제한돼 중소기업 경기가 여전히 어렵다. 정부도 안타까운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급격한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수경기 부양과 대·중소기업동반성장을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국내 기업체 중 99%가 중소기업
문화예술, 충절의 혼이 담긴 동두천. 그러나 부끄러운 이름이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주둔으로 인해 짧은 기간 형성된 ‘기지촌’의 이미지가 대외적으로 너무 강해 어느 순간부터 동두천 시민들은 ‘동두천’에 살고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했고 아직도 진행중이다. 하지만 한국전쟁 정전 반세기가 지난 지금, 동두천의 빛나는 문화와 유산, 충절한 인물들을 잊고 스스로를 기지촌의 이미지에 가두어 놓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볼 일이다. 동두천은 문화적 향수를 일으키는 저명한 문인과 예인, 절개 있는 선비와 충절의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다. 선비 정신과 유교문화를 이어 내려온 전통 있는 도시였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고려의 유신 이색이 은거하였던 왕방산, 조선시대의 명필가 시인 양사헌의 영혼이 서려있는 해룡산, 세조가 말년에 자주 찾아와 산수를 즐겼다는 칠봉산, 동두천의 진산인 마차산이 있고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개산(開山)하고 태조 이성계가 머물렀던 경기의 소금강인 소요산이 있는 고장으로 아직도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설화가 구전되고 어수정과 이태조 행궁지 등이 있는 품격의 고장이다. 또한 조선시대 한성판윤과 형조판서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