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짓날 대산 김석진 선생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특강의 내용은 황석공(黃石公) 소서(素書) 였다. 팔순을 넘기신 선생은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동지(冬至)에 따른 의미를 ‘겨울에 이르렀다’는 것과 ‘하나의 양이 처음 생기는 날’로서 밝고 따뜻한 기운이 가장 추운 시기에 시작됨을 말씀하셨다. 끝 간데 없이 추울 것만 같으나 이미 따뜻한 기운을 내포하고 있으니 천지의 변화는 흔들림 없이 세상의 중심을 잡아 이끌어 주는 이치로서 우리의 일상에 천지(天地)가 있음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일깨워 주셨다. 강당을 꽉 채운 청중들은 선생의 말씀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고자 하는 이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왜 “‘황석공 소서’를 지금 강연하고 있는가?” 라는 반문으로, 대산선생은 아직도 강연을 통해 선현의 지혜를 현재적 진행형으로 후학들에게 전해야 하는 책무가 남아 있음을 전하시며, 함께 하는 이들이 황석공 선생과 인연 있음을 내비치셨다. 진나라 때 은둔자인 황석공이 소서에서 전하고자 했던 것은 도(道), 덕(德), 인(仁), 의(義), 례(禮)를 바탕으로 강유(剛柔)와 진퇴(進退)의 이치를, 근원과 시작, 바른 도, 사람의 뜻을 구하는 것, 덕을 근본으로 하고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가 각 부문에서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농가는 말할 것도 없지만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다. 살처분에 동원된 공무원들이 죽어가는 소와 돼지의 울음소리를 환청으로 듣는가 하면 악몽을 꾸고 식욕부진에 시달리는 등 이른바 ‘살처분 트라우마’ 현상에 시달린다고 한다. 쉽게 깜짝 놀라고 불안해하며 잠을 자지 못하고 집중이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두통이나 소화불량도 생긴다고 한다. 해당 공무원들 대부분은 육체적인 피로, 부상과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동시에 겪고 있다고 한다. 구제역은 각 지자체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대표적인 지역축제마저 가로막고 있다. 구제역으로 인해 전국 지자체들은 1년 동안 야심차게 준비해 온 축제를 취소해야 한다. 이는 겨울축제 특수를 기대하던 지역주민들을 실의에 빠지게 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본보(1월 6일자 23면 보도)에 따르면 도내 농촌지역에서 겨울 농한기를 이용해 실시해오던 겨울축제들이 모두 취소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겨울 축제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경제에 한 몫을 해오고 있는 가평군 자라섬축제도 구제역으로 인해 전격 취소됐다. 자라섬축제는 송어얼음낚시,
매년 입학철이면 신입생을 둔 학부모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다. 입학을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새학년에 들어가 사용할 교과서나 도서구입에 비용이 든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성인 정장 뺨치는 높은 가격에 강제적으로 교복을 구입해야 하는 학부모로서는 교복의 질을 떠나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억울한 심정마져 드는 것이 현실이다. 교복을 개별적으로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20만~30만원이고 그나마 공동구매가 이뤄진다고 해도 15만~21만원을 훌쩍 넘기기가 일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은 교복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교복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찬성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은 교복에 대한 터무미 없는 가격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가격인 13만8천원에 교복을 공동구매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수원시교복공동구매학부모연대 이철원 대표는 5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사단법인 한국교복협회 진상준 회장과 수원지역 중학교 신입생 교복을 13만8천원에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수
김문수 지사는 지난 3일 경제단체인들과 가진 신년회에서 안보와 경제, 복지를 언급했다. 김 지사는 안보가 가장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가 뒷받침돼야 하고 복지 또한 경제가 살아나 일자리를 도민들에게 주는 것이야 말로 복지의 첨병이라 말했다. 어느것 하나 틀린말 없어 보이는데 기자는 김 지사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도백으로서 안보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만, 도정이 안보와 중요한 연결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과 접경지역이 많은 경기도지사의 입장에선 안보 또한 큰 걱정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도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도를 넘는 안보 걱정은 또다른 걱정을 낳게 한다. 김 지사가 한나라당 경선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또한 당 내에서 여론조사에 포인트를 차지할 만큼 큰 인물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경기도에서 도민들을 위해 취재를 하는 기자 입장에선 선뜻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유사시 도민들을 대피시켜야 하는 ‘소계’의 업무를 과연 도가 해낼 수 있느냐다. 김 지사는 소계의 업무를 위해 군과 정부 그리고 정보기관과의 유대관계가 필요하다는 차원의 안보는 뒷전인듯 싶다. 선거때만해도 도민들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용인학’이란게 있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말 그대로 자치단체인 용인을 학문적으로 고찰해보자는 것이다. 뜻밖에 지난해 처음으로 강남대와 한국외국어대에 용인학을 개설했는데 학생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한다. 김학규 용인시장은 지난해 11월 18일 용인시청사 전나무실에서 지난해 도내에서 처음 대학에 개설해 시범 운영중인 지역학 강좌인 용인학에 대해 특강을 하기도 했다. 강남대학교 용인학 강좌 수강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펼친 특강에서 김 시장은 지역발전과 도시 정체성 확립을 위한 미래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는 한편, 4전 5기를 거쳐 시장직을 수행하게 된 개인적 삶의 여정을 들려주며 고향 용인에 대한 무한사랑 등을 역설해 참석한 대학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용인시는 용인학 강좌의 성과와 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시청사 전나무실에서 지난해 6월 18일 열었다. 세미나에서 심재권 천안 나사렛대 교수가 ‘지역학 연구의 가치와 필요성’을 주제로 전국 최초의 지역학 강좌인 ‘천안학 사례’중심의 발제를 시작으로 강진갑 한국외대 교수와 홍순석 강남대 교수가 각각 ‘용인학 강좌 사례’를 발표했다. 성과에 힘입어 용인시는 지역사회 학문
지난해 지방자치분야에서 최대 이슈는 시군통합이었다. 지난해가 시군 통합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한 해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도약을 이끌어 나가는 실질적인 통합시 출범 원년이 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시군 통합 등으로 지방분권화 정책에 따른 재정분권이 강화되는 추세에 비춰 볼 때, 국세에 대비한 지방세의 비중이 증가할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지방세 불복사례도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소위 납세자(국민 혹은 주민의 납세의무)가 세금을 내거나, 이에 대해 불복하려는 경우 이에 관계되는 기관은 매우 복잡하다. 납세자는 일반적으로 복잡한 세금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거나 불복 등을 제대로 못해 납세자권익을 침해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조세가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적법하고 정당하게 부과·징수돼야 함에도 현실적으로는 세법조항에 관한 해석상의 차이 또는 과세행정에서의 착오 등으로 위법·부당하게 부과·징수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납세자는 본래의 세금 이외에 상당한 납세협력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차원에서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고자 지방세법 제77조 제4항, 동법 시행령 제58조에 근거를 두
최근 들어 내복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물론 날씨가 무척 추워졌고 난방용 연료값이 인상됐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환경에 대한 의식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본보(12월 5일자 22면 보도)는 “최근엔 내복을 잘 입지 않던 20~30대 젊은 층들도 얇은 기능성 내의를 많이 찾고 있어서 매출이 꽤나 짭짤합니다”라는 상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과 비교해 약 2배가량 매출이 증가했고 일부 매장에서는 내복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는 등 내복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발열성 내복의 경우 물량이 부족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내복은 멋을 중시하는 젊은 층과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지난 2주간 여성 내복 판매량이 무려 32%나 증가했다고 한다. 내복을 입어 본 사람들은 요즘 내복은 일반 티셔츠나 레깅스처럼 얇게 나와서 옷맵시에도 좋고, 무엇보다 훨씬 따뜻해서 좋다고 만족해한다.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우선 나를 위해서, 그리고 가계를 위해서, 그리고 이 나라와 지구환경을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사실 그동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에서 구제역으로 가축을 살처분해 파묻은 매몰지 450곳 가운데 22곳의 배수로가 설치되지 않거나 비닐 차수막이 훼손되는 등 안전관리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 사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구제역의 급속한 확산으로 살처분이 동시다발적으로 긴급하게 이뤄지며 일부 매몰지에서 규정을 위반해 작업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구랍 15일 양주와 연천을 시작으로 5일 현재 도내 13개 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 시·군과 시흥, 평택 등 14개 시·군 594개 농가에서 모두 35만2천여마리를 살처분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매몰지 450곳에 대한 현황조사결과 21곳에서 배수로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이 가운데 1곳은 가스유공관이 고정되지 않았다. 배수로가 미설치된 21곳은 살처분 소와 돼지가 많았던 파주와 고양, 김포 등 3개 시에 집중됐고, 핏물 침출수로 논란을 빚은 파주시 광탄면 돼지 매몰지도 포함됐다. 구제역이 확진된 이천시 대월면 장평리 돼지농장 매몰지의 경우 비닐 차수막이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연천·양주·고양·파주·가평·양평·남양주 등 7개 시·군의 매몰지 주변 지하
학생들은 등교하는 대로 청소·독서·자습 등 아침활동을 하고 4교시 후 점심식사를 한다.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대체로 4교시, 다른 날은 5~7교시 후에 하교를 하거나 방과후학교 등의 활동에 참여한다. 학생들의 학교생활 시간은 이렇게 대부분 교과학습에 할애되는 것은 물론, 교사들도 그들의 교직생활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이 당연히 교과지도일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공문처리를 한 나머지 시간에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자조적 비아냥거림이 있었듯이 교과지도의 중요성이 침해되거나 그 비중이 소홀히 다뤄질 때 교사들은 그로인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고 “이런 상태에선 수업을 할 수가 없다”며 교장·교감 혹은 다른 교직원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까짓 거 교과지도야 어떻게 되든 봉급만 주면 좋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교과지도와 관계가 먼 교직원이 “내가 바로 학교의 주역”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해도 좋다. 학교교육의 핵심이 교과지도라는 설명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종전 지방교육자치의 폐해를 단적으로 지적하라면 피상적으로는 선거제도의 미숙한 운영으로 인한 부정비리가 지적될 가능성이 높지만, 내면적으로는 교육감들이 내건 시
누구나 살다 보면 ‘욱’ 할 때가 있다. 화가 치미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는 대개가 화를 다스리지 못한 자신에 대해 자책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자기성찰의 비밀이 숨어있다. 바로 6초 동안 참는 지혜다. 인간은 의학적으로 6초가 지나면 냉정해진다고 한다. 우리의 대뇌는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먼저 ‘편도체’에 전달이 된다. 편도체는 동물적인 뇌로 본능과 행동을 지배한다. 편도체에 전달된 자극은 이어서 ‘대뇌피질’로 전해진다. 대뇌피질은 이성적인 뇌로 불리며, 사고와 언어 등을 지배한다. 이 자극이 뇌 안의 편도체에서 대뇌피질로 전달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6초라고 한다. 따라서 화가 치밀었을 때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자신의 화를 세심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에서 섣불리 말하거나 행동하게 되면 상대방과의 관계는 물론 자신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 틱낫한 스님의 책 ‘화(ANGER)’에 이런 비유가 있다. ‘만약 당신의 집에 불이 났다고 쳐보자. 그러면 당신은 무엇보다 먼저 불을 끄려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집에 불을 지른 걸로 의심이 가는 자를 잡으러 간다면 그 사이에 집은 다 타버릴 것이다. 화가 치밀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