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게다. 국내 첫 경전철로 운행될 예정이었던 용인경전철(에버라인)이 주무관청인 용인시와 사업시행자인 ㈜용인경전철 간에 책임공방으로 개통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용인시가 소음 대책과 탑승 시스템 미비 등 안전운행을 위한 모든 절차를 이행한 다음 개통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전철 동백 구간에 방음터널 공사가 내년 4월 완공될 예정임을 고려할 때 이런 방침이 고수되면 경전철 개통은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용인경전철은 “이는 평균소음이 아닌 순간최대소음으로 방음터널을 설치해도 기준치를 웃도는 소음이 발생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용인경전철이 제시한 5개 아파트단지의 2차례 소음측정치(기준치 주간 70㏈, 야간 60㏈)는 주간 64.8~68.4㏈, 야간 60.6~65.5㏈로 이는 주변도로 소음치에 비해 근소하게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시가 이렇게 시스템 미비 등을 개통의 지연 사유로 들고 있지만 정작 속사정은 적자보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김학규 시장은 “MRG(최소운영수익보장률)를 79.9%로 낮추더라고 1년에 550억원, 10년이면 5천500억원, 30
어느날 밤 11시에 집으로 전화가 왔다. 58세의 한 남성이 약 30분 전부터 심한 앞가슴 통증때문에 119를 통해 응급실에 왔다고 했다. 당직선생이 급성심근경색증이 의심된다고 했으며, 바로 문자로 이 환자의 심전도를 보내왔다. 도착한 심전도에는 급성심근경색증일 때 특징적으로 보이는 소견이 보였다. 응급실로 전화해 즉시 필요한 처치를 알려주고 심장혈관조영술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하면서 병원으로 출발했다. 응급실에서 심장초음파로 심장을 보니 예상한 것처럼 심장의 한 부위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 환자의 심장혈관 사진을 찍어본 결과, 심장의 앞쪽 부위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혈관이 피 덩어리로 막혀 있었으며, 그 이하 부위에는 피가 흐르지 않았다. 막힌 부위를 풍선으로 개통하고 스텐트를 삽입해 심장혈관에 피가 통하게 하자 심한 통증을 호소하던 이 환자는 금새 안정을 되찾았다. 심전도에서 보이던 급성심근경색증의 특징적인 소견도 없어졌다.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후부터 막힌 심장혈관 수리가 끝날 때 까지 40분이 걸렸고, 이틀 후 특별한 불편함 없이 퇴원했다. 그러나 급성심근경색증이 생긴 모든 환자가 이같은 좋은 결과를 가질 수는 없다.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잊을 만 하면 터지는 게 연예인 마약사건이다. 이번에는 많은 국민들이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인기를 끌던 배우 김성민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돼 그를 좋아했던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또 김성민에 이어 가수 크라운제이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1970년대 이후 자주 터져나왔다. 1970년대에는 가수들의 대마초 흡연사건이 터져 무더기로 구속된 바 있다. ‘국민가수’ 조용필과 신중현 등도 그때 연루됐다. 1980년대엔 인기그룹 가수 김수희, 개그맨 주병진, 인기그룹 사랑과 평화, 들국화, 배우 김부선 등이 마약 사건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으며, 1990년대도 가수 조덕배·신해철·이현우·신동엽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마약사건에 휘말렸다. 2000년대에는 배우 성현아, 2인조 듀크의 멤버 김지훈, 황수정, 가수 싸이도 신종마약과 대마초 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마약에 연루된 가수 중 한 사람은 방송을 통해 “마약은 몸을 갉아 먹는 게 아니라 뇌를 갉아 먹는다”고 말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세계보건 기구(WHO)는 ‘마약은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자꾸 사용하고 싶은…
지난 8월 열린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스크린에 올린 ‘더 콘서트’가 최근 개봉됐다. 그러나 수작(秀作)임에도 흥행은 영 신통치 않은지 조기에 종영되는 분위기다. ‘더 콘서트’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구(舊) 소련 브레즈네프 시절 유대인 단원들을 감쌌다는 이유로 오케스트라 지휘자에서 쫓겨난 주인공 안드레이 필리포프가 볼쇼이 극장 청소부로 일하던 중 우연히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으로부터 온 초청 팩스를 손에 넣고, 옛 동료들을 모아 공연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영화는 여주인공인 안나 마리 자케와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35번을 협연하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데, 안나의 가족사를 복선(伏線)으로 깔며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실로 감동적이다. 이번 주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으로 ‘김종욱 찾기’가 있다. 대학로에서 공연돼 인기를 끈 동명(同名)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으로, 첫사랑과 재회하려는 여자와 첫사랑을 찾아주려는 남자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맨 처음 사랑만이 첫사랑은 아니다’란 대사로, 백창일의 시 ‘배추흰나비’의 마지막 구절 ‘모든 사랑은 다 첫사랑이다’와도 닿아 있다. 이는 무엇보
정보화 시대에 있어서 정보의 빈약, 혹은 부재는 그가 속한 시대와 집단으로부터의 점진적 도태로 귀결되곤 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스포츠와 연예계 그리고 정보와 군사전략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에 여념이 없다. 상대방의 정보 분석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무기의 제원을 외워야 하며 핸드폰의 주요 기능을 익히고 개인정보의 누출과 도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분주히 몸과 마음을 단련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명함이나 이력서에 적힌 직위, 학위, 수훈 같은 것들로 사람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딱지들이 어느 정도는 그 인품을 드러내는 정보로써 기능하겠지만 그러한 정보들이 곧 그 사람됨을 증빙하고 보장하는 결재권자일 수는 없다. 사람이 정보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사람을 위해 있는 존재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 세계는 지식 정보화 산업의 끊임없는 진보와 함께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급변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전 세계는 보이지 않는 첨단 네트워크로 연결돼 시공을 넘나드는 유비쿼터스 세상 속에서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야구방망이로 탱크로리 기사 유홍준씨를 폭행한 뒤 ‘맷값’ 2천만 원을 던진 혐의로 구속된 최철원 M&M 전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식지 않고 더욱 하늘을 찌르고 있다. 돈 없는 이들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사고를 쳐도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막장 천민 자본가’의 전형적인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오죽하면 ‘맷값 2천만원을 모금해서 최철원을 똑 같이 때려주자’, ‘우리도 파이트머니를 걷자’는 말까지 나돌고 있겠는가. 국민들이 최 씨에게 더욱 공분하는 이유가 있다. 경찰조사를 받으러 가면서 전혀 죄송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사회적으로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다’고 한 말 때문이다. 국민들에게는 이말이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고, 재수 없이 이 사건이 드러나서 사회가 시끌시끌해진 게 유감’이란 말로 들린다. 여기에 더해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최 씨가 회사 임직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이웃 주민에게 야구방망이를 들고 위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해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 방송에서 한 전직 직원은 “최 전 대표가 임직원들을 ‘엎드려뻗쳐’를 시켜놓고 곡괭이 자루나 삽자루 같은 것으로 두드려 패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부터 대학입시에서 논술시험을 아예 보지 않거나 전형 비중을 줄이는 대학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교과부는 연간 3천억원에 달하는 대학교육역량 강화사업의 평가 지표를 고쳐 논술을 폐지 또는 비중을 줄이거나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강화하는 대학에 가산점을 준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학들은 교과부가 대학입시의 자율성을 또다시 침해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사교육비 축소에만 매달려 대입 자율화 원칙을 스스로 거스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논술이 고액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교과부의 판단은 틀리지 않다. 실제로 올해 수능 시험이 어렵게 출제되자 수능 비중이 작은 수시 2차 모집에 지원한 많은 수험생들이 논술학원에 몰리는 상황이 빚어졌다. 하지만 고액 논술 과외를 잡는 것과 논술시험을 아예 없애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논술은 객관식 위주인 수능이나 내신 성적으로는 평가하기 힘든 수험생의 논리력과 창의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으로 정착된 측면도 있다. 논술마저 없애면 뭘로 학생을 뽑으라는 것이냐는 대학들의 불만을 그냥 흘려들어선 안된다. 초·중등 교육에서도 ‘자율과 경쟁’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로 지목된 날 성남시민은 고개를 떨궜다. 전직 시장 모두가 구속되는 불명예 앞에 시민들은 답답함을 하소연 했다. 관선시장·민선1기 시장직을 해냈던 오성수 전 시장이 퇴임 후 시장 때 수뢰로 구속된 것을 시작으로 2기 김병량 전 시장도 퇴임 후 제 3자 뇌물수수 사실이 밝혀져 구속 돼 시민들의 명예가 망가졌고 성원을 이대엽 전 시장에게 보냈다. 3~4대 시장직을 수행하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법원가를 오갔으나 악성 범죄사실 없이 시장직을 수행, 그간 일그러진 명예심이 회복되는 면모를 보였고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더욱이 직업관료 출신의 두 전 시장이 수뢰혐의로 구속된 모습을 바라보며 속상해 한 후배 공무원들은 이 전 시장의 건재에 큰 기쁨을 가졌을것이다. 때문에 사전 구속영장 청구, 영장실질심사 진행 속에서도 그를 마지막까지 신뢰하려는 모습들이 비쳐졌다. 이는 내리 전직 시장 3명 모두가 구속됨에 따른 부담감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법원 영장전담판사는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성동구치소에 매인 몸이 돼 버렸다. 시장직 8년간 그의 주위에는 친인척들의 그림자가 그려졌고 많은 이들이 이를 안타까워 했다. 이들의 일거수일
대만 땅 이면서도 오히려 중국 본토와는 헤엄쳐 건널 수 있는 거리에 불과한 1.5㎞ 떨어져 있는 금문도(金門島)는 대만의 최전방 군사기지다. 1958년 모택동의 인민해방군이 44일간 포탄 47만발을 퍼부었으나 중국 해안에서 코앞이나 다름없는 금문도는 완강하게 버텨냈다. 중국의 금문도 포격은 1979년까지 이어졌다. 대만은 이에 맞서 금문도 바위 섬 전체를 땅속으로 그물처럼 연결해 지하 요새로 만들었다. 이 섬이야말로 대만으로서는 중국에 빼앗길 수 없는 군사적 전략 요충지였기 때문이었다. 대만은 금문도 땅 속 깊이 화강암을 뚫어 수백 개의 병상에다 산부인과까지 갖춘 종합병원을 만들었다. 대형 극장 겸 회의실에다 호텔급 숙소도 갖췄다. 땅 속에다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걸 다 갖춰 놨다. 말 그대로 난공불락의 요새다. 1958년 9월 26일 한국일보 최병우 기자가 바로 이 섬에서 취재하다 희생됐다.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고무보트에 오른 최 특파원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며 찍은 사진은 한국 언론의 전장 취재 현장 역사 기록으로 남았다. 한국과 북한 사이에 서해 5도는 연평도와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그리고 우도다. 크기는 작지만 북한 땅 턱 밑에 있
각자무치(角者無齒). 순록이나 소는 뿔은 있지만 날카로운 이빨이 없다는 말, 한 사람이 모든 재주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릇된 말이 아니다. 돈 있는 이, 건강이 따라 가질 못하고, 돈 있고 건강한 사람은 자식 운이 박복(薄福)할 수 있고, 모든 걸 갖춘 사람은 아내가 병약(病弱)할 수도 있다. 참으로 창조(創造)주의 공평(公平)함이란! 외자의 이름을 가진 친구가 있는데, 각자유치(角者有齒) 모든걸 갖췄다. 허우대 좋고, 말주변 좋고, 남녀불문하고 항상 친구들이 꼬인다. 하루에 안부전화를 열통 받으면, 그 사람 인생 잘살았다고 하던데…, 저녁자리라도 함께하면 “별일 없지”로 시작하고 끝이 나는 많은 전화 때문에 짜증이 날 지경이다. 대학 다닐 때 학생회장(學生會長)으로 뽑혀 떠들썩하게 학창시절을 보내더니만…. 직장 생활 초년병(初年兵)일 때, 그 친구 명함에는 벌써 대표이사(代表理事)를 새기고, 프로펠라 비행기로 일본을 출입(出入)했다. 너무 앞서가는 친구에게는 기본적인 시샘이 있기 마련이지만, 감당 못할 활약으로, 오히려 우러러 봤다. 그 뒤 국회의원 보좌관(輔佐官)으로 십수년, 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