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갯벌(2천393㎢)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해안 갯벌은 경사가 원만하고 조수간만의 차가 크며, 부유토사의 양이 충분해 미국 동부 조지아 연안, 독일의 북해연안, 남미 아마존강 유역, 캐나다 동부해안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로 꼽힌다. 광활한 면적과 생물 다양성, 세계적 멸종 위기종을 포함한 수 많은 철새들의 서식처로써 그 생태적 중요성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만큼 희귀한 곳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그동안 갯벌을 쓸모 없는 땅으로 인식한 나머지 간척지 개발로 지난 수십 년간 김포갯벌, 영종도, 송도, 남동 갯벌과 남양만, 아산만, 시화호, 천수만, 계화지구, 만경강, 동진강의 새만금지구, 영산강 하구까지 엄청난 면적의 건강한 갯벌들이 사라져갔다. 경기도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평택항과 화성 제부도, 안산 대부도 등 경기 서해안의 갯벌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들 지역 갯벌 30개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 분석한 결과 유류가 모든 지점에서 검출되지 않아 2007년 12월 발생한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사고로 인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또…
지난 12일 새벽 경북 포항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불이 나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불은 불과 사무실 1개동 13.5㎡를 태우는데 그쳤지만 이곳에 거주하던 노인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하면서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노인요양시설에 상주하는 노인들의 경우 혼자 거동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 도내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지난 2일 새벽 안산시 선부동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당시 화재진압에 나선 소방대원이 20명 가운데 19명의 노인들을 안전하게 구조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상주하던 직원들이 4명에 불과한데다 1명은 식당조리원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화재가 커졌을 경우 더 큰 피해가 우려됐던, 말 그대로 기적 같은 구조였다. 현행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입소자가 30명 이상인 양로시설의 경우 시설장 및 조리사를 포함해 10명의 직원이 상주해야 하며 노인요양원의 경우 입소자 2.5명 당 1명의 요양보호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야간의 경우 별도의 직원배치 규정이 없어 화재 대처 능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인들은 급박한 상황이 발생
지난 17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해 원색적인 직격탄을 날린 것을 두고 정가(政街)가 시끌시끌하다. 손 대표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검찰 권력으로 죽일 때, 그의 손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손’이 됐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박영준 지경부 차관을 ‘어둠의 삼각권력’으로 지칭하면서 “검찰이 이 삼각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김문수 지사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손 대표에 대해 “(전임 경기지사였던) 손 대표의 권유로 도지사가 됐는데 어느 날 반대편에서 한나라당을 공격하고 있으니 어색하고 해석이 안 된다”며 손 대표와 각을 세웠다. 이틀 뒤인 19일 반쪽으로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장엔 ‘대통령 탄핵’, ‘손 대표 입이 가장 더러운 입’ 등 예산은 없고 막말만 넘쳐났다. 손 대표는 ‘더러운 손’ 발언이 있은 다음 날부터 ‘100시간 농성’에 들어갔다. 자기성찰과 여권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고 했다. 이어 김 지사는 2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대한민국 건국의 재조명’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국민들이 대통령들을 험담하고 욕보이고…
지난 9월 필자가 이천시의 UCCN 가입을 계기로, 이천시를 중심으로 문화시론을 연이어 쓰는 이유는 오직 한가지이다. 더 많은 지자체에서 스스로의 도시를 ‘창조적인 도시’로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달에는 인천시의 연수구와 남구가 주최한 ‘창조도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 논의가 처음인 것은 아니다. 지난 2006년에도 인천문화재단 주최로 창조도시 심포지엄이 있었고, 그 후로도 여러 크고 작은 논의의 장들이 있었다. 연수구와 남구에서 개최한 창조도시 심포지엄은 주제와는 달리 심포지엄 프로그램 구성 자체도 창조적이지 않고, 발제자 또한 창조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미디어분야로 추진한다면서, 발제내용은 미디어와는 전혀 관계없는 주제와 발제자들로 구성돼 있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조발제가 ‘창조적 도시 creative city’에 관한 개념과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디어분야도 상당히 발전돼 있는 분야인데 어찌해서 관련 전문가조차 섭외가 되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다. 오히려 연수구와 남구가 추진하고자 하는 UCCN 미디어분야에의 신청 취지와 목적 등을 지역주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자리였다면 오히려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천시에서는
예전 보다는 국민의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국민들 가운데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증가로 인해 한국 사회의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다문화의 가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다문화사회의 문제점은 우려할 만큼 심각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문화적인 포용성을 배울 수 있으며 피부색으로 사람을 구분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인류애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그런데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피부색마저 달라 또래 아이들로부터 이른바 ‘왕따’를 당한다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나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한 교육적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어가 미숙한 부모들의 영향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대부분 학습능력과 언어능력이 떨어지지만 그들을 위한 우리 사회의 배려는 부족하다. 이에 따라 대통령 자문 사회통합위원회가 지난 6월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공립 대안학교 설립을 제안,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내년 9월 개교 목표로 설립 부지를 물색해왔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학년 당 20명씩 60명 정원의 고교과정을 개설해…
지난 8월 경기도 문화의전당 이사장에 영화배우 조재현씨를 임명한 것은 파격이었다. 그동안 도 문화의전당 이사장 자리를 경기도지사가 맡아오다 선뜻 자리를 내줄 정도면 조 씨의 존재가치가 어느정도 인가를 예측할 수 있다. 도는 조 씨의 임명 이유를 성공한 연기자인 것은 물론 예술계 전반에 걸쳐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고 쇄신차원이었다고 밝혔었다. 또 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해 1월 (재)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내 경기공연영상위원장에 취임하면서 ‘DMZ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올해부터는 ‘경기공연희망나누기사업’을 추진하는 등 혁신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영상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그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것은 영화배우 출신의 공직임명에 대한 엄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조 이사장의 겸직에 따른 고액연봉과 뻥튀기 된 그의 실적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마위에 올랐다. 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경기도 문화의전당에 대한 지난 2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민주당 김달수 의원은 “조 이사장이 겸직하고 있는 경기공연영상위원회와 전당측으로부터 연 1억3천만 원을 받고 있다”며 조 이사장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필자에게 또렷이 각인돼 있는 단어 하나가 있다. 어렴 풋 십대 후반 40여 년 전 쯤, 명동 근처였던 것으로 기억되는 화교학교 건물 외벽 상단에 학교 교훈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단어 중 하나가 ‘염치(廉恥)’였다. 염치가 뭐 그리 중요하고, 대단한 것이라고, 학교건물에 저렇게 크게 붙여놨을까 의아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어릴 적 시골에서 들었던 “염치없는 짓 좀 하지마라”거나 “염치없는 놈”이라는 말을 별 의미 없이 주고받는 걸 봐 온 터라 가볍게 생각했을 뿐 아니라, 욕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종일 맴돌던 ‘염치’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집에 돌아와 정확히 이해하고 난 후 염치라는 의미를 달리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화교학교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가르침 중 하나가 ‘염치’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로 화교들을 다시 보게 됐고, 그 후로 필자도 ‘염치’라는 것이 인간이 지녀야 할 소중한 덕목인 것을 잊지 않고, 염치없는 놈(?)으로 살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해왔다. 그런데 사람이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야 말로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사회에서 꼭 필요한, 응당 갖춰야 할 기
제8대 경기도의회 첫 행정사무감사가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렀다. 도민들은 여소야대 구조 개편으로 7대때와 상황이 역전된 이번 행감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 시각이 교차하며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민주당 등 야당의 날카로운 지적과 견제, 비판으로 효율적인 민선5기를 이끌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사사건건 집행부와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당이 이번에도 역시 집행부 발목잡기에만 급급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행정사무감사는 2011년 경기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는 만큼 도정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검토와 정책에 대한 검증의 장이 돼야 한다. 하지만 각 상임위원회별로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이 홍보예산 삭감에만 혈안이 되다 보니 단독 이슈를 끄집어 낸 의원들 대부분이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었다. 야당 의원들이 굵직한 이슈를 끄집어 낼 것이라는 상식을 뒤엎는 ‘대반전’인 셈이다. 상임위별로 질의내용의 50% 이상이 홍보예산인 것을 보면 민주당이 도의 ‘선택과 집중’ 정책을 표방한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이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위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사업들에 대해…
우리의 지방의회는 주민들로부터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한다. 기초의회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하부조직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에서 당선된 기초의원들은 동네에서 이렇게 저렇게 영향력을 행사는 지역유지 정도로 밖에 취급받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에게는 누가 되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대부분 이 그렇다는 것이다. 하남시의회의가 경기도내에서 처음 실시한 야간회의를 놓고 찬반 의견이 대립되고는 있지만 지방의회의 새로운 시도를 놓고 신선하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야간의회는 1999년 3월 17~24일 광주시의회가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처음으로 임시회를 야간의회로 개최한 바 있으나 경기도에서는 하남시의회가 처음이다. 하남시의회는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제201회 임시회를 오후 7시부터 일정을 시작하는 야간회의로 진행했다. 의사일정을 공무원과 일반 직장인의 업무가 끝나는 시간인 오후 7시부터 시작한 탓인지 매일 100여명의 공무원들이 야간의회에 나와 오후 11시가 넘을 때까지 의원들의 시정질문에 답변했다. 방청석에는 평소 의회 회기 때와는 달리 시민이 46개 좌석의 상당부분을 메웠고, 의회사무국은 16일 20여명, 1
사람을 평가하는데, 대부분(나를 포함) 참으로 인색(吝嗇)하다. 양복 품이 맞을 때는 기장 탓을 하고 품, 기장 모두 적당할 때는 때깔 탓을 한다. 사람은 좋은데, 지나치게 물러서 탈…, 사람은 치밀한데, 융통성이 없어서…. 하여간 사람 평가할 때는 반드시 접속부사(接續副詞) 그리고(and), 그러나(but)를 꼭 끼워야 속이 시원하다. 어디 사방천지를 둘러봐라. 사람 좋고, 똑똑하고, 자상하고, 이해심 많고, 본시 물 좋고 정자(亭子) 좋은 곳 귀한 법이다. 최석채(崔錫采) 선생이라고 당대의 논객(論客)을 기억하시는지? 낙양(洛陽)의 지가가 아닌 조선일보의 지가를 올린분이다. 아마, 7080세대들은 이규태, 선우휘, 최석채 선생의 사설(社說)을 읽는 재미로 새벽을 기다리는 분이 많았을 것이다. 판단이 갈팡질팡일 때 그분들의 논리 정연한 사설(社說)을 읽고 생각을 가다듬곤 했는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개인적인 인연으로 가끔 최석채 선생을 모실 기회가 있었다. 어휘(語彙) 하나하나의 중요성을 말씀하시면서 퇴고(堆敲)에 대한 설명을 자상하게 하셨다. 퇴고라 함은 사전(辭典)적인 의미로는 글을 지을 때 자구(字句)를 여러 번 생각해 고치는 일, 그리고 문장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