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이용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다녀왔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제2의 도시로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고 예술의 도시였기에 도시 자체가 역사이다.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로 불리는 에르미타주 미술관, 러시아 정교회의 성당으로 성당 자체가 박물관인 이삭성당. 이 두 곳에 소장된 미술품만으로도 세계미술사를 쓸 수 있을 정도이다. 핀란드만과 숲, 그리고 분수대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여름 궁전이 있다. 시내 중심부는 역사도시답게 199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러 수교 이후 많은 한국 관광객이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고 있다. 박물관과 유적지를 관광하는 한국인 중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한제국 러시아 공사관이 있었고, 그들이 감탄하며 둘러본 여름 궁전에서 제정러시아 니콜라이 2세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대한제국 외교관이 무너져가는 조국의 국익과 국권회복을 위해 애쓰다 쓰러져간 아픈 역사가 숨겨져 있음을 아는 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부터 114년 전 1900년 여름인 7월 대한제국 러시아 공사 이범진이 이곳에 도착한다. 이범진은 도착 후 지금은 여름 궁전이라 불리는 빼쩨르고프 궁전에서 니콜라이 2세에게 신임장을 제정한다. 러시아 공사로 근무하면
치유를 원하는 이 시대는 진정 힐링(healing)의 시대인가? 그렇다. 감동의 눈물이 눈시울에 고여선 감정의 정화인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염원하고 있는 이 시대의 수많은 대중들은 진정 치유를 원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잔잔한 감동의 물결에 빠져있다. 하나는 교황의 방문으로 이 시대 음지(陰地)에서 가엾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은사가 주어졌다. 진실한 마음이요 소박한 바람이었다. 다른 하나는 영화 ‘명량’이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에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애민(愛民)정신’은 풍전등화(風前燈火), 바람 앞의 등불인 조선을 구한 위대한 정신이었다. 두 분의 공통점은 싱크홀처럼 주저앉은 불안한 이 시대에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랑’이었다. 세월호처럼 뒤집힌 배를 내동댕이치고 제 목숨 하나 구걸하듯이 도망치는 불의한 선장과 선원들의 행태를 보면서 무책임의 극치로 말미암아 이 시대의 보통사람들은 치유하기 힘든 상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 현실. 이순신 장군의 애민정신은 나라를 구한 ‘사랑’의 실천적 가치였다. 교황의 방문이 우리의 아픈 마음을 다독여준다. 예수그리스
여름 선운사 /박해미 살면서 악착같이 울어본 적이 없다. 선운사 입구, 한눈팔다 잠깐 아득해질 때 어느 쪽으로 들어서야 할지 가늠하지 못할 때 매미가 쩌렁쩌렁 울어댄다. 나 저렇듯 매미처럼 울어본 적이 없다. 선운사에 와서 알겠다. 펑펑 피어나는 동백꽃도 때 되면 그냥 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파리마다 잉걸 같은 햇빛들 불러 모아 푸르디푸르게 타오르다 그 울음 어쩌지 못했을 때 비로소 꽃으로 쏟아져 붉게 피어난다. -박해미 시집 ‘꽃등을 밝히다’에서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참고 참다가 터지는 울음도 일종의 절정이다. 울음은 참는 법도 중요하고 때에 맞춰 터뜨리는 것도 중요하다. 울고 싶을 때에는 울어야 하는 것이 맞다. 또한 참고 참다가 기어이 터지는 울음을 통해 우리는 상처를 치료하고 새로운 희망을 키우기도 한다. 한여름 매미소리만이 극한의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뽕잎을 갉아먹는 누에 군단도 가만히 들어보면 비록 울음소리는 아니지만 거대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우주와 자연 속의 모든 생명체는 우리가 그 소리를 듣던 못 듣던 끊임없이 울고 있을 수 있다. 일종의 생명 에너지 작용이다. 한겨
북한산은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 은평구, 강북구, 성북구 등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국립공원 가운데 하나다. 한 해 등산객 등 북한산을 찾는 사람이 500만 명을 넘어 기네스북에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하고 유명한 산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찾다보니 그에 따른 등산길과 둘레길도 많이 마련돼 있어 건강을 위한 경기도민과 서울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워낙 산세가 험해 등산에 따른 안전사고로 한 해에 여러 사람의 아까운 목숨도 앗아가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북한산은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이 세 봉우리가 뿔처럼 높이 서 있어서 사람들은 삼각산이라고도 불렀는데 원래 삼국시대는 부아악(負兒岳)이라고 불렀다. 삼국시대 북한산은 백제의 북쪽 진산으로 한강변에 자리한 백제 수도를 북에서 남하하는 세력을 막는 요충의 역할도 했다. 북한산은 이처럼 백제의 영역에 속하고 있었음이 분명해 북으로부터 남진하는 고구려의 세력을 막고자 산성을 쌓았다고 전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백제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한편 475년 백제가 고구려의 장수왕의 침입에 패해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수도를 옮긴 후 533년 신라가 한강을
한 주 후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누고, 풍성한 음식을 먹는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명절이지만, 그 행복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각종 사고로부터의 안전이다. 올 추석에는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고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몇 가지 안전수칙을 알아보자. 첫째, 우리 집 안전 확인이다. 집을 나서기 전에는 가스밸브의 잠금장치를 확인하고, 불필요한 플러그나 콘센트, 전기코드는 반드시 뽑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창문 등 모든 출입문 문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둘째, 귀성운전 안전이다. 출발 전 안전점검은 필수이며, 사고를 대비해 예비 타이어, 삼각대 등 기본 상비품을 준비하고 차량용 소화기는 반드시 비치하자. 만약 고속도로 상에서 차량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차가 출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소화기는 꼭 비치해야 한다. 셋째, 건강한 명절나기이다. 배탈이 났을 때는 물이나 이온음료를 충분히 마셔 탈수를 예방하고, 심할 경우 즉시 119에 신고를 해서 병원치료를 받는 게 좋다. 또한 전을 부치다 화상을 입은 경우, 깨끗
매년 우리나라 가을철 수확기에 찾아오는 주의할 병증 질환이 있다. 이 질환은 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이다. 이들 병증의 원인과 예방에 대해 알아보자. 특히, 이 질환은 농촌이나 산과 들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주로 병증이 발견되는데 다가오는 추석 성묘객과 추수를 하는 농부들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먼저, 유행성 출혈열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 병증은 주로 쥐의 분비물, 타액의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평균 2주에서 3주에 걸쳐 잠복기를 가지며 몸살증상과 흡사하다. 겨드랑이나 입 천장 등에 조그마한 출혈(점상출혈)이 생기고, 심하면 콩팥기능이 떨어져 소변량이 줄었다 회복된다. 예방대책으로는 들이나 산으로의 여행 시 풀밭 등에 함부로 앉지 말아야 하고, 부득이 하다면 넓은 깔개를 깔며, 계곡의 고인물, 농촌의 고인물에는 함부로 손발을 담그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다음은 렙토스피라증에 대해 알아보자. 렙토스피라라는 미생물이 들쥐나 족제비 등의 몸속에서 오줌 등을 통해 배출되어 흙이나 물을 오염시키고 사람에게 감염된다. 잠복기는 2일 이상 25일 정도이며, 갑작스런 고열, 오한과 온몸 근육통, 눈의 충혈 등 감기증상과 흡사하다. 특히…
자정 가까운 시간 역 근처에서 택시를 탔다.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음에 행선지를 말하자 기사가 투덜댄다. 우회전도 안 되는데 여기서 차를 타면 어떡하느냐고. 바로 옆길로 가면 되는데 우회전이 왜 안 되느냐고 반문하자 기사는 차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 잠깐 기다리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차에서 내렸다. 바로 뒤에 오는 개인택시를 세우니 연세가 지긋한 어른이 창문을 열고 앞차에서 왜 내렸느냐고 물어 사실을 말하니 저런, 하면서 금방이라도 앞차를 꾸중할 기세로 차를 움직이더니 이내 도망치듯 사라진다. 다시 뒤에 오는 차를 세우니 아예 설 기미도 없이 가버린다. 영문을 몰라 주춤거리다 다음 차를 잡아 무조건 탔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하고 승차거부 당한 이유를 묻자 정말이지 기막힌 대답을 들었다. 밤 12시가 넘으면 할증요금을 받을 수 있는데 어정쩡한 시간이라 거부를 했을 것이고 시외로 가는 거면 요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같은 지역이고 자정 무렵엔 마지막 전철이 들어오고 버스도 끊기는 시간이라 택시보다 승객이 많다 보니 거부했을 거라 했다. 승차 거부한 차량의 넘버를 찍어놨는데 신고하고 싶다고 하자 단순히 거절한 것만으로는 안 되
지난 8월17일 파주에 있는 장준하 공원에서 고 장준하 선생님(1918~1975)의 39주기 추도식이 있었습니다. 비가 왔지만 많은 분들이 추모의 마음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39년 전의 의문사가 타살로 확인될 때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고, 진상을 규명하려던 유족과 동지들이 큰 고통을 당했지만, 선생님이 꿈꾸었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새삼스럽게 소개가 필요 없는 분이지만 장준하 선생님은 신학을 공부하셨습니다. 1942년 일본에서 신학공부를 시작했지만 학도병에 자원입대, 탈출과 대장정, 독립운동, 해방정국을 거치면서 못 마친 신학공부를 1949년에 한신대학교에서 마치셨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교역의 길을 걷지 않으셨습니다. 비운의 짧은 삶(57세 소천)을 사셨지만 그 분의 삶은 신학과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 가둘 수 없을 만큼 크고, 그 분이 사셨던 시대보다 더 웅대합니다. 자서전,해방 후 2년간 기록 ‘돌베개’, 그 분이 쓰신 자서전의 제목입니다. 중원 땅 6천리 길,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 목숨을 건 대장정에서 해방을 맞은 2년 동안의 삶의 기록입니다. ‘돌베개’의 곳곳에서 우리는 선생님의 절규를 듣습
둘이 협조해야만 걸을 수 있거나 뛸수 있는게 이인삼각(二人三脚)경기다. 두 사람이 한쪽 발을 서로 묶고 나란히 달리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건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쪽 하나 어긋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쓰러져서다. 이와 비슷한 한자어가 낭패(狼狽)라는 단어다. 주로 ‘계획한 일이 실패로 돌아가 매우 딱하게 된 상태’를 표현할 때 쓴다. 그런데 왜 낭패가 이인삼각과 비슷할까. 충북대 조항범교수의 말을 빌어 설명하면 이렇다. ‘낭(狼)’과 ‘패(狽)’의 경우는 특정 동물을 지시한다. 옥편을 찾아보면 ‘낭(狼)’과 ‘패(狽)’ 모두를 ‘이리’라는 동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낭(狼)’은 뒷다리 두 개가 없거나 있어도 아주 짧고, ‘패(狽)’는 앞다리 두 개가 없거나 있어도 아주 짧은 가상의 동물이다. 그래서 ‘낭(狼)’과 ‘패(狽)’가 걸을 때에는 ‘패(狽)’가 늘 ‘낭(狼)’의 등에 앞다리를 걸쳐야 한다. ‘낭(狼)’과 ‘패(狽)’가 합쳐져야만 걸을 수 있지, 둘이 떨어지면 그 즉시 꼬꾸라진다. 그래서 이인삼각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낭(狼)’과 ‘패(狽)’는 외형뿐만 아니라 심성 면에서도 차이가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