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조경숙 강가에서 사람을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낮아지지 않고서는 한 곳에 닿을 수 없는 길 아래로 흐르면 결국은 한 곳에서 만난다 기다린다는 것은 흐른다는 것 -조경숙 시집 <절벽의 귀>에서 인생이 아무리 짧다고 해도 한 인간에게는 평생이다. 한 사람이 평생을 산다는 것은 강물이 유유히 흘러 바다에 이르는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다. 강물은 바다에 이르는 동안 세상의 곳곳을 지나면서 그 변화하는 모습도 다양할 것이다. 멈출 수는 없다. 끝내는 바다에 이르러야 생명이 끝난다. 어쨌거나 강물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고 평화로운 인생이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기다림도 마찬가지로 인생이다. 욕심을 부린다고 해서 이루어질 일은 없다. 역류가 되어서도 이루어질 일이 없다. 낮은 자세로 평화로운 꿈을 꾸어야 기다림도 아름답다./장종권 시인
일전에 슬하에 5자매를 둔 어느 할머니가 따님들을 데리고 세금 상담을 하러왔다. 할머니는 젊을 때부터 열심히 일해 부동산을 전국 여기저기에 사두었는데 이제는 상당한 재산이 되어 자녀들에게 넘겨주고 싶은데 가급적 세금을 줄이면서 넘겨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물어온 적이 있었다. 절세 컨설팅을 하면서 가끔 기성세대의 재산이 자녀, 손자, 손녀에 순조롭게 증여되어 경제활동에 투입된다면 우리 젊은 세대는 훨씬 창의적이고 도전적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과거세대와 달리 집값도 비싸고, 집을 사더라도 자산가치 상승 혜택도 누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교육비용을 많이 들이고도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어, 과거 어떤 세대보다 사회 진출하여 능력을 발휘할 무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의 청년실업률은 연 8.7%를 기록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p 증가하는 등 젊은 세대들의 어려움을 방증하고 있다. 반면 우리경제 고도성장기에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여 재산을 축적한 베이비붐 및 그 이전 세대는 2·3세에의 사전 증여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구성되
북한은 어제(30일) 국방위원회 이름으로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특별제안>을 발표했다. 이 제안에는 오는 4일 0시부터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의 전면 중지, 인천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남북한 교류와 접촉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취소, 남북 간 상호 비방 및 심리전 중단 등이 담겨 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이번 북한의 제안은 ‘7·4 남북공동성명’의 발표 42주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직전 서명한 통일문건 작성 20주년(7월7일), 오는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을 앞두고 나왔다. 또한 오는 8월 예정된 한미합동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시기,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9·19∼10·4) 등과 맞물려 제안된 것이다. 내용적으로 볼 때에도 이번 북한의 특별제안 내용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반복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월16일에도 북한은 국방위원회 명의의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중대제안>을 발표하고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는 실제적 조치를 취하자고 제의했다. 이와 같이 시기적, 내용적으로 보면…
‘막’이란 글자가 들어간 것 중에서 좋은 이미지는 별로 없다. 막사발이니 막장, 막말 등등 거친 내용을 함축하는 뜻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수와 만나면 내용은 달라진다. 미각을 자극하고 침이 고이게 해서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철엔 더욱 그렇다. ‘막 부서져서 막 먹는 국수’ 혹은 ‘방금 만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강원도 ‘막국수’는 화전민들이 주로 먹던 음식이었다. 그러던 것이 6·25를 거치면서 이를 파는 식당이 등장하고, 1970년대 초 완전 정리된 화전민들이 세상에 들고 나오면서 대중화 반열에 올랐다. 강원도의 막국수는 다양하다. 크게 나누면 강릉·원주 등 영동지역의 겉껍질과 속메밀을 섞어 뽑은 ‘겉메밀 면발’과 춘천·동해 등 영서지역의 ‘속메밀 면발’로 구분된다. 막국수란 이름이 생긴 이유도 이같이 면말을 만들면서 겉껍질과 속메밀을 섞은 ‘마구’란 뜻이라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제철인 막국수 하면 강원도다. 그중에서도 춘천은 자타가 공인하는 막국수의 메카다. 역사도 오래다. 1930년대 이미 춘천 요선동 소양고갯길 마루턱에 ‘방씨막국수’ 같은 집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막국수 전문점만 100개가 넘는다. 막국수를 직접 만들고…
29일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계기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열린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신상 털기 위주 등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서인지 업무수행능력과 자질에 관한 질문들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시작전권, 미사일 방어, 병영문화 개선, 전력증강 방안 등 정책적인 것이 주를 이뤘지만 아직도 개인의 재산과 가족의 신상에 관한 질문도 일부 이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청문회는 대통령이 행정부의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의 검증절차를 거치게 함으로써 행정부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다. 고위 공직에 지명된 사람이 자신이 맡을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 데 적합한 업무능력과 인성적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 제도는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1년4개월 만에 무려 3명의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낙마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국정수행 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인사청문회의 벽이 두려워 공직을 맡지…
서민이나 빈곤층 노인들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이 있다.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 도입 및 ‘치매가족 휴가제’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또 있다. 7월부터 75세 이상 노인 임플란트 시술시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아주 잘하는 일이다. 본보는 수차례 사설을 통해 치매노인들을 국가와 사회가 보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너나할 것 없이 먹고 살기위해 일터에 나가야 하는 가족의 힘만으로는 치매노인 수발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장기요양 5등급)’을 시행하겠단다. 경증의 치매환자도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수혜 대상자는 4만7천명∼5만7천명에 달해 한해 최대 3천4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치매환자를 국가가 돌보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질 높고 폭넓은 수준의 국가적 서비스가 필요한 실정이다. 정부는 앞으로 치매특별판정을 받게 되면 특별등급 수급자에게는 인지기능 악화 방지와 잔존능력 유지를 위해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주 3회 또는 월 12회 이상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지활동형 프로그
지난 3월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11)이 평소 집에 늦게 들어오고 말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로 엄마는 아들을 꾸짖으며 집 밖으로 쫓아냈다. 쫓겨난 아들은 1시간가량 문 앞에 서 있었고, 이런 상황을 바라본 이웃집은 신고를 감행하였다. 신고 받은 경찰이 출동했다. 과연 이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란 말인가? 작년 연말만 해도 쫓겨난 아이를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울주, 칠곡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신고하였으며,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나갔다. 더욱이 칭찬할 만한 것은 경찰 내사종결하지 않고 검찰에 기소했다는 점이다. 우리들은 대한민국 아이의 권리와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민과 경찰에 비해 다소 적극적이지 못한 검사는 이 사건을 시민위원회에 회부해 의견을 물었고, 이 시민위원들은 다양한 의견과 조사를 통해 엄마의 처벌보다는 기소유예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보다 강력히 지적되어야 할 부분은, 이 엄마에게 심리치료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검사가 ‘상담·교육 조건부 기소유예’를 결정하고 추가 상담·교육이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했어야 했다.…
우리 사회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주제를 다뤄야 할 만큼 잘못된 관행으로 인해 사회가 어지럽혀지고 있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이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명확한 정답부터 정립돼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당장 이 불합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관행들이 만연한 사회적 불만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발빠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회에서 내 자신이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내 자신부터 우리가 정한 규칙을 준수하고 이를 지키려고 했는지 되돌아 볼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다. ‘나 하나쯤’이라는 그릇된 생각에서 비롯된 잘못된 관례가 과연 없었는지 돌이켜보자. 과거 MBC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이경규의 양심냉장고를 생각해 보면 지켜야 할 규칙을 지켰다는 이유만으로 냉장고를 주는 상황을 연출하고 국민들에게 양심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남겨 씁쓸함을 줬다. 잘못된 관행이 사회를 망친다는 생각은 하면서 내가 이 사회를 병들고 망치고 있다는 생각은 왜 못하고 있을까. 근본적인 문제해결 없이는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5월 가정의 달이 훌쩍 흘렀다. 삶의 원천이며 사회의 기본이 되는 가정은 정말 소중하다. 가정폭력은 가정을 깨는 심각한 범죄임에도 그동안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 최근 몇년 새 국가와 사회가 적극 개입해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경찰도 가정폭력 신고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가정폭력 범죄의 첫 번째 특징은 신고율이 낮다는 데 있다. 우선 피해자들은 후환이 두렵거나 생계가 막막해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또 남의 이목을 의식하는 우리 사회의 정서도 신고율을 낮추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주변에서도 남의 집안일 정도로 인식해 신고를 꺼려하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이 신고를 망설여 집으로 돌아간 뒤에 남편에게 살해당했다. 가정폭력 범죄의 경우 특징은 재범률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재범률이 30%에 이르고 있는데 실제로 112상황실에서 신고를 자주 받지만 그중 2번 이상 같은 주소지에서 들어오는 신고가 많다. 결국 가정폭력을 해결하는 열쇠는 우리 모두의 의식 전환일 것이다. 가해자는 배우자의 뺨 한대를 때리는 것도 엄연한 범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폭력의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