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扁鵲(편작)이라는 의사는 중국 천하를 두루 여행하면서 병든 사람들을 무수히 치료해 주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할 정도였다. 어느 날 이웃 나라를 지나는데 그 나라의 태자가 새벽에 갑자기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궁에 들어가 태자를 살피고자 청했는데 왕이 받아들여 태자의 상태를 검사해보니 태자는 잠시 기절한 상태였고, 죽은 것이 아니었다. 편작은 왕에게 태자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하고, 태자의 몸에 몇 개의 침을 놓았다. 잠시 후 태자가 깨어나자, 처방을 해주고 그 처방대로 하여 건강이 회복됐다. 이러한 소문이 각지에 퍼지고 명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갔으며, 세상에 죽은 사람 살려낸 사람으로 불렸다. 하지만 편작은 조용하고 겸손한 태도로 ‘저는 사람을 살려 낼 수 없습니다. 이는 그가 정말로 죽은 게 아니라 살아 있었던 것이므로, 저는 단지 그를 일어나게만 하였다’라는 내용이다. 필자도 어릴 적에 어머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형제들과 함께 울면서 30분가량 기다리니 한의사이신 아버지께서 돌아오시더니 침착하게 몸을 만지시다가 침을 꺼내서 여기저기 놓으시니 숨이 돌아와 눈을 뜨신 일이 있었다. 죽었다가 살아난다는 것이 결국 이와 같
최근 5년간 대상포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08년 41만7천273명이던 환자수가 2012년 57만3천362명으로 연평균 8.3%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 환자의 96%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그 강도는 분만통, 수술 후 통증보다 심하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 안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된 틈을 타고 재활성화 되어 피부에 물집과 심한 통증이 생기는 신경질환으로, 특정 신경이 분포하는 영역에만 띠 모양(帶狀)으로 물집이 생기기 때문에 대상포진이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해진 노인에게 많이 발생하나 젊은이도 스트레스가 많거나 피곤하면 발병한다.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병했던 대상포진은 최근 20, 30대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초기 증세가 감기나 신경통과 비슷해 적당히 쉬면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증상은 대개 근육통처럼 뻐근하면서 몸살감기처럼 통증이 쭉쭉 뻗치며 나타나 참기 힘들만큼 고통스럽다. 또한 통증이 지속적이지 않고 시간차를 두어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에 비해 통증이 약한 편으로, 간헐적으로 따끔따끔한 느낌만 호소하
오늘, 그들의 생각은 적어도 이럴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겠지’ ‘진정을 다해 다가섰으니 이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으로 기다릴 수밖에’ 등등. 하지만 그들을 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전혀 다르다. 나부터도 선거운동 기간 내내 죽기 살기로 표심을 좇았던 그들에게서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으니 말이다. 사실 나는 선거 때마다 고민하면서도 늘 같은 번호만 찍어왔다. 그리고 때에 따라 설령 다른 번호를 찍었다 해도 내 일상에서 달라진 건 없었다. 그런데도 지난 13일 동안 또다시 온 사방 천지에서 어깨띠 맨 사람이 들쑤시고 다니는 걸 보았다. 마치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 정치밖에 없는 것처럼 온통 여론조사 얘기와 후보 평가뿐인 고문(?)도 당했다. 그런가 하면 거리 곳곳에 나붙은 선거공보 속에선 저마다 뽀샵한 얼굴로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아양을 떨며 거의 일방적인 구애를 해댔다. 희박한 패를 잡고 한 알의 밀알이 되겠노라 읍소하는 후보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전과기록이 있는 후보, 세금 체납 사실이 있는 후보,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인물도 있었다. 이들 후보는 지역마
공든 탑이 무너질까.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학교는 가르쳤다. 그러나 학교를 떠나 사회로 진입한 사람들은 안다.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제 아무리 공을 들여도 탑은 무너지고 주변의 것들도 함께 자빠지기 일쑤다. 그런 현실에 좌절은 덤이다. 그것이 세상이다, 깝치지마라. 돌이켜보면 삶은 그렇게 비웃곤 했다. 특히 가난한 자에게는 더. 굳이 인도의 불가촉천민을 말하지 않더라도 세상은 그렇게 녹록한 품목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육두품이거나 주변인들이 권력의 중앙으로 들어가는 길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 된 지 오래다. 혹시라도 바늘구멍을 통해 중앙에 진입했다손치더라도 그 안에서 입지(立志)를 펼치기란 고름이 살되기보다 더 힘들다. 동화되거나 앞잡이가 되지 않는 한 권력은 곁을 쉽게 주지 않는다. 그것이 속성이다. 그러다가도 순간 방심하면 훅, 간다. 역사는 이를 친절하게 가르치고 있다. ‘操存省察兩加功(조존성찰량가공)/不負聖賢黃卷中(불부성현황권중)/三十年來勤苦業(삼십년래근고업)/松亭一醉竟成空(송정일취경성공)’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온통 공을 들여서/책 속에 담긴 성현의 말씀 저버리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왔네/삼십년 긴 세월 동안 온갖 고난 모두 겪으면서 쌓아
2012년 이맘때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었다. 일제의 치하에서 고통 받고 억눌려 지내던 조선인들에게 ‘각시탈’을 쓴 영웅이 나타나, 위로와 희망을 준다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였다. 나는 평소 드라마를 즐겨 보지도 않고 공부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일분일초가 아까울 때였지만, 때마침 방영되던 그 드라마는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상을 통해 당시를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더욱더 키워갈 수 있었다. 우연이었을까. 보훈공무원이 되어서 내가 처음으로 맡은 업무 중에 하나가 바로 독립유공자와 그 유가족 분들을 예우하는 일이었다. 공무원으로서 어떤 일이든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겠지만, 나는 내가 맡은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또한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국민을 최고로 예우하는 것이야말로 그 공훈에 대한 보답을 하는 것, 즉 보훈이며 또한 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애국심을 함양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mid
지구여 /싱카와 가쓰에 억년을 울어왔는데도 새는 아직 그 노래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억년을 자라왔는데도 나무는 아직 궁극의 하늘을 모르고 있다 지구여 지구여 어찌 화로의 불을 끌 것인가 씩씩하게 손을 드는 어린애들의 목소리가 울리며 학교는 수업중이다 - 싱카와 가쓰에시집<저를 묶지 마세요/서문당1995> 억년을 울어왔으니 또다시 억년을 울 자는 이야긴 아닐 것이다. 궁극의 하늘을 증명하자는 이야기는 더욱 아닐 터이다. 우리가 아무리 자라서 지구를 뚫고 나가도 태양계를 지나 은하계를 넘나든다 해도 속도와 그에 동반한 진보의 개념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흙이 되었으면 한다’는 시인의 말에서 흙으로 돌아갈 것들에 대한 무한한 연민을 느낄 수 있다. 우린 죽어 어떤 흙이 될 것인가, 어쩌면 씩씩하게 손을 드는 어린애들의 지금이 궁극의 하늘일지도 모른다. /조길성 시인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비극’을 초래한 국가의 무능함이 만천하에 밝혀진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국가’와 대칭점에 있는 야권이 유리한 형국에 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리라. 그래서일까? 야권 정당들이, 또 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지역정책 공약을 보면 야권다운 바꿔 말해 진보적이거나 개혁적인 정책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야권’연대에 의해 추대된 인천시장 후보의 경제정책을 보면, 20조원 투자유치를 통해 30만개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한다. 정치권에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공약이다. 그렇지만 이 공약에는 어떠한 투자를 유치해야만 지역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결여되어 있다. 투자 유치 대상이 모회사인지 자회사인지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으면, 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명분으로 인천에서 대접받으며 벌어들인 돈을 그들 모회사로 그대로 이전함으로써 인천 지역에 재투자를 하거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돈도 또 권한도 없는 외부 자회사들만 인천의 혈세를 좀먹게 된다. 일본 오키나와가 금융자유구역을 만들어 국내외 금융기관 유치에 목숨을 걸었으나 정작 지역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고 하였다. 이는 곧 인간이란 정치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의미하는데, 이 정치에 있어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것이 바로 선거이다. 우리 지역 발전을 책임질 지역 대표자를 선출하는 제6회 지방선거가 어느덧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는 우리 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기에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하면 더하다 할 만큼 중요하지만 지난 5회 때까지의 투표율을 보면 유권자들의 관심은 그 중요성에 반비례하는 듯하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정치인들이 가진 권력을 합법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심판할 수 있지만 유권자들은 자신의 한 표가 그 결과에 크게 기여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갖고 있어서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한 표는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한 표는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한 사람의 목숨을 바꾼 역사가 있다. 1645년 영국 의회에서는 단 한 표 차이로 왕정이 무너지고 농부출신 혁명가 올리버 크롬웰이 전 영국을 통치하게 되었고, 1649년엔 영국왕 찰스 1세가 딱 한 표 때문
주말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재취업을 하시기 위해 세 차례 면접을 보셨던 이 모 어르신이셨다. 안 그래도 최근 경비원으로 취업되신 후라 근무는 잘하시고 계신지 궁금했던 참이었다. 직장을 얻기 위해 상담을 받으신 후, 세 번째 면접을 보러 가셨던 날이 지난 3월7일, 그때 난 함께 동행을 했다. “이번에도 나이가 많다고 퇴짜를 맞으면 그만 포기해야지?” 했던 어르신이셨다. 전화 속 어르신은 직장을 갖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씀만 잇따라 하시며 기쁨에 찬 생기 있는 음성이셨다. “그간 취업시켜주고 전화한다고 하고 전화도 못하고 미안하네. 고마워서 오늘 점심한 끼 대접하고 싶은데”라는 말씀에 난 기쁜 마음으로 점심을 사양하고 마음으로만 받겠다며 전화주심을 감사드렸다. 70이 넘으신 어르신의 전화를 받고 나는 하루 종일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나의 일터와 일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한 어르신들과의 만남이 있게 한 도민안방은 감사의 연결고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이 일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어… 아무튼 고마워!!’라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분들 모두가 계시기에 지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