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고추가 보급되기 이전엔 김치를 소금에 담갔다. 이런 역사를 유추해 볼 때 지금도 11월 초 통째 혹은 크게 썬 무를 짜지 않은 소금물을 가득 부어 담그는 동치미는 가장 먼저 시작된 김치의 기본형이라 할 수 있다. 겨울 저장식품이라고 해서 조선시대엔 동치미를 ‘동침(凍沈, 冬沈)’ 또는 ‘동침저(凍沈菹)’라 불렀다. 겨울에 물에 담가서 먹는 김치 혹은 겨울에 국물이 언 김치라는 뜻이다. 그런 명칭이 세월이 지나며 일반인들이 한자어 ‘동침’을 동침이 혹은 동치미라고 부르면서 지금의 이름이 됐다고 한다. 동치미, 특히 국물은 옛날에도 겨울철 별미 음식을 만드는데 중요한 재료로 사용됐다고 한다. 조선시대 요리책 규합총서(閨閤叢書)엔 동치미 국물 이용을 이렇게 적고 있어서다. ‘겨울에 익은 후 먹을 때 배와 유자는 썰고, 그 국에 꿀을 타고 석류에 잣을 흩어 쓰면 맑고 산뜻하며, 그 맛이 매우 좋고, 또 좋은 꿩고기를 백숙으로 고아서 그 국의 기름기를 없애고 얼음을 같이 채워 동치미 국에 붓고, 꿩고기 살을 섞어 쓰면 그 이름이 이른바 생치김치이며, 동치미국에 가는 국수를 넣고 무, 오이, 배, 유자를 같이 저며 얹고, 돼지고기와 계란 부친 것을 채 쳐서…
배시시 /김정수 온 가족이 먹을 밥을 푼 주걱에 남아 있는 밥알을 입으로 떼어 먹다가 노모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스크림 속포장지에 묻어 있는 달달함을 혀로 핥아먹는데 어린 딸이 슬며시 옷깃을 잡아당겼다 사과를 깎다가 너무 두껍게 잘려 나간 속살을 이빨로 갉아 먹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내 사과 껍질처럼 둥글게 말린 쉰 하고도 겸연쩍은 눈빛 하나가 배시시 웃었다 쉰 살의 남자가 겸연쩍게 배시시 웃고 있다. 김정수 시인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웃음이 곧장 그려질 것이다. 두껍게 잘려나간 사과 속살마저 아까워 갉아 먹고 있는 그의 웃음은 소리가 없다. 웃음 뒤에 그늘이 있다. 그림자가 있다. 하루 종일 교정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그의 눈에서 곧 눈물이 날 것 같은 고단한 삶이 있다. 노모와 아이와 아내와 대치하고 있는 난처한 상황을 그려놓은 그의 시세계는 가족과 함께 울고 웃는 가족주의다. 가난은 가장과 큰 아들이라는 자리에 앉아있는 그의 무게를 천근만근 무겁게 한다. 배시시가 아니라 소리 내어 껄껄껄 맘껏 웃을 수 있는 이 시대 가장과 아들 그리고 시인이었으면 좋겠다. /김명은 시인
우리는 오천년 유구한 역사의 뿌리 깊은 자랑스러운 단일민족 정통성으로 세계의 중심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이 풍요와 행복은 혹독한 선인들의 피와 땀이 어린 고통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일제강점기 조국 광복과 일제의 탄압을 피해 사랑하는 고국을 뒤로 한 채 동토의 땅 만주로, 사할린으로 이억만리 미국 사탕수수밭으로 떠나야 했던 아픔을 안고 혹독한 차별과 박해 속에서 삶을 개척해야 했었다. 흔히 역사는 되돌릴 수 없지만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100여년이 지난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정 반대의 현상을 접하고 있다. 경제현장의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100년 전 우리 선조와 같은 모습으로 피와 땀을 흘리고 있고, 지방에는 우리와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결혼이주여성들이 우리의 지키고 있다. 특히, 가난과 미래 희망을 안고 예전 우리 선조들과 꼭 같은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땅으로 건너와서 언어와 문화, 정서가 완전히 다른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꿈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잘못된 내국인 남편과 가족들로 인해 엄청난 불행을 겪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늘어가고, 노동을 하고도 제대로 된 보수나 대우를 받지 못하면서 스스로의 꿈을 접어야 하는…
요즘 일반전화보다는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112나 119에 장난이나 화풀이 대상으로 허위신고를 하여 국가의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경향이 있어 사회불안, 혼란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지난 2001년 발신자번호표시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로 허위신고가 점차 줄어들면서도 부천원미경찰서에는 지난 1월1일부터 2월 10일까지 112신고 1만3천600여건의 신고 가운데 오인신고가 487건으로, 허위신고는 3건의 신고가 접수되었다. 경찰업무를 방해할 목적으로 일부러 한 3건의 허위신고는 경범죄처벌법위반으로 1건은 형사입건, 2건은 즉결심판 청구하였다. “생명이 위급하다, 깡패들한테 쫓기고 있다, 건물 6층인가 7층의 화장실에 숨어 있다”, “빨리 출동 해 달라”라며 거짓말한 신고자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하여 형사입건하였고, 또한 자신의 부인이 “칼로 오른팔을 그었다”, “가정폭력인데요”라며 거짓말한 신고자를 즉결심판 청구하였다. 경찰은 112에 장난으로 허위신고를 하면 강력히 처벌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신고 내용이 중하거나 상습적으로 허위신고를 하는…
답답하다. 총리 후보자 인준과 임명을 놓고 이렇게 힘든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지만,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면 다 그렇고 그렇다지만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흠결이 너무 많다는 국민여론이어서 더 답답하다. 그래서 여당도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국회에서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당초 12일 본회의에서 16일로 처리일정을 미뤘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갑자기 또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인준을 처리하자고 시비 걸고 나섰다. 점입가경이다. 야당이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14일 한국갤럽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적합이 41%, 부적합이 29%로 나온데다 총리로서 부적격한 측면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청문회 단골메뉴인 병역문제 투기 대언론관 태도 등 역대 후보자 낙마사유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당으로서도 단독으로 인준을 강행하기에는 버거워 일단은 표결로 가겠다는 방침이다. 해외체류 중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과 내각에 겸직 중인 의원들의 표 단속에도 나섰다. 이번에도 총리 임명이 무산된다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지나 않을까 우려해서다. 우리는 그동안 총리 지명자들이 중도에서 줄줄이…
최근 인천 어린이집 사건 등 어린이집 폭행사건으로 인해 아이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안과 방범을 강화하기 위해 어린이집에서부터 국공립 유치원 CCTV 설치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률을 만들려 하고 있다. 부모들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는 최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전국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강력히 청원합니다’라는 글에 이틀 만에 무려 1만8천600여명이 찬성 서명한 사실로도 알 수 있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4월에도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 하도록 하는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013년에도 지난해에도 이 법안이 발의 됐지만 10년 가까이 관련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보육교사들의 사생활과 인권이 침해된다는 인권단체와 보육노동조합 등의 반발 때문이다. 결과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번에는 부모들의 의지가 강하다. 게시글을 쓴 부모는 ‘CCTV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면서 ‘어린이집 교사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아무런 자기방어 능력이 없는 영유아의 생명보호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것이 호흡이다. 인간이 단번에 마실 수 있는 공기의 양은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 공기를 마시고 헌 공기를 내뺃는 것이 호흡인데, 숨을 자연스럽게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것으로 본격적인 생명활동은 시작된다. 어린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오랜 시간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 올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스스로 호흡하는 일이다. 이처럼 생명이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을 만드는 행위는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죽음을 의미하는 말로 ‘숨을 거둔다’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호흡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난 후 비로소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만약 호흡하기가 어려워지면 다른 생각은 저 멀리 달아나고, 오로지 숨을 쉬어야겠다는 지극히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온몸은 반응할 수밖에 없다. 물에 빠진 사람이거나 갑자기 목구멍이 막혀 숨을 쉬기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부귀도 아니고 명예도 아닌 오직 하나 ‘호흡’뿐이다. 그만큼 호흡은 모든 생명활동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볼 수 있다. 무예를 배울 때에도…
■ 연극…뮤지컬… 추억 만드는 이색 졸업식 현장으로 GO! 2월은 졸업의 계절이다. 수년전 ‘폭력졸업식’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도내 각급 학교는 건전하고 아름다운 졸업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매년 졸업식 마다 새로운 형태의 졸업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만학의 꿈을 이룬 노인들의 졸업식은 물론 장애아동들이 학교의 굴레를 벗어나 사회로 향하는 첫걸음이 되는 졸업식도 열렸다. 뜻깊은 졸업식의 현장으로 들어가본다. <편집자 주> |숙지초등학교| 아쉬움은 반! 기쁨과 감동은 2배! 졸업생·재학생 즐거운 ‘축제의 장’ 지난 12일 수원 숙지초 강당에서는 즐거운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숙지초등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1부 식전공연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 졸업생 60명 모두가 단상에 올라 학교 생활의 추억을 가사로 만들어 비틀즈의 명곡 ‘Let it be’에 맞춰 불러 웃음과 감동을 자아냈다. 또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5학년 재학생 후배들이 깜찍하고 발랄한 합창과 단체 무용을 선보였다. 재학생 오케스트라…
생태하천과 왕숙천가꾸팀, 시스템 운영 공무원 대상 교육·실무자 워크숍 실시 시민·청소년 커맵데이 등 체험기회 제공 직원·부서간 칸막이 행정 없어지고 시민들 시정 참여도 높아지는 효과 남양주시, ‘소통을 위한 행복한 매핑’ 시스템 전국 최초 개발 커뮤니티, 스마트폰, 지역에 관심을 갖는 열정만 있으면 함께 그리며 활용하는 생각의 지도, ‘커뮤니티 매핑’을 통해 우리 지역을 살기좋은 지역으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바로 ‘소통을 위한 행복한 매핑(커뮤니티 매핑)’이다. 남양주시가 전국 지자체로서는 최초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공무원들에게는 협업으로 행정시너지 효과를 주면서 시민들의 시정 참여를 높이고 있어 타 기관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이석우 시장의 지시로 ‘시민참여 행정의 새로운 접근방법’을 찾던 남양주시 참여소통과 시민참여팀은 시민 참여도를 높이는 데 효율적인 ‘공동체 지도 그리기’라는 ‘커뮤니티 매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남양주시 생태하천과 왕숙천가꾸기팀의 문석기 팀장이 생태하천 홈페이지를 만들고 운영하던 중 홈페이지는 일방적으로 소통하는 창구인 것은 물론, 지속적인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시민이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