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공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아이랑 장애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 모시고 어떻게 살아요.” 4일 오전 여주시청 시장실. 여주 오드카운티 입주예정자 대표협의회 주민 3명이 김춘석 시장과 마주 앉았다. 시어머니가 화재로 한쪽 손목이 없는 장애인이라고 밝힌 주부 김모(33·오학동)씨는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입주예정일인 지난달 28일 이사를 계획했던 김씨는 이사를 포기하고 이삿짐보관회사에 이삿짐을 맡기며 보관비용까지 물어가며 현재 친척집을 전전하고 있다. “빨리 들어가야 하는데, 아파트 안에서 포클레인이 왔다 갔다 하고 이런 환경에서….” 이날 주민대표단을 더욱 분노케 한 것은 하루 전인 3일 이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연이어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한 주민은 “아파트 마감공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임시사용승인 내줬죠, 소방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소방필증도 나갔죠, 엘리베이터 사고까지… 저희는 누구를 믿으란 말입니까”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춘석 시장은 “앞으로 여러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튤립 /박은율 나는 본다 구근을 찢고 몸의 심연에서 수직으로 피어오른 튤립 그 입술이 머금은 고요 반만 벌어진 새벽 어스름 인생에 대해 더 조그맣게 나는 입술을 오므린다 알뿌리의 기나긴 겨울 반만 말하자 반은 침묵 -출처- 절반의 침묵/ 민음사 2013년 1988년에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인 듯하다. 얼른 계산이 안 되어서 계산기를 두드려봤더니 25년이다. 첫 시집을 묶기까지의 시간에 일면식도 없는 시인에게 박수를 보낸다. ‘반만 말하자’는 말의 울림이 크다. 군락으로부터 멀어진 그러나 유독 빨간 목이 긴 튤립이 떠오른다. 지난 여름을 떠올려보니 튤립의 절정은 반만 벌어질 때가 분명하다. 반을 넘기고 나면 곧 바닥이다. 튤립을 만날 때마다 나도 입술을 조그맣게 오므리고 ‘반만 말하자’ 속으로 주문을 외울 것 같다. /박홍점 시인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시인 기형도(奇亨度)의 시 <질투는 나의 힘> 중 일부다. 29살에 요절해서인지 유독 그에게 ‘청년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영원한 청년시인’, ‘신화가 된 청년시인’ 등등. 그리고 작품 속에 나타나는 현대적이고 도회적인 감수성으로 인해 25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독자를 갖고 있다. 시의 문외한들조차 그의 시 한 구절 정도는 어디선가 들어본 경험을 갖고 있을 정도다. 특히 갑작스럽게 숨진 비극적 죽음과 그를 둘러싼 온갖 추측까지 더해지면서 젊은 독자들에게 흡인력을 발휘해 오고 있다. 그가 남긴 단 한권의 시집, 처녀시집이자 유작시집이 된 <입 속의 검은 잎>은 1989년 5월 출간 이래 지금까지 27만여부라는 놀라운 판매고를 올렸으며, 지금도 일주일에 50∼60부 정도 나간다. 시단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기록적인 수치다. 연평도가 고향인 시
지난 2월6일 미국 최초로 조지아주 상원에서 ‘동해병기’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돼 우리나라 동쪽 바다를 ‘동해(East Sea)’로 명기하게 됐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일본이 고용한 로비스트들의 총력 로비로 법안의 ‘합법적인 폐기’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동해표기’는 우리 민족이 2천여년 동안 사용해 오고 있는 명칭이다. ‘삼국사기’ 동명왕본기(기원전 50년경)에 등장해 광개토대왕릉비, ‘팔도총도’, ‘아국총도’ 등 다양한 사료와 고지도에 기록돼 있다. 또 동북아역사재단 자료에 따르면 동해는 일본이라는 국호의 등장보다도 700년이나 앞서 사용된 명칭이다. 반면 최초의 일본해 표기는 1602년 이탈리아 선교사인 마테오 리치(Matteo Ricci)가 ‘곤여만국전도’(坤與萬國全圖)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해’ 수역은 오늘날과 거의 유사한 모습의 세계지도가 본격적으로 제작되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일본이 아시아의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
최근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가족동반 자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명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는다. 본능이다.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고 세끼 밥을 챙겨 먹는다. 부모가 되면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궂은 일, 힘든 일도 마다 않고 해낸다. 모성과 부성은 위대하다. 그런데 요즘 그런 부모들이 자식과 동반자살 했다는 끔찍한 뉴스가 연이어 들려온다.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싶어진다. 얼마나 살기가 막막했으면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까. 지난달 26일 생활고를 비관,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와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란 메모를 남긴 채 방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구의 세 모녀. 정작 죄송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동반 자살을 해야 할 만큼 힘든 세월을 눈치 채지 못했거나 알고 있어도 무심했던 우리들이다. 물론 국가와 지자체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들은 몸이 아픈 상태로 수입이 끊겼지만, 국가나 자치단체, 이웃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사회안전망의 외곽,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 또 있다. 경
성장기의 청소년 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건강관리를 위한 규칙적인 1일3식의 생활을 정착시켜가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가 예산을 학교에 지원하는 일은 당연하다. 질 좋은 식재료 확보와 영양가 분석을 통한 합리적인 무상급식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줄 때에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등교하는 경향이 높은 현실을 직시할 때에 점심 무료급식은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은 빵이나 과자 등으로 허기를 때우고 저녁은 폭식하는 경우가 많아서 성장과 건강관리에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우선적으로 학생들의 급식비를 책정하여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시만이 유일하게 중학생에게 예산부족을 이유로 무상급식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인천시는 15만명의 초등학생에게 289억원을 투입하여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나 중학생에게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시행을 외면하고 있다. 청소년 중기에 있는 중학생들의 건강관리와 올바른 식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점심의 무상제공은 실시가 마땅하다. 중학생의 효과적인 학교생활을 위해서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무상급식의 중요성을…
4년 전에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가 미국에서 발생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사상 최대의 리콜사태가 발생하자 도요타는 단시간에 문제가 된 230만개의 가속페달을 조달해 미국으로 공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의 해결에는 5천만 달러의 벌금과 주가하락으로 인한 주주 보상, 회수와 수리비 등 약 1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회사를 위기로 몰고 간 이 사태는 협력기업의 납품가격을 무리하게 깎는 바람에 적절한 품질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거기에다 고객들의 리콜요구를 묵살하거나 차체결함을 알면서도 사실을 은폐했기 때문에 사태가 수습하기 어려울 만큼 커져버린 것이다. 자동차, 선박, 휴대폰처럼 수많은 부품으로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도요타 리콜사태는 협력경영과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좋은 교훈이 된다. 협력업체의 애로와 고객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협소한 경영 리더십으로는 많은 지역의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영역을 넓히는 글로벌 경영이 어렵다. 생산과 구매와 판매에 참여하는 협력기업의 도움 없이 대기업이 홀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가족 /서정춘 어미 새 쇠슬쇠슬 어린 새 달고 뜨네 볏논에 떨어진 저녁밥 얻어먹고 서녘 하늘 둥지 속을 기러기 떼 가네 가다 말까 울다 말까 이따금씩 울고 울다가 잠이 와 멀다고 또 우네 어미 새 아비 새 어린 새 달고 가네 -- 서정춘, 『귀』, 시와 시학 2005 토요일에도 붐비는 지하철 4호선을 탄 서울행, 사당을 지나 동작대교를 건너며 보는 한강의 풍경은 언제나 고즈넉하다. 서울 살면서 하루라도 한강을 건너지 않고 살았나 하고 돌아보니 이제는 서울 떠나와 산 시간이 더 길다. 떠나 와 사는 날 중 하루 또다시 한강을 건너 서울 한복판으로 가려는데 멀리 새떼가 화살모양으로 반듯하게 정렬해 날아간다. 대오 앞을 나서서 가는 새는 그 무리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대장일 테고 사선으로 길게 늘어서는 줄에는 바람 맞서 잘 가르는 힘 있는 새부터 나서서 뒤로 어린 새끼들까지 품고 날아가는 대오일터였다.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그렇게 제 새끼들을 돌보는 부모 새나 대장 새의 모습일 테지만 지금 그 모습은 자주 오독이 되고 있다. 인간은 본을 가장 못 뜨고 사는 동물 중 하나이지 싶다. /이명희 시인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술은 수많은 역할을 한다. 오래전부터 애용돼 온 음식이자, 기분을 풀어주는 약물이자,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음주 과다 땐 간을 포함한 여러 장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대부분의 알코올 성분은 간에서 분해 대사된 후 배설되지만, 처리할 수 있는 알코올 양에 한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따라 알코올 간질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음주습관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성인 남자의 절반 이상은 일주일에 한번 이상 술을 마신다고 한다. 간 손상의 정도는 술의 종류보다 마신 알코올 절대량에 좌우된다. 개개인의 알코올 대사 능력 차이가 심하므로 알코올 간질환을 유발하는 알코올 농도와 최소 음주량의 명확한 기준은 없다.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간경변증을 일으키지 않는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을 살펴보자. 남자는 40g 이하, 여자는 20g 이하를 기준으로 삼는데 한 병에 포함된 알코올의 양을 보면 소주(360mL) 54g, 맥주(355mL) 12g, 포도주(700mL) 66g, 위스키(360mL) 113g, 막걸리(750mL) 35g이다.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