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이 떨어진 가지에 하얀 무서리가 꽃을 피운다. 입시한파를 시작으로 얼음이 점점 두터워진다. 게으름 피우다 뒤늦게 뽑은 텃밭의 배추도 된서리를 맞아 겉잎들이 축 늘어졌다. 아내는 고작 배추 10포기를 김장 하느라 ‘마늘 까 달라, 파 다듬어라’는 등 부산하다. 요 며칠 이웃집들 마당에 낯선 차들이 보이고 있어, 며느리와 딸들까지 김장에 동원된 모양이다. 이들은 하루 수고를 하고는 각자 몫의 김치를 챙겨갈 것이다. 김장은 멀리 살고 있는 가족들까지 모이게 하는 연중행사다. 요즘은 아파트에서 배추 다듬기가 쉽지 않아 절임 배추를 배달시켜 간편하게 담그기도 한다. 중부지방은 11월 초순부터 김장을 시작하지만 따뜻한 남쪽에서는 12월이 되어서야 시작된다. 읍내 농협마트 앞에는 배추가 산더미처럼 쌓였고 양념과 젓갈류 가게도 따로 열렸다. 금년에는 배추 풍작으로 가격이 폭락해 포기당 500원이라 한다. 20포기를 사면 5포기를 덤으로 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우리도 이웃집에서 무를 너무 많이 나누어주어, 다 먹을 수 없을 지경이다. 배추 가져가라는 지인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 작황이 좋으면 값이 폭락하고, 값이 좋으면 작황이 좋지 않으니 이래저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중년 이상이면 누구나 학창시절 한번쯤 가슴으로 읊어 본적이 있는 프랑스 시인 구르몽의 시몬( La Simone)이라는 시다. 가을의 끝자락 인생에 대한 단상을 떠울리며 자주 듣던 노래도 있다.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걸작 샹송 고엽(枯葉 Les Feuilles Mortes)이다. 1946년 영화 ‘밤의 문’에서 주연인 이브 몽땅이 처음 불렀으며, 그후 에디뜨 삐아프가 영어로 불러 지금까지 낙엽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팝송으로 사랑받고 있다. 또 1956년에는 존 크로포드와 클리프 로버트슨 주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청년층의 취업관련 시험 준비 실태’에 따르면 취업준비중인 청년 수는 2007년 68만2천명에서 지난해 96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대부분이 공무원과 대기업 또는 공기업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60만명씩 쏟아지는 대학 졸업자는 졸업과 동시에 백수가 된다. 이들은 하루종일 영어책과 각종 자격관련 서적을 끌어안고 스펙 쌓기에 몸부림치고 있다. 노량진 신림동 고시촌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의 무표정한 얼굴은 대한민국 청년 취업시장의 어두운 현주소다. 100만 명의 청년들이 바늘구멍과도 같은 취업시장에서 한숨만 쉬고 있는 현실이지만 그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취업난으로 애태우는 이들 청년들에게 기술의 세계로 눈을 돌려보길 권하고 싶다. 청년들이 대기업만을 고집하기보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 제조업으로 눈을 돌리면 무한한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다. 길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은 정직하다. 땀 흘린 만큼 보답 받는 것이 기술의 세계이다. 미래는 기술이 지배하는 하이테크 시대이다. 정부에서도 경제를 활성화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산업을 선정한 바 있다. 우리
이 땅의 어린이들이 집을 나 설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길가다가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아는 체도 하지 말라”, “누가 무얼 줘도 받아먹지 말라” 등. 이런 말이 오가는 오늘의 사회는 거리를 함부로 다닐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지금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셋업’납치로 인한 사건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국제 장기 암 조직까지 들끓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 국민의 신혼부부 한 쌍이 여행을 갔다가 장기적출 사건에 휘말려 죽음으로 돌아온 사건도 있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오직 돈이다. 여기에는 그 나라의 공권력도 무기력해져 어떤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인권을 소중하게 여길 때, 비로소 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개개인은 거대한 국가의 축을 이루고 있는 제방의 구성원이다. 지금 그 제방의 뚝이 한편에서 누수를 보이며 무너져 가고 있는데도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다. 이를 구명해 올릴 그물이 필요한데도 우리는 지금 국내 현안문제에 떠밀려 그런 그물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 그물은 잠재적으로 국가의 위상
서울의 한 세미나에서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강연이 끝나고 마케팅 사업을 하는 젊은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나는 그에게 젊은 나이에 성공한 비결을 물었는데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다.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그동안 저는 사람들이 한 곳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것들은 돌아보지 않아 후회하거나 관계에 금이 가는 일을 많이 봐 왔습니다. 만약 인간관계에서 성공하고, 가정에서 성공하고, 자기계발에서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균형 잡힌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만 합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 균형을 잃게 되면 결과적으로 다른 한쪽에서 불행을 자초하게 되기 때문이죠. 제가 이른 나이에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를 수 있던 것은 삶의 많은 부분에서 균형을 잘 이루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크게 공감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동료들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 금이 가거나 돈에 집중한 나머지 가족관계가 위태로운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평생친구는 십대에 결정된다’는 것이다. 요즘 학생들이 지나친 경쟁에…
균형 있는 국토개발과 통일대비에 따른 준비라는 차원에서도 그동안 개발이 소홀했던 경기도북부지역에 대한 개발의 활성화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로 볼때 경기도가 오는 2018년까지 북부지역 활성화에 필요한 13개 기관을 이전하거나 유치하기로 한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따라서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과 기관의 진출 계획이 적극 실천돼어야 한다. 경기도는 도로예산의 54%를 북부에 투입하고 2018년까지 투자율을 6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외에 지역 균형발전사업 예산은 올해 10개 사업 188억 원에서 내년에는 25개 사업 496억 원으로 308억 원 더 증액 했고 접경지 개발사업도 38개 사업에 357억 원 규모로 올해보다 2개 사업에 39억 원이 증액되었다. 특히 올해부터 향후 5년간 북부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기관을 설립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북부지역개발은 기관유치와 더불어 청경한 과학도시 건설을 추구해 가야 할 것이다. 이전기관은 올해 1개소, 내년에는 2개소를 비롯해 오는 2018년까지 나머지 10개소를 이전하게 된다. 올해에는 지난 10월 도 본청 소속 경제실이 북부청사로 이전을 완료했으며, 내년에는 경기문화재단과 경기개발연구원 분원을 북부에 설치해
광교산은 수원은 물론 수도권 시민들이 많이 찾는 명산이다. 이곳에는 약 30여개의 음식점들이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불법이다. 상수원보호구역과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어 음식점의 영업신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속에도 불구하고 광교산 주변에서 무허가 식당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줄지 않고 있다. 벌금을 세금처럼 내며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광교 토착민들이다. 이들이 수십 년 동안 상수원보호구역, 그린벨트 등 규제로 인해 많은 피해를 받아왔기 때문에 불만이 가득하다. 본보가 3회에 걸쳐 연재한 ‘긴급진단/상수원보호구역, 이대로 좋은가’를 읽은 독자들의 반응은 공감 한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환경적인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앞서 사례로 든 광교저수지 인근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이곳에서 나고 자란 주민들이 집 한 채 짓는데도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상수원보호구역은 우리가 먹는 물을 공급하는 곳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호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도내 상수원보호구역 가운데 주민들의 상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곳은 얼마나 될까? 수원의 경우 광교저수지나 파장저수지 주변
볼록볼록 /신현정 과연 이 시각 안내견을 앞장세워 맹인 하나 어김없이 지나가는 이 시각 이 길을 발 디딜 때마다 해가 볼록볼록 달이 볼록볼록 별들이 볼록볼록 그리고 꽃송아리들이 볼록볼록 올라오는 보도블록으로 교체해주셨으면 한고 존경하는 시장님 갓 구워내 말랑말랑한 빵도 한 번쯤은 밟고 지나가게 해주셨으면 하고 시장님. - 신현정 <현대시학>』2009년 4월 며칠 전 어느 젊은 시각장애인이 용산역 전철승강장에서 철길로 떨어지는 사고가 났다. 3분동안이나 시간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혼자 불안에 떨다 결국 전동차에 치였다. 하루종일 눈 깜빡임도 없이 돌아가는 감시카메라가 있었지만 그것을 들여다 볼 눈이 없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던 그는 하반신 마비의 장애까지 안고 살아야 될지도 모른다. 볼록볼록하고 말랑말랑한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그 젊은이는 불행한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는 곳곳이 안전하지 않은 것 투성이다. 경제가치만 최상의 덕목으로 내세워 사람들의 안전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움직이지 않아도 불안전한 것 투성이다. /이명희 시인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은 내가 행복한 세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어떤 세상이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요?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나는 행복한가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 같다.”, “좀 더 예뻐지면 행복할 것 같다.”, “일류대학에 합격하면 행복할 것 같다.”, “건강하면 행복할 것 같다.”, “직장을 얻어 취직하면 행복할 것 같다.”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조건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시시각각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일찍이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세상에 있는 모든 재화는 우리가 사용할 양으로는 충분하지만 우리의 욕망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물질과 환경, 조건 이런 것들은 나를 채워주는 도구이지 행복 자체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돈이나 권력같이 외부에서 얻는 것을 행복으로 쉽게 이해하면서도 내 안에 있는 것을 찾아 감사하는 진정한 행복은 낯설어 합니다. 우리도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와본 경험은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