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수립이냐 건국이냐 문제는 결코 용어선택 논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항일운동을 포함한 근현대사에 대한 해석은 물론 국가 정체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사를 쓴다는 일은 어떤 역사의 기술보다도 어렵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시대정신을 정의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말과 같은 말일 터 이다.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광복절이요, 독립일이다. 그리고 건국절이다. ‘광복’이라는 단어 적 해석이라면 ‘빛이 되돌아왔다’ 쯤으로 풀이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광복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른 것이다. 나라의 운명과 민족의 희망을 되찾은 날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다. 8월 15일을 광복절이자 건국절로 해 국경일로 지정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여론조사에 나타난 것처럼 건국절을 아는 국민은 10%에 불과했다고 한다. 87%에 달하는 국민들이 광복절로만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건국절 논란이 뜨거워지는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데 대한 해석이 필요할 것 같다. 6·25전
2분기 전국 가구 중 적자가구의 비율은 28.1%로 전년 같은 기간(27.8%)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전국 어디서나 네 집 건너 한 집이 적자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원·달러 환율이 4년여 만에 처음으로 1080원대를 돌파했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한 취업 포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 5명 중 3명은 입사지원 학력요건이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곳에 지원한 적이 있다고 한다. 구직자 776명을 대상으로 지원학력에 대한 의식을 설문한 결과 60.2%가 입사지원 학력요건이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곳에 입사를 지원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들이 하향지원했겠는가. 대답은 뻔하다. ‘일단 취업하는 것이 급해서’(66.6%) 라는 것이다. 따라서 하향지원을 한 구직자들 대다수는 취업이 됐을 경우 ‘일단 일을 하면서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하겠다’(71.1%)고 응답했다. 청년실업이 얼마나 심각한지, 젊은이들의 취업의 절박성이 어떠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이다. 또한 한국은행이 지방의 648개 업체 및 유관기관 등을 조사해 최근 발표한 ‘지방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방 제조업의 ‘재고 누증’이 2분기에 심화됐고 생산 증
근대 미학자 고유섭 선생이 한국의 문화와 미에 대해 언급한 ‘구수한 큰 맛’은 다정다감한 이런 시골의 정감까지도 아울러 의미하는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화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은 갈수록 덜해지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한국화가 이선우는 우리의 정감을 구수하고 친숙하게 화폭에 담아내곤 한다. 대단히 섬세한 그의 그림에는 한국인의 미감이 두터운 감흥과 진지함으로 깊이 담겨져 있다. 주목할 만한 독특한 이미지와 감흥은 단지 손끝의 재주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이선우는 충주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교육환경을 바꾸기 위해 중학시절부터는 서울 인사동으로 이사하였다.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새로운 환경에서 문화적 격차를 소화하지 못했던 그는 친구를 사귀는 데엔 흥미를 갖지 못하였고, 아직 익숙하지 못한 서울의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즐거웠다. 여기저기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로 다니며 어린 눈으로 바라다 본 삶의 현장은 생경하고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색다르고 소중한 경험들은 훗날 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영향을 주게 되었다. 이선우가 홍익대에 입학할 무렵엔 이중섭 신드롬이 대단하였다.…
지난 7월 중순, 일본 문부과학상과 관방장관은 함께 “우리나라(일본)와 한국 사이에 다케시마(독도)를 둘러싸고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을 가르쳐 북방영토(쿠릴열도)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영토·영역에 관해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침이 포함된 새 ‘학습지도요령해설’을 발표했다. “한국의 반발은 시간이 가면 가라앉을 것”이라고 한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장담, 혹은 “독도 문제만 나오면 벌떼같이 요란 떨다 갑자기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어느 신문의 비판기사 그대로 우리는 또 조용해졌다. 한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정부 지명위원회(BGN)가 돌연 독도를 ‘주권미지정지역’으로 바꾸어 표기했다가 방한을 앞둔 부시가 한국의 섬으로 환원하도록 조치했다. 그러자 ‘부시효과’라고나 할까, 우리는 무슨 선물을 받은 양 조용해지고 일본은 당초 속셈대로 가르치고 배우게 되고 만 것이다. 뭔가 속은 것 같지 않은가. 이 문제를 되짚어봐야 할 더 중요한 이유는 일본의 행태가 이번에는 ‘망언(妄言)’
인간의 상투적 거짓말 가운데 하나가 “죽고싶다.”이다. 매우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죽고 싶으면 죽으면 된다. 그런데 죽고 싶다는 사람치고 죽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오히려 더 오래 살려고 애쓰기 일쑤다. 인간의 위선은 세상이 아는 것이지만 위선도 지나치면 덫에 걸릴 수가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 아무튼 인간은 오래 살기를 원한다. 과학자들은 ‘동물의 수명은 그 동물이 성숙에 이르는 기간의 5배’라고 말한다. 이는 질병이나 다치지 않고 자연사를 할 경우의 수명을 뜻한다. 예컨대 개의 경우 생후 2년에 성견이 된다면 그 5배인 10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경우 25세로 육체가 성숙된다고 치면 125세까지 살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100살 사는 사람도 드문 것이 현실이다. 질병과 부상이라는 복병이 인간의 장수 욕망을 두고만 보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확인된 최장수 인간은 스카치 위스키 ‘올드파’의 주인공 토마스 파 노인으로 152세까지 살았다. 그는 80세에 처음 결혼해서 1남1녀을 두었고, 122세 때 재혼까지 했다. 155㎝의 단구에 53㎏밖에 되지 않아 서구인으로서는 왜소한 편이었다. 그런데도 140세까지 원만한 성생활을 하면서 신
전세계인의 축제인 2008 베이징올림픽이 16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지난 24일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사상 최다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당초 목표인 ‘10-10(금메달 10개·종합순위 10위)’을 초과 달성하는 성적을 거뒀다. 태극전사들은 금 13, 은 10, 동메달 8개를 수확하며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한국을 종합 7위에 올려 놓았고, 8년만에 일본(8위)을 제치고 아시아 2위에 복귀시켰다. 또 태극전사들이 획득한 금메달 13개는 199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이상 12개)의 성과를 뛰어 넘는 쾌거였다. 특히 16일간 보여준 태극전사들의 인간 승리의 드라마는 그동안 고물가, 고유가, 경제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민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역대 최다 금메달이라는 성과 외에 많은 것을 얻었다. 한국의 스포츠 아이콘으로 떠오른 박태환(19·단국대)은 그동안 불모지로 여겼던 수영에서 금메달을 선사했고, ‘세계적인 역사’ 장미란(24·고양시청)은 여자 최중량급에서 5차례 세계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특히 야구는 남자
서울의 일부 경찰서에서 지난 8월 15일 집회와시위법위반으로 여성 연행자를 유치장에 입감하면서 가슴속옷을 벗도록 강요한, 모욕적인 성·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하여 인권관련 단체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자해위험’이 있어 경찰은 규정상(?) 그렇게 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집시법위반 정도의 연행자가 자살할 가능성은 없었으며 통상 그 정도의 경미한 사안은 외표(육안) 검사만 하지 속옷까지 벗도록 강요하는 경우는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속옷을 벗도록 강요한 적은 우리나라 그 어떤 시대에도 없었다. 이는 분명히 여성의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이며, 변호사 접견시 도주 우려가 없는 여성 유치인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등 경찰장구의 사용을 남용한 행위였다. 국민들에 앞서 인권수호 정신에 앞장서야 할 법 집행기관인 경찰이 먼저 거의 성폭력특별법에 위반하는 정도의 행위를 하였고 경찰은 초기에 이를 부인하기까지 하였다 하니, 공권력의 이름으로 성·인권침해를 유발하는 경찰에 대하여 경찰청장 해임이나 해당 경찰서장은 파면, 그리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주장이 나올만하다. 이는 분명히 피의자유치 및 호송규칙, 경찰청 훈령 6
지방의원들의 이중 돈벌이 수단이 도마에 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마다 지방의원 의정비 심의를 통해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지역민들의 반감도 날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가 의정비 지출 과다 현상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여론을 그냥 덮고 가기가 부담스러웠을 터이다. 중앙정부가 지방 의정비에 관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항의성 의견도 이미 설득력을 잃은 빛바랜 헛구호로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원이 무보수 명예직일 때 겸직을 허용했다고는 해도 그냥 터놓고 내세우기는 서로가 껄끄러웠다. 그나마 특별한 사안과 연결이 없는 직업이라면 그런대로 지나칠 수가 있었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된 것이다. 따라서 그 간의 지방의원은 지역에 봉사하는 지역일꾼으로 또는 향토 인사로서의 명망가임을 내세우는 일이 더 많았다. 이번 행안부가 제시한 개선방안은 겸직금지 직군의 범위를 조정한 것이다. 기존의 겸직 직군에 새마을금고·신협 임직원·국회의원 보좌관 등 세 군데를 직군에 추가했을 뿐인데도 지방의회에서는 난리가 났다. 자율과 지방자치 정신까지 들고 나섰다.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일이 아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인천지역의 초·중·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우리나라 최대의 민족전쟁이었던 6.25전쟁을 북한이 아닌 남한이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인천시내 초등생 194명과 중·고등학생 718명 등 모두 912명을 대상으로 벌인 ‘학생 안보·안전의식 실태조사’ 결과에서 밝혀졌다. 6.25전쟁은 남·북 어느쪽에서 일으켰는가라는 질문에 초등생 68.2%, 중·고생 63.8%가 북한에 의한 남침(南侵)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중·고등학생에 비해 초등학생의 전쟁 사실에 대한 인식이 높은 것은 다소 뜻밖이다. 문제는 나머지 학생들의 6.25전쟁에 대해 확답할 만큼의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한데 있다. 6.25전쟁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이다. 따라서 초·중·고 학생이라면 모두 알아야할 사실인데 30%가 넘는 학생이 사실(史實)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또 6.25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어느 나라인지를 묻는 질문에 미국, 러시아, 중국을 지목하고, 응답자 가운데 2.4%는 “남한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 바 망령처럼 떠돌고 있는 ‘북침설’에 현혹되었거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연일 수도권 규제철폐를 주장하며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 쏟아 붇는 독설을 듣는 기업인들과 도민들은 시원함마져 느낀다. 한마디로 ‘김문수가 옳다!’며 박수를 친다. 공장을 짓지 못해 기업을 지방으로 옮기거나 중국으로 이전해야 하는 기업인들과 주변에 들어갈 대학이 없어 지방으로 원정입학을 해야 하는 도민들의 마음이 갈갈이 찢기고 있다. 이 모두 수도권규제로 인해 공장을 증설하지 못하고 대학을 설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규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대통령을 향한 김 지사의 규제철폐 촉구요구에 도민들의 동참분위기가 확산일로다. 김 지사가 규제철폐를 요구하며 행하는 청와대를 향한 독설은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 불이행에 기인한다. ‘대한민국 머슴론’을 내세우며 “잠자는 경제를 벌떡 깨워 놓겠다”고 외치며 유세장을 휘졌던 당시 이 후보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대통령의 각종 ‘공약’에 대한 지지자들의 기대는 어느덧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각종 규제로 인해 지역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