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는 ‘공무원에게는 따듯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가 적당하고 그 반대가 되면 위험하다’는 속담이 있다. 맥주는 차야 맛있고 샌드위치는 따듯해야 맛이 좋은 것이나 이러한 대접을 받으면 공무원의 윤리성이 위협을 받기 때문에 존재하는 말이다. 최근 대학생들을 주제로 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부정부패가 꼽혔다는 설문을 본 적이 있다. 장차 이 나라의 주축이 될 대학생들의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의 원인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현실에서 부정부패의 원인으로 크게 지적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행정공개의 불투명성이다. 앞에서 언급한 핀란드는 1999년 헌법의 개정을 통해 ‘정부행정 공개’를 더욱 강화했다.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절차는 매우 간략하고 범위는 광범위하며 30일의 처리기한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이러한 투명한 공개와 행정서비스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으니 국민들은 굳이 공무원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일이 없다. 우리도 유럽 각 국가의 사례를 표본으로 삼아 ‘정보공개법’을 만들었고 이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 실용성은 아직 미비한 단계이다. 특히 정보공개에 대한 홍
옛 향로 앞에서 /김광규 그때라고 지금과 달랐겠느냐 누구나 때깔 곱게 잘 빠진 예쁜 향로를 좋아하고 소중히 간직했을 것이다 하지만 팔백년이 흘러간 뒤 그때의 구름과 연꽃을 보여 주는 것을 빼어나게 아름다웠던 청자상감 유개향로가 아니다 굽다가 터지고 일그러져 향불 한번 못 피우고 어느 도공의 집 헛간에서 발길에 채이며 뒹굴었던 바로 이 못생긴 사각 향로 하나가 그 오랜 세월을 견디며 오늘까지 아 땅에 살아 남아 찌그러진 모습 속에 고려의 하늘을 담고 있구나 먼 거리를 운전하면서 필자의 운전속도는 100㎞를 달린다. 시대적인 문명은 시간과 거리의 단축을 이룩해 놓았다. 세월 뒤로 보면 교통문제로 거리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지금보다 많았는데도 여유가 여전히 없다. 거리를 걷다가도 그윽한 색감을 보고, 환경을 마주하고 쉬는 여유가 있었다. 현실은 조용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바라보고 사색에 잠긴 일들이 어렵다. 시인이 완벽한 예술품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고려청자 앞에서 많은 시간들을 같이했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살아가다 보면 볼품없는 사물들이 돌연 나를 감동시킨다. 살아온 시간들은 무엇이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떠한 존재인가를 이 詩에서 살며시 묻고 있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에코바이오 요구르트·청국장 등 발효 효소 최초개발한 일본서 기술이전 받아 2011년 오산 1호 사회적기업 탄생 사업 초기 일본 수없이 오가며 연구 다양한 제품 양산까지 꼬박 2년 수질정화·탈취·토양개량 기능 인정 친환경 비료·세정제·탈취제 생산 가정 세제로 사용하는 것만으로 생태계 되살아나 ‘큰 매력’ ‘먹거리인 요구르트와 설탕, 청국장 등이 만나 오염된 물을 정화하고, 악취를 제거한다?’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이야기로 여겨지지만 명백한 사실이다. 천연 비료를 만들거나 악취 탈취, 하천 정화 기능을 갖춘 ‘마이엔자’(MAIENZA)라는 미생물활성효소의 주원료가 바로 우리 식탁 위에 숨어있다. 지난 2011년 오산시에 문을 연 ㈜에코바이오는 친환경 비료를 비롯해 악취 탈취제, 다목적 세정제 등을 제조 생산하는 업체다. 이 업체가 주목받는 것은 생산 제품에 모두 마이엔자라는 이색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마이엔자는 플레인요구르트와 설탕, 이스트, 청국장을 발효시켜 만든 친환경 미생물 활성 효소다. 물론 식음도 가능하다. 일본 에히메현 공업기술센터에서 세계 최초 식재료로 만든 마이엔자에 대한 기술 이전을 받은 오산지역…
각 시도 별로 교장 공모에서 지원자 미달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34곳의 지정 학교 가운데 10% 이상이 지원자 미달로 임명제로 전환했다고 한다. 60%에 달하는 80곳은 1명만 단독 지원해 공모제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교장공모제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자율학교에서 시범실시된 이래 8년 째를 맞고 있다. 연공서열이나 경력점수를 기준으로 교육청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따라 이뤄지는 기존 승진 임용방식을 탈피하고자 했다. 현재는 평교사도 지원이 가능하다. 이처럼 교장 지원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투명한 공모절차를 진행한다는 장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해가 거듭할수록 문제점이 속출했다. 응모자끼리 담합을 하는가 하면 현직 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미리 공모교장을 내정하기도 한다. 일부는 젊은 교장들이 8년밖에 할 수 없는 교장임기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했다. 공모교장으로 임명되면 교장임기에서 제외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년을 늘려주기 위한 편법으로 전락했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이처럼 교장공모제가 교장 선발을 통해 질 높은 교육환경을 제공한다는 시행 취지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각 교육청과 교육연구단체에서도 교장공모제에
17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27명의 관람객이 사망하고 중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먼저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며 중상을 입은 환자들의 쾌유를 모든 국민들과 함께 진심으로 기원한다. 참사가 발생한 행사는 ‘제1회 판교벤처밸리 페스티벌’이었다. 사고 후 주최자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이날 행사장엔 700여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는데 유명 걸그룹 등을 자세히 보기 위해 평지보다 높은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 올라갔던 일부 관람객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덮개가 붕괴되면서 27명이 20여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27명 가운데 사고 당일 현장에서 12명이 사망하고 4명은 병원으로 옮기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소방관계자는 중상자 중 상태가 심각한 환자가 많아 추후에 사망자가 더 늘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사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전 국민이 한결같을 것이다. 그런데 사고 다음날 해당 행사를 담당한 직원이 숨진 채 발견돼 또 다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아침 테크노밸리 건물 옆 길가에서 행사계획 담당자인 경기과
씨름은 두 사람이 샅바나 띠 또는 바지의 허리춤을 잡고 힘과 기술을 겨루는 전통무예이자 민속놀이다. 여타의 무예와는 다르게 몸과 몸을 맞대고 상대를 먼저 땅에 넘어뜨리는 방식으로 승부가 결정 나기에 요즘으로 치면 유도와 같은 유술(柔術) 형태의 무예로 볼 수 있다. 씨름은 다른 맨손무예와는 달리 맨살과 맨살이 직접 닿는 가운데 서로의 땀과 열기를 교환하기에 가장 섬세하면서도 친밀도 높은 무예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에서 고구려 무덤벽화에도 힘 좋게 생긴 두 역사가 서로의 허리춤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오랜 몸문화 전통을 이어 온 무예로 볼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임금이 펼치는 연회에서도 씨름은 각광받는 종목이었다. 각각 편을 나눠 승부에 따라 다양한 내기를 걸어 잔치의 흥을 돋우는 역할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기층 백성들에게도 널리 퍼져 여러 풍속화에도 등장할 만큼 보편화된 무예이기도 했다. 그런데 전통시대 씨름을 가장 좋아한 것은 다름 아닌 ‘도깨비’다. 우리에게 도깨비는 건망증이 심하고, 사람 골리기가 취미이며,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재물신으로도 기억된다. 도깨비 씨름에 대한 옛날이야기 한 자락을 풀어 보면 그들의 존재
잎들이 발갛게 물들어 가을이 깊었다. 단풍이 고운 경승지마다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서울 시내에는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遊客)들이 밀려들어 거리를 메우며 쇼핑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씀씀이도 커서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된다고 한다. 한국인 관광객들 역시 중국의 유명 관광지마다 엄청 많이 보인다. 관광지라면 중국이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은 곳이 많다. 중국은 인구도 많고 땅도 넓다. 동서와 남북, 5천㎞가 넘는 광대한 국토에 빼어난 자연풍광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오랜 역사로 나라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처처에 유적들이 널려있다. 중국에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문화자연유산, 자연유산이 수 없이 많다. 세계문화유산으로는 북경 만리장성, 자금성, 이화원, 천단공원, 심양의 청(淸) 고궁, 돈황 막고굴, 진시황능 병마용, 등등 22곳이다. 세계 문화자연유산으로는 태산, 황산, 노산, 아미산 낙산대불(大佛) 등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는 무릉원(장가계), 사천성 구체구, 황룡, 삼강병류 등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 외에도 계림, 장강(長江) 삼협, 항주 서호(西湖), 곤명 석림 등등, 국가 지정이나 성(省)급 풍경
정부가 내년부터 2천500원인 담뱃값을 4천500원으로 인상하고 향후에는 물가상승과 연동시키는 안을 확정하여 공표한 뒤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의 인상 논거는 단연 국민 건강권이다. 성인 남성의 43.7%에 이르는 높은 흡연율이 흡연 당사자의 건강권 악화와 사회적 고비용을 유발하는 데 비해 담뱃값은 OECD 34개국 중 최저수준이라고 한다. 금연을 유도하는 데 가격인상만큼 확실한 방안이 없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반대론자들은 흡연권도 엄연한 권리인데 지나친 차별대우를 받고 있으며, 정부가 말하는 국민 건강권은 허울에 불과하고 실은 조세저항을 피해 세수를 증대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항변한다. 양쪽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하여 현재의 담뱃값 구조와 정부의 논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천500원인 담배 한 갑은 제조원가와 유통마진 950원(39%), 담배소비세 641원(25.6%), 국민건강증진기금 354원(14.2%), 지방교육세 321원(12.8%), 부가가치세 234원(9.1%)으로 구성되어 세금과 부담금이 61%인 1천550원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안대로 4천500원이 되면 이 비율은 74%(3천318원)로 올라간다. 금년…
가을철 단풍은 약 90일동안 머문다고 해서 옛사람들은 구추단풍(九秋丹楓)이라 불렀다. 조선후기 학자 이천상(李天相)은 관동록(關東錄)에서 구추 단풍을 ‘처처상림금수신(處處霜林錦繡新/곳곳에 단풍숲 금수인냥 새로우니), 구추홍엽승화진(九秋紅葉勝花辰/구월의 단풍잎이 꽃피는 봄철보다 낫구나)’라고 읊었다. 단풍이 꽃보다 좋다니, 강산이 주는 흥취가 그만큼 무궁무진하다는 표현 일게다. 단풍은 산 전체 면적의 20% 가량이 물들었을 때를 시작일로, 80% 이상이 물들었을 때를 절정일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단풍이 물드는 속도는 얼마나 될까. 기상청의 조사에 따르면 북에서 남으로 하루에 20㎞를 간다고 한다. 반면 봄꽃은 남에서 북으로 하루 30㎞ 속도라니 꽃소식 보다는 약간 늦다. 일엽지추(一葉知秋)라 해서 나뭇잎 하나가 떨어짐을 보고 가을이 영긂을 안다고 했다. 터득의 미학인지 몰라도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봄철엔 모든 이가 시인이 되고 가을에는 철학가가 된다’고 했다. 식물도 노폐물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나 식물은 콩팥 같은 배설기관이 없다. 그래서 세포속 액포라는 ‘작은 주머니’에 배설물을 담아뒀다가 갈잎에 넣어버린다. 일종의 배설인 셈이다. 흔히 단풍이 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