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양푼이에 흰 밥을 쏟아 넣고, 이맘 때 추석이면 제 맛을 낼 줄 아는 여린 조선배추 북북 찢어 갖은 양념으로 쓱쓱 비벼 낸 비빔밥. 앞 접시마다 한 주걱씩 퍼 나르면 금세 동이 난다. 대청마루 그득히 차 앉은 집안 대소가, 대가족이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다. 간이 짜니, 참기름을 더 넣자는 등의 훈수를 들어가며 여자들, 사촌지간 여덟 동서들이 양푼이 째 숟가락 들락거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주방은 또 다른 세상. 물론 처음엔 어색하고 생소한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워한 동서들도 있었지만 밥상머리에서 정이 피어오를 거라던 작은 아버님의 말씀대로 여덟 동서들과 가족들은 벌써 몇 년 째 화기애애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한 자리에 가족 친지들이 모두 모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 이른 봄 가장 먼저 노랗게 피어 숱한 사람들 불러들이는 고향 산수유마을의 산수유축제도 불러들이지 못한 친인척. 그저 뿔뿔이 흩어져 내 어머니 만나러 한 번씩 들어왔다 나가면 그만이라, 길 가다 만나면 5촌도 몰라보는 건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지 오래. 수십 년째 제자리 지키는 벽걸이 흑백 사진 속 주인공처럼 서서히 색이 바래지고 있는 친인척의 의미, 그 그림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 중 일부가 연루된 폭행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이 문제의 발단은 대리운전 기사를 30분 정도 기다리게 한 점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이 있었으니 기가 막히다. 물론 김현 의원이 폭력에 직접 연루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현 의원 본인이 “나는 사건 당시에 다른 사람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어서 현장상황을 목격하지는 못했다”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폭력사태 이전의, 사태의 단초에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데 있다. 여기서 SBS가 보도한 김현 의원과 대리기사의 말을 비교해 보자. 먼저 대리기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 25분에서 30분 정도 지체가 됐기에... 제가 손님한테 가서 키를 주면서 저는 시간이 너무 지체돼서 이동을 못하니까 ‘다른 기사님 불러서 가세요’하고서는 키를 다시 돌려주고 왔습니다... 그러니까 소속 회사가 어디냐, 얼마나 기다렸다고 그렇게 가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 그런 식으로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대리기사들한테도 인격적으로 좀 대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오래 기다렸으면 죄송하다는 얘기를 하든가 뭔가 얘기를 해야
화폐는 황금을 만들어내는 연금술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사람들을 끊임없이 ‘가짜 돈’을 만들어내려는 유혹에 빠지게 한다. 덩달아 화폐를 위조하려는 기술도 진화하고 이를 가려낼 수 있는 감식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위조지폐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슈퍼노트(supernote)다. 진짜 화폐와 다름없을 정도로 극히 정밀하게 만들어진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지칭하는 말이다. 슈퍼달러(superdollar)라고도 하며, 1989년 필리핀 마닐라의 은행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진짜 화폐와 똑같은 용지를 사용하는가 하면 특히 지폐 안에 숨겨진 비밀 코드까지 구현하고 있으며 일련번호 마저 각각 다를 정도의 초정밀 수준에 이르러 전문가들조차 감별이 어렵다. 따라서 적외선 감별기나 특수확대경을 사용해야만 감식할 수 있다. 때문에 개인이나 범죄집단의 소행이 아니라 국가가 개입하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북한이 그 출처로 의심받고 있다. 슈퍼노트는 2008년 국내 부산에서도 9천900여장이 발견된 적이 있다. 미국은 1996년 슈퍼노트로 인한 피해가 늘자 68년만에 100달러짜리 화폐의 도안을 바꾸기도 했다. 국제적 위조지폐사건은 간혹 국가가 개입하기도 한다. 2차 세계대전
성매매알선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공포된 지 10년이 흘렀다. 우리 경찰에서는 10년 동안 점점 변형되어진 성매매 영업방식에 맞춰 강력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으나 성매매 알선 업주들 또한 점점 지능화되어 가면서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성매매 업소가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오피방, 유리방, 키스방, 귀청소방, 마사지, 휴게텔 등을 가장해 은밀하게 성매매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단속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태국·러시아·필리핀 등 외국 여성들을 브로커를 통해 고용한 후 성매매를 알선하는 홍보전단지 또는 인터넷 사이트로 손님들을 모집하여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업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우리 경찰은 성매매를 근절하기 여러 방면으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민·관·경 합동으로 유해업소(성매매업소 등)를 집중 관리하기 위한 사후관리위원회를 발족해 단속부터 업소 폐쇄까지 지속적으로 (성매매)단속과 지도를 펼치고 있으며 실제 안양 만안경찰서의 경우 지자체 공무원, 교육청, 학부모, 경찰 등으로 구성된 사후관
어느덧 본격적으로 낙엽이 지는 가을에 다다르는 요즈음, 높고 푸른 하늘만큼이나 우리 가슴속에도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이 수놓이고 있는 계절이 왔다. 우리 공직자들은 저 높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공직자의 신념과 가치관에 대하여 고찰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공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오랜 기간 지켜내야 할 자신의 청렴, 이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단어도 아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에머슨(1803~1882, Emerson, Ralph Waldo)은 청렴에 대해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청렴보다 더 신성한 것은 없다.”라고 정의했다. 과연 청렴이라는 것이 공직자에게만 중요시되고, 공직자만이 가질 수 있는 단어인가? 이상론적인 이야기지만, 청렴이라는 것은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불변의 진리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고로 청렴이라 함은 공직자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그 정표가 되는 단어라고 말하고 싶다. 그 모두가 지켜나가고 가질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국제투명성기구의 청렴도(부패인식지
대한민국 국회가 식물국회의 늪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정상의 국회를 그간 하도 많이 봐왔기에 또 그런가 하고 넘어가기에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 너무도 급박하다. 8월 말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률안이 무려 7천700여 건으로 말 그대로 처리해야 할 안건이 산적해 있는데도 국회는 문을 닫고 있다. 법안 중에는 하루가 다급한 민생, 경제 관련 법안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그 처리를 읍소하다시피 애걸하고 있는데도 봄부터 세월호에 발목 잡힌 정국과 국회가 언제 제자리로 돌아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몰상식과 비정상을 넘어 자력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중환에 빠진 국회를 보면서 일각에서 대통령이 헌법에 정한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소수의 주장이긴 하나 심정적으로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헌법 제76조는 ‘대통령은 내우, 외환, 천재, 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 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하여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 경제상의 처분을 하거나 이에 관하여 법률의 효력을 가지는 명령을 발할 수 있
장자 /박제천 한 마리 소가 되는 둔갑술쯤 별 것이 아니다 파적삼아 만번쯤 둔갑해 보여줄거나 만 개의 얼굴마다 만 개의 이름을 달아줄거나 아버지이신 무지개 아버지이신 용 아버지이신 귀신 아버지이신 알, 아버지이신 거인의 발자국 내 아버지는 도처에 계시다 그 모든 아버지를 죽여버릴거나 죽비를 들어 소머리를 두 번 두들기고 말을 맺겠다. 기슭에 닿았으면 배를 버리려므나 어찌 만 가지 길을 일일이 묻느냐 시인과 인연은 필자의 장편소설을 문학아카데미에서 출간하면서 일이다. 호탕한 웃음 뒤에는 세상의 도를 알고 있는 도인으로 문학으로 자랐다. 시인이 장자에 대한 끈질긴 고뇌를 오래도록 일구어 내고 있었다. 시인 장자에 사상가로서의 찬탄의 대상이고, 자유인으로서의 그는 경외의 대상이지만 예술가이자 시인으로서의 그는 극복의 대상이라고 말한 적 있었다. 스승으로 불리는 삶의 거리에는 극한을 견디고 상상력의 절망을 익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꿈을 꾸며 사는 삶은 고통 반 즐거움 반이라고 한다. 꿈꾸는 속에 무엇이 바른 삶인가를 깨우치고 그른 힘인가를 깨닫는다. 꿈꾸는 속에 꿈을 깨고, 깨어서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는 고단한 길이지만 사람들과 대화는 말을 걸고 이어간다. 삶
고속도로를 운행하다보면 과속방지 목적으로 설치된 카메라들을 볼 수 있다. 또 도로변에 스피드건을 쏘는 경찰도 자주 본다. 그리고 규정속도 위반사항을 정확히 잡아낸다. 이런 측정기를 볼 때마다 신기한 생각이 든다. 다가오는 자동차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자동차의 속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보통 속도를 비교하기 위해선 정면보다는 옆에서 지켜봐야 속도의 차이를 보다 정확히 비교할 수 있어서 더욱 그렇다. 비밀은 과학에 숨어 있다. 바로 ‘도플러 효과’를 이용한 속도 측정방법이 그것이다. 도플러 효과란 1842년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인 도플러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소리를 내는 음원과 관측자의 상대적 운동에 따라 음파의 진동수가 다르게 관측되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기차가 내 앞쪽으로 다가올 때는 기적 소리가 크게 들리다가 지나친 직후에는 갑자기 낮게 들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효과를 이용, 달리는 자동차의 속력을 측정하려면 초음파를 연속적으로 자동차에 발사하고 반사되어 돌아오는 초음파의 파장이나 진동수를 측정한다. 물론 물체가 정지해 있다면 반사된 초음파의 진동수는 변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물체의 속력은 이렇게 구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