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빈곤은 외로움과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다”라고 마더 테레사 수녀는 말했다. 진정한 불행은 물질적 빈곤도 아니며 타인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데 있다고 본 것이다.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테레사 수녀의 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유는 무엇일까. 며칠 전 부산의 60대 할머니가 숨진 지 5년 만에 백골상태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할머니는 발견 당시 아래위로 옷을 8겹이나 껴입은 채 발견된 것으로 보아 쪽방에서 강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다 숨을 거두신 것 같다. 이처럼 최근 노인들의 ‘고독사’가 늘어나는 데도 한해 몇 명이 고독사로 사망하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무관심으로 인해 고독사는 앞으로도 줄어들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고독사 대상 자체가 노인들에 한정되진 않지만 실질적으로 노인들이 고 위험군에 속한다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최근의 급증하는 황혼 이혼, 가정파괴와 같은 사회적 문제와 결부되어 독거노인의 수는 날로 늘어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독거노인의 발생을 줄여나가고 독거노인이라도 가족의 지속
과천시가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정하는 국제안전도시로 공인받았다. 이 같은 괄목할만한 성과는 시가 안전도시 구축에 그간 온갖 노력들을 기울인 당연한 결과이지만 한편으론 살기 좋은 도시답게 과천시민들의 놀라운 질서의식도 한몫했다고 본다. 얼마 전 과천시민회관 옆 잔디마당에서 제28회 과천 시민의 날을 기념한 축하공연이 열려 7천여명의 시민들이 힙합 댄스 등을 관람하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했다. 경찰은 퇴근시간에 많은 인원 운집으로 인한 교통 혼잡과 무질서, 안전사고와 행사장 내 소매치기 등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50여명을 집중 배치, 각자의 임무를 맡고 초긴장 속에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행사가 끝난 후 이런 우려는 말 그대로 우려에 그쳤다. 행사 시작 순간부터 밤늦게 끝나 귀가를 마친 시각까지 사건, 사고에 관한 112 신고는 단 1건도 없었다. 시민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버린 것은 물론 근처 쓰레기도 수거하는 놀라운 도덕정신을 보여주었다. 또 관람객들은 집으로 빨리 가기 위해 결코 서둘거나 앞서가려 하지 않았고 한쪽 출구로 질서정연하게 이동했다. 행사장 인근 소방서 앞 과천대로는 무단횡단이 예상됐으나 시민들은 보행자 신호에 따라 차
인천시 국정감사 결정에 대한 지역의 반발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시 공무원노조가 8일 강력하게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무원노조는 국감이 시작되는 오는 31일부터 삭발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인천시당도 ‘정치국감’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 시장을 겨냥한 ‘표적국감’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의심과 반발은 확실히 근거가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가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한 인천시 국정감사는 명백하게 부당하다. 우선 인천시 국감을 결정한 국토교통위는 전국체전 개최 도시를 국감대상에서 제외해 주던 관행을 깬 이유를 명확히 내놓지 않았다. 국토교통위는 10년이나 지켜지던 관행을 깨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것이 왜 인천이어야 하는지 우선 밝혔어야 한다. 2009년 세계도시축전 당시엔 인천이 제외됐었다. 특히 안전행정위는 국토교통위와 달리 인천시를 국감대상에서 제외했다. 국토교통위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4개 시·도만 선정하면서 거기에 인천을 포함시킨 점 역시 누구라도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 국토교통위는 인천시의 제외 요구에 당초 22일로 통보했던 국감 날짜를 31일로 연기했을 따름이다. 국토교통위 소속…
민주당 안민석(오산) 의원이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내용은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조선대원수 투구·갑옷’의 반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는 것이다. 결의안 내용은 ‘우리 정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불법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대원수 투구·갑옷의 불법취득 여부를 일본 정부가 성실히 조사하도록 요청할 것’과, ‘일본 측의 불법취득이 확인되는 즉시 이를 돌려받기 위해 일본 정부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도쿄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투구와 갑옷은 고종 황제가 썼던 것으로 추정된다. 안 의원은 “제왕의 투구와 갑옷은 일제 강점시기 빼앗긴 우리 조상의 자존심이며 제왕을 상징하는 문양과 장식을 완벽히 갖춘 현존하는 유일한 유물로 평가될 정도로 문화재적 가치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혜문 스님(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김준혁 교수(경희대)와 함께 ‘어보 삼총사’라고 불린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조선 중종의 왕비 문정왕후 어보 환수단의 주역으로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훔쳐간 문정왕후의 어보를 환수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어보 삼총사’가 어보 환수를 위해 수차례 미국을 방문하는 등
박근혜정부의 대표적인 복지공약인 기초연금제도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들은 청와대가 주도한 정부안에 대해 주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사퇴하는 드문 광경을 보고 있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은 처음부터 정확한 예산추계가 뒷받침되지 못한 반쪽짜리 공약으로 여겨진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전문적 계산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다만 국가의 복지제도는 국민들의 신뢰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알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제도는 그 동안 국민들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 아닌데, 이번 일로 더욱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점이 아쉽다.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제도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전되어 왔다. 근로자 10인 이상 기업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경제활동인구가 국민연금에 당연 가입하는 제도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현재 국민연금제도 가입자는 경제활동인구의 64%, 경제활동연령인구의 43%만이 가입되어 있다. 이처럼 넓은 사각지대로 인해 2012년 말 현재 전체 65세 이상 노인 중 국민연금 수급자는 30% 정도에 머문다. 연금 사각지대와 함께 낮은 급여수준도 문제가 된다. 201
禮記(예기)에 ‘앵무새는 말을 할 줄 알지만(鸚鵡能言) 새에 지나지 않으며(不離飛鳥), 猩猩(성성)이(상상의 동물로 원숭이와 비슷하다 가장 사람과 가깝고 소리는 어린애의 울음소리와 같으며 사람의 말을 들을 줄 알고 또 술을 좋아한다)는 말을 할 줄 알지만 금수에 지나지 않는다(不離禽獸). 이제 사람으로서 예가 없다면(今人而無禮) 비록 말을 할 줄 알지만(雖能言) 또한 금수와 같은 마음이 아니겠는가(不亦禽獸之心乎). 저 금수에게는 예가 없다(夫唯禽獸無禮). 그런 까닭에 아비와 아들이 암컷을 함께 취하고 있는 것이다(故父子聚). 그래서 성인이 일어나서(是故聖人作) 禮를 만들어 가지고 사람들을 가르쳐(爲禮以敎人) 사람으로 하여금 예가 있게 하였고(使人以有禮) 그것이 사람과 짐승과 다르다는 것을 저절로 알게 한다(知自別於禽獸)’라는 말이 적혀 있다. 宋(송)나라 道源(도원)은 ‘앵무새처럼 남의 말만 배우면 남의 뜻을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경전에 담긴 부처의 뜻도 모르면서 마구 외우기만 한다면 그것은 남의 말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鸚鵡只學人言 不得人意經傳佛意 不得人意而但誦 是學人語人 所以不許). 우리 속담에도 속 빈 강정 같은 사람이
광명시 개청 32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5일 시민 잔치로 성대하게(?) 열렸다. 지역 화합을 위한 행사를 치르고도 뒷말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시가 이날 행사에서 특정 정당의 국회의원 축사를 고의로 배제시켰다는 게 주요 골자다. 반발의 당사자는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 광명시에 3명의 현직 국회의원이 있지만, 팸플릿을 비롯한 행사장 그 어디에도 민주당 국회의원 이름만 있지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광명시 예산으로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모든 단체에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축사조차 못하게 막고 있다며 현직 국회의원 개인에 대한 무시이자, 광명시 새누리당 당원 모두에 대한 모독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양기대 시장의 ‘편 가르기’ 행위중단 촉구성명서도 내놓았다. 이에 광명시도 35만 시민의 화합과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자리가 새누리당 시의원들로 인해 차질을 빚게 돼 참으로 안타깝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광명 을 지역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해외 출장을 확인, 행사 도중 광명시민에게 기념 축사 대신 해외에서 축전을 보내왔다’는 내용을 발표한 만큼 고의로 행사장에서 축사를 배제시켰다는…
112는 긴급한 경우에만 이용해야 하는 비상전화임은 명백하다. 허위신고를 하지 않아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허위신고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112에 접수된 1천92만2천567건 가운데 8천410건이 허위신고로 지난해 연간 건수인 8천271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최근 5년 동안 1만건 이상의 허위신고가 있었으나 처벌은 14.7%에 불과하다. 이처럼 112 허위신고가 증가하는 것은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 것도 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허위신고자에 대한 처벌은 형법(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 경범죄로 처벌할 경우에는 6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에 처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허위신고자 대부분이 1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미국은 911 허위신고자의 경우 징역 1년에서 3년 또는 최대 2만5천 달러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정학처분을 하고 제적까지 권고한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허위신고에 강력하게 대처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경찰력이 낭비되면 치안공백이 발생하고, 그 피해는 국민 몫으로
하루하루 기온은 떨어지고 가을이 짙어간다. 하늘은 누가 닦은 것처럼 티 없이 맑고 푸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덩굴만 무성하던 고구마도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고들빼기 몇 포기 뜯어 별 양념 없이 버무리면 맛도 철을 따라 온다. 부르지 않아도 가을이 오고 때를 찾아 물빛도 깊어지고 산열매도 여문다. 언제나 사람만 때를 놓치고 허둥댄다. 박스와 폐지를 주우며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이 볕 좋을 때 썰어 말리라며 호박 몇 개를 들고 오셨다. 바쁜 시간 아닌지 살피시며 얼굴 잊어버릴 지경이라시며 일부러 핑계를 만들어 오신 듯해 잠시 마주 앉았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분들이 하나 둘 병치레 끝에 요양원으로 옮기기도 하고 하늘나라로 떠나는 와중에 가을이 오니 허전한 속마음을 슬쩍 비추신다. 외아들에 딸 셋을 두셨는데 요즘은 딸이 더 잘한다는 말도 듣기는 하지만 딸이고 아들이고 모두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대하지도 않고 저희들 잘 사는 것만 바라고 살아오셨다. 그러다 차츰 힘이 부치면서 곁을 지키는 자식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까지 막을 도리가 없다고 하신다. 혼자 살면 젊어서야 편하고 좋지만 막상 힘 떨어지니 끼니 때 돌아오는 게 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