烈女門 앞에서 /강계순 만고풍사에 삭아내린 고행과 미덕 빛 바랜 돌이 되어 서서히 죽어가고 지독한 사랑 하나 외롭게 웅크린 채 길목을 지키고 있다 가장 높은 것은 가장 비천한 것과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가장 어리석은 것과 오랜 세월 서로 몸 비비면서 살고 비바람은 그들 모두를 함께 적시며 털어내고 있다 작은 추억 하나 극히 드문 소리 울리며 허공을 떠돌고 있다. 비록 비바람 속에 팽개쳐져 있는 작은 돌일지라도 그 속에는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지나가는 어떤 것, 지울 수 없는 추억이 지독히 강하게 각인된 채로 오랜 세월을 견디어낼 것이다. 한 시대를 살다간 측은하고 아름다운 여자의 생애를 이 시를 통해 돌아보게 된다. 몸 낮추고 자신의 생명을 타인에게 주었던 열녀의 지독한 어리석음과 아름다움 또한 이와 같지 않겠는가. 살아가면서 가장 존귀한 것은 무엇이며 가장 비천한 것은 무엇인가 불확실한 추억으로만 몇 세상을 떠돌고 있다. 영원한 것은 없고, 삶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는 사랑조차도 육신의 소멸과 함께 삭아서 없어져 버리는 것, 남는 것은 기록에 의존하면서 추억의 빛바랜 사진뿐이다. 몇 사람의 가슴에 각인되는 일이란 게 어디 쉬운가? 온 생애를 매달려 가치 있다고
수원시에 나혜석거리가 있다. 차 없는 거리로서 거리 입구엔 나혜석의 입상과 좌상이 위치해 있다. 이 거리가 유명한 것은 당시로서는 드물었던 여성 서양화가이자 문인이었던 나혜석이라는 인물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녁때가 되면 등장하는 호프집과 각종 음식점들의 노천테이블들 때문이다. 흡사 서양의 노천카페를 연상시키는 이 풍경은 낭만적이고 흥겹다. 이곳에는 시민들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면서 국제적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이들의 야외영업은 불법이다. 게다가 주변 주민들의 민원도 이어진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7월1일자 본란을 통해 지적한 바 있지만 행정당국이나 상인들의 적극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 이에 경기도가 지난 22일 정부에 식당 등 식품접객업소의 옥외영업을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 도 규제개혁추진단은 식품접객업(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옥외영업 허용을 담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국무조정실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에 제출했다. 현재는 관광특구, 호텔업을 영위하는 장소, 시장·군수가 지정하는 장소에서만 야외영업이 가능토록 규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는 ‘노천카페, 음식거리가 하나의 문화로 각광받고 있는데도 과도
낯이 뜨겁다. 왜들 이러는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정치권과 사회에 막말과 폭언이 횡행하고 있다. 요즘 백정선 수원시 의원의 막말 파문으로 시끄럽다. 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통령을 지칭하며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했다고 한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라는 여성의원이다. 백 의원은 지난 17일 수원시 장안구 소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조원2동 신임 동장 환영 만찬에서 “박근혜 이 xxx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다. 박근혜 이 x을 뽑아준 xx들의 손목을 다 잘라야한다” 등의 막말을 했다. 세월호 때문에 장사가 힘들다는 식당 주인 홍모씨를 향해서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이런 xxx”라고 욕설을 퍼부은 후 해당 식당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글도 게재했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한 때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정도였다. 시민들조차 귀를 의심할 정도다. 논란이 계속되자 백 의원은 지난 25일 성명을 내 이같은 사실을 시인하고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태도를 취한 것에 대해 시민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뒤늦게나마 사과는 했지만 어이가 없다. 맨 정신에서인지, 취중인지는 모르겠지만 3선 시의원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정치인들의…
지중해의 생활을 테마로 한 포천 허브아일랜드의 대표문화축제인 ‘제6회 허브아일랜드 카니발’이 27일과 28일 이틀 간 허브아일랜드 일대에서 펼쳐졌다. 포천시와 허브 아일랜드가 공동 주관하고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후원하는 이번 축제에는 하루에 1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성황리에 열렸다. 퍼레이드와 의상콘테스트로 나눠 진행된 이날 축제의 참가자들은 베네치아 무대에서 몸을 풀기 위한 댄스타임을 시작으로 트레비 분수, 허브식물박물관, 산타마을 등을 거쳐 다시 베네치아 무대로 돌아오는 퍼레이드와 베네치아마을의 야외무대에서 진행되는 의상콘테스트에 참여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특히 축제행사 중 하나로 경기신문이 공동 주관·주최한 ‘2014 허브사랑 그림 그리기 및 사진 공모전 대회’도 진행돼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2009년부터 매년 열린 허브아일랜드 카니발 모습을 사진에 담아봤다. <편집자주> /사진=이재명기자 ljmu@ 내가 제일 멋져! 포천 허브아일랜드에서 열린 ‘제6회 허브아일랜드 카니발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과 표정으로 퍼레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는 지구촌 사회로 연결되어 더불어 사는 공존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 되고, 개인의 능력과 책임보다 공동의 능력과 책임이 요구되어질 전망이다. 그런데 몇 해 전 국제교육협의회(IEA)가 우리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세계 학생 14만여 명을 설문 조사한 ‘국제 시민의식 교육연구(ICCS)’에서 더불어 사는 능력을 의미하는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를 계산한 결과, 한국 청소년은 36개국 중 35위로 매우 저조하게 나타났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혼자 살 수 없으며,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한 사람도 쓸데없는 사람은 없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은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그 가치는 존중되어야 한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학업부진 또는 부적응으로 낙오되지 않게 해야 한다. 학교 전체의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자아실현에 초점을 맞추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실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생교육, 과정과 성장 중심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경쟁교육에서 공생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 교육은 외형상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존재하면서도 그…
나의 하늘(1) -유리창을 닦다 /김종해 마포 쪽에 있는 백여 평 미만의 하늘을 사들여 내 이름으로 등기를 끝내고 취득세를 물고 난 얼마 뒤 나는 완벽한 나의 하늘을 갖게 된 기쁨 속에서 이웃들로부터 축복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내 하늘에 있는 별들을 가끔 빌려보고 싶다는 소박한 친지의 말이었다. 나는 내가 사들인 하늘의 별들이 잘 보이도록 오늘도 유리창에 낀 성에를 닦고 또 닦아내었다. -김종해 시선집 〈별똥별/문학세계사〉 올해 환갑을 맞는 동네 형님을 길에서 만났다. 노동일을 나갔는데 일 못한다고 잔소리 듣다가 술 마시고 홧김에 그냥 들어오는 길이라 했다. 검은 비닐봉지엔 소주가 들었으리라.반지하방으로 들어가며 나더러 들어오란다. 거기 들어가야 아무도 없다. 참 열심히 살아온 형님인데 환갑나이에 집도 절도 없이 홀로 떠돈다. 별들이 잘 보이도록 형님의 하늘을 가리고 있는 유리창의 성에를 닦아주고 싶다./조길성 시인
하늘이 점점 높아가고 조석으로 싸늘한 기운이 드는 걸 보니 이제 가을이 분명하다. 화창한 아침 햇살이 자꾸 밖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문을 나서니 나도 모르게 안현동 가다말 마을 앞에 있는 호조벌로 발걸음이 옮겨진다. 호조벌 입구에서 넓게 펼쳐진 들판을 바라보니. ‘아, 진정 이제 가을이구나.’ 하는 감동이 먼저 온다. 들판을 가로지른 농로에는 듬성듬성 산책하는 사람들이 가을 들판길을 걷는다. 안현동에서 미산동, 포동까지 이어진 농로는 산책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들판입구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달작지근하게 벼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초록빛으로 빳빳이 서있던 벼들은 제법 누른빛이 돌기 시작하고 이삭이 갸웃해지기 시작한다. 미산동 앞에서 포동 송신소까지 구불구불 이어진 농로는 호조벌 사람들의 산책 코스다. 벌판 주변으로 매화동, 안현동, 미산동, 포동, 연성동의 아파트들이 우뚝우뚝 솟아있어서 도시 속의 농촌임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차가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농로에 아침저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잔잔하게 출렁이는 벌판을 바라보며 산책을 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직장이 가까운 사람들은 차를 이용하지 않고 이 농로를 걸어
신라인들은 아름다운 육체에 아름다운 정신이 깃든다는 영육일치사상(靈肉一致思想)에서 남성인 화랑(花郞)들도 여성들 못지 않은 화장을 했다, 또 귀고리 가락지·팔찌 목걸이 등 갖가지 장신구를 하고 그 멋을 뽐냈다. 남자인 화랑이 왜 화장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삼국유사에 ‘진흥왕때 잘생긴 남자를 택하여 곱게 꾸며 화랑(花郞)이라 이름 짓고 그들을 받드니, 무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예식의 일종이 일반화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화장품은 쌀 같은 곡식의 분말, 분꽃 씨앗의 가루, 조개껍데기 빻은 가루 등 백분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사용, 얼굴을 희게해 결점을 감추었다. 또 홍화로 연지를 만들어 입술과 볼을 치장했고 굴참나무와 너도밤나무를 사용, 눈썹 모양을 그렸다. 이런 화장품은 대부분 여자용이나 당시 화랑 등 남자들도 함께 사용했다. 사실 남자의 화장은 고대부터 있었고 대개 종교적인 색채가 짙었다. 그런가 하면 미개 사회일수록 여자보다 남자의 화장이 더 보편화 되기도 했다. 화장을 하는 것이 성적매력의 증대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목축민의 전사(戰士)사회에서도 남자의 화장이 발달했다. 아프리카의 부족들이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