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유승도 흙도 씻어낸 향기나는 냉이가 한무더기에 천원이라길래 혼자 먹기엔 많아 오백원어치만 달라고 그랬더니 아주머니는 꾸역꾸역, 오히려 수줍은 몸짓으로 한무더기를 고스란히 봉지에 담아 주신다 자신의 손보다 작게는 나누어주지 못하는 커다란 손 그런 손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아득히 잊고 살았었다 - 유승도 시집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 창작과 비평사 끊임없는 변화의 삶. 매일 아침 눈 뜨면 달라져 있는 삶의 풍경 속에서도 변화하지 않는 근원과 뿌리가 있다. “인간적”이라는 말이다. 사람의 근원. 근원의 뿌리가 지니고 있는 “나눔”의 미학은 사람이 생태적으로 지니고 있는 유전자이기도 하다. 어떤 이는 자본과 명예를 움켜쥐려고 자신의 손보다 크게 펴 보이는 손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손보다 “작게는 나누어주지 못하는” 넉넉한 “큰 손”도 있다. 우리는 시시때때 그런 손들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권오영 시인
얼마 전 지구대 개서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해당 지구대 경찰관들이 오랜시간 설득해서 문제가 해결됐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지구대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했다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반대의 주된 이유가 지구대가 들어서면 주취자들이 지구대에서 소란을 피워 주거 환경이 나빠질 것을 우려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지구대·파출소의 이미지를 밤만 되면 술 취한 사람들이 행패를 부리고 소란을 피우는 장소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집행 중인 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지만, 주취상태로 관공서에 들어와 시끄럽게 떠들거나 주정을 하는 경우는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어 잘 달래서 귀가조치 하거나 자진귀가 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공서 소란·난동행위가 사회문제로 크게 부각됐고 2013년 3월22일 경범죄처벌법을 일부 개정하여 ‘관공서 주취소란’이 신설됐다. 개정된 처벌규정에 의하면 ‘관공서 주취소란’ 시에는 6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했고 이로 인해 주거가 확실한 경우에도 현행범 체포가
며칠 전 서울을 비롯한 전국 여러 지역에서 강풍 및 천둥번개, 우박을 동반한 소나기 보도가 있었다. 한반도 지역에서는 관찰되기 힘들었던 토네이도라고도 알려진 용오름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들어 급작스런 기상이변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로 인한 피해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기상이변현상을 알아보자. 첫째는 우박은 매우 불안정한 대기의 상태가 원인이 되어 강한 상승기류를 만들고, 이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지표면의 온도가 높게 상승되는 초여름이나 가을철 오후에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대기가 너무 뜨거운 한여름에는 우박 발생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그 이유는 떨어지는 우박이 도중에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둘째 보통 북아메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흔히 발생하는 회오리바람이 최근 들어 한반도에서까지 발생한 바 있다. 용오름 또는 토네이도라고 불리는 이 회오리바람은 강한 돌풍을 동반한다. 지난 10일 고양시 일산지역에서 발생한 회오리바람은 한강둔치에서 시작하여 한 시간 동안이나 지속됐다. 이 또한 뜨거워진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강한 비구름을 만들고 이로 인해 발생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집중호우이다. 그중에서도 많은 피해를 가져오는 것
수원 신풍초등학교 수원 신풍초등학교는 지난해 3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자율학교로 지정받아 2018년까지 5년간 운영하게된다. 경기도교육청의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자율학교’는 개별학생의 적성·능력 개발을 위한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다. 이에 따라 신풍초등학교가 진행하는 특색있는 수업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지역사회와 협력 학습… 교육의 場 확대 광교청소년수련관의 우수한 프로그램 활용 ‘글로벌 문화학교’ ‘시끌벅적 인권놀이터’ 진행 한국마사회의 ‘馬음속의 말’ 승마체험 인기만점 삼성디지털시티의 ‘찾아가는 경제교실’도 성황 ‘수학클리닉 및 학부모수학교실 거점학교’ 지정·운영 예절·국악수업 등 전통문화계승 온 힘 전교생 대상 예절교실 운영… 바른 인성 함양 ‘생각하는 孝’ 활동 통해 실천 위주 효 교육 실시 신풍 대취대 연주하는 국악기 소리 들으며 등교 전문 국악 강사의 수업, 우
17일 개막… 11일간 부천 일대 ‘영화천국’ 호러 장르 짙었던 예년보다 밝은 분위기 장르영화 경계 넘어선 48개국 210편 상영 괴수 올스타 ‘고지라’ 60주년 특별전 마련 내일 부천시청 잔디광장 성공기원 사전행사 ‘PiFan 홀릭’ 다채로운 문화행사 주말 달궈 다양한 프로그램과 즐거운 문화행사로 채워진 영화 축제인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 간 부천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Yes Smile, Go PiFan(밝게 웃으며 힘차게 가자)’를 슬로건으로 호러 장르의 색이 짙었던 예년과 달리 ‘사랑, 환상, 모험’이라는 PiFan의 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전체적으로 따듯하고 희망찬 느낌을 더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르 영화의 경계와 지역을 넘어서 현대 장르 영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48개국 210편(장편 123편, 단편 87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작은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전적 장르의 관습과 한계를 판타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액
채근담에 있는 이 말은 ‘끊임없이 노력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새끼줄뭉치를 톱 삼아 오랫동안 나무를 비비노라면 언젠가는 두 토막으로 베어지고, 낙수 물이 여러 해 동안 떨어지면 댓돌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우리가 얼마든지 목격할 수 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그 과정을 배워나가는 자는 이같이 열성과 끈기를 가져야 후일에 목적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다. 鶴林玉露(학림옥로)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어떤 이가 관아의 창고에서 엽전 한 닢을 훔쳐 이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엽전 한 닢 훔친 것이 무슨 큰 죄가 되느냐’고 항변을 하자 ‘하루 한 푼이지만 천 일이면 천 푼이 아니겠느냐(一日一錢 千日千錢)’며 몰아세웠다.” 이 말은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의미인데, 모든 것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또한 널리 쓰이는 愚公移山(우공이산)이란 말은, 학자는 물론 뜻을 세워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내용이다. 소처럼 우직하게 한 가지 일을 계속해서 밀고 나간다면 하늘을 움직여 목적이 달성된다는 말이다. 중국의 지도자 모택
갈현동 470-1 골목 /이승희 어둠을 이해하는 건 불빛이다. 그래서 밤새 빛으로 남을 수 있는 거다. 저녁 불빛을 보면 안다. 어떤 사랑도 저보다 아름다운 스밈일 수는 없다.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밝아지는 이유를. 불빛이 말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걸 굳이 화해라고, 용서라고 표현할 일이 아니다. 빛 속에서 어둠이 만져지거나, 어둠 속에서 빛이 만져지는 건 다 그런 이유이다. 늙은 불빛 한 점 물처럼 오랜 물길을 흘러 집의 지붕을 적시고 사람의 집은 이제 물방울 같은 불빛 하나하나로 도랑을 이루며 흘러간다. 서둘러 불을 켜는 사람을 보면 눈물 나게 고맙다. - 이승희,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 문학동네 2012 늦은 귀가를 반겨주는 불빛이 한없이 아늑하다. 버스 정거장에서 내려 고단한 육교계단을 힘겹게 건너며 허기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면 가끔씩 환하게 꽉 찬 빛을 보내주는 달빛도 따뜻하다. 그렇다. 어둠을 이해하는 건 빛이다. 그러니 밤새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 곁에서 스며드는 것이 사랑이리라. 그러면서 서로 더 밝아지는 지점에 이를 수 있는 것이겠지. 아파트 입구에서 반기는 풀벌레 노래 소리는 또 얼마나 눈물겹던지 집의 불빛보다 먼저 발 아래로 쪼르르 달
저녁을 먹고 학교 운동장으로 나갔다. 운동장을 두어 바퀴 돌다 보니 어디서 낯익은 소리가 들린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소리다. 매엥 매엥~~. 한번 울기 시작하더니 쉴 새 없이 운다. 맹꽁이 소리가 나는 곳을 눈여겨 살펴보니 교문 옆에 있는 맨홀이다. 맨홀을 들여다봐도 맹꽁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녀석의 울음은 힘차다. 저녁 운동을 나온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맹꽁이 울음 쪽으로 향했고 맹꽁이에 대한 각자의 추억을 꺼내놓으며 즐거워한다. 내 어린 시절만 해도 맹꽁이는 흔히 볼 수 있었다. 장마철이 되면 펌프가 있던 마당 한켠 우물가나 지지랑물이 흐르던 뒤란 쪽에서 둥그런 배를 커다랗게 부풀리며 밤새 울곤 했다. 맹꽁이를 잡아 놀기도 하고 맹꽁이가 맹∼ 하고 울면 꽁∼ 하고 장단을 맞추기도 했다. 무심코 신발을 신다가 고무신 안에 들어있는 녀석을 밟았을 때 그 물컹하면서 납작해지는 느낌은 지금 생각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맹꽁이가 한 차례 울고 얼마 후엔 장마로 생긴 물웅덩이에 알을 서려 놓았고, 그 알이 올챙이가 되면 검정 고무신으로 떠서 가지고 놀면서 올챙이에 꼬리가 달리고 뒷다리와 앞다리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여름 한 철을 보
얼마 전 112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딸의 남자친구 교제를 반대하자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찾아달라고 한다. 하지만 그 딸은 안전하게 있다 귀가했다는 것이다. 신고 받고 위치추적 등 동부서주하며 다 쏟아부은 경찰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일단 신고부터 하고 보자는 심사는 더 이상 없어져야 할진데 거꾸로 가고만 있으니 답답하다. 112종합 상황실에 걸려오는 신고전화는 납치, 강도 등 중대범죄건도 있고 미귀가자 관련신고 등 종류도 다양한데 미귀가자 신고는 중대범죄 못지않게 신경이 곤두선다. 납치, 성폭력, 강도, 자살 등 다양한 변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가용 경찰력이 동원되는 실정으로 오인신고로 자진 귀가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경찰력 손실이 야기되는 셈이다. 1급지 경찰서를 기준으로 일일 평균 5~6건, 많게는 10건 정도 접수된다. 지난해 ‘위치정보법’ 개정으로 경찰도 직접 핸드폰 위치추적이 가능하게 됐고, 이에 관련 신고가 예년 대비 2~3배 증가했다. 여기에는 오인신고가 포함돼 경찰력 낭비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고만 하면 손쉽게 핸드폰 위치추적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