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은 한 통의 카카오톡에서 시작됐다. 30년 가까이 공직생활에 몸 담고 있는 분에게서다. 지금은 연수과정을 밟고 있으니 지나온 삶에 대한 회한과 성찰이 많은 까닭이리라. 단어 하나하나에서 고민이 묻어났다.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전문을 공개하면 이렇다. ‘오늘은 한국 관료의 책임의식과 국가 개조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어요…. 왜 유능한 인재를 뽑아 놓고 정권마다 개혁과 혁신의 대상이라고 할까? 공무원 조직만의 문제? 100만 공무원 중 관피아는 몇 명일까? 어려운 문제네요….’ 충분히 그럴 것이다. 선비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나 공직으로 반평생을 보냈으니 세월호 이루 불거지는 관피아라는 불명예를 견디기 쉽지는 않을 터. 고민 끝에 답글을 보냈다. ‘관피아라고 싸잡아 매도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관료를 선별해 내야겠죠. 그리고 유능한 인재도 세월이 지나면 변할 수 있는 거죠, 이런 저런 이유로….’ 위로가 아니라,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 속내를 털었다. 호불호(好不好)가 강한 민족성 때문인가, 아니면 쉽게 달았다 식어버리는 습성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면 신상털기 재미 때문인가. 언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흥미로운 통계가 있었다. ‘교통·공연·예술분야 발권유형에 따른 발권점유현황’ 자료였는데, 서울 예술의 전당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한 발권이 2010년 53회에 그쳤지만 2013년에는 2만8천여건으로 3년 만에 무려 5만3천건 177%나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스마트폰 이용 증가세가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서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3천500만대를 넘어섰고, 이를 이용할 경우 우리 삶에 강력한 도움을 준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동시에 문제도 발생시킨다. 다양한 신체적 질병, 장애, 증후군들의 증가가 그것이다. 대표적인 게 중독증세 ‘노모포비아’다. ‘노(No) 모(Mobile) 포비아(Phobia)’, ‘전화 없는 공포증’ 즉 휴대전화가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합성어이다. ‘노모포비아’라는 단어는 영국 우편국이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 연구에서 영국 국민 3분의 2가량이 모바일 중독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도 이에 못지않다. 특히 스마트폰은 역기능을 넘어 심각한 부작용을…
떨어진 꽃 하나를 줍다 /조창환 떨어진 꽃 하나를 주워 들여다본다 밟히지 않은 꽃잎 몇 개는 나긋나긋하다 꽃잎 하나를 따서 가만히 비벼보면 병아리 심장 같은 것이 팔딱팔딱 숨쉬는 소리 따뜻하고, 손가락 끄트머리가 아득하다 안개 속의 섬처럼, 혹은 호수에 잠긴 절 그림자처럼 -시집 ‘피보다 붉은 오후’ 시인의 감각은 예민하다. 생명의 부스럭거림이나 호흡이나 맥박소리를 다 듣는다. 떨어진 꽃잎이 끊임없이 생명의 용두질하는 소리를 다 듣는다. 우레 소리처럼 크게 듣는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상징이 아니다. 시인은 생명의 측근으로, 생명의 파수꾼으로, 가장 예민한 감각으로, 가장 큰 사랑으로 그들 곁에 머무르고 있다. 떨어진 꽃잎은 몰락의 길 초입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꽃잎에게 끝나지 않았다.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이자 부활의 입김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끝났다고 하는 것은 끝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으로 잎 뾰족이 내밀면서 살아가리라는 희망마저 안겨준다. 늘 좋은 시로 감동을 던져주는 시인의 눈이 부럽다. /김왕노 시인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쉼터에만 데려다 주세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가정폭력전담경찰관에게 피해자인 베트남여성 이모(27)씨가 내뱉은 첫 마디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결혼적령기 여성들의 도시 집중화로, 특히 결혼 적령기 농·어촌 총각들의 신부감이 턱없이 부족하여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처녀·총각의 결혼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만 ‘일장일단’이라 했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사회에 일조하는, 이제는 우리에게 더 없이 친숙한 다문화 가정에서 가정폭력과 인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그간 사건·사고와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정폭력 문제의 해결책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끊임없는 관심, 그리고 두 번째는 사회구조적 해결책이다. 이번 광주경찰서에서 발생한 사건에서도 가정폭력전담경찰관의 포기하지 않는 끊임없는 관심 덕분에 두 부부의 재화합이 이루어졌다. 그간 가정폭력의 전력이 많았던 이 부부는 가해자인 남편의 과대망상증으로 인하여 해결이 더뎌지는 상황이었지만 적극적인 정신과치료를 권유하여 치료를
2011년 도로교통공단 소속 옮겨 다양한 지역사회활동 추진 청소년 교통안전 대안교육 필요 작년 안산교육청과 업무협약 운전면허시험 체험 등 프로그램 교통법규·예절교육 학생 호평 유관기관 합동 캠페인 등 교통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지역 친화 공기업으로 거듭나 ■ 안산운전면허시험장 ‘청소년 운전면허학교’ 각 지역마다 공공기관 지부 또는 지사가 존재하지만 맡은 역할은 한정돼 지역사회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도로교통공단 안산운전면허시험장은 청소년들의 교통안전의식을 높이고 진로탐색의 기회도 제공하기 위해 ‘청소년 운전면허학교’를 운영,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지역친화 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안산운전면허시험장의 청소년 운전면허학교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살펴본다. “정차한 차량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건널목 횡단이나 이륜차 운행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요.” 교통안전교육장에서 ‘건널목 보행방법과 이륜차 안전운전’을 강의하는 도로교통공단 경기지부 박혜원 교수를 바라보는 중학생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학생들은 교통사고 실험 동영상을 시청
며칠 전 출근하는 길에서 제비를 보았다. 필자가 사는 평택에서 아주 오랜만에 보는 여름철새 제비. 반갑기그지없다. 제비 두 쌍이 골목길 어귀를 날렵하게 비상한다. 집을 건축하려는지 단독주택 슬래브 지붕 아래 돌출된 처마 밑을 탐색비행하고 있다. 눈앞에서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하게 검은 새가 날아가기에 제비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았다. 이 골목길에서 참새들만 보아 와서 그런지 까만 새가 날렵하게 나는 모습을 보니 여간 반갑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물찬 제비였다. 언젠부터인가 제비가 사라졌는데 다시 나타났다. 만물은 유전한다더니 꽤 오랜 시간을 지난 후 계절과 풍경은 변함이 없는데 기억속의 계절과 풍경은 제비 날개 밑에 묻어있었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었지만 발길은 저절로 멈춰버렸다. 그리고 기억 저편 아늑한 곳에서 과거의 그림들이 재생되어 있었다. 제비들을 보니 아련한 옛날이 내 생각의 뇌 회로를 비집고 이런저런 상념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브레인스토밍처럼 옛날의 풍경들이 눈의 망막 스크린 사이로 점멸되었다. 먼저 떠오른 것이 맥추절기인 보리수확 철. 보리타작을 한창 하고 있을 때 그 누런 보리밭 위, 혹은 타작하는 마당 곁을 유유히 물 찬 제비가 선회하였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은 모든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위기가 기회가 되는 때는 위기에 부딪친 개인 혹은 집단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위기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공동의) 의지를 결집하여,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는 위기일 뿐이고, 위기의 현실과 적극적으로 대결하지 않은 개인이나 집단을 위험에 처하게 하거나 마침내 파괴할 것입니다. 그런데 위기의식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똑같은 현실 속에 살면서, 또 똑같은 사건을 당하면서도 위기의식의 강도 차이는 물론, 그에 대한 대응 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급진과 온건 등이 있는가 봅니다. 그런데 위기(crisis)를 나타내는 헬라어(krisis)의 어원은 ‘결단하다’, ‘채로 걸러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말 ‘위기’(危機)는 ‘틀이 위태한 상황’을 의미하고는 있으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암시하고 있지는 않습
지난 3월 중국에선 ‘치맥’ 열풍이 불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주인공 전지현이 극중에서 “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인데…”라고 언급한 이후다. 중국엔 원래 ‘치맥’을 먹는 음주 문화가 없다. 그러나 드라마 속 말 한마디에 국내에서 진출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마다 2~3시간씩 줄을 서서 치킨을 사가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연일 최고 매출 기록도 세웠다. 한류 덕분이긴 하지만 지금도 중국에서는 ‘치맥’ 열풍이 거세다. 치킨과 맥주는 원래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이지만 사이좋은 커플처럼 항상 붙어 다닌다. 서민의 애환을 달래며 성장한 치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폭제로 본격 유행하기 시작, 지난해 대구에서 국제 치맥 페스티벌이 열릴 정도로 우리 음주문화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여기에 부응하듯 치킨집 주인과 전문기업들은 온갖 지혜를 짜내며 새로운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중엔 고전방식의 프라이드치킨부터 직화구이, 장작구이, 참숯구이와 같은 각종 바비큐식 치킨과 마늘, 파, 간장, 고추장 등 수백 가지의 소스를 이용한 치킨들이 시판되고 있다. 치킨집도 덩달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현재 호프집 포함 치킨집이 9만여개다. 두 업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