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체증이 걸린 듯, 호흡곤란증이 생긴 듯 답답했던 한반도 정세가 생기를 찾은 것 같다. 이명박 정권 이후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활로를 찾을 것 같기 때문이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6일 6·15 공동선언 발표 13주년을 계기로 삼아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을 하자고 제의했다. 이날 발표한 대변인 특별담화문에서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북남 당국 사이의 회담을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긍정적이다. 정부는 남북 장관급 회담을 오는 12일 서울에서 개최하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북측의 제의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인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속내야 어떻든 우리는 일단 북측의 제의를 환영한다. 왜냐하면 조평통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문제 논의뿐 아니라 이산가족과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도 협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 기념행사의 공동개최도 제안했다.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망의 복구의사도 밝혔다. 이번 북측의 제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반응
劉向(유향)이라는 사람이 지은 책에 이 내용이 있는데 ‘낚시로 유명한 전략가 강태공은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의 집 지붕 위에 있는 까마귀까지도 사랑하며(愛其人者 兼愛及屋上之烏), 사람을 미워하면 그 집종들까지도 미워한다(憎其人者 憎其儲庶)’라는 말을 했다. 시인 두보도 그의 詩에서 ‘장인 댁 지붕위에 까마귀, 사람이 좋으니 까마귀도 좋구나(丈人屋上烏 人好烏亦好)’며 읊었다. 옛글에 너무 지나치게 아끼는 것이나 엄청나게 간직하려는 것은 분에 넘치게 애걸하는 것과 같다. 명성을 애걸하면 할수록 추해지고, 재물을 탐하면 탐할수록 더러워지며, 이득만 노리면 노릴수록 사납게 되고 만다. 그래서 살아서 명성을 누리는 것은 의심스러운 것이고 죽어서 얻은 명성은 영원하다 하였다. 그러므로 명성을 심애(甚愛)하지도 얻으려 애쓰지도 마라. 생쥐가 꿀단지 있는 곳을 알면 제 명대로 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사랑이건 재물이건 지나치거나 너무 치우치지 말 일이다. /근당 梁澤東 (한국서예박물관장)
법무부는 지난 5월 13일부터 사회봉사명령 집행에 있어 국민공모제를 도입하고 있다. 국민공모제란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대상자들의 집행 분야 및 장소 등을 국민들로부터 직접 신청 받아 투입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지금까지 사회봉사명령은 주로 지역사회 복지시설, 장애인 시설, 농촌일손 돕기 위주로 투입돼 일반국민이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신청 기준은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약자 또는 공공 이익에 부합되어야 하며 특히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이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분야로 농어촌 일손 돕기, 소외계층 지원, 긴급재해 복구, 복지시설 지원 등으로 개인 또는 단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희망자는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홈페이지 또는 보호관찰소를 방문하여 사회봉사 분야 국민공모 신청서를 제출하면 담당 보호관찰관을 포함한 3인의 심사위원들이 심사하여 지원 가능여부를 10일 이내에 심사하고 통보한다. 사회봉사 국민공모제는 범죄자의 재사회화를 통한 사회복귀라는 형사정책 목적을 실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지닌 다양한 특기 기능을 지역사회 복지증진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 행정은 행정의 민주성과 대응성을 중요시하고 있다. 즉 행정이 공공문제의
6월 임시국회가 지난 2일 개회되어 여야 원내교섭대표단체의 연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고 이번 주에는 대정부 질문이 예정돼 있다. 이번 임시국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난 시점에 열리는 것으로 산적한 국정현안들을 다루어야 한다. 몇 가지 현안을 중심으로 6월 임시국회에 부여된 역할을 살펴본다. 최근 이슈화된 경제문제들은 경제운영에 대한 기술적 문제라기보다는 각 경제주체의 이해관계와 정부정책으로 인한 수혜의 대상과 폭을 둘러싼 심각한 정치 갈등이라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6월 임시국회 원내교섭단체연설에서 드러났듯이 여야는 경제민주화 방법론에서부터 시각차를 드러냈다. 경제민주화라는 지난 대선에서의 쟁점이 이제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다루어지게 된 것이다. 남양유업 사태로 시작된 갑을 논쟁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서두르게 만들었고 이러한 여세를 몰아 여야는 공정위 전속 고발권 폐지, 가맹점주 보호법 등의 6월 국회 처리 약속과 함께 일감 몰아주기 규제, 신규 출자순환 금지, 금산분리 강화 등의 입법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여야는 다루어야 할 의제라는 큰 틀에서는 합의를 이루어냈지만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격돌을…
시민 5만 명이 매일 이용하는 대중교통 버스가 파업에 돌입할 때는 뚜렷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교섭과 단체행동은 노사 자율 영역이므로 파업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이뤄지는 파업은 시민을 볼모로 한 싸움에 불과하다. 지난 주말 인천 삼화고속의 파업이 선언된 전후사정을 살펴보면 상식 수준에서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을 발견하기 어렵다. 왜 파업을 하는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지, 사측이 파업을 유도한 건 아닌지 석연치 않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천시가 나서서 주요 4개 노선을 정상 운행키로 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표면적인 파업 이유는 통상임금 소송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 측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지난 5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졌고, 노조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쟁점은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에 포함하느냐 여부다. 1심 재판부는 삼화고속의 상여금은 성과급에 해당한다며 제외시켰다. 사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임에도 불구하고 소송이 계속되는 한 패소에 대비해 구조조정 노력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노선 폐지를 결정했다. 사측의 이 같은 결정은 노조의 소 취하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성
강변역 /이상국 강변역 물품보관소 옆 벽에는 밤눈*이라는 시가 걸려 있다 추운 노천역에서 가난한 연인들이 서로의 바깥이 되어주고 싶다는 시다 나는 그 시 때문에 볼일이 없는데도 더러 거기로 갔다 바깥이란 말 때문이었다 내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그 시의 바깥에 오래 서 있고는 했다 출처 - 이상국, 『창작과비평』2013년 봄호 세상살이에 떠밀려 방향 감각을 잃고 혼란스러울 때 “내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일부러 “강변역”을 찾아간다. 그리고 서로의 바깥이 돼 주고 싶어 하는 연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시의 바깥에 선다. 여기에는 시를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과 시 속의 연인들의 사랑을 고이 품고자 하는 겹의 의미가 담겨 있다. 시의 형태도 행과 행 사이에 여백을 두어 그 여백이 시 한행 한행을 감싸주고 있는 형국이다. 강변역은 「밤눈」이라는 시를 품고, 그 바깥에는 강물이 강변역을 품으며 흐르고, 그 바깥에는…. 이렇게 세상은 무수한 ‘바깥’들로 이루어져 있다. 까도 까도 껍질뿐인 양파처럼. 무수한 바깥들이 삶을, 세상을, 역사를, 만들어 간다.
몇 년전만해도 발레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문화코드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대중화가 이루어지면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올 들어선 그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상반기 고전발레 공연이 매진됐거나 매진에 가까운 판매율을 보인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아무리 인지도 높은 클래식 발레라 해도 지난해까지는 유료 예매율 70%를 채우기가 힘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국립발레단의 지난 2월 ‘지젤’ 공연은 한국 발레 공연 사상 처음으로 전회 전석 매진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을 비롯해 5개 공연장에서 대한민국 발레 축제가 열리고 있다. 7월13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축제에 양대 국내 대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포함 15개 발레단이 총 출동한다. 이 또한 시작부터 관심이 대단하다. 발레가 우리 곁에 친숙하게 다가선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동안 발레는 값비싼 고급문화라는 인식들 때문에 대중화 되지 못하고 일부 부유층만 즐기는 고귀한 품격의 공연으로 치부됐었다. 발레의 대중화에 일등공신은 국립발레단이다. 그동안 단장과 단원들은 10여년동안 발레 대중화에 발 벗고 나섰다. 발레를 쉽게 이해할 수 있
‘읍참마속’이란 말이 있다.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이며 전략가인 제갈량이, 마속이 군령을 어기어 전투에서 패했을 때, 눈물을 흘리면서 마속의 목을 베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큰 목적을 위하여 자기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을 버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조조의 명령으로 위나라의 명장 사마의가 20만 대군을 거느리고 제갈량의 군사와 대치하게 되는데, 천하의 제갈량이었지만 지략이 뛰어난 사마의와 전면전을 벌일 수 없는 상황이 생겼다. 그때 마속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조조의 군대를 무찌르겠다고 자원하게 된다. 그러나 노련한 전략가인 사마의와 대결하기에는 아직 어렸고, 그래서 제갈량이 주저하자 마속은 거듭 간청하기를 “만약 패하면 저는 물론 일가권속까지 참형을 당해도 결코 원망치 않겠다”고 서약을 하고 출정을 했지만 결과는 참패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제갈량은 그 당시에는 마속에게 책임을 묻지 않다가, 갑자기 그 이듬해 마속을 처형하고야 만다. 마속의 일급 참모들은 마속 같은 유능한 장수를 잃는 것은 나라의 손실이라고 설득했으나 제갈량은 듣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미 전쟁이 끝났는데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만류하는
젊은 육체를 탐한 재벌과 그들의 재력을 탐한 젊음이 공모한 더티 판타지(Dirty fantasy). 재벌가의 뒷 이야기를 파격적으로 그린 영화 ‘하녀(2010)’로 전도연을 칸의 여왕에 등극시킨 임상수 감독이 지난해 세상에 던진 영화 ‘돈의 맛’에 대한 감상이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씁쓸했던 기억이 아직도 오롯하다. 재벌에 대한 환상따위야 이미 개에게 줘 버린지 오래지만, 탐욕의 정점이 육체를 포함한 쾌락에 집중되는 구도는 아니올씨다, 였다. 욕망을 미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에라이.’ ‘돈의 맛’의 인물 대강은 이렇다.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 扮)’과 돈에 중독돼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그녀의 남편 ‘윤회장(백윤식 扮)’.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김강우 扮)’. 감독은 이들이 벌이는 돈에 의한, 돈을 위한, 돈의 인생을 권력과 욕정, 집착 등을 섞어 여러 겹의 데칼코마니로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