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폭력에 시달린 고교생이 장기간 상습적인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여 부모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또한 자기주변을 정리하며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죽고 싶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는데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전혀 알지를 못했다.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초·중·고생 10명 중 2명이 학교 내에서 폭력을 경험하였고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등교 거부, 자살 충동 등 심각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에겐 그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먼저 부모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툴툴 털어놓게 하고 함께 고민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무언가 심각한 고민이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무관심이 문제다. 무조건 ‘고민 있니’라고 묻기보다 다가가려고 노력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마음을 연다. 부모들은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해야 한다. 어른이 봤을 때 별것 아닌 고민도 아이들에겐 죽을 만큼 급할 수 있다. 요즈음 경찰에서는 학교폭력 예방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 학생들을 찾아가
한국여성의전화가 2012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120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49명으로 나타났다. 또 이와 같은 범죄를 막다가, 혹은 막았다는 이유로 자녀나 부모 등 무고한 35명도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다. 매주 최소 4명이 가정폭력 등으로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지만 가정폭력문제는 ‘집안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의 ‘4대악 척결’ 공약에 가정폭력도 포함되어 있어 우리나라 가정폭력의 새로운 인식 전환을 맞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가정폭력은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할까? 가정폭력은 단순 ‘집안 일’이 아닌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일선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가정폭력 신고를 나가 가장 답답한 경우가 바로 ‘집안일인데요 뭘’ 하고 얼버무리는 경우이다. 폭력을 당하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는 그런 인식보다 ‘범죄’로서 가정폭력을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려
산과 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마저 꽁꽁 얼어붙게 한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좀처럼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철 해빙기를 맞아 사람들의 긴장감이 풀리면서 산불이나 가스누출사고, 작업장에서 용접부주의사고, 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한 중학생의 불장난으로 시가지 전체가 화마에 뒤덮이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 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으며, 56채의 가옥이 불에 타고, 수백㏊의 임야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대부분 안전사고는 무관심과 작은 부주의로부터 시작되므로 시민의 각별한 주의와 유형별 대처 요령을 알고 있으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먼저 산불예방을 위해서 당국에서는 적극적인 감시활동을 펼치고, 시민들은 산과 가까운 논밭에서의 논밭두렁 태우기와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야 한다. 또 등산객들은 입산통제구역이나 폐쇄된 등산로의 출입을 삼가야 한다. 설령 입산이 가능한 지역이라도 라이터와 버너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거나 담뱃불을 피우지 말아야 한다. 둘째로 봄철 산악사고를 들 수 있다. 얼었던 땅이 녹고 낙엽 속 얼음으로 인해 미끄러짐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봄철 산행은
단단한 습관 /장상관 1 인간은 소젖을 먹고도 소를 어미라 부르지 않는다 살 베어 먹으면서도 질기다 기름이다 말도 많다 수많은 생명에 기대어 사육될 수밖에 없는 생명이 모두 사육하기를 원한다 2 가랑비에도 하굿둑이 허물어질 수 있다 3 실수도 쓸모가 있다 반복하지 않으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몸도 기억력이 있다 -장상관 시, 문학 무크 『시에티카 제7호』, 시와에세이, 2012 인간들의 자기양육에 대한 이중적 인식을 질타하는 잠언(箴言)같은 시편이다. 인간의 단단한 습관은 더러 자연에게는 답답한 습관이 되기도 한다. 자신을 키우고 양육한 생명에게 그저 그것은 음식일 뿐이라고 우긴다. 참으로 단단한 교만이다. 높으나 낡았고, 두터우나 닳아버린 인간의 권력경계를 보라. 정치권력의 둑이나, 자본권력의 둑이나, 지식권력의 둑에게 이 시는 말한다. 잎사귀 하나 뚫을 수 없는 가랑비일지라도 그 오만한 둑도 오랠수록 가랑비 한줄기에도 반드시 무너지리라고, 아무리 단단했던 인간의 습관도 자연의 순리, 천리(天理) 앞에 여지없이 허물어진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우리 몸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집중하는 기억력이 있다. 그러나 나의 답답한 습관을 들여다보는 겸손한…
‘죽음’과 ‘경험’은 어울릴 수 없는 단어다. 기억이 소멸되는 죽음 앞에서 경험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은 끝이자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는 해탈의 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죽음의 문턱을 넘어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있다. 소위 임사체험(臨死體驗)을 주장한다. 임사체험(near death experience)은 전문가로부터 확실한 사망 진단을 받았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의 경험을 말한다. 임사체험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현재에도 수많은 사람이 죽음의 저편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세계적으로 갑작스런 심장마비, 뇌손상, 사고로 인한 과다출혈 등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경험의 소유자들이 많다. 이 과정에서 임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이 몸에서 이탈해 시공을 초월한 공간에서의 깊은 인식을 증언한다. 물론 임사체험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단적으로 나뉜다. 정말로 죽음 후의 세계가 있다는 긍정론자와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 과정의 신비로운 체험일 뿐이라는 부정론자가 대립한다. 전자의 경우 기이한 공통점을 지닌다. 종교인이든 무신론자이든 상관없이 유체이탈의 과정에서 선악(善惡) 간 판단이…
나는 한국 사회의 여러 현상 중 노인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가 현대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치매 노인수 또한 매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 현재 국내 65세 이상 치매 노인 인구는 약 56만5천명으로, 2020년 79만, 2025년에는 10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치매 인구의 증가 추이도 노인수 증가 폭과 유사하여 20년마다 거의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2050년에는 5가구당 1명씩 치매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동기인 친구는 치매를 앓는 어머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그런데 일하러 밖에 나가 있는 동안에는 노심초사 어머님 걱정을 아니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치매는 이렇듯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에게 더 큰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치매환자를 간병하며 우울증에 시달리고, 심하게는 살인과 자살로까지 이어진다는 기사를 간혹 접하게 된다. 현재 광명시에서는 치매환자들을 위해 치매선별검사, 치매치료비 지원, 치매 조기검진비 지원, 희망자에 한해 치매 인식표 보급, 연 2회 치매 가족 모임 등을 시행
의외였다. 당연히 지역 언론과의 갈등이 가장 큰 고민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고민은 편협한 나의 예상과 달리 더 깊고 넓었다. 지역 언론의 비판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달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형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장의 세계관은 바다였고 나는 실개천이었다. 사실상 G1인 중국은 시진핑(習近平)시대를 맞아 리커창(李克强)과 함께 전열을 정비해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고, 일본은 엔저 효과를 통해 경제대국 탈환을 꿈꾸고 있는데, 우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갈 지(之)’자 행보를 하고 있어 걱정된다는 것이 고민의 요지였다. 깊은 슬픔이 묻어났다. 하여, 갑자기 든 생각 하나. 우리나라의 ‘갈지 행보’는 어디에 기인(起因)하는가. 고민은 당연히 일제강점기에 닿았고 21세기 한국사회의 ‘갈지 행보’는 일제의 식민사관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역사가 병들면 나라의 체제는 썩는다. 화려한 미모 속에 감춰진 암세포처럼, 역사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일제가 당시 조선의 역사를 폄훼(貶毁)하고 폄하(貶下)하는 데 제국의 운명을 걸었던 것이다. 식민사
엊그제 발생한 일부 방송사와 금융기관 해킹 사태의 충격이 여전하다. 견고하리라 믿었던 전산망이 허망하게 뚫린 반면 뭐 하나 시원하게 밝혀지는 게 없다. 해커는 누구인지, 의도가 뭔지, 피해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이것으로 끝인지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니다. 일부 민간업체가 나서서 몇 가지 기술적인 공격방식을 밝혀낸 게 고작이다. 범행수법이야 머지않아 드러나겠으나 누가 왜 어떻게 저지른 일인지 정확히 밝혀내는 데는 최소 3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과거 경험했듯이 진범을 끝내 못 밝힐 가능성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북한 소행이라는 추정이 제시됐다. 당일 저녁에는 아예 북한의 사이버 테러로 단정하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후즈후’라는 해커 단체가 자기들 짓이라는 증거를 남겼지만 가볍게 무시됐다. 정황으로 미루어 북한이 이 같은 대규모 해킹을 감행할 동기와 수단을 가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북이 체계적으로 해커를 양성하고 있고, 대규모 사이버전 부대를 운용하는 게 사실이다.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일부 언론에 대해 위협적 언사를 쏟아낸 적도 있다. 그러나 북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아직까지 포착되
1995년 부활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정당바람을 뚫고 무소속으로 수원시장에 당선된 고 심재덕씨. 그는 다음 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정당공천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국회에서도 이 주장을 계속했다. 물론 정치권의 반응은 마이동풍이었다. 소수의 양식 있는 정치인들만 그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때 여야 대통령후보 공약엔 심 전 시장의 주장이 그대로 반영됐다. 정치권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정당 공천제의 폐해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다. 알고도 모른 척 했던 이유는 뭐 굳이 여기에 쓰지 않아도 독자들이 잘 알 터이다. 그리고 드디어 새누리당이 오는 4월 24일 재보선 때부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공식발표했다. 새누리당 공심위원장인 서병수 사무총장이 19일 대선공약으로 채택했던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한 것이다. 오랜만에 정치가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줬다. 이와 관련해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이하 의장협의회)도 새누리당의 공식 발표 내용에 적극 환영을 표시했다. 사실 지방선거는 그동안 정당의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졌다. 의장협의회의 성명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