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오면 /최화숙 봄비 타고 꽃바람 몰고서 싱그러운 4월이 목련 가지 끝에 오면, 잔솔가지 너머엔 먼저 온 봄이 물결을 반짝이며 흐르고 아이가 냇물에 발벗고 들어서면 낯간지러운 조약돌이 흩어지는 봄날 개나리 움트는 소리는 나른한 춘곤을 밀어낸다. 4월은 날씨가 맑고 밝은 ‘청명’과 봄비가 내려 백곡이 윤택하다는 ‘곡우’에 이르는 절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시인인 T. 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인들이 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잔인한 봄을 노래했다. 그가 살던 유럽 사회는 자본주의가 만연하기 시작한 현대사회였고, 그 과정에서 삶의 소중한 가치들이 훼손되었다. 그는 이러한 현대성을 나타내고자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던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 시는 4월의 아름다움을 한껏 담아내고 있다. 싱그러운 공기를 머금고 내리는 봄비와 잔솔가지에 맺힌 빗방울들을 보노라면 세상살이의 각박함을 훌훌 털어버리게 한다. 봄이 오면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세파에 얼어붙은 마
‘철의 여인’으로 불리며 강력한 지도력을 선보였던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87세의 고령에 치매를 앓던 그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10년이 넘는 집권기간 동안 ‘영국병’을 치유한 것으로 각광을 받았다. 타협 없는 소신으로 무장한 채 무기력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모든 분야에 경쟁체제를 심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가스, 상수도, 전기, 석유, 전화, 항공사 등의 정부 독점사업을 민영화했다. 한때 그의 리더십은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선봉장이던 그에게 모두가 너그럽지는 않다. 무엇보다 살인적 실업자 양산과 강압적 정책, 그리고 확대된 빈부격차 등은 재임 당시부터 반발을 샀다. 특히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의 단면이라는 광산노조 와해는 긴 그림자를 남겼다. 강성노조와 대립 끝에 타협 없는 승리를 이끌어 냈으나 영국에서 광산업은 사라졌다. 또 빈틈없는 민영화는 수백만 명을 거리로 내몰았다. 10년 권세를 끝장낸 것은 내분이었다. 강성으로만 치닫는 그에게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자 집권당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죽음이 알려진 날에도 영국 일부에서는 축배소리가 나올 정도로…
영국에서는 투자자의 수익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회혁신채권(Social Impact Bond)’이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여타 유럽국가 및 미국, 일본에서도 그 도입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회혁신채권’의 기본 원칙은 국가 또는 지역사회 차원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사회적기업 또는 시민단체에게 해결하도록 하고, 이들의 관련 사업성과에 관한 정량적 평가를 토대로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정부 또는 지자체가 지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자체가 투자자에게 채권을 발행하여 모은 재원으로 NGO에게 청년취업 지원사업을 위탁한다고 하자. 이 사업을 통한 신규 고용은 청년들의 수입과 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등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또 이와 같이 정량적으로 계산한 사회적 편익이 처음 투입한 재원 규모를 상회하게 되면, 지자체가 채권매입자인 투자자에 대해 투자 수익을 지급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지자체가 투자 수익을 지급하지 않아 투자자가 손해를 입게 된다. 즉 ‘사회혁신채권’은 실효성 있는 사업에만 비용을 지불하는 사회서비스 공급 방식을 가능케 한다. 사회문제 해
최근 대학마다 추진하는 현장실습이 산학협력 핵심 프로그램으로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1년간 전국 대학에서 현장실습에 임한 학생은 10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현장실습은 예년 2만∼3만명에 비해 어림잡아 5배나 급증한 것이다. 교육전반 패러다임이 산학협력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대학에서는 산학협력 기반으로의 체질개선이 더딘 것 같아 더 많은 노력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장실습은 이론교육과 일선실무를 접목해 현장 적응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학마다 한 달간 또는 일정기간 동안 학점과 연계해 운영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실습·멘토비, 실습안전보험료 등 실비도 국비에서 지급되는 곳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실습을 통해 어떤 학생은 졸업도 하기 전에 바로 취업된 사례가 있고, 졸업 후 취업 약속을 보장받은 학생도 있다. 어떤 기업은 계속 더 많은 학생들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현장실습의 취지대로 학생들이 경험을 쌓고 적성과 희망에 따라 취업으로 이어지는 바람직한 교육제도다. 교육부는 특히 지난해부터 교통특성화 대학으로 부
땅 /우대식 참 좋다 오줌도 똥도 다 없어진다 사람도 땅에 누우면 사라진다 미래도 녹인다 부처도 녹인다 땅 깊은 속에는 불이 끓고 있다 끓는 불 속으로 손을 쏙 집어넣어본다 그 안에 똥도 오줌도 사람도 딱딱한 별이 되어 하늘에 걸려 있다 별들이 많다 땅은 지상의 쓰레기를 모아 별을 만들고 있다 -우대식 시집 <설산국경>에서- 음양의 논리로 보면 땅은 모성의 상징이다. 모든 것을 품에 안아주는 넉넉한 존재이며 동시에 창조적 생산의 상징이다. 대지가 아니고서는 생명을 이어갈 자가 없으며, 그 존재를 이어갈 수조차 없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편안하게 살아가는 터전인 대지는 그러나 고요하기만 한 존재는 아니다. 대지 위의 모든 것들에게 생명을 주고, 그것들을 자라게 하고, 또한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아마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땅은 뜨겁다. 보이지 않는 가운데 펄펄 끓고 있는 마치 용광로이다. 대지 위에 무엇이 존재하였던 간에 대지는 다시 그들을 모아 밤하늘에 번쩍이는 영원한 별을 만든다. 이것이 대지의 숭고함이다.
900만명이 죽은 1차 세계대전은 참혹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을 대규모로 학살하는 신무기들이 등장했다. 탱크는 시체 위를 질주하고, 기관총은 난사됐으며, 독가스가 뿌려졌다. 국내에서도 전시회를 가진 독일 화가 ‘오토 딕스’는 참호 속에 널린 인간의 팔다리와 해골, 피범벅인 시체 등을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가스에 질식되어 죽은 사람들’이라는 섬뜩한 작품도 있다. 그는 작품이 너무 끔찍하다는 질문을 받으면 “바로 저랬다. 나는 보았다”고 답한 1차 세계대전 참전군인이었다. 엘리엇의 시(詩) ‘황무지’는 이런 전쟁이 끝난 후 사회상을 배경으로 한다. 영혼까지 파괴하는 전쟁의 공포와 절망, 그리고 모순된 세상에 대한 혼란이 점철된 사회였다. 시는 난해하다. 20세기 현대문학의 대표작이며,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했다는 설명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기념비적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황무지(荒蕪地)에 등장하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만은 친근하다. 속사정은 모르지만, 4월이면 숱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2013년 4월이 지나고 있다. 사회 전체에 전쟁에 대한 공포가 드리운 채. 웬만한 만성적인 충격으로 끄떡
요새 사람들이 모이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한다. 지지율이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후보시절부터 본래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일정 수준이하로 지지율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일정수준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지율이 순식간에 치솟는 일도 없다. 이런 것은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때에도 관찰됐던 현상이고, 그래서 지역에 기반하거나 아니면 고정 지지층이 있는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상당한 지지율 상승이 있었다. YS의 경우는 최초의 문민정권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DJ의 경우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적 요인이 지지율의 급격한 상승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지만 그것이 문민정부나 외환위기와 같은 드라마틱한 반전 혹은 반전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후보 시절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
인생은 B(birth)로 시작해서 D(death)로 끝난다는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의 말대로 모든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한시도 멈추지 않고 죽음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신은 B와 D 사이에 C(choice·선택)를 주셨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순리에 순행하여, 사람은 눈을 감는 순간까지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고, 또한 그 선택에 따라 우리의 삶과 미래는 결정되고 있다. 2007년 4월 한·미FTA는 상품 분야에서 전체 94% 수준의 수입량에 대해 관세를 조기 철폐하기로 하여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높은 개방률을 보였다. 이때에 한국의 쌀시장 개방에 대한 농어민들의 항의 집회와 시위가 끊이지 않아 우리나라는 미국의 조선업 시장 진출을 포기하는 대신 5천만 달러 시장인 쌀 시장을 지키면서 협상이 타결·발효되어 이런저런 문제점들을 낳고 있다. 최근 들어 한·중FTA가 양국 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5월 14일부터 한국과 중국의 협상이 시작되었다. 한·중FTA는 양국의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