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골프 선수인 위성미의 미국 이름은 ‘미셸 위’다. 아니 본명이 미셀 위이고, 한국식 이름이 위성미라고 표현하는 게 옳겠다. 한국에서 이민 간 부모를 두고, 하와이에서 태어났으니 태어날 때부터 미국인이다. 10대 소녀시절, 남자선수도 어렵다는 300야드 이상의 엄청난 장타와 천재성으로 대기(大器)로 손꼽혔다. 17살 때는 이미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100인의 인물에 포함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여기에 빼어난 미모와 아이비리그인 스탠포드대학에 입학할 정도의 명석함을 지녀 아이돌스타로 대접받았다. 그가 프로전향을 선언하자 곧바로 나이키는 1천만 달러의 수표를 내밀었고, 소니 역시 그에 버금가는 금액을 제시했다. 10대 소녀가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순간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전, 위는 한국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유달리 핏줄의식이 강한 한국사회의 특성상 그는 ‘배달의 민족’이었다. 그래서인지 할아버지 고향인 전남 장흥군민들은 그가 무명시절, 대회참가비 등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후원금을 모아 전달하는 온정을 보였다. 한국 골프계 역시 위에게는 늘 따뜻했다. 미국에서의 성
2월은 졸업식이 있는 달입니다. 졸업생들은 상급학교로의 진학, 혹은 취업 등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이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될 제자들에 대한 뿌듯한 마음보다는 오히려 걱정과 근심이 앞섭니다. 취업하지 못한 제자들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질풍노도와 같았던 대학시절에 이미 세상을 조금 배웠다고는 하지만, 세상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합니다. 졸업생 모두는 아니겠지만 그 가운데 다수는 이제 더 이상 졸업장이나 학위 증서를 수여하는 학교를 졸업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졸업생들은 이제 전혀 다른 학교로 들어가게 될 것인데, 그 학교는 ‘인생학교’입니다. ‘인생학교’는 수업연한이나 교실, 학점도 교수도 없는 학교입니다. 죽기 전까지 졸업이 없는 학교, 자신이 학생이면서 스승인 학교, 책이 아니라 삶으로 배우는 학교,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경쟁상대인 학교, 결과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자신이 지는 학교, 학점이 아니라 오직 능력과 인격으로 평가받는 학교가 ‘인생학교’입니다. 이런 ‘인생학교’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예수는…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최근 ‘성남시 창의교육 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조례안’의 처리를 보류하고 관련 사업예산 130억원을 부결시켰다. 창의교육 지원에 나서는 것은 지자체의 몫이 아니라는 논리다. 시의회 새누리당 대표와 관련 상임위원장은 나름의 부결 사유를 제시했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옹색한 구실이라고 판단된다. 더구나 사상 초유의 기초지자체 가예산 파동의 연장선상에서 시장의 구상에 일단 반대하는 옹졸한 결정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상임위가 내세운 첫 번째 반대 이유는 창의교육이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주도하는 사업으로서 기초자치단체의 업무는 아니라는 점이다. 누가 주도하건 교육만큼 시민의 관심을 끄는 영역도 없다. 그렇다면 시민의 삶과 가장 밀착해야 할 기초자치단체가 어떤 식으로든 교육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것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 오히려 지방의회는 교육에 소홀한 지자체를 다그쳐야 맞다. 두 번째 반대 이유는 법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었다. 창의교육지원 조례안은 관련 법령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지자체의 업무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떻게 해석하면 이런 결론이 도출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해하기 힘들다. 각 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달리 해석할 여지는 얼마든
우리나라는 초(超)저출산 국가다. 2001년에 합계출산율이 1.297명으로 떨어져 초저출산국에 진입한 이후 2005년에 1.08명으로 바닥을 쳤다. 이후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유지되고 있다. 다행히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으로 출산율이 조금이나마 상승, 합계출산율이 1.3명까지 올라 위안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로 45년간 유지되면 전체 인구는 절반 밑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염려하는 이유다. 저출산 문제는 1~2인 가구와 노인인구 증가라는 문제를 수반한다. 25세에서 49세까지의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층인 ‘핵심생산인구’의 실제적인 노년부양비를 추정하면 젊은층 3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문제는, 10년 후엔 핵심생산인구 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고, 20년 후엔 젊은이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청년과 중·장년층의 부담이 커지면서 세대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경제부문의 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노인층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점도 있다. 바로 교통문제다. 인구는 늘지 않는데 교통통행량은
소득보장 중심의 사회보장제도는 산업화가 초래한 사회위기를 극복하는 사회제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인구구조 변화와 자본주의경제의 구조적 위기는 전통적 사회보장제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집합적 대응을 필요로 하였고, 해결방안의 일환으로 사회서비스정책의 제도화가 시도되었다. 한편 승장독식의 신자유주의 경제체계 대안의 하나로 사회적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서비스정책은 서비스 대상을 사회적 취약계층에서 중산층까지 확대하였으며, 서비스 제공방식도 공급자 중심으로부터 수요자 선택방식(바우처 방식)까지 확장하였다. 사회서비스 제공기관도 민간 비영리기관 중심에서 사회경제 조직, 영리조직까지 다양한 조직형태를 포괄하고 있다. 사회서비스가 제도화된 유럽의 경우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이 주요 사회서비스 제공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 자활사업이 도입된 이래 자활공동체(자활기업) 육성, 2008년 사회적기업, 2012년 협동조합까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가의 사회정책적 모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여기에 더하여 정부는 마을기업,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의 제도적 지원으로 2012년 12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고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일반시민 3만명 포함 국내외 귀빈 4만명이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 새 정부의 성공적인 출발을 기원했다. 필자는 이날 취임식에 모범공무원 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 출현, 신라시대 이후 처음 우리 역사에서 여성이 국가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른다는 의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아버지 사후 34년 만에 청와대로 복귀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취임식 전부터 사회적 논란이 되어온 인사문제와 북핵 등 수북이 쌓여 있는 현안과 관련해 ‘새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취임은 우리 역사에서 볼 때 신라 때 배출된 3명의 여왕을 제외한다면 여성이 국가 최고 권력자로 등극하는 첫 사례로, 우리 사회의 여권이 신장되는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은 우리 헌정 사상 첫 부녀대통령의 출현을 의미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이 이룩했던 산업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만 있으면 취업걱정이 없고, 노후까지 보장될 것 같은 광고가 성행했다. 20대 취업준비생부터 30~40대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 취득에 목을 맸다. 지금도 인터넷과 버스, 생활정보지 등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라고 부추기는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현재진행형이다. 사전은 사회복지사를 “경제적, 심리적, 주변환경에서의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상자들에게 접근하여 문제해결 방안 및 문제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주어 직접 문제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전문가”라고 정의한다.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고, 급여까지 받을 수 있다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어그러지고 동떨어져 있다. 폭행과 폭언 심지어 흉기로 생명의 위협을 받기 일쑤다. 업무는 고되다. 자신이 맡은 대상자의 사고소식이 전해지면 밤중이나 새벽을 가리지 않고 병원과 달동네 등을 누벼야 한다.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은 24시간이 업무시간이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의 삶을 옥죄고, 사명감을 앗아가는 것은 현장의 어려움뿐만이 아니다. 당장 눈앞에 생계의 막막함이
입춘이 지났음에도 매서운 추위가 가시질 않는다. 24절기 중 하나인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기 시작하고 얼음이 풀리며 벌레들이 깨어나고 봄이 열린다고 했다. 동장군이 제아무리 눈발을 뿌리고 대지를 꽁꽁 얼어 붙여도 농부들은 겨우내 버려두었던 논밭을 돌아보고 일 년 농사 설계를 한다. 추워서 게을리 했던 호조벌 산책을 나섰다. 봄이 열리는 것을 알려면 들판을 나가보는 것이 우선이다. 호조벌은 언제 봐도 평화롭고 잔잔하다. 바둑판같이 반듯하게 펼쳐진 논길을 걷노라면 품었던 생각들도 반듯하게 정리가 될 듯이 편안하다. 호조벌의 여러 갈래 논길 가운데 미산동 앞에서 매화동 가는 논둑길을 걷기로 했다. 아마 따뜻한 봄소식도, 풍요로운 가을이야기도 저 농로를 타고 호조벌 전역으로 들어왔다가 돌아가리라. 매화동 쪽에서 짚단을 세워놓은 풍경을 만난다. 요즘은 추수를 하면 짚을 소 먹이로 쓰기 위해 비닐 포장해서 거둬들이기 때문에 볼 수가 없었는데 짚단가리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옛일이 새삼 그립다. 논에서 잘 마른 짚단을 소의 먹이로 쓰기 위해 며칠씩 집으로 끌어들이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행여 비라도 오면 짚단이 젖을까봐 노심초사하던 일이 엊그제 같다. 문득 멀리…
산길 /김완하 뻐꾹새 소리 따라 걷는다 산 속 들어도 뻐꾹새 보이지 않고 소리만 환하게 산을 울린다 뻐국새는 나무 위에서 우는 게 아니다 내 속에서 울고 있다 숲으로 한참 걸었는데도 소리만 울창하다 뻐국새 어디에 있는 걸까 산 속 깊이 들어갈수록 소리만 더욱 울울창창하다 소리는 다만 산으로 나를 끌어당길 뿐, 뻐꾹새 좀체 몸을 보이지 않는다 - 김완하 시선집 『어둠만이 빛을 지킨다』 천년의시작(2008) 인생은 소리에 취해 살다가 문득 소리의 보이지 않는 실체를 발견할 때 허무와 겸손을 배우게 된다. 뻐꾸기 소리 따라 들어 산길에 뻐꾸기는 없고 소리만 있다는 것, 뻐꾸기가 나무위에서 우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서 울었다는 것, 세상은 실체보다 소리로만 웅성거리는데 우리는 그저 소리만 쫓아 보이지 않는 뻐꾸기를 향해 산길을 들어선 것은 아닐까? 소리는 우리를 끌어당길 뿐 형태가 없다. 우리가 만나고자 하는 뻐꾸기는 어쩌면 내 안에서 울고 있는지 모른다. 산길에서 만나야 하는 것은 나무 위에서 우는 뻐꾸기가 아니라 내 안에서 울고 있는 진짜 ‘나’인지도 모를 일이다. 시인이 노래하는 산길에서 소리만 따라 오르기만 했던 인생 그 발길 멈추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