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박근혜정부가 출범하였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민주화는 종결되었다. 뭐 그렇게까지 말할 게 있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를 2번씩이나 언급했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렇다.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 ‘제2의 한강의 기적’도 제시했다. ‘경제부흥’, ‘한강의 기적’ 참 오랜 만에 들어 보는 가슴 따뜻한(?) 말들 아닌가. 유신시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고속성장을 하던 그때, 도덕이나 사회과목 수업이면 꼭 들어야 했던 낱말들이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던 보릿고개, 적빈(赤貧)의 그 시절, 박정희는 ‘경제부흥’을 통한 조국근대화를 주창했고, 이제 대통령 박근혜는 또 한 번의 경제부흥과 ‘한강의 기적’을 약속한다. 박정희의 ‘한강’은 오직 독재 하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구도 박근혜의 ‘한강’을 위해 정치적 기본권과 자유를 반납할 의사가 전혀 없는 마당에, 그러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지난 12일 오전 11시57분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리히터 규모 4.9∼5.1로 추정되는 지진이 관측되었다. 2005년 9월 13일 2단계 제4차 6자회담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 계획 포기 등 9·19성명까지 채택해 놓고 국제사회의 잇따른 경고를 무시한 채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 두 달 만이다. 북한은 2005년 핵무기 보유선언 이후 2006년과 2009년에도 핵실험을 감행하여 한반도를 초긴장상태로 몰아넣었다. 이번 핵실험은 한반도 비핵화선언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북한은 제네바 합의문 전문(1994.10.21), 6·15남북공동선언문(2000.6.15), 북미 공동 코뮤니케(2000.10.13), 북일평양선언문전문(2002.9.18), 2차 6자 회담 의장성명전문(2004.2.28), 3차 6자 회담 의장성명전문(2004.6.26) 등 확고한 북핵 저지는 결정된 미래도 없이 말로만 공동선언문으로 끝나고 말았다. 북한의 일방적인 파기는 1993년 3월 12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함으로써
경기도의회의 ‘삼성전자 불산 누출 진상규명 조사단’의 행보가 매우 실망스럽다. 조사단은 현장조사 단계에서 준비부족으로 코미디 같은 상황을 연출하더니, 급기야 진상을 밝히기보다는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선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을 조사하지도 못 해놓고 제도개선을 논하는 것 자체가 비웃음을 자초하는 일이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제도를 제대로 고칠 수 있나? 제도개선은 조사단의 일이 아니다. 조사단은 최선을 다해 불산 누출 사건 경위와 삼성의 유해화학물질 관리 실태, 이번 사고로 누출된 불산이 인근 주민과 환경에 미친 영향을 밝혀내면 된다. 조사단의 태도는 삼성의 직접적인 로비 의혹마저 살 수 있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니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고 하기 어렵겠으나 조사단이 아리송한 태도로 나올수록 의혹은 증폭되게 마련이다. 설령 직접 로비를 받은 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진상을 밝히는 일에 미온적으로 나온다면 조사단이 ‘삼성의 힘’에 지레 겁을 먹고 알아서 기었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할 도민의 대표들이 이 모양이니 도민들이 불쌍하다. 조사단으로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도…
‘수원청개구리’라는 개구리가 있다. 이 녀석은 일반적인 개구리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윙윙윙’ 하는 소릴 낸다고 한다. 수원청개구리는 1980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소재 농촌진흥청 옆에서 최초로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전 세계에서 경기만 주변에서만 서식하며 지명을 이름으로 가진 국내 유일의 개구리라고 한다. 그런데 2007년 황구지천 인근 논에서 관찰된 것을 끝으로 더 이상 발견되지 않다가 2012년에 다시 몇 마리가 발견되었을 뿐이다. 수원청개구리는 발견될 당시만 해도 수원을 비롯한 경기도 일대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1980년대 이후 급속한 개발과 환경 훼손으로 희귀한 생명 종이 되었다. 안타깝다. 수원청개구리가 이렇게 ‘귀한 몸’이 된 것은 호매실지구 개발로 인한 주요 서식지 파괴가 이유라고 한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LH가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과 금곡동·오목천동·당수동 일대 311만㎡ 규모로 2만400가구, 5만5천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수원호매실 보금자리주택사업’을 진행해 현재 5천500여 가구가 입주했다. 이 지역은 칠보산과 황구지천, 논과 밭이 있는 곳이다. 개발 과정에서 사업구역에 포함된 논·밭과 인근 저수지 등의 수원청
최근 사반세기 중 세계적 경제흐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꼽자면 크게 세계화와 지식기반화 그리고 시장 주도의 경제운영 패러다임을 들 수 있다. 세계화는 최근의 가장 현저한 경제현상으로 세계경제를 사실상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시키는 등 현대 경제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발전·진화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정보통신기술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경제의 지식기반화도 경제효율 향상에 크게 기여했으며 앞으로도 경제발전을 좌우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시장주도 경제운영방식 또한 영·미에서 시작돼 세계화 및 지식기반화 추세와 어우러지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금융위기에서 드러난 바와 같은 문제점-세계화의 무정부성에 따른 글로벌 기업과 자본의 과도한 이익 추구, 경제의 변동성 증가, 지식기반화에 따른 경제의 고용창출능력 약화, 시장주도 경제운영이 가져온 시장에서의 도덕적 해이 만연 및 승자독식 현상 등을 드러냈다. 특히 글로벌기업 주도의 세계화로 근로자보다는 사용자로, 가계보다 기업으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으로, 내수기업보다 수출기업으로 과실이 쏠리면서 소수의 승자만이 세계화에 따른 경제적 이
요즘 인천 공직사회의 화제는 단연 남구청 이모 국장의 ‘과장 강등사건’이다. 50대 중반으로 알려진 이 국장은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인천시 징계위원회에 의해 강등이 결정됐다.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있지만 확정되면 2009년 강등제도가 도입된 후 인천시에서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이 국장의 경우도 술이 화근이다. 자신이 관할하는 부서가 우수부서로 평가받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직원들과 회식하던 중 사건이 벌어졌다. 1차 식사지리에서 이미 얼큰했겠지만 직원들과 2차로 노래방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국장은 8급 여직원에게 “자기, 엉덩이 예뻐”라며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여직원을 빈방으로 데려가 “나는 부단체장이 목표인데 너는 목표가 뭐냐”며 여직원의 손과 어깨를 접촉했다고 한다.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에서 4급 국장은 공직사회의 꽃이다. 행정고시를 거치지 않은 채 9급부터 시작하는 공무원은 5급인 사무관을 달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니 4급인 국장은 ‘논두렁 정기(精氣)’라도 타고나야 오를 수 있는 무척이나 높고 희소한 자리다. 그만큼 존경을 받고, 5급과는 완전히 다른 예우를 받는다. 우선 대부분 여비서가…
광명시는 1999년에 전국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했다. 이후 2001년에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전국 최초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후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평생학습의 터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전국 기초자치단체에 평생학습을 전파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으며, 13년이 지난 지금도 여러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광명 평생학습원의 운영은 직영체제로, 참신하고 능력 있는 평생학습 신민선 원장을 비롯한 17명의 직원들은 광명시민들이 양질의 평생학습을 영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타 지자체에서는 시행하지 않는 평생학습 네트워크 협의체를 통해 각 지역별로 평생학습을 어떻게 실천해 갈 것인지를 논의해 민·관 합동 평생학습 교육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은퇴 기로에 있는 베이비부머 4050세대를 위한 ‘4050광명마을선생 육성프로젝트’는 수강생들이 지역 자원으로 활동이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이 잘 이루어진 대표적 사례다. 이밖에 평생학습원은 모바일 웹페이지를 구축하여 휴대전화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 적극적인 홍보와 능동적인 참여 유도로 원하는 시
봉사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봉사를 외치는 사람들이 구태의연해 보일 때가 있다. 더구나 돈이나 권력, 혹은 명예를 많이 가진 사람이 외치는 ‘봉사’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 민망하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가진 게 있어야 나눌 수 있는데, 왜 나는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의 ‘봉사’는 생명력이 없다고 느끼는지. 아마 그것은 나의 편견이리라. 돈이나 권력을 가졌으면서 ‘봉사’까지 가져간 선택된 사람들에 대한 질투일 수도 있고. 그러나 그것이 또 질투이기만 할까. 질투 속에 들어있는 한 점의 진실이 있다. 특정한 날, 봉사하러 간답시고 이것저것 싸들고 보육원이나 노인복지 시설을 방문해서는 줄 세워놓고 훈시하고, 사진 찍어 홍보에 이용하기 바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아무리 그들이 던져준 것으로 살아야 한다고 해도 봉사가 끝나면 관계도 끝나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까지 내야한다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봉사 자체가 위대한 게 아닐 수 있겠다. 봉사도 천차만별이다. 천박한 봉사도 있고, 따뜻한 봉사도 있다. 하나마나한 봉사도 있고, 삶을 바꾸는 봉사도 있다. 시간 낭비인 봉사도 있고, 소리
미안하다 얘들아 /김명기 기다리는 누군가가 오지 않는 연립주택 계단 노란 원추리 닮은 계집아이 셋 마른 라면을 부숴 먹으며 앉아 있다. 학원 갔다 오는 길이냐고 심심한 말을 붙였더니 우리는 가난해서 공부방 다닌다며 깔깔대고 웃는다. 단단한 벽 위에 제 몸을 밀어 넣지 못해 기어이 구부러지는 못 같은 그 말, 큰소리로 웃을 일인가 싶어 유독 크게 웃는 아이에게 네가 셋 중 제일 예쁘다 했더니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며 한사코 친구들이 더 예쁘다고 손짓을 한다. -중략- 참으로 면구스러운 순간. 수없이 나누고 편 가르는 세상에서 가난해 학원도 못 다니는 이 아이들 그렇게 갈라진 사람들을 엮어 공평무사한 책 한 권 만들며 한나절 놀고 있는 것이다. 출처 - 김명기 시집 『북평 장날 만난 체 게바라』- 2009년 문학의 전당 “가난해서 공부방 다닌다며 깔깔대고 웃는” 노란 원추리 닮은 아이들. “달리기는 셋 중 자기가 제일이라는” 부분이 가슴을 친다. 어른들의 기준과는 동떨어진, 각자 잘 하는 것 고루 나눠 가진 “공평무사한” 시선이 우리를 “면구”스럽게 만든다. 하긴 아이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