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씨의 소설 중에 ‘자전거 도둑’이라는 작품이 있다. 바람이 몹시 부는 어느 날 세워 둔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남의 자동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맞아 어쩔 수 없이 ‘자전거 도둑’이 돼 버리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김훈 씨의 산문집 ‘자전거 여행’도 호평을 받은 책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쓴 기행문으로서 저자는 태백산맥, 소백산맥 그리고 국토 끝 구석구석을 순례하면서 이 땅의 풍경들을 거짓 없는 언어로 되살려내고 있다. ‘북경 자전거’라는 중국영화도 인상 깊게 본 적이 있다. 맑고 선한 눈동자를 가진 17세 소년 구웨이. 그가 이 영화의 주인공인데 자신의 자전거를 훔쳐간 도둑을 추격 하면서 도둑과 인간적인 교감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최근 재미있는 외신도 있다. 중국 남부의 경제도시 광저우(廣州)시 당국이 대기오염, 교통체증 및 사고, 각종 날치기 사건의 주범으로 오토바이를 지목하고 시내 모든 거리에서 오토바이 운행을 전면 금지해 자전거 도시로 회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자전거는 이처럼 많은 문학작품이나 영화, 또는 뉴스의 소재가 된다. 걷는 것을 빼놓고 가장 편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연료가 필요 없고 따라서 공해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거기에 ‘건강’이
경기도립예술단원들의 무더기 해촉 사태에 대해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진상조사는 아직까지도 별다른 성과 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15일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술이라는 특별한 분야를 일반인들이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예술은 태생부터 소수의 사람들만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잡아왔다. 이에따라 일반인들이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예술은 성장했고, 소수만이 즐기는 부유층의 문화로 인식돼 왔다. 예술의 이러한 성장 배경은 일반인들의 접근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노동에 힘겨운 일반인들에게 예술을 향유할 만한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결국 예술을 모르는 일반인은 ‘저급하다’는 인식을 안겨주며 예술로부터 더욱 격리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예술을 평가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지금 도립예술단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이다. 40여 명이 넘는 단원들이 예술감독 한 사람 때문에 무더기로 해촉됐다. 경기도 문화의전당 측은 함량이 미달됐다고 이유를 밝히고 있지만 그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예술감독의
오는 2월 16일로 교토의정서 발효 2주년을 맞이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담고 있는 이 국제협약에 따라 38개 의무감축 대상 국가들은 내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해야만 한다. 지난 2년 동안 국제사회는 의무감축을 위한 세부지침을 정하고 의무준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교토의정서의 이행절차를 완비하였다. 또한 감축 대상국들도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본격화하여 이미 상당량의 감축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EU의 경우 지난해 250억에서 3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온실가스 거래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온실가스 감축기반과 시장 메카니즘이 구축된 상태이다. 또한 그동안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온 미국 등의 국가들도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인 대응으로 태도를 바꿈에 따라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온실가스 감축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0위의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꾸준히 진행하였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94%가 에너지소비와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만큼 에너지효율 향상과 신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는 온실가스 감축의 첫걸음이다.…
한국 사람처럼 노래부르기 좋아하는 백성이 없다는 말이 실감날 때가 많다. 좋아할 뿐 아니라 직업가수 뺨치는 멋드러진 곡조에 화려한 무대매너까지 겸비하니 나훈아, 패티김이 울고 갈 처지다. 대학시절 통기타서클에서 가수의 꿈을 넘보던(?) 필자는 여느 사람처럼 노래부르기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다 보면 마음의 어지러운 찌꺼기들이 씻겨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좋아하는 가수를 꼽으라면 10여년 전 서른 셋의 젊은 나이로 자살한 김광석이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북한군 장교역을 맡았던 송강호가 ‘김광석은 왜 자살했어요? 아까운 가수인데’라고 아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나리오 작가가 그의 죽음이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당시 TV뉴스를 통해 그의 자살소식을 접하고 나 또한 적잖이 놀랐다. 언더그라운드로 시작했지만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그와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매니아층도 단단했다. 요즘도 ‘서른 즈음에’를 부를 때면 그의 죽음이 가슴 아프다. 2006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OECD국가 가운데 한국이 2년 연속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자살률은 10만 명당 26명으로 헝가리(22.6명), 일본(20.3명)은 물론 영국(6.3명
한국 사람처럼 노래부르기 좋아하는 백성이 없다는 말이 실감날 때가 많다. 좋아할 뿐 아니라 직업가수 뺨치는 멋드러진 곡조에 화려한 무대매너까지 겸비하니 나훈아, 패티김이 울고 갈 처지다. 대학시절 통기타서클에서 가수의 꿈을 넘보던(?) 필자는 여느 사람처럼 노래부르기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다 보면 마음의 어지러운 찌꺼기들이 씻겨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좋아하는 가수를 꼽으라면 10여년 전 서른 셋의 젊은 나이로 자살한 김광석이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북한군 장교역을 맡았던 송강호가 ‘김광석은 왜 자살했어요? 아까운 가수인데’라고 아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나리오 작가가 그의 죽음이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당시 TV뉴스를 통해 그의 자살소식을 접하고 나 또한 적잖이 놀랐다. 언더그라운드로 시작했지만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그와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매니아층도 단단했다. 요즘도 ‘서른 즈음에’를 부를 때면 그의 죽음이 가슴 아프다. 2006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OECD국가 가운데 한국이 2년 연속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자살률은 10만 명당 26명으로 헝가리(22.6명), 일본(20.3명)은 물론 영국(6.3명
졸업식장에서의 풍경 하나. 멋진 교복이다. 온통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찢고, 뒤집고 하던 예전의 교복이 아니었다. 입기만 해도 다리가 길어지는 교복. S라인이 살아나는 교복이라 했다. 엄청난 상술이다. 그래서 요즘 교복은 70만원 짜리도 있다고 한다. 형에게서, 언니에게서 물려받은 교복이 자랑스러웠던 건 그야말로 옛날얘기다. 두발이나 교복자율화의 근본 취지는 학생들의 인권존중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복을 입는 것도, 억지로 교복을 입히고자 하는 것도 모두 교육정책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교복자율화 이후 매년 되풀이되는 비싼 교복은 이제 그 파동을 넘어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학교와 학생간의 위화감을 없애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하는 공통의 의견이다. 검소하고 단정해야하는 교복이 패션화되면서 엉뚱하게도 학부모들의 알량한 주머니를 털어내고 있으니 사건도 이만저만한 사건이 아니다. 소위 메이저급 교복업체 교복은 풀세트로 70~80만원대, 시장점유율은 80%대에 이르고 이들의 영향력은 교복시장 유통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주로 특목고나 강남 8학군에 속하는 부자동네에서 시작됐다. 이들 메이저 업체들은 유명연예인을 동원한 이른바 스타마케팅 전략으로 부유층
15년 동안 로마의 역사를 쉽게 풀어 쓴 일본인 작가인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의 여러 장점 중 개방성과 포용성을 강조한다. 토목기술 능력은 에스투리아인보다 못하고 학문과 예술적 소양은 그리스인에 못 미치고 육체적 힘은 게르만인에 뒤쳐지는 로마인이 이들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은 이들의 힘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전환시키는 포용성이었다. 또한 작가는 로마인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카이사르 시절에는 로마의 성벽을 헐어 버렸지만 로마제국이 쇠퇴해 나가면서 다시금 로마의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팍스로마나를 유행시켰던 로마의 개방성과 포용성은 최근 사회이슈로 떠오른 외국인문제의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어느 나라보다 강한 민족주의 의식은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을 낳고 이 편견은 차별과 불합리한 사회문제들을 발생시킨다. 지난 11일에 발생한 전남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의 참사는 이러한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는 외국인들의 불만들은 단순히 몇몇 관리자나 악덕 기업인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편견과 차별이 얼마나 깊은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우리말을 모른다는 이유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팔고 있다는 보도나…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모였던 남·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 러시아, 일본국 등 6개국 대표들은 마침내 ‘2.13합의’라는 옥동자를 낳았다. 이번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미국 부시 행정부의 변화와 북한의 결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됨에 따라 대북정책의 변화가 예상되었고, 북측도 벼랑 끝 전술만 고집하기에는 국제 환경이 너무 불리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2.13합의’는 지난 2005년 ‘9.19공동성명’의 후속조처이다. 그래서 발표문 이름도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처’이다. 9.19공동성명이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북한의 핵 문제는 잘 풀릴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성명 발표 하루만에 BDA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에 북한의 불순자금이 예금되어 있는데 이를 동결했다는 내용이었다.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았다고 판단한 북한은 9.19성명을 휴지조각으로 만들 각오로 미사일 시험 발사에 이은 지하 핵실험을 강행하게 된다. 북·미 관계는 전쟁 일보 전 단계까지 악화되었다. 남북 관계
수권정당을 자임하는 한나라당이 대선의 주요 예비 후보들 간에 치고받는 행태로 분란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당내의 대결의 핵심은 각종 여론 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2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간의 경쟁구도에서 양쪽 캠프 간에 벌어지고 있는 신경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른바 ‘후보 검증’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고 있는 내전은 2위인 박근혜 전 대표 및 그 진영이 1위인 이병박 전 시장을 공격함으로써 촉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론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법률특보 정인봉 변호사가 당 윤리위원회에서의 소명 직후 이 전 시장에 관한 자료를 전부 공개하겠다고 거듭 밝힘으로써 내전의 양상은 더욱 굳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은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 치밀한 작전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이는 적전 분열행위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적지 않은 국민은 한나라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와 같은 갈등 양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 까닭은 후보를 검증하고 그 결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공식적 임
아침이 온다. 하늘이 희뿌옇게 밝아오고 있다. 마치 눈 내리기 직전의 저녁 하늘같다. 어둠속에 묻혀있던 것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어둠 속에서 불쑥 걸어 나온 듯하다. 소나무, 전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이다. 그 외에도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이 보인다. 나란히 혹은 줄지어 서있다. 지난 밤 모두들 잘 지냈는가. 인적 끊겨 잡풀만 무성한 산길에서 손을 만난 듯 반갑다. 길 잃고 서성이다가 지나는 이들을 만난 듯 반갑다. 일제히 나무들이 빈 가지를 흔든다. 바람이 분다. 흔들리는 빈 가지에서 수많은 소리가 들려온다. 가을 어스름 인적 드문 산길에서나 들릴 법한 바람에 쓸려가는 낙엽 소리도 들려오고 저 멀리 아득한 곳으로부터 파도소리도 들려온다. 깊은 가을 어스름 집 앞 마당을 구르던 마른 나뭇잎들이 부서지는 소리도 들려오고 저 멀리 아득한 곳으로부터 북소리도 들려온다. 그 소리들이 유년 시절 오랜 동안 내 곁을 떠나 있다 돌아와 반가움에 나를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 같기도 하고 내 곁을 완전히 떠나시기 직전 내게 남겨주시던 마지막 목소리처럼 들려오기도 한다. 그 소리들이 변치 말자던 청년 시절 벗들의 목소리처럼 들려오기도 하고 세월이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