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큰 부자가 잔치를 벌였다. 내로라하는 주위의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들었다. 이때 한 선비가 허름한 옷차림으로 잔칫집을 찾았다. 그러나 선비의 행색을 훑어보던 문지기가 그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당신 같은 거지는 들여보낼 수 없소.” 선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지기는 곧이듣지 않았다.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 거요? 썩 물러나시오.” 이렇게 문전박대를 당한 선비가 한쪽에 비켜서서 보니, 문지기는 의복을 근사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허리를 굽실거리며 안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선비는 집으로 돌아와 의관을 깨끗하게 갖추어 입고 다시 문지기 앞에 섰다. 문지기는 누구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깍듯하게 안내를 했다. 선비는 문지기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앞에 놓인 상에는 온갖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선비는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은 순전히 의복 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비는 술잔을 들어 자기 옷에다 부었다. 옆에 앉은 사람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술을 왜 옷에다 따르십니까?” 선비가 대답했다. “내
중국인들이 흠모하는 역대 제왕 가운데 당나라 태종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고구려와의 질긴 악연으로 우리에게는 기꺼운 존재가 아니나 중국인들은 ‘정관(貞觀)의 치(治)’라는 태평성대를 연 명군(名君)으로 기억한다. 당태종 이세민은 아버지 고조가 당나라를 창건하는 데 1등 공신으로, 형과 아우를 척살한 후 왕위에 올랐다. 대장정을 이끌며 중국 전역을 공산화한 마오쩌뚱이 “중국 역사 이래 최고의 군사전략가”라고 태종을 숭배할 정도다. 그런데 태종의 위대함은 불패의 무력에 머물지 않고, 문민정치를 통한 태평성대를 열었다는 데 있다. 과거 역사에서 뛰어난 전략과 무력으로 숭앙받던 수많은 제왕들이 있었지만 태종과 같은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태종이 ‘정관의 치’라는 찬란한 업적을 쌓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대재상 ‘위징(魏徵)’이다. 위징은 당초 태종에 의해 살해당한 이건성의 책사였다. 그는 당시 태자였던 이건성에게 태종을 먼저 독살해야 한다는 계책을 내놓은 바도 있다. 따라서 태종이 정권을 잡자 주변에서는 당연히 위징을 참살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태종은 위징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그를 자신의 근거리에 두고 고언(苦言)을 들었다. 위징은 바른 말을 잘했다.…
지도자가 자신이 올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모든 일이 지도자의 뜻에 따라 행하여진다. 그러나 지도자 자신이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내린다 해도 그 뜻을 따르지 아니 한다. 공자는 정치하는 사람 자신이 정직하다면 명령하지 않아도 여러 일들이 행해지지만 그 사람 자신이 정직하지 않다면 비록 명령을 내려도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其身이 正이면 不令而行하고其身이 不正이면 雖令不從)고 했다. 정치 지도자가 정직하다함은 백성이 그만큼 편안할 수가 있는 논리인 것이다. 권력을 앞세울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바로 공자(孔子)의 위정이덕(爲政以德)이다. 진실로 제 자신이 바르다면 정치에 종사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며, 또 제 자신을 바르게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남을 바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고전(古典)에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면 세상이 순조로워지고, 지도자들이 청렴하고 충직하면 국민들 마음 저절로 편안하게 된다. 부인의 행실이 현숙하면 남편이 재앙을 만나는 일이 적고, 자식들이 효도하면 부모 마음은 즐겁게 된다(國正天心順 官淸民自安 妻賢夫禍少 子效父心樂)고 했다. 나는 법규를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또한 자녀
동지는 1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고, 이 날을 기점으로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날이다. 이날 우리 조상들은 팥죽을 쑤어 먼저 사당에 올려 차례를 지내고, 방과 장독, 헛간 등에 한 그릇씩 떠놓거나, 대문이나 벽에 죽을 뿌렸다. 따라서 동지 하면 자연스럽게 팥죽을 떠올리게 될 수밖에 없는데 그 유래는 6세기 중기 중국 육조시대의 호북·호남지방의 행사와 풍속 등을 기록한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헌에는 중국 공공씨의 못난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역병을 일으키는 귀신이 되었는데 생전에 팥을 두려워했기에 이날 팥죽을 쑤어 역병을 물리쳤다고 전해진다. 귀신 잡는 팥의 유래다. 영양학적으로도 팥은 곡류 중에서 비타민 B1과 엽산 함량이 매우 풍부한 작물이어서 쌀밥과 혼합해 먹으면 겨울에 공급받지 못하는 양분을 보충할 수 있다. 비타민 B1은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꿔 탄수화물이 근육 내에 축적돼 피로물질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원기 회복과 근육통에 효과가 있고, 쌀이나 찹쌀 등과 영양학적으로도 잘 어울린다. 다수성 품종으로 생산량 증가 또 팥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칼륨(K) 성분은 짠 음식을 먹을 때 섭취되는 나트륨(Na)
지인의 얘기다. 내년 새 학기에 대학 4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이 휴학을 한다고 한다. 4학년 대학과정을 마친다고 해도 취직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들이 선택한 최선의 방법이 휴학이라는 것이다. 휴학을 하고 스펙을 쌓거나 경제여건이 나아질 때까지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 아들의 각오였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사회에 대한 현실기피가 아닌가 우려스럽다. “과외 알바는 고사하고, 학원강사나 방문교사 자리도 하늘의 별따기에요. 편의점이나 PC방 알바라도 구해야 되는데 그것도 어려워요.” 천정부지의 등록금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생활비 등으로 고난의 한 학기를 어렵사리 마감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고 있지만,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안절부절 하고 있다는 본보의 보도다. 알바의 현실이 이 정도니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대학 휴학생 100만 명 시대가 10년을 넘기고 있다. 장기불황이 젊은 세대의 의지를 꺾고 그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슬픈 일이다. 취업해 본 적이 아예 없는 청년실업자 비율이 지난 10월 기준으로 6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의하
오늘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다들 투표를 해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며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제 내일 새벽이 되면 당락의 윤곽이 가려질 테지만 이번 대선 당선자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크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나라에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하고 수시로 일어나는 각종 흉악 범죄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해야 한다. 노인 등 사회복지문제도 해결돼야 할 시급한 사안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교육, 환경, 정치 개혁 등 이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개혁해야 할 일은 끝이 없다. 그래서 선거가 중요한 것이다. 단순한 개인적 감정으로 5년간 나라를 운영할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흑색선전에 현혹되지 말고 정책 위주로 뽑아야 한다. 이 나라의 현실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은 아이부터 노인,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술잔을 놓지 않는 한/꿈은 시작될 수 없다/비탈을 오르는 시지프스가/굴러 내려가는 바위를 망연히 본다/폐쇄병동, 쇠창살 안에 그들과 내가 있다//분노가 슬픔의 가면을 쓰고 방문해도/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볼 살이 오른 아이의 초롱한 눈/까르륵거리는 목소리/…(중략)…그리
온전한 너를 만나기 위해선 내가 뒤집어쓴 호두껍질을 알맞게 균열을 내어 벗겨내야 한다 너무 세게 힘을 주면 너는 바스러지고 힘을 조금 주면 너는 껍질을 벗지 못하고 상처만 입는다 껍질을 쓴 너를 붙잡고 너에게 하늘을 열어줄 가장 적절한 힘을 찾는 내 손에 쥐가 난다 - 시집 『식물 글자로 시를 쓴다 』 2010년, 시문학사 성탄이 다가오고 있다. 예수는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인생들을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 질그릇이 되어 왔다. 우리네 인생들을 보면 누구나 세게 힘을 주면 바스라지고 힘을 조금 주면 그 껍질 그대로 있다. 우리의 껍질 안에 든 알맹이, 그 알맹이가 자신의 모습일 텐데 우리는 너무나 많은 껍데기에 묻혀 자신의 알맹이를 잊고 산다. 호두나 질그릇이나 그 속 내용이 중요하리라 누군가의 속내를 끄집어내기 위해 입혔던 상처, 스스로의 껍질을 지키기 위해 단 한 번도 하늘을 향해 자신을 내어 놓은 적 없는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한 편의 시. 인생들에게 혹여 깨어질세라, 아니면 그 껍질 그대로 일세라 노심초사 그 사랑의 손을 잡았다 폈다 하는 하늘의 그 사랑법을 성탄의 계절에 다시금 깨닫게 준다.
2001년 오늘, 아르헨티나에 비상사태가 선언됐다. 사상 최악의 실업률과 외채 1천320억 달러. 3년 8개월째 지속된 극심한 경제난에 불만을 품고 전국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서다. 소요사태는 처음에는 일부지방에서 일어났지만 점차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무정부상태에 빠졌다.
1932년 오늘, 윤봉길 의사가 스물네 살의 나이로 일본군에 총살당한다. 윤봉길 의사는 같은 해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열린 일본의 전승축하 기념식에서 기념식 단상에 폭탄을 던져 일본군 사령관과 상하이 거류민 단장을 숨지게 했다.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거사는 침체에 빠진 항일투쟁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