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은 때로는 이성으로, 때로는 양심으로 불리는 우리의 영적 본원에 존재한다. 이 본원은 시공을 초월하여 의심할 나위 없는 진리와 영원 불변의 진실을 가진다. 그것은 불완전한 것 속에서 완전한 것을 본다. 그것은 보편적이고 공평하며 언제나 인성 속의 편파적이고 이기적인 것과 대립하고 있다. 이 본원은 우리들 각 개인에게 엄연히 우리의 이웃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귀중한 존재라는 것, 그들의 권리 또한 우리의 그것과 조금도 다름없이 신성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또 우리에게 진리가 아무리 우리의 자존심에 거스르는 것일지라도 끝까지 진리를 받아들이라고 명령한다. 우리에게 공정하다는 것이 아무리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일지라도 언제나 공정하라고 명령한다. 이 영적 본원은 우리에게 그것이 어떤 사람 속에서 발견되더라도 아름답고 거룩하고 행복한 모든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라고 호소한다. 이 본원은 바로 인간 내부에 있는 신의 빛이다. (채닝) 사람들은 육체적인 생활 속에서 하늘의 기쁨을 얻고 법열을 얻을 수가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오직 선한 삶을 삵 싶은 바람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청정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지혜와 감정이 청정할 때 그들에게 신성이 계시된다.…
언젠가 친척 어르신 한분이 전화로 건강상담을 하셨다. 증상인 즉. 목이 뻐근하게 아프고 한쪽 팔이 저리고 당기는 것이었다. 체크해봐야 할 검사와 일상에서의 자세와 운동 등 변화가 필요한 것들을 설명드리며 이어진 나의 대답은 내원 치료가 필요한데 먼 거리를 고려하여 근처 한의원에서의 침치료를 권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목이 아프고 팔이 저리는 등의 증상이 침으로 치료가 되냐고 반문하셨다. 약침 등 다양한 침에 대한 안내와 함께 치료효과를 설명하자. 놀라워하시며 지금 이렇게 설명을 들어서 이제야 알게 되었지 정말 지금까지는 몰랐다고 반색을 하셨다. 반면에 몸의 상태가 그렇지 않은데 침만으로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최근 무릎의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의 경우가 있었다. 걷기가 힘든 지경이 되었는데 정형외과의 치료로 호전이 없었다고 하며 침을 맞아볼까 해서 내원하였다. 어릴 때부터 약했던 무릎인데 치료를 하고 조심하기도 하고 해서 성인이 되어서는 일상에 불편이 없었다가 출퇴근 왕복 4시간과 계속되는 과로와 스트레스에 다시 통증이 조금씩 시작되는 것을 시작으로 갱년기 이후의 호르몬 저하 등의 복합상황과 함께 증상이 심해진 분이었다. 면역이 관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국민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는 단연 김연경이었다. 비록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여자배구 주장으로 경기를 이끈 ‘식빵 언니’ 김연경의 리더십은 우리에게 금메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아무도 그녀의 ‘식빵’을 나무라지 않았다. 2016년 리우세계 대회 한-일전 경기 때 공격에 실패한 그녀가 돌아서며 내뱉은 ‘식빵’에는 자탄과 함께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는 간절한 다짐이 담겼고, 그 상황과 그녀의 심경에 우리가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언어는 상황과 분리되지 않는다. 인간의 말과 글은 내용과 함께 감정을 전달하며, 그 내용과 감정은 언제나 상황에 결부되어 있다. 한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려면 그 언어가 발화한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반드시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거전이 달아오르면서 선거에 나온 몇 후보들이 한 후보가 했던 과거의 거친 언어를 문제 삼으며 자질에 이의를 제기했다. 언어를 다루는 것을 업으로 하는 나는 공격의 대상이 된 이재명 지사의 말과 그 말이 발화하게 된 상황을 다시 확인해보았다. 상황은 이랬다. 성남시장에 당선된 그의 제1성은 ‘부패즉사 청렴영생’이었다. 부패하면 즉시 죽고 청렴하면
사람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고통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에게 가치 있는 목표를 위해 얼마간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또 사람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충족해야 하는 잠재적인 삶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 아우슈비츠 생존 정신과 의사) 당신이 바라는 것이 확장되기를 추구한다면 그리고 인생의 행복을 추구한다면 당신은 원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을 이뤄낼 수 있다. 거기에는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을 때이다. 기회, 인간관계, 심지어는 부까지도 내게로 다가왔다. (오프라 윈프리: 14세 때 미혼모. 사고로 아기 잃음) 사람이 잘나서만 큰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의 숨에 접하기만 하면 아무도 없어서는 아니 되는 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큰 것을 생각 아니하는 사람들일수록 시시하고 조그만 일에 걸려 싸움을 합니다. 남의 결점에 공연히 신경이 곤두서지 않을 만큼 큰 것을 내다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역사의 대체를 파악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세계의 흐름 속에 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다를 건너뛰려면 우선 바닷가
독일에 귄터 발라프(G.Wallraff)라는 저명한 탐사전문기자가 있다. 1980년대 중반 그는 통상적 취재보도의 한계를 느끼고 본격 탐사취재에 나선다.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 시장의 패권을 틀어쥐기 시작하던 그 시절, 인간은 존중받지 못한 채 이윤과 효율의 극대화 논리에 뒷전으로 밀려난다. 독일은 ‘라인 강의 기적’이라는 놀라운 경제 성장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쳤지만 그가 주목한 것은 그 그늘 아래서 신음하는 이주 노동자들이 겪는 극심한 고통이었다. 이들에 대한 인종 차별과 착취가 만연한 것이 그로 하여금 탐사보도 전문기자의 외길을 걷게 한 셈이다. 당시 독일은 이른바 ‘3D 업종’에 종사할 자국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였다. 3D 현장은 터키와 그리스 등 빈국 출신 불법 입국자들의 몫이 되었다. 산업 폐기물과 방사능 물질 등 독일인이 기피하는 위험한 오염물질 처리는 자연스레 그들에게 돌아갔다. 하청과 재하청, 재재하청의 고리로 인건비를 떼어먹고 부당해고를 자행하는 티센 제철의 불법 노동현장에 잠입한 그가 목격한 것은 작업 현장에서 최소한의 노동 인권이나 안전조치가 지켜지지 않은 ‘독일의 생생한 민낯’이었다. 마치 ‘죽음의 외딴 섬’과도 같은 곳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 올림픽이 폐막했다. 코로나 상황과 더불어 어수선한 여론 속에 무관중으로 열린 터라, 이전의 올림픽에 비해 임팩트는 덜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투혼을 보고 있노라면, 올림픽이 가진 상징성과 치열함은 여전하다고 느껴졌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선수가 다양한 종목에서 경쟁이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내는 기록과 승패의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 벅차다. 개인적으로 개인전보다는 단체전 및 단체 종목을 더욱 유심히 지켜보는데, 이는 그간 ‘팀(team)’이라는 형태로 그들이 보냈던 시간이 주는 감동이 더욱더 무게 있게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마 내가 느끼는 매력은 같이 한다는 것의 가치인 듯하다. 10년 전 'Top 밴드'라는 이름의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KBS 2 TV에서 제작 방송됐다. 당시 각 방송사는 경쟁이라도 하듯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었는데,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 속에 돌연 나타난 이 프로그램은, 단지 노래하는 가수만이 아닌 밴드의 서바이벌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했다. 본디 서바이벌은 경쟁에서 진 상대를 밟고 올라가며 승부를 가리는 시스템이기에, 계속되는 경쟁과 끊임없는 긴장
선한 삶은 끊임없이 그것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사람이 무엇이 선인지를 알고도 그것이 그에게 요구하는 바를 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바로 나그네가 길을 계속 나아가면서 잠자리도 먹을 것도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걸음을 멈추고 그것들이 자기에게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과 똑같다. 그릇에 찰랑찰랑한 물을 흘리지 않으려면 조심스럽게 그것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 날이 잘 들게 하려면 그것을 항상 갈아야 한다. 네가 진정한 행복을 찾고 있다면 네 영혼도 또한 그와 마찬가지다. (노자) 너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좋은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한두 번 부른다고 금방 너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수고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쉽게 찾아오지 않는 것이다. (에머슨) (ᄒᆞᆫ님의 의를) 구하라. 받을 것이다. (영원한 진리를) 찾으라, 얻을 것이요, (하늘의) 문을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 (예수) 행복을 원한다면 신의 법칙을 따르라. 신의 법칙을 따르는 것은 오직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노력은 즐거운 생활로 보상받을 뿐만 아니라, 노력 자체가 우리에게 인생 최대의 행복을 준다. /주요 출처 :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살면서 정치가 주는 스트레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트레스의 질과 양으로 따지자면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고 고문받던 군사독재시절이 백만 배는 더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요즘의 정치를 애교로 봐 줄만도 하건만 웬걸? 그게 쉽지 않다. 사실 그때는 당하는 사람 말고는 다들 눈감고 귀막고 살았으니 일반 국민들이야 지체 높은 고관대작들 악행이나 망발을 접할 일도 드물었다. 그런데 지금은 눈만 뜨면 손바닥 안에서 온갖 뉴스와 별별 비화를 접하게 되니 외려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피할래야 피할 도리가 없다. 스트레스의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기본 인권이 짓밟히거나 그들만의 리그에서 벌어지는 상상초월의 부정부패 때문에 느끼는 참담함이 주된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정치지도자를 자임하는 사람들의 밑천이 드러남으로써 느끼는 자괴감이 더 크다. “저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하는 마음이랄까? 예를 들어 윤석열 후보가 “ ‘대한민국의 ‘지평선’을 열겠다’고 방명록에 적거나, 마스크에 ‘탄소중심’을 떡하니 새기고 나올 때 까지는 ‘설마 실수했겠지’ 싶었다. 그런데 ‘1일 1망언’이라더니 ‘주당 120시간 노동’ 운운과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대구
최근 우리나라가 유엔에서 선진국으로 공식 인증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G7에 공식 초청받은 사실로 보나, BTS열풍으로 보나, 도쿄올림픽 메달종목을 보나 우리나라는 틀림없는 선진국이다. 그렇지만 모든 분야가 골고루 선진국 스탠더드에 도달한 건 아니다. 공무원세계도 그중 하나다. 내가 주목하는 문제는 공무원이 철 밥통을 누리고 있다는 게 아니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해법이 비교적 단순한데도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앙부처 공무원은 극소수 별정직이나 개방직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경력직이다. 이들은 직급의 높낮이와 관계없이 동일조직 내부에서 정기적으로 자리를 옮기며 때가 되면 승진한다. 그러다 ‘관’자가 붙는 중견직급으로 올라가면 기안과 품의 업무를 면제받는다. 과장급 이상은 직접 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과원을 지휘, 감독할 뿐이다. 일을 배울만하면 자리를 옮기는 데다 승진하면 현장과 글쓰기 모두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전문가의 내공을 갖추기가 어렵다. 더욱이 위계질서가 강해서 직급에 따라 대접을 받아도 큰 불만이 없다. 내가 관찰한 선진국 관료사회는 세 가지 점에서 달랐다. 첫째, 이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전보도 승진도 없이 한자리에 오랫동안 머물
돌아보면 이번 올림픽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사상 최악의, 불안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예견되곤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회가 1년 미뤄졌고,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선량이 안정한 정도에 이르렀는지 의혹과 우려가 무성했다. 어쨌거나 17일간의 모든 겨루기를 마무리하고 나니 ‘세계인의 축제’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슴 뜨겁게 느껴진다. 한국은 20개의 값진 메달을 얻었다. 33개 종목 중 29개 종목에 참가했다. 한국 대표팀이 출전한 경기 중에 한국-브라질의 여자배구 4강전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세계 4위 터키를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한 여자배구의 선전에 응원이 쏟아졌다. 비록 전 경기 무관중으로 치렀지만 올림픽 중계방송은 더 감각적으로 상황을 보여줬고 극적인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남자 자유형 200미터 예선 경기에서 황선우는 1분 44초 62로 예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이 보유하던 한국 기록 1분 44초 80의 기록보다 0.18초 앞선 기록이다. 3미터 다이빙에 도전했던 우하람은 481.85점을 기록해 4위를, 요트의 하지민은 메달 레이스에 진출했고 최종 순위 7위에 올랐다. 높이뛰기 우상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