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물론 소설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인 장발장은 한 가톨릭 사제의 자비심으로 선악에 눈뜨게 되고, 사회에 항거해 가면서 고민하다가 점차 순화되고, 성화(聖化)되어 죽음에 이르러서 비로소 완전한 자유를 찾게 된다. 그러나 이게 과연 소설속의 이야기일 뿐일까? 우리나라에도 ‘무전유죄(無錢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1988년 10월 8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주범 지강헌이 인질극을 벌이다가 한 말이다. ‘돈이 있는 자는 큰 죄를 지어도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을 하지만 돈이 없는 자들은 조그만 죄를 지어도 큰 죄인으로 몰리기도 한다.’는 뜻으로 지금도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지난 12일 연합뉴스는 ‘금융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이라는 기사를 올렸다. 금융업계 전반에 ‘처벌 불이익보다 위반 이익이 훨씬 크다’는 인식이 만연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연합뉴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곁들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이기웅 간사의 말은 바로 우리 국민들의 소리다. “동네 제과점에서 빵 하나를 훔쳐도 수개월의 징
중앙정보부, ‘인민혁명당 사건’ 발표 1964년 오늘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이른바 ‘인민혁명당 사건’을 발표했다. 중앙정보부는 북한노동당의 강령을 토대로 대규모 지하조직을 구성한 혁신계 인사와 언론인·학생 등 4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이 불기소방침을 세우자 검찰 고위층이 이를 무시하고 26명을 구속기소했다. 이에 대해 검사들이 일제히 사표를 제출하는 검사항명사건이 일어났다. 이런 가운데 피의자들에 대한 고문사실이 폭로되자 검찰은 14명에 대해서 공소를 취하했다. 한일협정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 한일협정 비준동의안이 야당과 국민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조인된 지 54일 만인 1965년 오늘 국회를 통과했다. 한일협정 비준안은 이날 제52회 임시국회 12차 본회의에서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출석위원 111명 가운데 찬성 110표, 기권 한 표로 통과됐다. 이 동의안은 한 달 전인 7월 14일 여당이 단독으로 국회에 상정한 것이다. 민족대축전 북한 대표단 현충원 참배 2005년 오늘, 광복 60년을 맞아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하기 위
연탄불이 꺼진 성북동 월세방, 어디에도 연락이 닿지 않고 유리문을 두드리는 동지 바람 소리가 요란하다 학력도 없는 형은 친구에게 빌려 온 세계문고판 쿠오바디스를 겉장부터 찢어가며 ‘무소식이 희소식이여’ 태평하게 딱지를 접는다 녹슨 주인집 철 대문을 돌멩이로 괴어 놓고 골목 끝까지 갔다 몇 번씩 돌아오는 사이 차박차박 달빛이 차오른다. 삼일째 가출 중인 아우를 기다린다. 그늘진 곳에서 뚜껑이 닫힌 항아리 속, 삭힌 고추맛과 청강과 생강물이 배어드는 장물, 아직도 장맛이 너무 싱거워 장맛은 염도가 좌우한다며 내 生의 중심부에 한 주먹 소금을 풀어 준다 두터운 몸속으로 차갑게 배어드는 간기 자연 숙성이 될 때까지 구름이 오락가락하는 성북동 언덕배기 그 집 -박소원 시집 ‘슬픔만큼 따뜻한 기억이 있을까’/2010년/문학의 전당 얼마나 기다려야 자연 숙성이 될까? 詩도 동치미도 삶도 사랑도 기타 등 등 모든 것들이 자연 숙성이 최고인데 눈앞의 현실은 녹녹하지가 않다. 너를 위해서, 네가 더 없이 소중하니까, 나의 삶이 유한하니까 기타 등, 등의 이유를 들어 너무 많은 말들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억지로 할 수 있는 것은
지난주 휴가차 함께 동양학을 공부하는 지인들과 함께 공자의 묘와 사당이 모셔져 있는 산둥성의 곡부와 태안, 제남에 다녀왔다. 근처의 안자와 맹자 등 시대를 재창조 하고자 했던 철인들의 숨결을 느껴 보고자 준비됐던 여행이었다. 동양의 사상적, 철학적 관점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지점은 어떤 것이고, 지금 다시 우리에게 동양학이라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며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개인적인 궁금함도 있었다. 제남공항에 도착하고 곡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대와는 다르게 중국인 가이드는 동양사상에 대한 측면 보다 현재의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산둥성 자체 인구가 1억을 넘어가고 곡부도 백만이 넘어가는 인구를 가졌다고 힘주어 말하며,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남한 사회를 빗대어 이야기를 했다. 주변 도로 옆의 집들을 보며, 이 집들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이제 몇 년 후면 개발이 되는 시점에 보상이 주어질 것을 예상 하여 미리 집을 지어 놨다고 했다. 현지 가이드의 시각에서 본 한국 벽돌로 집의 형태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으며, 한눈에 보아도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로 지어진 집은 아니었다. 이전 우리사회의 재개발 지역에서 딱
지극히 좋지 않은 서민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경기도가 도의 모든 부서가 힘을 모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입체적인 지원을 펼친다고 한다. 도는 “최근 대형마트 및 SSM(기업형 슈퍼마켓)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전통시장 지원을 위한 ‘전통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 한다”고 밝혔다. 도는 ‘고객이 행복한 시장’, ‘경쟁력 있고 활기찬 시장’, ‘친근하고 정감이 넘치는 상인’ 등 3대 정책과제를 설정하고 분야별로 10대 시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실 이런 정책 구호는 하도 들어서 그 말이 그 소리 같고 진부하다. 그런데 이번 종합대책은 마케팅 지원, 상인교육, 예술 공연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영현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주차장 건설, 아케이드 시설 설치 등 하드웨어 위주의 사업으로는 전통시장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경기도가 첫 번째로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 ‘전통시장 큰 장날’이다. 전통시장 큰 장날은 경기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실시한 할인판매 행사다. 즉, 지금은 대부분 영업을 재개했지만 대형마트의 휴무일인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 전통시장의 음식과 상품가격을 깎아주는 이벤트다. 현재
1996년 오늘 한총련, 즉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제6차 범청학련 통일대축전을 강행한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은 이날 건국대와 고려대 등 서울시내 6개 대학에 모여 있다가 오후 7시쯤부터 각 학교를 빠져나와 연세대 진입을 시도했다. 학생들은 연세대 진입을 원천봉쇄하는 경찰에 맞서 돌과 화염병을 투척하며 밤늦게까지 거센 시위를 벌였다. 연세대 안에 있던 학생 3천여 명은 자정이 지나 노천극장에서 통일대축전 전야제와 개막식 행사를 열었다. 경찰은 병력 수천 명을 동원해 시위학생 검거와 해산작전에 들어가지만 학생들은 투항하지 않는다. 연세대 점거 시위 엿새째 경찰은 음식물 반입을 차단하는 압박작전을 펼친다. 8월 20일 경찰이 헬리콥터로 최루탄을 살포하고 2천여 명의 병력을 대학 건물에 투입하자 학생들이 결국 투항의사를 밝히면서 사태는 일단락된다. 한총련 사태로 5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연행되고 이 가운데 460여 명이 구속됐다.
1961년 오늘 동·서 베를린을 가르는 브란덴부르크문에 처음으로 철조망이 설치된다. 동서냉전의 상징이 된 이른바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동독 정부가 서독으로 넘어가는 동독의 기술자와 지식인들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처음에 철조망만 설치됐지만 40여km에 이르는 콘크리트 장벽으로 바뀌고 고압선까지 얹었다. 자유를 찾아 이 장벽을 넘으려던 동독인 백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베를린 장벽은 설치된 지 28년 만인 1989년 11월 9일 붕괴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59년 오늘 북한과 일본의 적십자사 대표가 인도의 캘커타에서 ‘재일교포 북송 협정’에 서명한다. 북한이 재일동포 북송을 제안한 지 4년 만에 협정이 체결됐다. 일본은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재일교포 처리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터여서 북한의 제의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일본 정부는 거주지 선택의 자유라는 명분을 내세워 북송을 희망하는 모든 재일동포를 송환시키기로 결정한다. 우리 정부는 재일동포 북송반대 범국민시위와 외교적 활동을 펼쳤지만 소용없었다.
어미 새 쇠슬쇠슬 어린 새 달고 뜨네 볏논에 떨어진 저녁밥 얻어먹고 서녘 하늘 둥지 속을 기러기떼 가네 가다 말까 울다 말까 이따금씩 울고 울다가 잠이 와 멀다고 또 우네 어미 새 아비 새 어린 새 달고 가네 -서정춘/시평/2003년 봄호 가족의 풍경이란 이렇다. 어린 것들 쇠슬쇠슬 달고 세상을 헤쳐 가는 것이다. 저녁밥을 먹고 옹기종기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아슬아슬 세상을 건너가는 것이다. 이 시에서는 서녘 하늘마저 둥지로 삼은 작은 새나 포부 가 큰 새의 행보를 읽을 수 있으나 쇠슬쇠슬이란 말과 서녘 하늘 둥지라는 큰 말이 어울려 묘한 긴장감과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다. 숱한 망설임과 갈등을 건너서 가고자 하는 곳으로 끝없이 나래처가는 가족의 따뜻함과 함께 삶의 진한 비린내를 맡을 수 있다. 우리도 숱하게 보채는 세월과 가족과 아내를 거느린 가장으로 또는 어미로 새끼를 들쳐 엎은 거미처럼 세상을 건너고 있다. 현실이란 징검다리를 하나 둘 건너가다 보면 행복이란 집에서 켠 환한 저녁 불빛이 우리를 반길 것이다. 우리도 가자 쇠슬쇠슬 어린 꿈을 달고 쇠슬쇠슬 어린 것을 달고 밤 같은 세월을 지나 새벽 같은 내일로 /김왕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