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公薦)이 본격화하자 국민의 눈과 귀가 정당의 발표에 쏠려 있다. 우리 정당관련 법규는 대통령후보부터 기초의원후보까지 모두를 정당이 공천토록 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경우만 해도 지역구의원 공천과 비례대표의원 공천을 모두 정당이 행사해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한걸음 더들어가 보면 지역구의원 공천의 경우에도 정당이 여론조사결과와 선거의 전략적 구도를 감안한 단수 공천이 있고, 2~3명의 후보로 압축한 후 경선(競選)을 통하는 방식도 있다. 공천(公薦)이 본격화되면서 여야 모두가 몸살을 앓고 있다. 거대 정당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공천심사위원장이 당내 갈등 속에 한 번씩 경고성 파업에 들어가는 진통을 겪었다. 공천은 선거에 나갈 후보를 정당이 추천하는 단순행위로 본다면 정치판에서는 쑥맥이라고 비웃음을 살 일이다. 공천에는 다수당을 누가 차지하느냐, 또 다수당이라도 전체의석의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를 가름하는 심오한 정치공학이 숨어 있다. 여기에 대권후보와 차기 당권이 분리된 정황에서 누가 자기 계파를 많이 심어 차후 정국의 주도권을 쥐느냐도 관심사다. 따라서 과거에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져 낙선의 위험이 있음에도 자기 계파를 공천하는 악습이…
농협중앙회가 지난 2일 재탄생 했다. 우여 곡절 끝에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판매)을 분리해 새롭게 출범한 것이다. 농협 조직으로서는 51년 만의 대개편이다. 이번 개편으로 농협중앙회는 농산물 판매·유통 업무를 맡는 ‘농협경제지주회사’와 은행·보험 기능을 전담하는 ‘농협금융지주회사’로 분리된다. 농협은 경제부문에서는 판매농협의 토대를 구축하고, 금융부문에서는 국제수준의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변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간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거대공룡’으로 비유돼온 농협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내부 개혁에 속도를 내야할 것이다. 지금의 농협은 1961년 농업은행과 농업인 자조 조직인 농업협동조합이 합쳐져 탄생했다. 하지만 이후 경제사업은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보인 반면 신용사업은 엄청난 수익을 내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농민들로부터 ‘농협이 농민을 지원하기보다 돈놀이에 열중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져나온 것이다. 신경분리가 힘을 얻게 된 것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이었다. 정부는 지난 1994년부터 신경분리를 정책으로 추진했으나 자본확충 재원문제, 정치권의 이견, 농협중앙회 노조의 반발…
경찰이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 청소년들의 기대심리를 이용해 경기지방경찰청은 배우 지진희, 가수 아이유가 모델로 참여한 학교폭력 예방 홍보포스터를 제작해 5일부터 경기도내 초·중·고교와 도서관, 학원가 등에 배포하고 있다. 학생층에게 인기가 있는 배우를 등장시켜 학교폭력의 근절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기관으로서 강력한 척결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동네 후배들의 돈을 상습적으로 갈취한 10대에 대해 경찰은 보복 폭행을 우려해 이례적으로 이 10대를 구속하는 결단을 내렸다. 의정부경찰서는 동네 후배들로부터 현금, 점퍼, 스마트폰 등을 빼앗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16·중1년 중퇴)군을 구속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경찰의 학교폭력 근절의지는 단호하다. 서천호 신임 경기지방경찰청장도 이날 “학교폭력 문제는 국민들이 치안현장에서 요구하는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그 어떤 치안문제 못지않게 큰 비중을 두겠다”고 밝혔다. 서 청장이 이날 지방청에서 열린 취임식 자리에서다. 서 청장은 “국민을 불안케 하고 피해자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조직폭력, 심각한 학교폭력, 납치·실종사건에 대해 경찰력을 집중하
전세계적으로 어느 나라, 어떤 정권이든 주택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들이 양질의 주택에서 부담가능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decent & affordable housing). 이를 위해 우리 정부도 보금자리주택 공급, 주택건설에 대한 규제완화, 세제·자금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주택정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정책효과가 나타나는 시차(Time Lag)가 다른 분야보다 크다는 점이다. 정책을 시작하는 자와 그로 인한 수혜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단기적인 관점에서 정책변경에 대한 요구와 유혹도 많다. 그렇지만, 주택정책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지금 소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소를 사육하지 않으면 다시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현상을 겪을 것이다. 가격과 수급이 일정하게 조절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시장의 기능이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 메커니즘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장에 의해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본다. 정책이 자주 바뀌면 불확실성을 초래해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소고기와 달리 주택은 수입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지금 보금자리주택에
어둑어둑할 무렵 지휘본부차를 앞세운 119가 다급하게 달려 도로변 주차해 놓은 차량 근처에서 급커브를 그어 멈춰 선다. 뒤를 따르던 소방차도 지휘본부 차량을 따라 멈춰 서고 대원들이 차량을 주변을 살피더니 논두렁으로 내려가 눅눅하게 타고 있는 불씨를 끈다. 차량을 지나치던 누군가가 차에서 연기가 난다며 차량 번호와 함께 119에 신고를 했고 긴급 출동한 것이다. 담배꽁초가 원인인 듯, 불이 논두렁을 태우고 그 연기가 길 한 켠에 주차해놓은 차량 밑으로 스며들어 언뜻 보면 차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다. 시민의 신고와 119의 발 빠른 대처로 불씨는 바로 잡혔지만 자칫하다간 큰 사고로 변질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건조해진 대지와 거칠게 몰아치는 바람, 도로변에 주차해 놓은 많은 차량을 생각해보면 작은 불씨 하나가 큰 사고를 낼 수 있음을 새삼 느낀다. 119대원들은 그 불씨가 완전히 제거된 것을 확인하고 자리를 이동했고 모여든 사람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 또한 스스로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몹시 바람이 부는 봄날이었다. 아버지 옆에 누워있던 네 살 난 남동생이 라이터를 들고 뛰어나가더니 축사 옆에 쌓아놓은 짚동가리에 불을 붙
오늘을 사는 우리는 말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듯 싶다. 분홍빛 미래를 약속하는 정치인 들을 비롯해 방송 매체를 통해 매일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상업광고, 개인과 개인 간 에 오가는 비꼬이고 뒤틀린 대화는 물론 형언할 수 없는 온갖 언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한 집단이나 사회, 넓게는 한 국가에 있어서 정신적 신뢰성의 부재 현상은 곧 그 사회의 언어의 혼란을 통해 드러나고 있음은 학문적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익히 알 수 있는 상식이다. 우리사회는 어디가 그렇게 병들었기에 이처럼 사실의 진위를 가늠하기 힘든 혼란에 싸여있으며 한 치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어둠 속에 갇히게 됐고 그로 인한 후유증은 무분별한 집단 신경 증세에 휘말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돼 또 다시 치유하기 힘든 흑과 백의 양극 논리로 채색되기에 이르렀는지 사뭇 궁금하다. 실제로 오늘날의 각종 미디어나 인터넷 등을 통해 흘러가고 오는 말과 글의 홍수시대에 어떤 의미에서 말과 글, 특히 범위가 제한된 부문에 대한 교육이나 소개가 아니고 자신의 의견이나 주의주장을 피력하는 일은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그 이유 중 자신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의 뜨거운 열기가 국민들 시선을 붙잡고 있을 때 갑작스레 미국과 북한이 합의안을 내놓았다. 미국과 북한이 협상테이블에 앉는다는 소식이 들려도 워낙 지지부진한 흐름이라 주목치 않았던 언론들도 화들짝 놀라는 표정들이다. 국내 여론이 ‘누더기 선거구’ 획정이라는 정치인들의 몰상식에 들끓던 지난달 29일,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와 대북(對北) 영양지원에 전격 합의했다. 특히 양측이 1년 이상 논제로 삼았으나 별진전이 없던 우리늄농축프로그램(UEP) 가동중지와 북한 김정은체제 안정을 위한 영양지원의 구체적 내용이 뒤따랐다. 무엇보다 북한이 서방세계를 움직이는 지렛대인 핵관련 구체적 합의는 곧바로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양측의 틈새에 한국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소위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교류하고 남한을 고립시킨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고정화된다는 느낌이다. 북한은 미국과 협상이 무르익고 있는 시점에도 우리측을 향해서는 전쟁불사를 천명하며 강경발언을 일삼아 왔다. 이는 미국과의 협상과는 별개로 남한과의 갈등은 피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음이 분명하다. 이웃 강대국의…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이후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각종 대책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들 대부분은 또래집단 사이에서 자신의 화난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해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분노조절이 되지않아 발생한 경우다. 갈수록 학교폭력 가해 연령이 낮아지고 그 수위가 심각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인성교육과 가해학생에 대한 지도 부재,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 접근 연령이 낮아진 점을 주 이유로 꼽는다. 분노조절 훈련 등을 통한 사회 적응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또래 집단 사이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다툼을 벌이다 폭력행위등으로 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을 받은 비행청소년들은 이구동성으로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찰서에서 알게된 한 학생은 “다혈적인 성격 때문에 문제를 자주 일으켜 왔는데 분노조절 프로그램이 있다면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의 감정도 존중할수 있을 것 같다”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분노 암시와 화난 감정 이완시키기, 당위적인 생각 바꾸기, 입장바꿔 생각하기 등 다양한 분노조절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인성이나 공동체 의식을 배울 기회보다는 성적 위주의
제93주년 3·1절이 지나갔다. 전국 곳곳에서 3·1만세운동의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서울에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식이 열렸고, 충남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에서도 93년 전 그날 방방곡곡에 울려 퍼진 만세운동의 민족혼을 숭앙했다. 경기도 곳곳에서도 기념행사가 열렸다. 광주 나눔의 집에서 3·1절 행사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가 진행됐다. 추모제는 순국선열과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묵념, 헌화, 추모사, 추모글 낭독, 타임캡슐 매설, 문화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3·1운동의 역사적 현장인 화성시 향남면 제암리 일대에선 시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1운동 기념비 참배, 만세재현 등의 행사가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3·1운동이 오늘날 더욱 빛나는 것은 위대한 ‘관용’ 정신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군대위안부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한일 두 나라 사이에 진정한 동반자 관계가 구축되려면 역사의 진실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했다. 군대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그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못박은 셈이다. 집권 4년을 넘긴 이 대통령이 3·1절이나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