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은 새해가 되면 국정전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꼭 언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으나 관례적으로 1월의 마지막 수요일에 행해진다. 미국 상원과 하원의 합동회의에서 발표되는 국정연설은 미국 대통령의 국정 운영방안으로 ‘연두교서’로 불린다. 1790년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부터 시작됐으니 그 역사도 만만치 않다. 국정연설은 대통령의 성향에 따라 의회에서 직접 연설형식으로 발표하거나 원고를 작성해 의회에 보내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물론 이때에는 행정부의 가장 큰 임무이자 관심사인 예산편성안도 의회에 보내 새 해를 시작하는 살림살이를 마련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세계적 이슈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관심이 집중된다. 세계경찰이자 지구촌 초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그 파장으로 인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역사의 고비마다 작용과 반작용으로 세계사의 흐름에 영향을 끼쳤다. 1918년 윌슨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는 우리나라 3·1운동뿐 아니라 당시 식민지의 고통을 겪고 있던 아시아권 젊은이들의 봉기를 촉발했다. 자국 이기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당
경주 월지 신라의 진흙구렁 속 막새기와에 갇힌 새 두 마리 손을 내밀어 꺼내려 해도 본 체 만 체 주둥이를 맞대고 꼼짝 않는다 발가락을 서로 엉킨 채 깨금발로 서서 무슨 비밀스런 말씀이라고 풀이파리 하나로 주둥이를 가리고 무슨 비밀스런 사랑이라고 부리를 물고서 수작을 벌이는지 기왓장 한 귀퉁이 슬그머니 깨지는 것도 모르고 천 년 동안 절정에 든 새들의 연애질 기와는 비몽사몽이다 <시인 소개> 1958년 서울 출생 명지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한국미술사 전공 1991년 <시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격포에 비 내리다> <나무 안에 잠든 명자씨>, 산문집 <황홀-시와 그림에 사로잡히다>
물 주름이 잔잔해 흔들림이 없는 듯, 늘 그 자리를 지키는 여유로움이 좋아 나는 종종 강을 찾는다. 언제 봐도 늘 그랬던 것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유유히 흐르는 강. 강은 물을 안고 거부함이 없이 어떤 경우에도 쉬지 않고 낮은 데로 낮은 데로 낮춰 흐를 줄 알기에 그 강을 닮고 싶었다. 가까운 한강을 거슬러 북으로 북으로 파주 문산읍에 이르니 임진강.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길, 물은 흐르되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그 곳에 닿았다. 흐른다는 건 연결돼 있다는 것, 또는 소통이 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 흐름도 강물과 같아 때로는 꽁꽁 얼어 소통이 불가능한가 하면 어느 틈엔가 봄 눈 녹듯 녹아 여러 사람을 푸근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물론 자기 뜻과는 상관없이 외부적인 원인으로 마음흐름이 단절돼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경우도 있다.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임진강은 아직도 그 아픔의 중앙에 남아 휴전선이 강의 허리를 지나고, 일대에는 판문점·임진각·자유의 다리를 아물지 않은 창상(創傷)처럼 껴안고 있었다. 북에서 남으로 물새들 벗 삼아 묵묵히 흐르는 임진강에 가로 놓인 다리. 한국전쟁 포로들이 자유를 찾아…
한국은 지난해 12월에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달성한 저력을 과시하는 국가가 됐다. 그러나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다소비 산업구조로 인해 2010년 원유수입에 지출한 금액이 686억 달러로 동기간의 반도체를 수출액 515억 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2011년에는 원유수입액이 1천억 달러를 돌파해 전체 수입액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19.2%로 증가했다. 주요 원인은 2010년 유가수입 단가가 79달러였지만 2011년에는 원자재 가격파동과 중동정세 불안으로 109달러까지 상승해 1배럴을 수입하는데 30달러 이상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IEA의 2011년 세계에너지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35년까지 유가는 중동의 정치 불안으로 인한 일시적 요인 이외에도 수급의 구조적 측면에서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의 경제성장으로 석유소비가 급증해 세계유가가 앞으로 더욱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미국의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제제조치로 제3차 석유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즉, 이란이 미국의 원유수출 중단조치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대응하는 사태가 현실화되면 배럴당 국제유가는 220달러가 될 것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사퇴 대가로 2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노혁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지난 19일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곽 교육감은 풀려났다. 이 자리에는 같은 진보교육감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도 있었다. 김 교육감은 그의 트위터에 “곽 교육감이 나온 건 다행이지만 벌금 3천만원이라는 판결은 아쉬움이 많다”며 “내려진 판결은 존중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다소 알쏭달쏭한 표현을 썼다. 교육현장으로 가보자. 새학기가 되면 각급학교에서 학교 회장과 학급 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직선제를 채택하고 있는 학교 회장선거에서는 지지표를 얻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돌리고 피자를 선물하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회장 욕심이 지나쳐 상대 후보의 출마를 무마하는 조건으로 30만원의 돈을 건네는 경우가 일어난다면 곽 교육감과 김 교육감은 이 현상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 “대가성이 없다면 돈을 건네도 되고 받아도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들의 발언을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교육계가 이렇게 시끄러운 적이 없었다. 교육감이 상급기관인 교육과학기술부와 사사건건 대립하고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돈이 오간 사실이 드
원래 과외수업은 대개 방과 후에 개별적으로 수업을 받는 것이었다. 즉 교과 과정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성적이 부진해 개별지도를 받아야만 하는 학생이나 또는 음악이나 미술, 운동 등 특기를 연마하려는 소수의 학생들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과외수업은 이와 의미를 달리한다.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의 한 수단이 된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려는 고등학교 학생은 물론 중학교·초등학교로까지 확산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는 오래 전부터 과외가 있었다. 마을 서당이 그것으로 지역 양반들의 자제들을 모아 학문을 가르쳤던 일종의 공동과외라고 할 수 있다. 종아리를 맞아가며 공부를 하는 학동들의 모습은 당시의 풍속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일대일 과외인 이른바 ‘독선생’도 있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입학시험이 있던 시기에도 과외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이처럼 과외가 성행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1980년 7월 30일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7.30 교육개혁 조치’로 과외를 전면 금지시키기도 했다. 이때 과외를 하면서 학비를 벌던 가난한 대학생들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그러다가 1991년 7월 22일 초·중·고 재학생의 학기 중 학원 수강과 대학생의 과외 교습을…
학교폭력이 교내뿐 아니라 학교 담장을 넘고 있다. 심지어는 각종 교내 불법 서클에 의한 집단폭력이나 괴롭힘으로 죽음을 대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어 강력한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오늘날의 학교폭력사태는 교단의 권위주의와 집단 이기주의가 근본 원인이고, 상급학교 진학에 관한 문제와 잘못된 대학입시제도로 인해 우수학생과 불량학생으로 나뉘는 분기점을 만들어 학교폭력을 양산하고 있다고 본다. 학교에서 명문고를 만들겠다고 우수학생에게만 관심을 두고 성적부진이나 비능률적안 학생은 학생지도에서도 배제되거나 버리진 사각지대로 내팽개치다시피 한 결과는 어쩌면 오늘의 청소년 문제가 당연지사라고 본다. 관심과 관리 부족으로 불량학생들이 설자리가 없다 보니 자신들끼리 모여 만든 것이 이지매나 기타 불량교내 서클이나 모임이다. 이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모범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폭력이나 괴롭힘을 가하거나 탈법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연대관계나 단합관계, 의리가 좋아 남녀 학생들이 몰려다니거나 함께 각종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막가파식 학교폭력 이제는 근절해야 하며 대책이 강력한 강구돼야 한다. 우리속담에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말이 있다. 어린…
여의도에 여성당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아니 그동안 남성 중심으로 이어져온 대한민국 정치사에 획기적으로 기록될 여인천하시대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1924년 덴마크의 니나방이 세계에서 첫 여성장관에 발탁된 이후 1960년 스리랑카의 시라마모반나라나이케가 첫 여성총리에 선출되었는가 하면 1974년 아르헨티나의 이사벨페론이 세계 첫 여성대통령에 당선됐다. 1999년 스웨덴 여성장관 수(11대 9)가 남성 장관수 보다 많아졌고, 2007년 핀란드에서는 드디어 여성 국회의원 수가 남성의원 수를 앞질러 60%를 넘게 차지한데 이어 2011년 1월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하는 등 세계적으로 10개국의 여성대통령, 12개국의 여성총리들이 국정을 운영하는 여성시대에 이어 대한민국 여의도 정치권에도 ‘여성당수’ 시대가 개막됐다. 집권당과 제1야당, 원내 진보정당의 수장을 모두 여성이 맡게 됨으로써 전체 299석의 국회의원이 여성 당대표의 진두지휘를 받게 되는 획기적인 변화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혼탁한 정치 문화를 바꾸는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풍토 속에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대화와 타협의 바른정치, 부패와 폭력을 몰아내고 감성과 원칙을 중시하는 올곧은 리더십, 투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심장병이 많이 걸린다는 것은 굳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상식으로 돼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똑같이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상대적으로 심장병 발생 비율이 낮은 국가들의 존재는 의료계의 주목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 결과 1970년대에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는 덴마크 사람들이 오메가3로 알려진 성분 때문에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크게 각광을 받은 적이 있다. 다만 지금은 워낙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좋은 약들이 많이 있어 오메가3는 건강보조식품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1979년대 일부 학자들이 적포도주가 심장병의 발병을 낮출지도 모른다는 통계를 발표했고, 1991년 미국 TV을 통해 상식을 깨고 술을 많이 마시는 프랑스인의 심장병 발생 비율이 오히려 낮은 비상식적인 결과에 대해 ‘프렌치 파라독스’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세계적으로 적포도주 붐이 일게 된다. 즉, 적포도주에 폴리페놀 성분이 심장병을 막아준다는 소식은 우리나라 애주가에게도 더 없이 좋은 소식이었다. 좋아하는 술을 마음껏 마시면서 심장병까지 예방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연초에 느닷없이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