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 수능시험에 이어 기말고사도 끝난 요즘 학교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들떠있다. 현장 교사들에 의하면 ‘괴로운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현직 교사이자 수필가이기도한 윤재열 씨가 한 매체에 발표한 글에 따르면 시험이 끝났기 때문에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정상수업이 안 이루어진다?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건 대한민국의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교사들은 수업을 하려고 하지만,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윤 교사에 의하면 일부 힘이 있는 교사는 윽박지르고 수업을 하지만, 교육 효과는 미지수이고 좀 편안한 선생님 수업 시간은 아예 책도 없이 쉬는 시간으로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어떤 교사는 영화를 상영해 주고 학급활동이나 체육활동을 시키기도 하지만 매일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고민을 안고 힘든 시간을 보낸단다. 당연히 학부모나 관리자들은 학생들을 교실에 붙잡아 놓고 수업을 진행하기를 바란다. 물론이다. 어찌 가르칠 것이 없을 것인가? 이론적으로는 맞는 얘기다. 그러나 학생들이 따라주지 않는 것을 어쩌겠는가? 이렇게 얘기하면 능력이 없다느니, 학생장악력이 없다느니 하면서…
타계한 박태준 포스코(옛 포항제철) 명예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철의 사나이’이자 영원한 ‘포철맨’으로 기억될 것이다. 84세를 일기로 영면한 고인도 육군소장, 4선 국회의원, 집권당 대표, 국무총리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제철입국의 초석을 다진 근대화의 역군으로 국민들의 마음속에 남기를 원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만큼 박 명예회장과 포스코는 바늘과 실에 비유될만큼 일심동체의 관계를 맺어왔고 그때문에 정치적 격랑속에서 부침도 함께 겪어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산업화에 공이 큰 분이 우리 곁을 떠나게 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애도했다.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재계는 “우리나라가 무역 1조달러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박 명예회장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이라며 “철강산업의 발전에서 박 명예회장의 업적을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업적을 기렸다. 이처럼 박 명예회장이 경제인으로서 남긴 족적은 무쇠처럼 단단하게 경제발전의 버팀목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육사 6기 출신인 고인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군사정권과 연을 맺으면서 포철의 성공신화를 이룩했지만 정치인으로서는 파란만장한 역정을 거쳐야 했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고 했던가. 세상사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이 말은 화엄경에 나오는 말로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길에 올랐다가 겪은 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말이다. 어는 무덤 앞에서 잠을 자다 잠결에 마신물이 다음날 아침 해골에 고인 물임을 알게 된 원효대사는 썩은 물도 사람의 마음에 따라 갈증을 해소하는 시원한 물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처럼 생각의 차이가 어떤 사건의 해석이나 상황의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마음을 밝게 생각하면 밝은 세상이 열리고, 생각을 어둡게 몰고 가면 끝없는 구렁으로 빠지게 된다. 마음은 바람과 같아 멀리 가고 붙잡을 수도 없다. 모양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흔히 마음의 등불이라 하지 않던가. 마음은 나를 비추는 거울인 것이다. 우리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면 자신의 마음을 한번쯤 돌아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곳에 해답의 실마리가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어떤 것이 내 마음인가.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마음은 신과 악마의 싸움터이다.’ 라고 했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선과 악이 부단히 싸우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악행을 하면 스스로…
당나라 말엽 명의로 소문난 맹부란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의술은 당대 최고의 경지에 있었는데, 특히 독창치료에 일가견이 있어 병약한 소종(昭宗)황제의 주치의가 돼 왕의 총애를 받게 됐고, 그 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가 있었다. 맹부는 처음에는 사람을 살리는 명의가 돼 가난하고 병든 자를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는데 황궁 내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니 권력의 속성을 알게 됐고 왕의 총애를 받다보니 점점 의술은 뒷전으로 밀리고 정치하는 일에 관여하면서 세간의 비웃음을 사게 된다. 의사가 의술을 버리고 정치에 관여하다 보면 그 본질을 버렸다는 말인데 정치에 관심을 보이는 동안 그의 신기에 가까운 의술은 점점 퇴색돼 갔다. 결국 사천지방으로 좌천하게 된다. 사천지방에 있는 동안 자신을 돌아 볼 성찰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지난날 황궁 생활을 잊지 못한 나머지 황궁을 모방해 자신의 궁을 만들기로 작정하고 방안에 있는 기물들을 모두 금종이로 포장했다. 창문을 통해 햇빛이 비칠 때면 방안은 온통 금빛으로 가득해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 됐다고 한다. 통일신라시대 귀족들이 사치스럽고 화려한 생활을 나타내고 있는 유적으로 안압지와 포석정이 있는데, 안압지는 임해전 안에 있
경찰과 검찰간 수사권 문제로 논란이 거세다… 경찰이 1년 동안 내사종결하는 사건은 30만여건에 이르지만 특별한 인권침해나 당사자간 문제가 발생한 사실이 없는 것이 그 반증이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되는 사람이나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범행 장소 이외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알리바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현장부재증명’이다. 상습적이고 악의적인 범죄꾼들은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어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 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잘 꾸며진 알리바이라도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깨지게 돼 있다. 알리바이는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사람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일이다. 어떤 범죄든 수사가 시작되면 수사관들이 처음하는 일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알리바이 수사다. 알리바이 수사는 용의선상에 있는 많은 대상자들 중 범행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 범인을 압축해 간다. 일단 범인이 특정되면 수사의 절반은 마무리 한 셈이다. 나머지는 범행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범인의 소재를 파악해 검거만 하면 된다. 수사관들이 알리바이 수사를 함에 있어서는 정확함과 세밀함이 동원된다. 작은 시간 차이나 비슷한 장소의 차이 때문에 자칫 무고한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알려진 ‘금수회의록’에는 우리가 잘 아는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물론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세상을 농락한다는 뜻으로 중국의 역사서인 전국책에서 유래한다. 호랑이에게 붙잡혀 죽게 된 여우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호랑이에게 자신의 뒤를 따라오라는데, 여우의 뒤를 따르던 호랑이는 여우를 만난 짐승들이 모두 혼비백산해 도망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실상 짐승들은 여우가 아니라 여우 뒤에 있는 호랑이가 무서워 도망치는 것인데 호랑이는 이를 깨닫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전국시대 초나라 재상 ‘소해휼’을 이웃나라들이 두려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상히 여긴 초나라 선왕이 ‘강을’이라는 신하에게 묻자 대답한 것에서 비롯됐다. ‘강을’의 대답은 명쾌하다. 이웃나라들이 겁을 내는 것은 초나라의 강력한 군사들 때문이지 ‘소해휼’의 위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소해휼’이 초나라의 위세를 빌려 위명을 떨치는 호가호위를 하고 있음을 직언하고 있다.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 ‘형님 게이트’가 호가호위의 산물로 보여 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인 박모 씨가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고 자
不義而富且貴於我如浮雲 불의한 방법으로 부유하고 귀하게 되는 것은 나에겐 뜬 구름과 같다 부정한 방법으로 부와 지위를 얻어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린다 해도 그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 하늘의 뜬구름과 같다는 뜻이다. 원문은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於我如浮雲(반소식음수 곡굉이침지 락역재기중의 불의이부차귀어아여부운, 나물밥을 먹고 물 마시며 팔베개를 하고 누워도 즐거움이 그 안에 있으니 의롭지 않으면서 부귀한 것은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다)다. 부(富)와 귀(貴)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나 정당한 절차와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면 누리지 말아야 하며, 빈(貧)과 천(賤)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지만 찾아온 것이라면 이를 삶을 단련하는 계기로 삼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공자가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즐길 줄 알며 정의롭지 않는 권력이나 부를 하찮게 여기라고 한다. 공자는 또 “정당한 부의 경우 이를 추구해서 얻을 수 있다면 비록 말채찍을 잡는 일이라도 나 또한 서슴없이 하겠다. 그러나 구해서 안 될 옳지 못한 부라면 나는 이를 버리고 내 좋아하는 바를 따르겠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부와 귀는 인간이 추구하는
요즘 한 방송사의 개그 프로인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이 매주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다.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경계가 모호한 것을 명쾌하게 정리해주기 때문일 게다. 거기에 번뜩이는 유머와 촌철살인의 풍자까지 폭풍 인기의 비결을 갖추고 있다. 이제 학교 현장에도 애정남이 필요할 듯하다. 업무와 권한의 경계가 애매한 보직교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른바 ‘꽃보직’으로 불리는 수석교사와 진로교사가 그들이다. 먼저 수석교사의 경우를 보자. 국회는 지난 6월 29일 수석교사제 실시 내용을 담은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30년 교육계 숙원 사업, 수석교사 드디어 법제화”라는 논평까지 내며 호들갑을 떨었다.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됨에 따라 내년부터 수석교사 2천여명이 선발돼 교육현장에서 활동하게 된다. 교과부가 말한 대로 수업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우대받는 교직 분위기 조성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학교 구성원은 거의 없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행정중심의 시스템을 벗어나지 않는 한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수석교사의 권한과 역할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14년부터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식을 현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기로 했다. 교과부가 13일 내놓은 내신개편안에 따르면 성적은 현행 석차에 따른 9등급 상대평가 방식에서 성취도에 따른 6단계로 표시하며,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석차를 표시하지 않고 원점수와 과목평균을 적기로 했다. 특성화고는 내년부터 새 방식이 적용되며, 나머지 고교는 2012~2013학년도 시범 운영을 거쳐 2014학년도에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2006년 ‘내신 부풀리기’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된 상대평가제는 사라지게 된다. 교과부는 현행 상대평가 방식이 학생 간 과도한 내신 경쟁을 유발하는데다 최근 강화하는 창의·인성 수업을 활성화하려면 절대평가가 필요하다고 폐지의 이유를 들고 있다. 실제로 1~2점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는 현행 평가방식 아래서 고교 교실은 모든 친구를 잠재적인 적으로 만드는 삭막한 전쟁터로 변질해 있다. 노트를 빌려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공부를 방해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학교 간 실력차이가 무시되는 것도 문제다. 우수한 학생이 모인 학교에선 실력이 있어도 내신성적이 좋지 않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