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가치중립적이라 한다. 그러나 시장경제 제일주의로 현실이 재단될 때 과연 현실이 가치중립적일까? 태풍이 불어오면 순식간에 그 가치중립은 사라진다. 강력한 세력이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상생(相生)을 희망한다면서 실상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그러니 상생은 관념이나 언어적 사실에 불과하다. 그 말 속에 생명이 넘치는 상생은 찾아보기 어렵다. 주변을 현혹시키거나 위증(僞證)으로 자신의 거짓을 포장할 때마다 상생을 외친다. 즉 말로 포장하는 상생은 상당히 위험하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우리 사회에 그 고귀한 가치를 확립했을 때 우리의 삶의 질은 한층 고양될 것이며 신뢰와 믿음으로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기생(寄生)’이란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의 영양분을 빼앗으면서 살아가는 관계를 말한다. 이를 우리 사회에 투시해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는 상호 기생 사회로 볼 수 있다. 기생의 핵심은 생존하기 위해 타자(他者)의 양분을 일방적으로 빼앗는다. 그렇기에 사회의 다른 부분에서는 빼앗기지 않으려고 움켜쥔다. 그렇다보니 ‘상생을 지향하자’는 것은 말잔치에 불과하고 마침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짓밟는다.
언젠가 충북대학교 강형기 교수의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논어, 맹자를 통해 본 지방자치학’을 주제로 쓰여진 컬럼으로 ‘하나로 일관해야 한다’는 소제목을 달고 있었는데 공직자들이 어떤 자세로 시민을 위한 봉사자로서의 길을 걸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칼럼의 일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공무원은 과연 무엇으로 일관해야 하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테마’로 일관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지역의 테마, 인생의 테마로 일관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만들고 싶은 도시’, ‘아름다운 인생’을 연출해야 한다. 테마란 만들고 싶은 도시 그리고 그렇게 살고 싶은 인생에 대한 성공의 이미지를 말하는 것이다. 이름이 없는 사람은 이름표를 새길 수가 없다. 따라서 일관하여 지킬 명예도 없다. 지방 경영의 첫 과업이 이름을 바로 세우는 일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름을 짓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일단 만들어진 이름을 중단 없이 지켜가는 것이다. 지역이 스스로의 이름에 충실해야 하는 것처럼 지도자는 일상에서 자신의 원칙을 실증해 나가야 한다. 자신의 신념을 실증해 나가는 것이 다름 아닌 지도자의 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큰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바라
지금은 시들하지만 예전에는 신혼여행의 필수코스로 젊은 커플들의 사랑을 받았었다. 요즘은 중국 관광특수와 ‘제주 올레길’이라는 새로운 관광 콘셉트 개발로 다시금 관광객들이 제주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그런 제주도에 온 국민의 시선이 머물고 있다. 제주도가 아마존, 하롱베이, 이구아수 폭포 등 세계적 관광지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발표가 있던 12일 오전 4시경은 새벽시간임에도 최광식 문광부장관과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이 제주도민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국가적 성취를 축하했다. 제주도는 이로서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인증,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등 유네스코 자연환경분야 3관왕에 이은 쾌거라며 축제분위기에 싸여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결선투표가 시작된 지 1년 4개월 만에 제주도민 모두가 한마음을 이룬 뜻 깊은 성과에 우선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우려스런 부분이 없지도 않아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노파심을 드러내고자 함은 제주도는 대한민국이 가꿔야 할 위대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먼저 제주발전연구원이 내놓은 연간 1조2천847억원이라는 생산유발 효과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인천시도 지
以聽得心 : 들음으로 마음을 얻는다 살아가면서 갈등이 있거나 다툼이 일어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청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귀 기울여 들어 주고 공감을 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니, 사람 사는 어느 곳인들 이런 마음 자세가 필요치 않겠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입이 아니라 귀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말 잘하는 사람보다는 자기 말을 경청해 주는 사람에게 더 호감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정말 남의 말에 귀 기울인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특히 병원에서 환자와 의사의 사이에 환자의 절박한 마음을 경청해 줌으로써 환자는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고, 의사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니 결국 ‘명의’라는 위치에 오를 수 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징기스칸 리더십은 경청이었다. 그는 “배운 게 없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이름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라고 했다. 어줍지 않은 식견 따위만 가지고 말로만 떠들어대는 그런 지도자라고 하는 이들에게 국민과 이웃에 먼저 귀 기울여보라는 조용한 경구이다. 아라비아 속담에 ‘내가 듣고 있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내가 말을 하고 있으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라는 말이 있다. 말을 배
A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B자녀를 둔 학부모의 하소연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사교육이 왜 번창할 수 밖에 없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이 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에 재학 중일때만 하더라도 별다른 사교육 없이 항상 학급에서 상위 그룹에 랭크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거치면서 성적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고 했다. 초등학교 때는 학교교육에만 열중하면 어느 정도 성적수준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중학교 교육과정은 분야의 다양성과 심화과정의 숙련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노력에 교사의 열의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한 B학생은 초등학교 수준의 수업열의에 그치면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평균 점수가 50점 이하로 떨어졌다. 이를 보다 못한 B학생의 학부모는 인근 학원에 주요과목을 수강토록 했다. 한달 사교육비가 30만원을 웃돌았다. 사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지 두달이 지나자 학교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50점을 밑돌던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의 평균 성적이 80점을 넘어섰다. 이 학부모는 환호성을 질렀다고 전한다. 학원비 30만원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학교수업
수원·오산·화성시 통합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이 세 도시 가운데 가장 통합에 적극적인 도시는 수원시다. 수원시는 행정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재정·행정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원, 오산, 화성’ 등 수원권 3개 도시가 통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원시는 이미 수원·화성·오산시민들을 포함한 ‘시민통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주민 서명을 받는 등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원시는 행정구역 통합이 되면 따른 행정 효율성과 화성·오산지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원시는 올 연말까지 통합건의서를 행정구역 개편추진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3개 지역 주민 60% 이상이 통합에 찬성하고 있다면서 오산시와 화성시도 통합에 동참해달라고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있다. 그러나 화성시와 오산시는 이에 적극적이지 않다. 특히 시의회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성시의 경우는 수원시와 가까운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민심이 나뉘고 있는 양상이라고 한다. 생활권이 수원과 가까운 동부권 주민들은 수원과의 통합을 바라고 있지만 수원과 비교적 먼거리인 서부권 주민들은 통합에 반대하거니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반대론
10년 넘게 오르락내리락 하던 ‘예술인 복지법’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야 예술인들이 국가에서 법률을 근거로 한 대우를 받는 길이 열렸다. 만시지탄이지만 손뼉을 쳐 반겨야할 일이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방법이 담긴 시행령과 재단설립 등이 이어지리라 본다. 예술인들은 이법이 통과됨으로써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혜택을 받는다. 예술인 복지재단이 만들어져 각종 복지사업도 펼쳐진다. 이제껏 우리나라는 기초 예술인은 물론이거니와 예술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차원에서의 복지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국가 예산의 배정을 통해 취약 예술인에 대한 복지를 간접지원하고 있을 정도다. 문화선진국일수록 예술을 사회 안정화를 이루는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삶의 질을 위한 예술문화는 경제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다. 예술은 행복하게 잘 살려는 인간의 사랑과 실존의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울타리가 없다. 마음껏 하늘을 나는 새가 행복해 보이듯 자유로움을 듬뿍 갖고 지내는 이들은 행복하다. 행복은 마음에서 일렁이는 상상력에서 발원(發源)된다. 상상을 즐기지 못하면 행복의 농도는 엷게 마련이다. 예술은 비범한 영감과 상상력의 산물이다. 예술인들의 열악한 환경과…
대한민국은 데이(Day) 공화국이다. 날짜를 상형화한 것이 대부분인 각종 데이는 2월 2일 ‘액자 데이’를 시작으로 2월 22일 ‘커플 데이’, 6월 4일 ‘육포 데이’로 이어져 6월 6일 ‘반지 데이’, 8월 8일 ‘꽈배기 데이’ 등 다양함을 자랑한다. 연말로 다가서면 기업들의 잔재주가 그대로 드러나는 상품관련 데이가 출몰하고 있으며 ‘성패트릭 데이’, ‘할로윈 데이’ 같은 수입용 데이도 곳곳에 박혀 있다. 또 1월 14일 ‘다이어리 데이’부터 12월 14일 ‘허그 데이’까지 매월 14일은 각종 데이로 정신을 어지럽힌다. 여기에 질세라 각종 단체가 나서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 5월 2일은 ‘오이 데이’, 9월 9일은 ‘닭고기 데이’ 등으로 소비자들을 상대로 홍보에 나서는 것이 또한 10여 개에 이른다. 결국 대한민국은 1년 내내 100여 개에 이르는 각종 데이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는 정말로 기억해야 할 각종 절기와 기념일 등은 점차 무관심속에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 국가의 시작과 기원을 밝히는, 그리고 국가의 존망과 오늘날 우리를 존재케 한 각종 기념일은 관공서의 기념일로 전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3·1 독립만세운동 기념일, 4·19…
얼마 전 열린 ‘Medical Korea 나눔의료행사’에서 선천성 심장병을 앓다 치료를 통해 새 생명을 얻은 8살의 캄보디아 어린 소녀는 생명과 희망을 준 한국에 대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먼 훗날 의사가 돼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는 포부를 말했다. 생후 1개월때 선천성심장병 진단을 받았지만 어려운 경제사정과 현지 의료기술로는 수술이 불가능해 약물치료에만 의존하다 대한민국 정부와 병원 등의 지원으로 수술을 받고 또래 아이들과 같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60년 전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선진국의 지원을 받았던 우리나라가 보건의료분야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 이제 도움을 주는 국가로 변화했다.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2010년 우리나라가 유치한 해외환자 수는 8만1천789명에 달한다. 2011년에는 1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8개국 31명의 해외 어린이 환자에게 희망을 선물한 나눔의료도 내년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산업은 의술의 발전을 통한 국내환자의 치료를 넘어 외국인환자 유치와 글로벌 나눔의료를 실천하고 있다. 또 병원 플랜트 수출과 개도국에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단계까지 와 있다. 대한민국은 의술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