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시대, 클릭 몇 번으로 세상 일 다 알고 해결 가능하다 여겼나. 허나 반드시 그런 건 아니었다. ‘도대체 그는 왜 그랬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경험한다. ‘앞으로 어찌 될까?’ 또한 마찬가지. 클릭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이유와 다음에 오게 될 세상을 짐작하는 것에도 클릭은 역시 무능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클릭 밖에는 방법을 가지지 못한 것인가. 스마트폰이 대신 해준다고 여겼겠다. 뭐든 치면 나오지 않던가. 이제 인공지능(AI)까지 ‘거인의 어깨’를 가볍게 밟고 날아오르는 듯, 심지어 그걸 만든 이들마저 당황하는 모양새다. 어떤 낱말이 어찌하여 저런 뜻을 가지게 됐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저 스마트한 장치들이 어원풀이도 꽤 하더라만, 한계 있더라. 기왕의 자료를 긁어모아 해(解 풀이)와 답(答 대답)을 내는 것이니 아직은 불가피하리라. ‘짐작’을 예로 들자. ‘사정이나 형편 따위를 어림잡아 헤아리는 것’이 사전의 풀이다. 15세기 옛 문헌에서 그 활용의 초기 사례가 보이는 한국어인 짐작은 왜 저런 뜻을 갖게 됐을까? ‘짐작’에 ‘한국어’란 앞말을 붙인 건 ‘한자를 속뜻으로 하는 우리말(어휘)의 한 갈래인 한자어라는 점’을 드러내려는…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수원시 일원의 주차난이 심각하다. 주차장 공급의 한계로 주차 공간 부족이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공서 주차장을 효과적으로 무료 개방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또 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차공유사업’도 홍보 강화·주차장 정보공유 시스템 도입 등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자가용이 생필품인 시대에 시민들의 주차난 해소를 위한 정책은 지금보다 더 혁신돼야 한다.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기준 수원시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총 57만 5769대로, 54만 세대(인구수 123만 명)와 비교하면 세대당 1대 이상의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다. 관내 민간 위탁 주차장의 경우 5개소 총 727면, 공영주차장 48개소 총 8635면이 조성돼 있지만, 등록 자동차 수 대비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같은 주차 문제와 관련하여 시정 참여 플랫폼 새빛톡톡에 시청과 구청 등 행정기관의 주차장을 무료로 전환해 개방해야 한다는 제안이 등장했다. 현재 관내 행정기관 주차장의 경우 각 동 행정복지센터를 제외한 시청과 4개 구청 주차장을 유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영통구청과 권선구청은 민원인에 한해 1시간
선거철이 되면 국민은 후보자를 머슴쯤으로 착각하기 일쑤다. 유권자들은 출마한 여러 후보자 가운데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을 더 잘하는 후보를 뽑는 투표권을 행사하기에 선거 기간 20일 남짓 동안은 머슴으로 오인할 수도 있을 법하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마다 자기가 나랏일을 가장 잘하는 머슴이라면서 공약(空約)이 아닌 공약(公約)을 내걸기에 더욱 헷갈린다. 거기에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를 살펴보면 국민이 주권자임을 천명(闡明)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두 개의 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고,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적시(摘示)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헌법 제1조에서는 이 나라의 주권자는 다름이 아닌 국민임을 밝히는 법 조항으로 해석된다. 이는 곧 민주주의 이데올로기와도 부합한다. 민주주의(democracy)의 사전적 의미는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 또는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 기본적 인권, 자유권, 평등권, 다수결의 원칙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간략하게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인 정치적…
트럼프 2기 정부의 무역정책은 독특하다. 자유무역주의를 포기하고 관세 폭탄 정책을 통해 미국 이익을 추구하려고 든다. 바이든 전 정부에서는 동맹국과의 경제협력 방식을 좋아했다. 반도체,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한국·일본·대만과의 협력관계를 중요시했다. 바이든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지원법을 만들어 미국에 투자한 외국기업에 보조금을 주기로 약속했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K-배터리 3사, 현대차그룹 등 한국기업들이 현지 공장 건립에 거액을 투자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정부는 대외경제정책 방향을 관세 폭탄으로 설정하였으며,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위해 동맹국과 협력관계를 포기하는 대신, 고관세 투척을 통해 미국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려고 한다. 미국 내 지지 세력을 위한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바이든의 핵심 정책인 IRA 폐지를 천명했다. 그는 지난 3월 4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에 군사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는데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4배 높다. 공정하지 않다”라고 언급한 데 이어 반도체지원법 폐지 의사도 피력하였다. 트럼프 2기 정부의…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는 올해 총인구가 5168만 명에서 2072년엔 3622만 명 수준으로 대폭 감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산율 감소의 영향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인구 고용동향과 지속가능 발전지표 등 경제 사회 전반의 주요 지표 분석과 심층적인 이슈를 제공하기 위해 창간된 국회예산정책처의 ‘NABO 인구·고용동향 & 이슈’ 제1호에서 “인구의 지속적 증가와 젊은 층이 많은 피라미드형 인구구조를 전제로 설계됐던 기존 국가 제도의 전면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지난해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반등했다. 올해 2월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은 0.75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늘었다. 출생아는 23만 8300명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8300명(3.6%)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멈췄던 혼인이 늘어난 데다, 중앙·지방정부의 출산 정책이 효과를 본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주민등록인구는 12만 명 줄었다.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았던 것이
영현(英顯)이라는 낱말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들어본 적은 있으나 사용해 본 적은 없다. 낯설다. 사전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는 제사 때 쓰는 지방(紙榜)이다. 현대식으로 풀어쓰면, "아버님, 돌아가신 지 그 새 10년입니다. 오늘 저희가 마련한 이 자리에 오시어 함께 해 주세요."쯤 될 것이다. '현고'(顯考)와 '영현'(英顯)에 들어있는 '나타날 현'(顯)은 故人(죽은 사람)에게 '보고 싶으니 꼭 와주세요',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제사 지내면서, 후손들에게 교훈되도록 하려고 했던 그 의도(효심)는 사라지고, 이제는 그 뜻도 모른 채 부적처럼 쓰여지거나 그마저도 생략되어 사라지고 있다. '영현백'이라는 특별한 가방이 있는 모양이다. 육군 2군단이 지난 8월 22일, 서울에 있는 종이관(紙棺) 제조업체에 연락해서, "영현, 즉 시신 이동 보관업체를 알아보고 있다. 제작소요기간은 물론 한번에 몇 개까지 운송할 수 있는가. 사망자가 예를 들어 3000개가 필요하다면 어떻겠느냐. 종이관 1000개를 구매할 경우 가격이 얼마냐"고 문의했다는 것이다. mbc의 취재결과, 군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나뭇가지 끝에 연둣빛이 살짝 보이기 시작하면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우리가 실제로 체감하는 것보다 자연은 계절을 거슬리지 않고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들을 알려준다. 나뭇가지에 작은 노란 꽃 산수유를 시작으로 화려한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나물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봄에 나오는 나물 중에서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어 내가 좋아하는 재료가 있다. 그 좋은 재료가 쑥이다. 이번에는 계절에 어울리는 쑥을 이용해 술을 빚으려고 한다. 술 이름도 쑥 술이 아닌 艾(쑥 애)를 넣어 ‘애주’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곡물을 이용해 술을 빚어 완성된 술 빛깔 중 최고의 색은 연둣빛의 술이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부재료인 쑥으로 맑은 연둣빛을 술에 녹여 보고 싶다. 향과 색으로 중무장한 ‘애주’ 빚는 법은 먼저 멥쌀을 깨끗하게 씻은 후 불려 가루를 빻는다. 물에 쑥을 넣고 팔팔 끓여 쑥 달인 물이 완성되면 가루에 부어 된죽을 만드는데 이것을 범벅이라고 부른다. 이때 날 쌀가루가 보이지 않게 잘 섞어준다. 물이 적게 들어가 죽을 쑤는 데 힘은 들지만, 범벅을 이용해서 술을 빚으면 향이 좋은 술을 얻을 수 있어 술빚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죽이 다 식으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