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대해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사실상 조의를 표명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유족의 방북조문도 허용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조문단은 보내지 않기로 했다. 사망 발표로부터 28시간 만에 나온 정부의 조의 표명은 고심 끝에 나온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내외의 복잡한 상황을 종합해 나름대로 최선의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만큼 이쯤에서 조문을 둘러싼 논란을 끝내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조의 표명은 지난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 사망 때와 비교하면 전향적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당시 김영삼 정부는 조의를 표명하지도 조문을 허용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조문 논란이 극심한 남남갈등으로 이어졌고 남북관계도 크게 악화됐다. 정부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현재의 남북관계를 감안한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이 20일 국회에서 발언한 대로 “북한은 현실적으로 우리의 안보위협세력인 동시에 대화파트너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과거보다 유연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94년엔 조의 표명에 비판론이 많았지만 지금은 한나라당 일각에서
경기도청에는 ‘찾아가는 복지시설 무한돌보미’라는 팀이 있다. 이들은 도청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전문 직원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소방과 전기, 보일러, 가전분야 등의 기술을 가진 직원들은 10인 이하를 수용하고 있는 영세 복지시설을 찾아간다. 매주 1차례 이상 현장을 찾아 돌보미 활동을 벌이고 있어 영세시설 관계자와 수용자들의 찬사가 이어진단다. 영세복지시설은 대부분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따라서 외부의 지원이 절실한 곳이지만 안전사고 위험도 있는 곳이 많다고 한다. 무한돌보미는 지난 2월 출범했다. 이들이 지난 10개월간 찾은 복지시설은 모두 790개소이다. 도내 10인 이하 영세 복지시설 579개의 1.5배를 상회하는 횟수이다. 한번에 그치지 않고 미흡한 부분은 다시 찾아가 관리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한돌보미 활동을 막 시작한 2월에서 5월까지는 주 5회 이상 현장을 찾아야 할 만큼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횟수가 줄었다. 1주일에 한번만 찾아가도 될 정도로 꼼꼼하게 손을 봐주고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들에 대한 칭찬이 온·오프라인 상에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청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평안의 집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던 지난 2002년 6월 출범한 한국 경정은 수상스포츠 불모지인 한국에서 시작해 초창기 우려와는 달리 눈부시게 성장하며 건전한 여가와 문화의 향기가 있는 레저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선수들의 경기력은 일본의 경정장에서 시범경주를 펼칠 정도로 높아졌으며 모터보트를 비롯해 경정에서만 사용하는 특수한 장비들은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되고 있다. 연간 340만명이 넘는 고객이 박진감 넘치는 경정 경주를 즐기고 있다. 개장 이후 지금까지 약 8천억원 이상 공공재정으로 환원했고, 사업 수익금은 전액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공익기금에 적립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정사업이 이렇게 국가공익사업으로써 제몫을 담당할 수 있게 된 것은 무엇보다 경정팬들의 사랑과 충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희재 경륜경정사업본부 본부장은 인터뷰에서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를 그때그때 경영에 반영하는 ‘감성경영’을 통해 고객만족이 최우선되는 경륜경정사업본부를 만들겠다고 경영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2월3일 경륜과 경정을 총괄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의 수장으로 취임한 전 본부장.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전주 부시장 역임 등 29년간의 공직생활을 통
건축은 인간정신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작업이다. 건축은 벽돌과 콘크리트가 아니라 인간정신으로 이루어진다. 서울 목동에 세워진 부지 4천379㎡ 지상 20층, 지하 5층에 연면적 4만1천386㎡ 의 대한민국예술인센터가 그렇다. 15년 전에 착공한 예술인센터는 콘크리트와 철골로 건물의 뼈대만 서 있는 상태로 공정 53% 때 건설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난항을 거듭했다. 작년 4월에 새로운 시공사가 맡아 재착공해 준공을 보게 된 것이다. 건물을 외관으로 보는 것은 쉽지만 만드는 과정은 실로 어렵다. 자부담 450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715억원이 투입된 매머드 공사다. 그간 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 교부결정을 취소한다는 통고를 받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제 대한민국 정통 예술단체가 동숭동 대학로 비좁은 공간을 벗어나 목동에 ‘대한민국 예술문화 1번지’의 좌표를 새기기 시작했다. 역사적인 쾌거다. 참으로 감회가 깊다. 예술문화 창작기지로서 예술문화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곳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 기대가 자못 크다. 예술단체 건물은 바로 예술인의 자존심이자 정신이기 때문이다. 좋은 건물은 건축가의 훌륭한 설계만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회화나 조각과 달리 건물이 지
다양한 매체가 드물던 30여년 전,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훌륭한 읽을거리였다. 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각 장마다 맨 밑에는 품격 높은 유머가 하나씩 소개돼 읽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그 가운데도 성탄절이 다가오면 늘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실화라며 소개된 ‘숲속의 휴전’이다. 몇 번의 이사에도 보관했던 소책자를 잃어버려 원본을 구하느라 애썼는데 우리의 만병통치약인 인터넷이 다시한번 위력을 발휘했다. 내용은 종전을 앞두고 연합군과 독일군이 혈전을 벌이던 1944년 크리스마스 이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12살 소녀는 독일과 벨기에 국경부근 오두막에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는 독일인이다. 그런 소녀 눈에 비친 이브 날의 풍경은 대충 이렇다. 부상병을 포함한 3명의 미군 낙오병이 먼저 오두막에 들어서고 곧이어 독일군 4명이 들이닥친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들을 ‘덩치 큰’ 소년이자 아들처럼 대했고, 16살부터 23살에 이르는 어린 나이의 군인들도 어머니의 간곡한 호소에 무기를 내려놓고 작은 평화를 이룬다. 수탉 한 마리와 몇 개의 감자, 그리고 귀리 등으로 만들어진 식탁은 허기진 자들에
擧人須擧好退者 사람을 등용하거나 천거 할때 되도록 물어설 줄 아는 사람을 써야한다 벼슬을 열망하는 사람을 쓰면 실패한다는 말이니, 어떤 자리에 사람을 추천할 때는 위의 뜻과 같은 사람을 추천하라는 것이다. 호퇴자(好退者)는 염치(廉恥)와 청렴(淸廉)을 알고 삼가할 줄 알고 지조가 있어 실수하는 일이 적고 매사에 근면하고 성실하다. 하지만 게으르고 시기하며 지조도 없으면서 아첨이나 하고 윗사람의 인정받기에 빠져 있는 이런 사람들로 조직이 채워져 있다면 큰일이다. 우리 앞에 서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청렴하고 근신할 줄 알며 지조가 있어야 아랫사람들을 등용하거나 천거를 할 때 또한 그런 인물들로 채워지지 않겠는가. 정상에 있다가 물러날 때에도 질척거려선 안 된다. 사람들에게 정말 추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올라갔으면 내려오는 것이 순리거늘 급류용퇴(急流勇退)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좋은 자리에 있다가도 때가 되면 적당한 기회에 물러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평안하다 가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격변기에 처하기 전에 급류처럼 자리를 물러나는 사람을 말한 것이다. 몸 담고 있는 곳이 정상일 때 떠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안산시는 안산추모공원 후보지를 선정하면서 직접지와 법정동·행정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찬성률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주민의견을 반영하는 수용도 평가 점수 35점과 거주자가 없을 경우 4점, 10세대 미만일 경우 2.5점, 10세대 이상일 경우 1점을 부여하는 ‘거주현황’과 ‘시설현황’, ‘지형지세’ 등 19개 항목을 세부적으로 평가하기로 했으며, 이렇게 산정되는 기술평가 점수 65점을 합산해 점수가 높은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안산시는 직접지와 간접지만을 구분한 수용도 평가 집계표를 평가위원들에게 제공했는가 하면, 그나마 평가표를 세분한 일부 평가위원은 행정동 여론 조사 결과 용틀임길(77.3%)이 양상동(75.3%) 보다 찬성률이 높은데도 G 위원의 경우 용틀임길 3.5점, 서락골 3.7점을, A 위원은 용틀임길 3.5점, 서락골 3.6점 등 서락골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심지어 한 평가위원은 찬성률에 근거 하지 않고 “본인의 전문성에 80%의 비중을 두고 평가했다”고 의회 행정사무 조사 특위에서 진술하는 등 정말 어이 없이 제멋대로 평가했다. 기술 평가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평가 위원들이 스스로 정한 평가표의 세부 기준을…
세계 문자 연구자들은 한글을 신비로운 문자라고 한다.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한글만이 그것을 만든 사람과 반포일을 알며, 글자를 만든 원리까지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훈민정음 해례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특히 한글이 위대한 이유는 그 어떠한 소리나 움직이는 모양까지도 글자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공용어라고 하는 영어를 비롯해 일본어, 중국어 등 그 어떤 문자도 소리와 움직임을 글자로 쓸 수는 없다. 오로지 한글만이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우수한 문자를 사용하는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찌아찌아 족도 한글을 부족문자로 채택한 것이다. 찌아찌아 족의 언어는 우리말과는 전혀 다름에도 한글이 그들에게 문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세종대왕은 한글창제를 마친 뒤 훈민정음은 우리 백성의 말은 물론 여진족과 거란족의 말도 쓸 수가 있다고 했다. 최근 한류가 지구촌으로 퍼져 나감에 따라 한글 역시 세계 여러 나라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수원시와 국제자매 결연을 맺은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인 반둥시에서도 요즘 한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수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반둥시에는 10~20대 인도네시아인 1천300
정부는 올해 수능에서 약속을 지켰다. EBS 연계율 70%가 이루어졌고 쉽게 출제됐다. 뿐만 아니다. 출제위원장은 EBS 교재 변형, ‘비틀기’ 문제 출제에 대해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기본개념이나 원리를 알면 풀 수 있도록 했다”, “문항과 지문이 동일한 경우도 있을 정도로 연계율 70%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고난도 문제 30%에도 EBS 연계 문제가 출제됐을 수 있다”고 했다. 이젠 학생들의 수능준비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고, 사교육 걱정도 한고비 넘긴 것 같다. 그러나 그게 결코 그처럼 훌훌 털어버리듯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학생들이, 그것도 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 그러니까 고학년 학생들이, 무슨 경전(經典)처럼 EBS 교재를 펴놓고 TV 화면을 응시하고 앉아 있다는 사실이 탐탁하지 않다. 학습에는 다양한 자료와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는 기본적 원리와 상충하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1980)는 이미 오래전에 ‘시간엄수’ ‘복종’ ‘기계적인 반복학습’이 산업시대 공장모형 교육의 전형이라고 지적했지만, 학생들이 지식과 정보를 단순하게 수용하기보다 ‘정보의 바다’라고 해야 할 새로운 생활환경